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3. 6. 00:22
Venezuela, Caracas - Cuba, La Habana - Jamaica, Kingston
1. 음악, 그것은 여행객의 필수품이 되어 버렸다.
옛날 어느 유럽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면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이 무엇이었을까?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바뀌면서 여행 필수품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도 있을 것이고 새로 생겨난 것들도 많을 것이다. 여행 가방은 아마도 그 형태만 가뀌고 기능성이 추가 되었을 뿐 예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필수품일 것이 분명하다. 카메라는 어떨까? 자신이 다녀온 곳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찍은 사진. 아마 옛날 유럽 여행이 시작되었을 때도 카메라는 필수품이었을지도 모른다. 단지 시간이 지나 기술이 발전했고, 예전보다 더 편리하게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 말고는 바뀐 것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새롭게 여행 필수품이 되어버린 것. 바로 음악.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음악을 재생하는 장치와 음악이 재생될 수 있게 하는 음원이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 소니(Sony)에서 워크맨을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이후 워크맨 시장은 급속도로 발달했다.[필자가 고등학생이던 때만해도 워크맨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그 때 막 MD player 가 나오고 CD player는 최고급 아이템 중의 하나였다] CD player 시대를 지나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MP3 player 이다.
2000년 밀레니엄시대를 기대와 우려속에서 맞이하고, 2002년 월드컵의 함성을 지날 무렵 MP3 플레이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각각의 개인은 서로간에 음악을 주고 받기에 바빳다. 그러면서 여행, 더 궁극적으로는 해외여행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음악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라고 해서 기계가 재생하는 그런 음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악기를 들고 다니면서 음악을 직접 만드는 이들도 있다. 소형 스피커를 들고 다니며 작은 기계속의 음악을 공유하는 사람도 있고, 직접 몸으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도 있다. 기타 사물을 이용해 연주를 하는 사람도 봤다. 그리고, CD를 수십장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 사람도 봤다.[CD를 들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서는 왠지 묘한 매력이 느껴진다.]
이렇듯, 음악과 그것을 재생하는 장치는 여행객의 필수품이 되었다.
2. 음악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많은 이들이 음악을 즐긴다. 그리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음악에 재능이 있든 없든] 대중가요는 차치하고[대중가요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은 보통 인디(indie)음악을 많이 찾는다. 인디음악에는 항상 에너지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사람들도 다양한 음악을 다양한 장소에서 즐기게 되었다.[아마 인터넷과 다양한 매체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특히, 서울에 위치한 '홍대 앞 거리'의 많은 클럽과 카페에서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그렇게 다양한 음악을 클럽이나 카페같은 곳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닌데, 우리나라의 정서상 그런 문화가 보편적으로 허용되는 특정 지역에서만 그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슬픈 감정을 자아내기도 한다.
물론, 서울이라는 공간이 너무나도 거대하고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볼거리, 다양한 장소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오픈된 장소에서 여유와 음악을 즐기며, 노는 문화에는 익숙치 않은 것 같다.[물론 뉴욕, 파리,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도 라틴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우리나라보다는 훨씬 더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음악들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그에 합당한 돈을 지불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기 위해 특정 장소를 찾고, 그러한 특정한 장소들이 더욱 많아 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즐겁게 하는 하나의 요소이다. 음악은 세상을 아름답게 할 수도 있다. 존 레논이 말했던 것 처럼.
3. 경제적 발전과 삶을 즐기는 것은 반비례 하는 쿠바.
쿠바의 경제가 세계에서 몇 번째 쯤 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싸구려 까사(casa, 현지인 민박 형태의 숙소)에서 생활이 시작되고 내가 그녀에게 방세를 지불 했을 때 그녀는 미소를 머금었다[내가 지불한 방세는 10CUC. 1CUC = 24peso. 20페소면 로컬 레스토랑에서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나에게 스페인어로 말을 걸어왔다.[그녀는 영어를 못했으므로] 나의 짧은 스페인어와 라틴스페니시 프라세북의 사전을 뒤적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오늘 밤, 그녀는 라틴댄스를 추러 간다고 했다. 거기서 춤도 배우고, 라틴 댄스도 추고. 나에게 같이 가보지 않겠냐는 말을 했지만 나는 거절했다. 나는 그 날 밤, 오페라극장에서 하는 쇼의 티켓을 예매해 놓은 상태였다.
4. 쿠바의 치안, 보기와는 다르네요?
극장으로 가는 길, 길거리의 가로등은 빛이 나지 않은 채 서있거나, 빛이 약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그런 거리를 걸었다. 거리를 걸었기보다는 그냥 칠흑같은 어둠속을 헤쳐나갔다고 보는 편이 옳을 정도로 어두운 골목이었다. 거리의 양 옆에는 낡은 건물들이 서 있었고, 그 곳에는 쿠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어둠 저편에서 "하포네스(japanese의 스페인어식 발음)" 혹은 "치노!(중국인의 스페인어)"라는 소리가 메아리쳐 울려왔고, 가끔 내 바로 뒤에서 그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사실, 난 완전하지 않은 지도 한장과 낮에 거리를 쏘다녔던 기억을 더듬으며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런 어둠 속에서 내 기억력은 제대로 작동될 리 없었다.
어느정도 지났을까? 나는 더이상 길을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그날 밤, 극장에서 열리는 쇼고 뭐고 다 집어 치우고 싶었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서 잠이나 자고 싶었다. 쇼를 보고 나면 밤 12시가 넘을 텐데, 밤 늦은 시간 혼자 숙소로 돌아올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정말 그 거리에서 칼맞고 죽어도 누구하나 챙겨주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극장으로 가던 발걸음을 다시 숙소 쪽으로 돌려서, 사람들이 우글대는 혼잡한 거리로 진입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나는 길을 걷다가 우연히 한국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들은 말.
쿠바가 라틴아메리카에서 치안이 제일 좋은 나라래요.
5. 쿠바의 음악과 쇼(Show)를 즐기다.
쿠바의 신시가(新市街)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 사람의 말을 듣고 난 쿠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왜 쿠바가 라틴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곳이 되었을지를 생각 해 보았고, 그리고 나를 자기의 까사로 안내한 쿠바 청년의 말이 생각났다.
사회주의 국가 쿠바. 외화벌이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 그리고 국가가 엄격하게 통제하는 사회의 범죄통제와 사회 질서 혼란에 대한 국가의 응징.
그 날 이후로, 나는 밤마다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공연을 보고, 재즈카페에서 술을 마시며 재즈 공연을 보고 들었으며, 공원 벤치에 앉아 밤 늦은 시간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쿠바에서 만난 한국인과 함께] 밤이 깊어 자정이 지난 시간에도 쿠바의 시내버스는 운행을 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서 더위를 식히며, 담소를 나누거나 술을 마셨다. 더러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거리에 사람은 뜸했지만, 공원에는 아직 숙소로 돌아가기 아쉬운 그런 기운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희한한 것은 여름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공원에는 모기가 없었다. 아니, 쿠바에서 모기를 보지 못했다.
쿠바의 밤에는 극장같은 공연 장에서 발레공연이 열리거나 연주회가 열렸고, 재즈 카페에서는 재즈 음악이 흘러 나왔고, 쇼를 하는 술 집의 무대위에서는 무용수들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렀고, 사설 댄스장에서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즐기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그렇게 쿠바의 밤은 흥미로운 볼거리, 놀거리들로 가득했다. 물론 낮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지만.
6. 거리에선 음악이 흘러 나오고.
싸구려 까사의 여주인은 나에게 쿠바의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조그마한 흑백 텔리비전 화면속에 비치는 DVD영상은 어색했지만,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은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쿠바의 다양한 아티스트들. 라틴음악 부터 재즈까지. 쿠바나 뮤직. 정말 매력적이었다. 나는 여주인에게 추천받은 가수의 CD를 사야겠다는 생각을 머리속에 간직한 채 쿠바의 거리를 걸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CD를 팔고 있는 노점에 들러 음악을 들으며 CD를 고르고 있었다.
거리에는 음악이 흘러 퍼졌고, 사람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 주변에 서 있으면서도 리듬을 타고 있었다. 그 중 한 꼬마, 대여섯살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꼬마가, 살사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들었다. 정말 유연한 몸놀림. 놀라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몸놀림을 하는 그 어린아이는 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아, 모든 쿠바의 사람들이 어릴 때 부터 이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춤을 추니, 나이가 조금 더 들어 10대 후반, 20대 그리고 30대 더 나아가 40대가 되어서도 그렇게 춤을 추는 것을 즐기고,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쿠바의 거리에서는 음악이 흘러 넘쳤고, 사람들은 흘러 넘치는 음악을 몸으로 주워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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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2. 27. 23:58
Venezuela, Caracas(베네수엘라 카라카스) - Cuba, La Habana(쿠바 하바나) - Jamaica, Kingston(자메이카 킹스톤)
1. 비자(Visa), 특정한 국가를 여행 할 때 허가증을 따로 받아야 한다는 것.
전자 여권 제도가 시행되기 전 광화문 미국 대사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광경이 있었다. 미국 대사관 입구에서부터 대사관 주변으로 길게 뻗은 줄. 미국 비자를 받기위해 사람들은 그렇게 줄을 서야 했다.[전자 여권 제도가 시행된 후, 그 모습은 사라졌다] 2004년 필자가 일본을 여행 할 때만 해도, 일본 대사관에서 비자를 따로 발급 받아야 했다.[그것은 적잖히 번거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일본과의 무비자 협정 체결 이후, 일본은 손쉽게 갈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빨리 중국과도 무비자 협정이 체결되기를 바란다]
어느 특정 국가를 여행할 때, 그 나라에 대해서 확인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비자의 필요 유무(有無)이다. 전 세계적인 추세가 특별히 대사관에서 비자를 따로 발급 받지 않고도 자기의 나라를 여행할 수 있게 하는 무사증(무비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비자가 필요한 국가가 많다.[유럽의 경우는 러시아, 벨라루스를 제외하고 모든 나라가 무사증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가 2005년 마케도니아와 슬로바키아를 가고자 했을 때는 비자가 필요했지만 2007년 이후로 무비자로 바뀌어 동유럽 여행이 한결 쉬워졌다]
비자를 발급 받을 때 유의할 점은, 반드시 본국[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국내에서]발급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에 대사관이 없어서 외국에 있는 대사관에서 발급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국경에서 비자 발급 비용을 지불하면[흔히 비자피(Vasa fee)라고 한다] 비자를 발급해 주는 곳도 있다는 것.[대표적으로 캄보디아, 네팔을 들 수 있고, 시리아의 경우는 우리나라와 수교를 하고 있지않기 때문에 국경에서 비자를 발급해 준다. 시리아 입국시 일본인의 경우는 일본 현지의 시리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비자 문제는 유럽 여행을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장기간 여러나라를 여행하는 장기여행자들의 경우는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국경에서 비자 문제로 입국이 거부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러시아, 몽골, 중국, 시리아, 볼리비아등 많은 나라들이 아직도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비자를 요구하고 있고, 비자에 관한 문제는 수시로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꼭 챙겨두어야 할 사항이다.
2. 쿠바에 다녀온 흔적을 남길 수 없다.
이스라엘은 중동의 미운오리 새끼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이스라엘은 꼭 가봐야 할 곳중 한 군데이기도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이 이스라엘의 독특한 위치와, 역사적 상황,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이스라엘을 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갈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입/출국 스탬프를 여권에 찍어서는 안 된다는 것. 이스라엘을 입/출국 할 때는 별지에 스탬프를 찍는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출/입국 스탬프가 찍혀 있으면 주변 나라에서 입국을 시켜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 미운오리 새끼, 이스라엘.
쿠바에 가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쿠바는 국제사회의 왕따이다. 국제사회의 큰형 미국이 쿠바를 왕따시키고 있기에, 쿠바는 늘 찬밥 신세다. 하지만, 역사적으로든 문화적으로든 쿠바는 엄청난 매력을 가진 곳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쿠바를 찾는다.[많은 수의 미국인들도 쿠바를 찾는다. 미국의 대문호였던 헤밍웨이는 쿠바 하바나에 살면서 "바다와 노인"이라는 소설을 썻다] 하지만, 쿠바도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여권에 스탬프를 찍을 수 없다. 별도의 비자 용지를 구입해서 그 곳에 스탬프를 찍고 출국 할 때 반납해야 한다.
보통, 쿠바의 비자는 항공사 사무실에 비자를 판매하는 코너에 있다. 쿠바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고, 그 곳에서 비자를 구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종이에 입국 스탬프를 찍고, 쿠바 출국 심사를 할 때 반납한다. 쿠바의 흔적은 여권에 남길 수 없다.[쿠바 스탬프가 있으면 미국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도 있다]
3. 비행기는 카리브해(Caribbean sea) 위를 날고 있었다.
하우스파티 다음 날 아침, 나는 숙소로 가서 짐을 챙겼다. 내가 루이지의 집을 떠날 때 그는 나에게 물었었다. 어디서 공항가는 버스를 탈 거냐고. 나는 지도를 보여주고 11시 쯤 지도에 표시된 곳에서 버스를 탈 것이라고 말하고 떠났지만, 그 곳에서 버스를 타지 않았다.
공항에서의 까다로운 배낭 패킹을 마치고, 출국세를 지불하고, 베네수엘라의 인기있는 가수라는 녀석의 CD를 한장 구입하고, 쿠바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또 다시 방문하게 되는 사회주의 국가였다.[이번 여행에서 시리아, 중국, 쿠바 세 군데의 사회주의 국가를 방문했는데, 각각의 나라 분위기가 너무나도 달랐다] 체 게바라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아있는 쿠바.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혁명. 그리고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재즈. 그리고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 묘사되는 하바나의 성난 바다.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내 머리속에 겹쳐졌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좀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다음 행선지인 쿠바와 자메이카의 매력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크게 다가왔기에, 카라카스에서 좀 서둘러 떠나는 감이 있어 좀 아쉬웠지만, 내가 그토록 가고싶어 하던 곳에 더 오래 머물고 싶다는 욕망을 이길 수는 없었다.
Cubana air의 낡은 기체는 한적한 공항 위를 이륙해서 반원을 그린다음, 파랗게 펼쳐져 있는 카리브해(Caribbean sea)위에 자리를 잡았다. 창밖 아래로는 카리브해의 작은 섬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세계적인 휴양지로 손꼽히는 섬들이겠지.
4. 하바나 국제 공항.
크지 않은 공항은 좀 혼잡해 보였다. 공항은 여러 무리의 관광객들을 토해냈고, 쿠바에 살고 있는 것 같은 여러 중국인들을 토해냈다. 나는 공항의 환전소에서 환전을 했다. 충격이었다. 이미 쿠바에 오기전에 들은 바는 있었지만, 정말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캐나다 달러가 쿠바에서 가장 환율이 좋다는 이야길 듣고 캐나다 달러를 사고자 했지만, 캐나다 달러를 살 곳이 없었던 내가 가진 것은 미국 US달러였다.
우리나라 환율로 따지면, US달러가 훨씬 높았지만 쿠바에서는 US달러의 가치는 형편없었다. 울며 겨자먹기로 외국인용 화폐로 쓰인다는 CUC(쿡 이라고 불린다)을 바꾸고 공항 앞에서 택시를 잡았다. 택시에 몸을 싣고, 시내 중심가격은 까삐똘리오로 가자고 했다. 그 근처에 까사[현지인이 운영하는 민박과 같은 숙소]가 많다는 정보를 들은 바 있어서 그 곳에서 숙소를 잡기 위함이었다.
5. 혁명의 흔적과 함께 시간이 멈춰 버린 듯한 도시.
한적한 공항 주변의 도로를 달려, 하바나 시내로 접어들고 있음이 느껴졌다. 사람들은 버스 정류장 근처에 몰려서 버스를 타려 하고 있었고, 버스는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거리엔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고,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클래식 자동차(Classic car)들로 넘쳐났다. 그리고 론니플래닛에 적혀있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쿠바의 볼거리 중 하나인 클래식 카(Car)"
낡은 자동차들이 검은 매연을 토하면서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페인트가 벗겨진 클래식 카도 있었고, 삐까번쩍한 클래식 카들도 있었다. 도요타의 자동차도 거리를 누비고 있었고, 간혼 현대차도 보였다. 그래도 거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클래식 카였다.
어쩌면 혁명 이후 시간이 멈춰 버린 걸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으로 인해서 시간이 멈춰버린 것일 지도]
6. 불법 까사. 그 곳이 나의 숙소.
까사를 찾기위해 까삐똘리오[예전에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던 건물. 중앙에 큰 돔이 있는데 세계에서 손에 꼽힌다. 쿠바 하바나의 메인 건물 중 하나로서 역사도 오래되었고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인 건축물이다] 주변을 배회하다 보니, 한 명이 나에게 접근하더니 물었다. 까사?까사?
씨씨, 라고 대답하딘 10cuc에 해 준다고 했다. 엄청 싸다는 생각에, 한번 집부터 보자고 했다. 그러더니 따라오라면서, 나와는 2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걸었다. 그리고 말을 할 때도, 나를 바라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다른 곳으로 향했다.[ 쿠바는 미국의 경제봉쇄적책으로 인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외화벌이이다. 따라서 쿠바는 정책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많이 보호하고 관광을 장려하고 있다. 외국인 보호와 관광객 유치라는 정부 정책에 의해 정부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가격에는 외국인 가격(foreign price)가 형성되어 있음은 물론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보호도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현지인이 외국인 관광객과 직접 대화를 하거나 접근하여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을 경찰이 보면 그 자리에서 쿠바 현지인은 체포되어 감옥으로 간다고 한다.]
까삐똘리오에서 걸어 일반 사람들이 사는 아파트 같은 건물에 들어섰다. 출입문을 열쇠로 열고,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각종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계단 위쪽에 얽혀 있었다.[불이라도 날 것 같았고, 불이 난다면 다 죽을 것 같았다] 4층에 다다르자 또 하나의 문이 나왔고, 그 곳에는 복도를 따라 몇 개의 문이 있었다. 그 중 하나로 나를 안내했다.
여기가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사람이 겨우 설 수 있는 주방. 거실에는 네 개의 세포와 작은 TV와 오디오가 있었다. 화장실은 거실 한쪽 벽문에 있었는데, 환풍기가 없었고, 샤워기는 없이 수도꼭지만이 있었다. 주방 바로 뒤에 좁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다락방이 나왔다. 다락방은 두개의 칸으로 나뉘어 있었고, 계단과 연결되는 곳에 하나의 침대가 있었고, 문 너머에 또 다른 하나의 침대가 있었다.
이런 곳에서 한 가족이 살고 있다니. 정말 빈민촌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곳이 일반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이것이 쿠바의 현실인가? 아-주 저렴한 가격의 숙소. 뭐, 난 이제까지 여행하면서 이보다 더 심하고 시설이 좋지 않은 곳에서도 살아 봤으니라고 생각했고, 그 날 몹시 피곤했기에 다른 숙소로 옮길 생각도 없었다. 일단 여기서 이틀 정도 지내보고 숙소를 옮길지 말지 결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불법 싸구려 까사(casa)에서 나의 쿠바에서의 여정은 시작되었다.
- 공항을 빠져나오며
- 까삐똘리오
-
- 숙소 근처의 차이나 타운 입구
- 어디에나 걸려 있는 체 게바라
- CIUDAD DE LA HABANA
- 관광객 기다리는 쌔끈한 클래식카
-
- 혁명의 흔적
-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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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 전 걱정 하는 것 중 하나가 의사소통에 관련된 것이다. "나 영어 못하는데 어떡하지?" 혹은 "남미는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만 써야 한다며? 스페인어 공부해야해?" 혹은 "중동에서는 아랍어만 써야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혹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도 있다[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위해서 일본어 책을 두권, 세권씩 가지고 일본어 공부를 한 달 하고 떠나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떠난 후에 우리가 배우는 것은 언어 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여행을 하며 악기를 들고 다니기 위해 간단한 악기를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파티를 즐기기 위해 춤을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 음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여행 중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특히, 그 배우게 되는 것이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하던 것이었다면, 여행은 한층 더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다.
2. 즐겁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의 용돈 벌이를 위해, 혹은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 과외를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부터 고등학교 2학년 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 학생들이 배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내가 아무리 가르쳐 줘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본다. 초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학원을 다닌 적 있으나, 그 마저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원은 다니지 않고 놀러 다니기 바빳다[그 시절은 PC방이 없던 시절이라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총싸움을 하거나 미니카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엇다. 중학교 때도 물론, 중3이 되기 전 까지 공부란 걸 몰랐고, 중3이 되어서야 내 스스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공부를 했다. 그렇게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뭔가를 해야만 난 그 무언가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서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 할 때도, 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도,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일본인들과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할 때도, 인도에서 잠베(djambe)를 배울 때도, 중동 여행을 위해 아랍어를 공부할 때도, 남미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공부할 때도, 모두가 내가 하고 싶어서 했고, 그 모든것은 고통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 즐거움이었다.
3. 포르투갈어 선생님 - 마르코(Marco)
아마존 선착장에서의 4일. 그리고 아마존 강 위를 떠 가는 배 위에서의 4일. 선착장에서 만난 한 커플[파울리나(Paulina, 여, 칠레 출신)와 마르코(Marco, 남, 아르헨티나 출신)]. 배가 출항하기 전 나는 주로 그들과 함께 다녔다. 그 선착장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들 밖에 없었고, 영어가 잘 안 될때는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은 나의 말을 포르투갈어로 번역을 해 주었다. 물론, 브라질 사람들이 하는 말을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번역을 해주기도 했고[마르코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사실, 나도 가이드북 뒤에 붙어 있는 포르투갈어를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스페인어와 헷갈리기만 했다.[어차피 브라질을 빠져나가면 또 베네수엘라와 쿠바로 갈 건데 그 때도 스페인어만 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마르코와 파울리나 그리고 나는 선착장 앞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마르코가 말했다. Hey Jin, 너 포르투갈어 배워볼 생각 없어? 음, 혼자 공부중이긴 한데 어렵네. 여행하려면 배우는게 좋지.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응? 너가 그르쳐 준다고? 그럼 지금부터 나랑 파울리나가 스페인어랑 영어를 가지고 포르투갈어 가르쳐 줄게. 어때? 나야 좋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배워 보겠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나왔다.[의욕이 너무 앞선 탓]
4.
포르투베유(Porto Velho) 여객선 선착장 근처의 한 식당에 세 명의 외국인이 있었다. 그들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로 영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파울리나는 대학에서 일본문학도 배운다고 하면서 약간의 일본어도 했다] 그리고 동양인 남자는 그들에게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표정을 봐서는 그리 탐탁치 않은 듯 보였다.
기본적인 단어에서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 까지.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쉽지 않은 듯 보였다. 그의 표정에는 오히려 혼란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르코는 그에게 틈틈히 포르투갈어를 가르쳐 주려고 하였으나, 그는 어느덧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스페인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려 하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진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포르투갈어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르코에게 말했다. 포르투갈어는 포기해야 겠어.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오히려 더 부담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론니플래닛 스페니쉬 프라세북(Lonely planet Spanish prase book)만을 틈틈히 들여다 보며, 스페인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5. 배는 아마존의 물살을 갈랐고, 음악은 물살을 타고 강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숲으로 스며 들었다.
배 위에서는 매일 밤마다 파티가 이어졌다. 다양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틴의 경쾌한 음악도 한 몫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술을 마시며 그들과 떠들고 놀았지만, 춤을 추지는 않았다.[라틴 댄스를 출 줄 몰랐으니까]
마르코와 파울리나는 리듬에 맞추어 서로 파트너가 되어 라틴 댄스를 추었다. 그러던 차에 파울리나와 마르코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진, 춤 춰보지 않을래? 아, 난 라틴댄스를 출 줄 몰라. 그냥 구경만 할 게. 내가 가르쳐 줄 게. 같이 추자. 그렇게, 파울리나의 손을 잡고 무대로 나갔다.
리듬에 맞춰, 오른 발을 앞으로 또 앞으로. 그리고 또 뒤로 또 뒤로. 내 발은 자꾸 꼬이기만 했고, 스텝을 맞추기가 어려웠다.[이래뵈도 리듬은 잘 타는 몸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스텝이 꼬였다가 풀렸다가, 파울리나의 리드로 어느 정도 리듬을 타고, 음악에 몸을 맡겨 스텝을 밟을 정도가 되었다.
주변에 춤을 추던 사람들도 내 주위에서 조언을 해 주었다. 자세를 교정 해 주고, 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친절한 사람들] 그렇게 파울리나의 리드로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추어 라틴 댄스를 출 수 있게 되었다.
6.
그는 춤추고 술마시고 노는걸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왠지 좀 소되되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클럽이나 콜롬비아의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음악과 다른, 그리고 그런 곳에서 추는 춤과는 좀 다른. 배 위에서는 라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라틴 댄스를 추고 있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파울리나의 도움으로 배 위에서 즐기는 파티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어설프기는 했지만, 라틴 댄스를 췄다. 파트너도 파울리나에서 다른 여인으로 바꾸어 가며, 음악에 몸을 맡기며, 라틴 스텝을 따라가려 했다. 그는 배 위에서, 라틴 댄스를 배웠다.
그리고, 나중에 베네수엘라의 하우스 파티에 라틴댄스를 조금은 더 능숙하게 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7, 배 위의 사람들.
많은 브라질 사람들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와서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커플은 신기한 악기를 가지고 다녔다.[탬버린 비슷한 것과 캐스터네츠 그리고 활 처럼 생겨서 하나의 현이 달린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둘러 앉아 나의 잠베도 쳐 보고, 그 악기들을 간단하게 연주해 보았다. 모두들 그렇게 악기와 음악 그리고 술을 통해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갔고, 우리의 목적지도 다가오고 있었다.
- 파울리나와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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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 댄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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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기차를 타고 가면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는다. 요즘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 시대, 태블릿PC 시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종이 위에 뿌려진 잉크의 흔적을 읽는 사람들은 많다[네모난 화면 속에 검은 점(픽셀, Pixel)들이 만들어 내는 글자를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은 책을 몇 권씩 들고 다닌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에 가방에 들어 가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책"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읽어야 겠어 라는 생각에, 혹은 바빠서 못 읽었던 책인데 여행지에 가서 여유를 즐기면 책을 좀 봐야지 라거나 아니면 기차를 타고 많이 이동해야 하니까 그 때 책을 봐야겠어 라는 생각으로 책을 한 두권쯤은 가져가게 된다[실제로 그 책을 다 읽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가져가게 된다. 조금 더 풍족한 여행을 위해서[가이드북은 그런 부류의 책과는 다르다. 물론 여행을 좀 더 풍족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2. 책(Book)을 가지고 있다.
나 항상 여행을 하면서 책을 들고 다닌다. 이동을 하거나 혹은 어딘가에서 한가로이 쉴 때, 주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사로운 햇살을 피부로 느끼며, 상쾌한 바람의 감촉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내 가방 무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책. 그 책들 중 하나가 일본작가 다카하시아유무의 <러브앤프리(Love & Free)>라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책 속에 이런 글귀가 있다.
3.
여행을 가거나, 어딘가를 다니다 보면 어느 특정 장소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나중에 다시오고 싶은, 그런 장소가 있다.[그 곳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일 때 더욱 그렇다] 그 장소에 언젠가는 다시 가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몇 년 뒤 그 장소에 다시 가 보았을 때, 그곳이 예전에 내가 보았던 그런 곳이 아닌, 많은 상점들이 늘어서있고, 오염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곳으로 바뀌어 있다면,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곳을 찾았던 사람은 실망과 함께 그 장소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는 그 장소를 찾지 않게 될 것이다.[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4.
여행을 하다보면[특히,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개발 도상국이라고 일컫는 나라들)를 여행할 때] 씁쓸한 장면을 많이 목격하거나 그 장면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관광객은 봉이다"라는 생각이 의식의 밑바닥부터 자리하고 있는듯한 사람들의 관광객에 대한 횡포를 목격할 기회가 아주 많다. 관광객을 하나의 인간이기 이전에 자신의 경제적 이익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관광객을 상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관광지를 가다보면, 예전에 관광지화가 되기전에는 자기들끼리 조금은 부족하지만[경제적으로], 여유있고 행복하게 살았을 법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이 관광지화 되고,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때가 많다.[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으로 씁쓸하다] 또한, 관광지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장사하러 온 사람들]에 의해서 더욱 오염되었을 때[환경적인 모습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나 내적인 감정 등의 것들] 그 관광지에 대해서 더 큰 실망을 하게 될 때가 있다.
5. 페루의 푸노(Puno)라는 도시.[볼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인 티티카카호수(Lake TITICACA)가 있는 곳]
도시의 앞은 바다만큼 넓은 호수가 자리하고 뒤는 높은 산이 둘러 싸고 있었다. 푸노에서 새해를 맞이한 날(1월 1일), 도시 뒤편 산 언저리에 있는 작은 마을을 둘러보았다.
무너진 담길, 부서진 연탄과 흩날리는 연탄재들. 그리고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계단식 밭들. 염소 몇 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고 무너진 담들 사이에서 축구와 피구를 하며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내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그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비록 그 아이들의 삶은 가난해 보이지만, 마음은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보았다.
페루의 작은 도시, 시골 산등성이에 위치한 달동네 아이들.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6. 티티카카호수의 사람들.
푸노(Puno)에서 머물면서 관광 명소로 불리는 티티카카 호수와 그 위에 떠 있는 섬들을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숙소 근처 여행사로가서 하루짜리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다음날 호수를 가로질러 섬으로 가기로 했다.
억새풀 같은 것들을 엮어서 호수 위에 작은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사는 원주민들, 그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자신들에게 돈을 주기를 원했다. 한 부모는 아이들을 시켜 노래를 부르게 하고 돈을 받아오게 했다. 그 아이들은 슬픈 표정으로 노래를 불렀다.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려 다른 큰 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때, 한 가족이 마당에 나와서 춤을 추었다.[그 지방의 민속 춤 같았다] 그들 역시 춤을 추고나서 돈을 원했다.
점심을 먹고, 그 섬 마을의 광장으로 갔을 때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무언가를 팔고 있었다. 집에서 손으로 만든 것 처럼 보이는 팔찌와 목걸이가 그 아이들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엔 웃음이 없었다. 그저, 그걸 하나 팔고 싶다는 소망만이 얼굴에 가득했다. 어쩌다 누군가가 물건 중 하나를 사면 아이들은 잠시나마 기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보기엔 그 기쁨은 그 아이들의 것이 아니라, 그 돈을 가지게 될 모의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그 관광지 작은 섬 마을 아이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부모들의 탐욕 때문에 행복과 즐거움을 잃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7. 티티카카코.
- 티티카카 코
어느 외딴 섬
마유코씨와 진씨는
그 곳에
서로를 남겨둔 채 떠났다.
코묻은 아이들
그들의 흔적을 바라본다.
발 아래,
바다보다 넓은 호수를 두고
손바닥은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
어느 외딴 섬
코흘리개 아이들, 웃음은
어른들의 것.
*湖(こ[코], 호수 의 일본식 한자 음)
- 호수 위 지푸라기 위에 사는 원주민 아낙네들
- 노래 부르는 아이들과 노 젖는 아빠.
- 춤추는 가족들
- 마을 광장
-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티티카카 호수. 해발고도 3600미터는 넘는듯.
- 도시 뒷산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
- 마을의 무너진 담벼락 안에서 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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