-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1. 21. 14:55
1. 식탐(食貪)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미식(美食). - 빵, 빵, 빵. - 빵, 빵, 빵. 시리아. 오른쪽엔 달콤한 파이. - 왼쪽의 파이. 달달한게 맛있다. - 알레포 야채 케밥. 독특한 곳이었다. 가격도 저렴. - 알레포 케밥 맛집.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소시지. - 빵빵빵.
'미식가(美食家)'라는 직업(職業)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좋은 직업을 가졌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기를 바라는 요리들을 먹으면서, 평생을 살 수 있다[그렇게 하면서 많은 돈을 번다]. 얼마나 즐거운 삶인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은 『자유론』에서 말했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 보다는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낫고, 만족스러운 바보가 되기 보다는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이를 줄여서, 배고픈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라고 흔히 말한다]". 흔히, 이 말을 가지고 식탐이 많은 이들을 비꼬기도 한다[이 말의 본질은 먹는 것에 관해서 논하는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먹는 것에 광(狂)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갈망(渴望)하기 마련이다. 매슬로우[A.H. Maslow, 1908∼1970, 미국 심리학자]는 인간의 욕구에 대해서 논하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생리의 욕구[의, 식, 주에 대한 욕구가 포함된다]'라고 했다. 바로 이 생리의 욕구에 '먹는 것'이 포함된다는 것은, 인간은 단지 생존을 위해 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차원 높은 무언가를 지향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무 음식에나 광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를 식탐(食貪)이라고 말한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향을 미식(美食)이라고 말해도 될 법하다. 사람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를 원한다. 맛집을 찾아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평가를 내리는 '맛집 동호회'가 활동하고, 맛집 블로그들이 인기가 있다는 것만 봐도 '미식'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그들은 '아무'음식이나 잘 먹는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 음식[현지 음식]을 잘 먹는다. 심지어는 가이드북에 소개된 유명한 음식점 보다는 시장(市場)의 길을 헤메다가 발견하게 되는, 현지인들만의 음식점[흔히 로컬식당(Local restaurant)이라고 말한다] 같은 곳에서 현지인들만 먹는 음식[그런 곳에서는 독특한 향신료를 쓰게 마련이다]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미식'이고 여행자들은 모두 '미식가(美食家)'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행'은' 좋아하지만, 미식가가 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미식가가 될 수 없는 그들 대부분은 여행, 특히 해외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음식을 가리는 경향이 너무 심해서, 우리나라[한국] 음식을 제외하고는 전혀 입을 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불행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 없다.
더 구체적으로, 불행한 부류의 여행자를 언급하자면, 유럽 여행을 하는데 빵을 못 먹거나 좋아하지 않는 부류다. 그들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2. 빵순이와 빵돌이들을 위한.
초등학교 시절 부터[더 정확히, IMF가 터지기 전] 나는 가끔, 아침마다 밥을 먹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곤 했다. 그 대신, 빵과 우유를 먹고 가겠다고, 그것도 아니면 콘푸라이트를 먹고 가겠다고 떼를 썼다. 엄마는 그런 나의 똥고집에 차츰 익숙해져 갔고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정도는 아침에 빵과 우유를 먹고 학교를 가게 되었다. 그러한 습관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변함이 없었다.
비단 아침 뿐만 아니라 나는 빵을 자주 먹었다. 그렇게 나의 학창시절은 빵과 함께 할 적이 많았다. 제과점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빵을 먹으면서 빵의 맛을 나름 음미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절대로 먹지 않는 빵이 있었다. 슈크림빵. 슈크림빵은 먹지 않았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와서도 먹지 않았다. 최소한 어느 시점까지는 슈크림빵은 내 인생 최악의 빵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바로 앞 상가에 편의점이 있었다. 그 편의점에서 가끔 물건을 사거나, 택배를 보내거나, 택배를 받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익숙하던 그 길에 어색함이 느껴졌다. 무심코 지나쳤던 그 길가. 편의점이 불이 꺼져 있었다. 어, 왜 장사를 안하지? 라고 생각하며, 내부 공사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공사가 끝났다. 그 곳은 더 이상 편의점이 아닌, 빵집이 되어 있었다. 나는 길 건너에 있는 다른 편의점을 가야 했다.
요즘, 빵순이 빵돌이들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 주변에[내가 사는 집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 빵집이 네군데나 있다. 새로생긴 빵 전문점 하나. 뚜OOO 하나. 파OOO트 둘.
가끔, 이런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OO에 무슨 빵이 맛있더라. 난 OO는 OO것만 먹어. 빵에 대한 이야기들. 격세지감을 느낀다. 내가 10대이던 시절,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변에 나 말곤 없었는데. 그리고, 나에게도 한가지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 '쓰레기빵'이라고 불렀던 '한국의' 슈크림빵을 돈 주고 사먹을 정도의 변화.
어떤 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곧 밥먹으러 갈거지만 빵을 먹을 수 있어요. 밥 배, 빵 배 따로 있으니까요. 난 빵순이. 나는 빵돌인데. 너도 빵 엄청 좋아하나보다.
3. 유럽에서 빵을 먹는 이유.
돈이 얼마 없어, 가난하게 유럽 여행을 하던 시절. 나는 말했다. 유럽은 빵의 본고장이니까 많은, 다양한 빵을 먹어 봐야지[정작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빵은 먹어보지 못했다] 나는 저렴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빵들을 선택했다[소박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변형되고 복잡한 것 보다는 오리지널을 추구하는 나의 취향과도 연관은 있는 듯 하다]. 빵의 본고장은 둘째 치고, 가난한 여행자 였기 때문에 식비를 그런 식으로 절약해야 했다. 그렇게 식비를 아껴서, 가끔- 어느 나라의 유명한 음식을 먹곤 했다.
한국에서 많은 빵을 먹으면서 자랐다고 자부했지만, 45일 내내- 빵만 먹는건 힘든 일이었다. 맛있는 빵들도 많았지만, 입에 맛지 않는 빵들도 많았다[특히 올리브가 들어간 빵들. 나는 올리브를 정말 경멸한다]. 처음, 유럽 여행을 할 때 거의 매일 설사를 했다. 몸이 아프거나, 속이 좋지 않아서 설사를 한 것은 아니다. 분명 빵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었다.
또 다시, 유럽을 찾았을 때, 내 몸은 아무 말썽도 일으키지 않았다. 나는 빵의 맛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 빵, 저 빵. 아침엔 이 빵 먹었으니, 점심엔 저 빵을 먹어야 겠다. 라고 생각하며 빵을 사 먹었다. 설사 따위는 내 몸에서 사라졌다.
아침에 갖 구워져 나온 빵의 따끈따끈함이 좋았다. 빵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입 속에 퍼질 때 빵의 맛은 더 깊고 고소하게 내 입속을 감돌았다.
요즘도, 가끔- 아침에 집을 나서면 따끈따끈한[오븐에서 갖 구워져 나온] 빵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유럽에서 먹던 갖 구워져 나온 빵의 느낌이 아직도 내 입 속을 맴돈다. 빵의 온기와 촉촉함.
4. 생애 최고의 크로와상과 소라빵.
그는 다시 알레포[Aleppo,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의 주도. 터키로 넘어가는 버스가 출발 하는 곳]로 돌아왔다. 그는 시리아에서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발견한 뒤였다.
하마[Hama, 시리아 중부에 위치한 도시. 하마주의 주도. 수차(水車)로 유명하다]의 리아드호텔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곳에 있던 빵집. 그리고 그곳의 크로와상. 그는 매일 아침을 그 가게의 빵과 함께 시작했다. 볼수록 푸짐한 거대한 크로와상 하나. 빵은 항상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오븐은 한번에 수 십 개의 빵들을 토해냈지만, 그 빵들은 진열대에 내려지기 전에 모두 다 사라졌다.
그는 하마를 떠나면서, 아쉬움을 남겨두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평생을 살면서 그 크로와상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그 크로와상을 맛 볼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슬퍼졌다[그가 시리아를 다시 찾지 않는 이상 그 빵을 다시 먹을 순 없으니까].
알레포는 큰 도시였다. 사람들도 많았고, 시장(市場)도 하마의 그것보다 컸다. 그는, 늘- 하던대로 걸었다. 걷다보면 시장도 나왔고, 광장도 나왔다. 그는 길의 한 모퉁이에서 빵들을 발견했다. 빵집이었다. 그 빵집의 앞 가판에는 크로와상과 소라빵[단지 두 종류만 쌓여 있었다]수 백개의 빵들이 쌓여있었다. 그는 물만난 고기 처럼 빛의 속도로 빵집으로 달려갔다. 빵들을 바라보았다. 보기만해도 입가에 빵의 감촉이 느껴졌다. 먹음직 스러웠다. 그 빵집에서는 다른 종류의 빵은 없었다. 두 종류의 빵만 계속해서 굽고 있었다. 그는 돈을 지불하고 즐거웠다. 빵을 먹어보고 싶었다. 시리아의 빵집은[비단 빵 뿐만 아니라 모든 먹거리]그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기에, 이미 흥분한 상태였다. 얼마나 맛있는 빵일까.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곳은 유럽이 아니었다[물론, 유럽과 가까운 곳이긴 했다. 중세 시대부터 유럽과 많은 교류가 있었고, 하마(Hama)는 십자군 전쟁의 요충지였다]. 그곳은 엄연한 중동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는 유럽의 빵이 최고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그 혼자 만의 생각. 이었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크로와상과 소라빵은 시리아가 최고였다.
중동, 그에게 중동은 빵보다는 케밥(Kebab)이었다. 시리아의 야채 케밥, 양고기 케밥, 닭고기 케밥. 케밥도 일품이었지만, 빵은 최고 수준이었다. 그가 살면서 맛 본 그 어느 지방의 빵보다 맛있었다.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맛은 최고였다.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면 모래 바람이 불고 사막이 펼쳐지는 곳. 성의 망루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면 하늘엔 항상 흙먼지가 끼어있고, 황토빛 풍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그런 곳에서 만들어 지는 빵들이, 그를 감동시켰다. 그의 혀와 입술을, 미각을 감동시켰다. 이런게 바로 여행의 묘미 일까.
시리아 음식들은[특히, 빵-크로와상과 소라빵-] 그를 감동 시켰다. 시리아에서 있었던 모든 고생들은 이미 기억 저 뒤편에 버려졌다.
5. 북쪽으로, 북쪽으로.
아쉬운 마음에 나는 그 빵집으로 가서 빵을 몇 개 샀다. 어차피 시리아를 떠나면, 필요없을 돈이었다. 승합 버스는 알레포를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시리아 국경을 빠져나와 터키 국경을 지났다. 어느새 풍경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사이였지만 메마른 풍경이 어느덧 물기가 조금은 보이는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다나[ADANA, 터키 남부의 도시]에 들러서, 터키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그들의 집에 하루 묵고, 오후에 카파도키아로 떠났다. 아다나 케밥[Adana kebab, 매콤한 맛이 강한 케밥이다]은 여전히 맛있었다. 카파도키아에서 며칠을 보낸 후,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이스탄불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그리스로 떠났다.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거쳐 폴란드로 갔다.
폴란드에 머물면서, 맥주를 마셨다. 여행하면서 만난 폴란드 친구가 폴란드에 가면 꼭 마셔보라던 ZYWIEC(지비에츠, 지윅). 크라코프[Krakow, 폴란드 남부의 도시]를 떠나 바르샤바[Warszawa. 폴란드의 수도]로 향했다. 크라코프와는 사뭇 다른 바르샤바의 도시적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새가 없었다. 바르샤바보다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세 나라를 일컬어 발트3국 이라고 부른다]이 더 끌렸다. 그리고 빨리 러시아로 들어가고 싶었다.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는 조용했다. 바르샤바를 떠난 열차는 폴란드 국경을 향해 가고 있었다. 국경이 가까워질수록 기차에서 하나 둘 사람들이 사라져 갔다.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열차의 차량 갯수도 줄어갔다. 유럽의 북쪽은 봄이 오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두 달 전부터 폭염으로 사람이 죽어 나갔지만, 그 곳은 이제서야 민들레 풀씨가 하늘을 떠다녔다. 평화롭다. 따뜻하다.
리투아니아 국경을 지나, 열차는 빌뉴스로 향했다. 빌뉴스[Vilnius. 리투아니아의 수도]에는 빗방울이 거리를 적시고 있었다. 폴란드로 가는 기차에서 누군가 말했었다. 지금 우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비는 오늘 부터 내린다. 비가 빨리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는- 우울하게 했다. 비가 내릴때, 생각한다. 코 끝을 스치는 흙내음이 좋지만, 여행에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면 나는 우울하다. 여행은 항상 혼자라는걸 일깨워 주기 때문일까.
비오는 발틱의 거리[빌뉴스의 거리]를 걷다가 지치면,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신다. 마트에 들러 빵과 과일을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내가 있는 호스텔은- 조용하다. 비오는 빌뉴스에서 다들 뭘 하는 걸까? 반지하에 마련된 주방과 거실은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함께 우울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그 곳은 비가 내리든, 안내리든 우울함이 항상 감싸고 있지만 말이다.
비오는 빌뉴스를 떠난다. 라트비아의 리가[Riga, 라트비아의 수도]에는 비가 오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6. 구름이 그를 따라 가지만, 그는 즐겁다.
빗방울이 그의 정수리 위로 떨어진다. 가방을 살짝 적신다.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본다. 어느새, 버스는 황량한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국경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난다. 국경 검문소. 그 곳은 지금 폐허가 되어 있었다[유럽연합 국가들은 국경에서 여권검사를 하지 않는다]. 예전엔, 사람들이 북적였겠지. 라고 그는 생각해 본다. 그의 옆을 지나가는 낡은 검문소, 그리고 리가(Riga)까지 몇 Km가 남았다는 표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창 밖을 내다 본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하늘은 어둡다. 금방이라도 물방울을 떨어뜨릴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도 비가 내리려는 건가. 뭘 하지. 라고 그는 중얼거려본다.
버스는, 리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비가 내릴 듯 말듯 하더니, 그가 터미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비가 내린다. 제길. 다행히, 그가 가려고 하던 숙소는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다. 리가.도시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전형적인 유럽의 도시같다. 벽돌로 된 길. 아담한 크기.
숙소의 1층은 술집이었다. 2층.3층.4층은. 숙소로 쓰이고 있었다. 창 밖에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오늘, 폴란드로 떠난다는 한 여행자가 그에게 에스토니아 지폐를 주었다. 그 여행자는 이제 리투아니아로 떠난다고 했다. 그가 다음으로 갈 곳이 에스토니아라는 걸 알고 그에게 남은 지폐를 주었다. 그는 그 여행자에게, 폴란드 지폐를 주었다. 리투아니아 다음으로 갈 곳이 폴란드라고 했기에. 여행은 소소한 곳에서, 의미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해 본다. 침대에 몸을 뉘였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여러가지 추억을 떠올리는데 더 없이 좋은 도구다.
책을 펼쳐 들었다. 터미널의 바로 뒤 쪽에, 마켓(Market)이 있다고 적혀있다. 그는 마켓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빗방울은 오락가락 한다. 마켓은 큰 건물 몇 채와 주변의 야채, 과일 노점상을 비롯해서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건물 마다 판매되는 물건들이 달랐다.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는 날씨지만 사람들로 붐빈다.
건물 안. 그 곳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 것 같다. 다양한 소시지들과 육류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무게에 따라서 가격을 책정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맛있어 보이는 소시지를 몇 개 산다. 맥주도 산다. 이래 저래 돌아다니다 보니, 눈이 즐겁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옷가지들도 판매를 한다.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지만, 이미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직 앞으로 며칠 더 머무를 거니까.
그는 발걸음을 다른 건물로 옮겼다. 묵직한 공기가 출입문 근처에서 그를 맞이한다. 무언가의 고소함이 그의 주위를 감싼다. 뭐지?. 눈 속으로 주변 풍겸을 담아 본다. 그 곳에는 빵들이 놓여 있었다. 오우, 골져스(gorgeous)라는 말이 밉가 주변에 맴돈다. 세상에 빵들이 이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가격도 저렴하다.[한국돈으로 하나에 2-300원 부터 500원]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 그의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에 그는 행복했다. 그는 이곳이 바로 천국?. 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빵들을 구경하면서, 슈크림빵들을 유심히 보았다. 슈크림빵의 종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그는 생각했다. 아니, 슈크림으로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빵을 만들 수가 있지? 한국에서 보던 그런 슈크림빵의 경지를 넘어선 것이었다. 그는 슈크림빵을 종류별로 골랐다. 행복한 표정으로.
빵을 먹어 보았다. 아-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슈크림빵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밀과 슈크림과 버터.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슈크림. 슈크림빵의 재발견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빵은 역시 유럽[크로와상과 소라빵을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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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X
- MEXICANA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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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렴한 버스. 어디를 가든 가격 동일 - 센트로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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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최고급 투어. 갔더니 유배?! <1>. (http://dwis.tistory.com/593)에서 이어집니다.
1. 눈을 떴다.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눈을 떴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흔들고 있었다. 햇살의 끝자락이 방 안에 살짝 들어와 있었다. 아, 피곤하다. 라고 느꼈다. 그리고, 어제 보았던 화장실에서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 올랐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바퀴-들이 혹시나 아직도 내 주변을 점령하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
내가 바라본 그 곳엔 작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벌레들. 나는 일어나 앉아 침낭을 접고, 짐을 정리하였다. 그 때 집 주인이 나를 보더니 아침을 먹으러 오라고 했다. 오믈렛과 식빵과 우유가 준비되어 있었다. 식탁은 없었다. 주방[주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좁은 그 곳]의 바닥에 접시가 놓여 있었다. 할머니[어젯밤 나를 데리고 온 남자의 어머니였을 것이다]가 나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나는 그곳으로 다가가 앉았다. 포크와 나이프가 준비되어 있었고, 우유를 한모금 마셨다. 우유를 마시면서, 접시위에 놓인 오믈렛을 바라보았다. 오믈렛 위로 떨어지는 햇살들 사이로 약간의 김이 피어올랐다. 햇살을 한껏 받은 오믈렛은 그리 맛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청결하지 못한 음식처럼 보였다. 나는 생각했다. 일단 먹자.
컵을 내려놓고, 오믈렛 위로 나이프를 가져갔다. 동시에 그 옆에서 더듬이를 쳐들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무언가를 보았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시력이 나쁜 나는 눈을 찡그렸다[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그 곳엔, 나를 바라보는 녀석 몇몇이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앉아서 뭘 먹고 있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햇살을 받으며 주변을 거니는 녀석들도 보였다. 나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많이 먹어. 필요한거 있으면 또 말하고.
물아일체(物我一體)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 여기는 인도니까. 그래도, 바퀴들이 오믈렛 위를 기어다니지는 않았으니까. 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어젯밤에 바퀴들과 함께 잤으니까.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여기는 인도니까.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식사를 끝냈다.
빨리, 그 곳을 떠나서, 휴양지로 가고 싶었다. 좀 쉬고 싶었다.
2. 유배지로 이동.하다.
그는 모든 것에 관대해져 있었다. 뉴델리 공항, 국내선 청사를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는 얼마 후, 스리나가르 공항에서 멈추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그는 그들 중 한 명과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하우스보트(House boat)로 향했다.
스리나가르의 하늘은 음산했다. 델리의 따뜻했던 바람과 달리,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기운이었다. 강철빛 하늘과 간혹 부는 바람은 도시의 적마감을 더했다. 그가 타고 있는 도요타 지프는 차가웠다. 그는 도요타 지프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피로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운전을 하던 남자가 농담을 던지며 웃었지만 그는 웃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휴양지라니까, 홈스테이보단 좋겠지.라고 중얼거렸다.
지프는 강철빛 하늘 아래로, 스산한 바람속을 헤치고 나갔다. 암울한 분위기의 도시를 지나쳐갔다. 그리고 호숫가에 도착을 했다. 그 곳엔 작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었다. 뱃사공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여기인가? 남자가 말했다. 저기, 물 위에 떠 있는 집들이 니가 머물 곳이야.
뱃사공 하나가 그의 가방을 들고 배에 실었다. 그도 곧 배에 실렸다. 그와 운전을 하던 남자와 뱃사공. 세 명은 고요한 호수의 표면을 진동시키며 앞으로 나아갔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집들을 향해서 나아갔다. 그 집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네덜란드의 운하 위에 떠 있던 집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생각했다. 내가 머물 곳이 저 곳 인가?
수 많은, 하우스 보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곳으로 안내되었다. 그는 방을 안내 받았다. 바닥은 삐걱댔다. 시간을 거슬러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삐걱대는 바닥. 나무로 된 벽. 방 바닥에 깔려 있는 양탄자. 그리고 중간에 위치한 장작 난로. 실내는 음침했다. 약간 습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그는 말했다. 여기가 내가 일주일간 머물 방인가?.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대답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일주일 내내 여기서 머물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확신이 없었다.
3. 잠을 잤다.
달 호수(Dal lake)위에 수 백 척의 보트들이 떠 있었다. 그 보트들은 모두 연결이 되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보트의 안쪽으로 가 보니, 텃밭 같은 것도 있었고, 나무도 자라고 있었다. 내가 머무는 방에서 바라보이는 호수의 뒤편은 그냥 육지로 연결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히말라야 산자락의 밤은 쌀쌀했다. 델리의 밤이 그리웠다. 그리 덥지도 춥지도 않던 델리의 밤이었는데[비록 충격적이었지만] 스리나가르의 밤은 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드티와 후드집업을 꺼내 입었다. 다음 날 그 하우스보트에서 일을 하는 아이가 올 때 까지 나는 잠을 잤다. 아침을 먹으러 오라는 말을 방 바닥에 흘리고 그 아이는 사라졌고, 나는 그 말들을 주워 담고, 주인집 거실로 향했다.
전통 가정식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나름대로 외국인의 취향에 맞추어서 나온 것 같았다.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자라는 차(茶)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맛과 향이 좋았다.
하늘도 맑았다. 햇살이 호수의 표면위로 떨어졌고, 호수는 빛이 났다. 호수의 앞에 낮은 히말라야의 산자락이 보였고, 저 멀리 만년설이 보였다. 오후의 햇살은 따뜻했고, 나의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머리 위에는 매 한마리가 뱅뱅 돌고 있엇다. 숙소의 거실에는 여러 여행자들이 남기고 간 책들이 많이 있었다[주로 영어와 일본어로 된 책들]. 그 책들을 몇 권 집어 들었다. 내 가방에서도 책을 꺼냈다. 책을 들고, 깔개를 들고, 하우스보트의 양철 지붕위로 올라갔다. 양철 지붕은 떨어지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서 뜨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위에 깔개를 깔고, 두워서 책을 봤다. 저-기 건너편 하우스보트의 지붕에도 외국인 몇 명이 책을 보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는 혼자였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고, 글을 썼다.
여기는, 휴양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났다. 주인집 남자의 행동이 조금 싸늘해졌다. 알바생과는 더 친해졌다[내 또래의 남자 아이였다. 하지만 영어를 할 줄 몰랐다]. 식사 메뉴가 처음과는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조금씩 메뉴가 부실해졌다. 주는대로 받아먹는 타입이라 불평하지 않았지만 변화가 느껴졌다]. 밥을 먹고 난 뒤, 차(茶)를 더 달라고 하면, 표정이 좋지 않았다[더 주기는 했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건 분명히, 내가 다른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거라고 확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일거야.
4. 호수를 떠나 마을을 돌아다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지냈다. 밤에는- 주황빛을 발하는 약한 백열전구를 켜고, 또 양초를 켰다. 방 안의 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우며, 책을 읽었다. 낮에는- 양철 지붕 위에서 떨어지는 햇살을 몸에 적시며, 시간을 보냈다. 저 멀리 히말라야 산자락을 바라보며, 책을 읽었다. 여행 일정도 생각해 보았다. 여행 루트도 생각해 보았고, 인도에 대해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날도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인 남자가 그를 사무실[정확하게는 사무실처럼 꾸며 놓은 작은 방]로 불렀다. 그러면서 히말라야 트레킹사진들을 보여 주었다. 그는 흥미로워 하는 척 했다[사실 트레킹에 흥미는 없었다. 그리고 이미 그는 그 주인 남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참여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좀 더 여기서 쉬고 싶어요.
그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저 트레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나한테 불이익이 있을 거야. 최대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지.
그는 마을에 한 번 나가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마을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나가야 했다. 그는 배를 어떻게 타고 나가야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주인 남자에게 물었다. 마을을 구경하고 싶어요. 남자는 말했다. 그곳은 위험해. 가지 않는 것이 좋을거야. 거기 가는 대신, 트레킹을 가보는건 어때? 가격이 얼마에요? 코스마다 가격이 좀 다르긴 한데 600달러 정도면 돼. 알았어요. 일단 나는 마을에 가 보고 싶어요. 마을로 보내주세요. 트레킹은 어쩌고? 생각해 볼게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긴 하네요. 잘 생각해봐. 마을은 위험하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위험한건 상관없으니 일단 마을로 나갈 수 있게 해 주세요.[그 하우스보트의 주인가족은 이슬람교도였는데, 육지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신자였다. 그래서 남자는 마을 사람들을 나쁘다고 했고, 홀리 축제기간에도 위험한 놀이를 한다면서 나에게는 그냥 보트에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했다]
그는, 단 하루. 반나절 동안 마을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다시 보트로 돌아왔다. 마을을 둘러 볼 때도, 주인 남자의 동생과 동행을 했다. 그의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족쇄를 차고 있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그 하우스보트에서는 마음대로 어디론가 돌아다닐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주인 남자는 그가 투어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간파한 것 같았다.
5. 히말라야 트레킹에 가지 않을 거에요.
주인 남자는 나를 또 사무실로 불렀다. 투어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앞으로 하우스보트에 머물 날이 3일 정도 남았는데, 2박 3일간 트레킹을 갔다와서 떠나면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말했다. 아니 왜 2박3일을 하우스보트에 머무는 날에 포함을 시켜요? 그건 별게 아니에요? 나는 일주일치 숙식비를 이미 다 지불했다고요.
주인 남자는 화제를 돌렸다. 히말라야 트레킹 투어 말고도, 스리나가르 시티 투어(Srinagar city tour)가 있다면서 다른 상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투어에 흥미 있는 척 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더 이상 나의 이런 태도 때문에 손해를 보려 하지 않았다[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게 되면 내가 손해를 본 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갈거야, 말거야? 난 안갈건데요? 난 그냥 쉬고 싶어요.
식사는 눈에 띄게 부실해졌다[하지만 부실해진 식사를 가지고 불평을 할 순 없었다]. 식사후에 나오던 디저트[쿠키와 차]도 나오지 않았다. 쿠키가 나오지 않는 건 아무래도 괜찮았지만, 차마저 나오지 않는건 좀 섭섭했다. 그래서 나는 차를 달라고 말했지만, 주인 아줌마에게서 들을 수 있던 말은 차가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 뿐이었다[그들은 식사 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 걸 가지고 나는 치졸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비롯한 [그들의 사무실에서 제공하는]각종 투어에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부터는 태도가 달라졌다. 모든 것은 내가 예상하던 대로였다.
6. 양철 지붕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협상은 결렬되었다. 하우스보트의 주인은 그가 트레킹을 할 마음도, 시티투어를 할 마음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은 그 남자에게 있어서 그는 더이상 상품가치가 없다는 것[돈벌이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우스보트의 주인은 그를 어떻게 해야 할 까 고민했다. 그는 앞으로 3일간 더 머물러야 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보내고 다른 손님을 받고 싶었다[방이 두 개가 있었는데, 다른 방의 관광객은 이미 트레킹을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주인 남자는 그를 불러 말했다.
이번 주말에 델리(Delhi)에서 아버지가 오시기로 했는데, 방이 모자라. 하루만 일찍 방을 비워줘야겠어. 내가 왜? 나는 이미 방값을 다 지불했는데, 그럴 이유가 없어[라고 말했지만 그도 슬슬 하우스보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 나는 토요일 오후에 떠날 거야[토요일이 예정된 마지막 날이었다].
주인 남자는 잠시 후, 사무실을 떠난 그를 다시 불렀다. 니가 만약 하루 일찍 떠나게 된다면, 스리나가르에서 점무(Jummu)로 가는 차표로 끊어 주겠어. 그것도 지프 티켓으로 말이야[점무는 카시미르주의 주도이면서 그 곳에 가야 인도의 여러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을 이용 할 수 있었다. 점무로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버스(Local bus)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한 교통수단이기에 사람들은 좀 더 비싼 가격에 3~4명이 합승해서 지프차를 타고 Jummu로 가기도 했다].
주인 남자는 그를 하루라도 일찍 보내기위해 여러가지 좋은 말들을 써가며, 설득을 했다. 그는 일단 생각을 해 보겠다는 말을 남겨놓고 다시 양철지붕 위로 올라갔다. 햇살은 여전히 양철 지붕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는, 하루 일찍.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히말라야의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양철지붕 위에서 보내는 여유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충분히 쉬었고, 인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부를 했기에, 그는 슬슬 떠날 때도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주인 남자에게 말했다. 하루 일찍 떠날게요.
그렇게, 스리나가르의 달 호수(Dal lake)위에서의 시간이 끝났다. 그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 보다는, 이제 드디어 그 곳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해방감이 그에게 먼저 찾아왔다. 양철지붕이 좋긴 했지만, 그 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그에게는 고통아닌 고통이었다.
그는, 인도 여행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점무(Jummu)로 향하는 지프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약 8시간. 히말라야의 깎아 지르는 듯한 협곡을 지난다.
-숙소 방 안의 테이블
- 아침의 호수
- 하우스보트와 보트 사이
- 여유로운 비행
- 마을
- 양철지붕
- 일상(보트에 식료품을 싣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 옆 보트
-
-
- 석양의 호수
- 저 멀리 히말라야 만년설
- 혼잡한 거리
- 혼잡한 거리
- 수상 택시 승강장
- 고요한 호수
- 점무(Jummu) 가는 길의 히말라야 산자락
- 절벽의 집들
- 갠지즈강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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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보트
- 하우스 보트의 아침
- 한적한 오후
- 해지는 호수
- 저 멀리 만년설
- 햇살이 스며드는 달(Dal) 호수의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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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1. 5. 12:10
1. "잃는다, 상실한다"는 것은 큰 아픔을 수반한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얻고, 또 많은 것을 잃어버린다[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간에 잃는 것이 생긴다]. 혹자는 말했다. 얻는 다는 것은 다른 것을 잃음이라고. 또 혹자는 말했다. 특정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게 된다고. 그래서 특정한 사람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고통받게 된다고. 이렇듯, 얻고 잃음은 한 사람 개인의 일이 아닌 여러 사람이 개입된 사회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다.
얻는다는 것에 대한 현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아니다. 얻는다는 행위는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자, 한 번 생각해 보자. 당신이 선물가게에서 어떤 물건을 고를 때, 무엇을 고려하는가?[선물이라는 특정한 상황이 제시되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혹은, 당신이 책을 한 권 사더라도[당신의 지적 성장을 위해] 그 책과 관련되는 사람들에게는 미미하게나마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여행을 하기위해 얻게 되는 물건들, 혹은 여행중에 얻게 되는 물건들은 그 물건을 사용하는 주체가 당신이든 아니든간에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배낭을 고를 때는 도둑맞지 않을 정도의 보안을 고려하게 된다. 도둑맞는 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지에서 어떤 물건을 구경하거나 고르면서도 당신은 그 물건을 선물해줄 누군가를 한번 쯤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당신이 무언가를 선택했을 때, 그 선택은 순전히 당신을 위한, 당신의 것만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위한[혹은 다른 누군가를 의식한] 배려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당신이 선택한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당신이 애당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상실감을 가져오게 된다.
2. 버스에서 내린 후, 몇 시간이 지났다.
버스 정류장에 가자마자 내가타야할 버스가 다가왔다. 나는. 럭키. 라고 외치며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신나게 달렸고 몇 분 후, 내가 내려야 할 정류장에 나를 남겨두고 떠났다. 왠지 모를 허전함이 내 손에 잡히기에 나는 그 허전함을 움켜쥐어 주머니에 쑤셔넣고 집을 향해 걸었다. 무언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그 허전함이 무엇때문에 찾아온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저, 집에 일찍 올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는 생각이 앞섰기에 허전함은 그 뒤를 따라오는 그림자에 불과했다.
주위를 둘러 보았다. 매일, 그 녀석이 있어야 할 곳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 곳에는 나를 따라오던 허전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뭐지? 이 허전함은?
곰곰이 생각을 해 보았다. 뭘까. 저 녀석은. 그리고, 전화기를 찾아 보았다. 전화기는 없었다. 전화를 해 보았다. 평소엔 그렇게 듣기 싫던 기계의 울림이 집안 아무곳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을 시도해보아도. 작은 기계의 울림은 아무곳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래. 이 허전함. 휴대폰이 없어졌기 때문에 찾아온 녀석이었다. 어디서일까? 생각나는 건, 버스였다. 가방 속으로 지갑을 집어 넣을 때, 휴대폰은 집어 넣지 않았다. 내 손에는 엠피쓰리만이 들려 있었다. 휴대폰은, 버스를 타고 종점을 향해 달려갔던 것이다.
상실감. 휴대폰. 그 기계를 잃어버렸다는 데서 찾아오는 상실감보다 더 큰 상실감이 있었다. 휴대폰 속에 담겨있는 수 많은 전화번호들[그것은 내 인생 10년간의 인맥이었다]. 그리고 사진들. 그리고 당장 내일 어딘가로 연락을 해야 했고, 어딘가에서 연락이 오기로 되어 있다는 생각들.
단순히 기계를 하나 잃어버린 다면, 그 모든 것들은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었다. 기계는 그냥 돈을 지불하고 하나 더 마련하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계가 가지고 있는 기계 이외의 것들은, 또 다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었다. 그 동안 내 삶의 흔적들이었다.
그 기계와 함께 했던, 나의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나와 상호작용했던 모든 흔적들이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하니, 그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것이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나를 더욱더 혼란스럽게 했다.
3, 기차역에서 눈을 떴다.
오전 다섯시 아테네 중앙역. 나는 밀려오는 졸음을 막을 수 없었다.
주위가 어둠과 고요에 잠겨있는 깊은 밤. 그 속의 열차. 열차는 테살로니키[그리스의 북부 도시]에서 아테네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야간 열차에 몸을 실은 나와 같은 칸에 탑승하게 된 다섯 명의 남자들. 그리고 밤 새도록 무언가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던 두 남자[느낌상 정치적인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두 남자의 소음[그리스어로 말하고 있었기에 나에게는 소음이었다]으로 인해 나는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렇게, 내 귓가를 울리던 소음은 기차가 아테네 역에 도착할 때 까지 멈추지 않았고, 아침 해가 떠오르는 아테네 역에서 그 남자들과 함께 사라졌다.
태양이 아테네 시내를 비추기 시작할 무렵, 나는 생각했다. 여기서 조만만 졸다가, 산토리니로 가는 배를 타러 가야겠군.
4. 눈을 떳을 땐, 허전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아테네역 안의 대합실에 자리를 잡았다. 이른 아침이었기에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시간은 오전 6시를 향해가고 있었다. 그는 큰 배낭은 벽 기둥에 세워 놓고, 작은 가방은 의자 밑에 놓아두고, 잠베(Djambe)를 품에 안아 베게 삼고, 잠을 청했다. 그는 밤 새 한숨도 못잤기에 바로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그는 왠지 모를 허전함을 느꼈지만,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다시 눈을 감았다. 눈을 감으면서도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뭐지. 이 허전함은. 뭔가 느낌이 이상해. 왜일까. 그는 다시 눈을 떴다. 피곤함이 눈커플을 지그시 눌렀지만 그는 정신을 가다듬지 않을 수 없었다. 어라?!
그의 앞에 놓여있던 큰 배낭이 보이지 않았다. 왠지 모를 허전함. 그것은 60리터 짜리 배낭의 흔적이었다. 그리고 발 밑의 작은 가방을 확인해 보니, 작은 가방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그 배낭이 어디로 갔지? 큰일났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는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역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 동양인 여행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가방의 흔적을 찾아보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절규했다.
배낭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 배낭에 들어있는 모든 물건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직 여행 계획의 '반'이라는 지점에도 도달하지 못한 시점에서, 배낭이 사라졌다는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5. 아테네 거리를 헤메다.
나는 역장실을 찾아가서 가방의 행방에 대해 물었지만, 대답은 알 수 없다. 였다.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가방의 행방을 물어보았지만 모르겠다는 대답만이 나에게 돌아왔을 뿐이었다.
역 주변을 샅샅히 뒤졌지만 가방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거리로 나갔다. 역 주변의 주택가의 골목골목을.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는 곳의 주변을 뒤져보았지만 가방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30kg에 가까운 배낭을 들고 그리 멀리 갔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에, 그 주변 지역을 뒤지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 주변을 뒤졌지만 헛수고였다.
시간은 흘러, 오후의 강렬한 태양이 아테네 거리에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지쳤다. 가방을 찾을 가능성은 제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찰서로 발길을 돌렸고, 그 곳에서 분실물 접수를 했다. 경찰서에는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다.[그녀는 그날 오후 출국을 할 예정이었는데, 여권과 비행기표가 든 백을 소매치기 당했다고 했다] 순서를 기다려 도난 사항을 접수하고 경찰서를 떠났다. 암울한 하루가 이어지고 있었다.
6. 생각을 했다.
여행을 계속 해야할까. 여기서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까. 그는 생각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큰 가방에는 중요한 물건이 많이 들어있지 않았다. 도난당하지 않은 작은 가방에, 노트북과 카메라와 여권과 대부분의 여행경비가 들어있었다. 항상 큰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다니던 그는, 다행히 그날은 작은 가방에 카메라를 넣어두고 있었기에 카메라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는 생각을 했다. 큰 가방속에 들어있었기에, 잃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물건들을.
여러 권의 책들이 들어있었다. 그가 여행을 하며 읽을 것들, 그가 항상 시간이 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던 책들. 그리고 그의 여행을 안내할 책들.
선물들을 생각을 했다. 그는 그리스까지 가기전에 들렀던 나라들에서 산 선물들을 생각했다. 그 선물 하나하나에 그는 그 선물을 줄 누군가를 생각하며, 선물을 골랐다. 그의 정성이 그 선물 속에는 담겨 있었지만, 아마도 그 가방을 가져간 사람에게는 그 선물들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인도 보드가야의 부처가 수양을 했다는 보리수나무의 잎을 주워서 책 속에다 꽂고 다녔었다. 그 나뭇잎 몇 장을 비구니인 그의 고모에게 줄 생각이었다]
또 다른 선물들을 생각했다.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그는 선물을 받았다. 그 선물들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었다. 한편으로는 추억의 흔적들이라고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리고, 없어져버린 작은 노트 한 권을 생각했다. 그 노트에는 그의 삶의 흔적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여러가지 생각들. 그리고 그 끄적임. 여행지에 대한 감상을 비롯한 하루하루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 그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 그것들은 모두 한글로 기록이 되어있는데, 그 도둑[그리스인임이 틀림없다고 본다]에게는 그냥 낙서가 되어있는 종이조각일 뿐이었다.
그는, 쓰레기통을 뒤졌다. 혹시라도, 그가 가지고 다니던 물건들이 쓰레기통에라도 있지는 않을까하고 말이다. 돈은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가지 물건들은 절대로 잃고 싶지 않았다. 그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 Just keep going.
나는 전자상가에 가서, 카메라 충전기를 새로 샀다. XX전자 서비스센터에가서 노트북 어탭터를 새로 주문했다. 그리고, 산토리니에서 만난 한 외국인 여행자에게서 내가 앞으로 여행하게 될 곳에 관한 여행 가이드북의 일부를 얻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응원을 받았다. 그러고 나니,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생각했다.
여행을 멋지게 마무리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테네 시내
-아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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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11. 8. 29. 16:12
- Travel, Just keep going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이 모든 순간을 벗어나 편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주위에 많은 이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지켜보고 있기에,
나는 나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 있다.
그들이 원래 알고 있던 사람이든,
새로운 만남을 통해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든,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그런건 상관없다.
그들은 한마음으로 나를 응원해 주고 있다는 사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Just keep going.
- Santorini, Gre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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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11. 8. 29. 09:50
(1st edit 090605. 2nd edit 110829)
- 배낭에는 마음의 무게가 더해진다.
우리가 길을 갈 때,
아름다운 경치의 길을 지나가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길이라면
그 거리가 짧게 느껴진다.
즐겁고 가벼운 마음일 때 배낭을 메고 여행을 하면,
배낭은 가볍게 느껴진다.
비록, 무게가 같은 배낭일지라도
마음에 따라 느껴지는 무게가 다르다.
나의 짐은 그 전의 1/4에 불과하지만,
느껴지는 무게는 오히려 2배.
사라진,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과 그 추억에 대한 기록들의 빈자리.
그 상실감이 채우고 있는 무게 때문인 것 같다.
- Athina, Greece.
| Feeling_) Travel, Just keep going (6) | 2011.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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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11. 8. 29. 09:47
(1st edit 090605. 2nd edit,110829)
- 배낭 도난!
이른 아침, 아테네 역.
배낭을 도난 당하다.
역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배낭은 보이지 않았다.
다 괜찮다.
무거웠던 배낭. 짐이 없어져 가벼워진 몸.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잃어버린 물건들도, 다시 사면 되니까.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돈이 있어도, 이제는 다시 살 수 없을 것 같은 것들.
누군가를 위해,
특정 장소에서 특별히 마련한 물건들.
나를 위해, 나의 여행을 위해 특별히 마련해준 선물들.
그 모든 것들은,
배낭을 훔쳐간 이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
오직, 나에게.
그리고 내가 특별한 의미를 담아 전해주려던 이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들.
이제는 사라져버린,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기록들. 흔적들. 추억들.
그런 것들을 잃은 데 대한 상실감.
- Athina, Greece.
| Feeling_) Travel, Just keep going (6) | 2011.08.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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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11. 8. 11. 00:02
2nd edit.(1st 09.06.05)
- 테살로니키 역
4년 만에 다시 찾은 테살로니키 역.
많은 변화가 눈에 띈다.
그 변화된 모습 뒤로,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역(驛)의 변화. 씁쓸함.
변화는 여행자들을 위한 변화가 아니었다.
자본가들을 위한 변화.
더 넓어진 내부 공간,
더 많아진 음식점과 카페테리아.
그러나,
여행자들이 함게 앉아 쉬던 벤치는 없어지고
4년 전, 여러명의 배낭여행자들이,
다음날 새벽 기차를 타기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잠들었던 장소는,
레스토랑이 되어 있었다..
변화, 그것은 좋지만,
그 내용과 의미가 누구에게 좋은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 Thessaloniki, Greece.
- 테살로니키 티켓오피스..세련되어졌다. 1번창구가 인터내셔날 티켓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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