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zil - Santa Elena de Uairen - Ciudad Bolivar -
Caracas(카라카스) - Cuba, Havana(쿠바 하바나)
1. 지금 당신의 지갑 속에는 몇 장의 카드가 들어있나요? -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카드) vs 여행자 수표.
지갑 속을 들여다 보면 몇 장의 카드가 눈에 띈다. 포인트 적립 카드를 비롯해서 신용카드(체크카드), 보안카드 를 비롯한 다양한 카드들. 카드가 난무하는 시대에 현금 지폐를 비롯한 일정 금액의 가치와 동등한 효력을 가진 종이들은[수표나 상품권 등] 그 설자리를 점점 잃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꼭 챙겨야 하는 필수 품 중 하나였던 여행자 수표는 이제는 여행 필수품이라는 항목에서 제외된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현금카드 혹은 신용카드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불과 몇 년 사이에]
2004년 겨울 유럽 여행의 필수품은 여행자 수표였다.[특히 지점이 많아서 편리하다고 알려진 토마스쿡은 인기가 많았다] 그 당시 많은 이들이 여행자 수표를 이용했고, 그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여행자 수표를 이용하였다.[여행자 수표의 장점은 환전 수수료가 비교적 적었고, 분실시 발행 코드를 알고 있으면 재발행 할 수 있고, 본인 서명이 없으면 사용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여행자 수표를 교환해 주는 지점이 없으면 환전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 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 2010년 까지도 여행자 수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았지만, 그 수는 급감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신용카드나 현금카드가 대체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현급지급기(ATM)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전산환율로 바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이 현금카드를 가지고 다닌다.[특히 시티은행의 경우는 해외에서 돈을 찾을 때도 수수료가 면제 된다]
하지만 현금카드, 신용카드의 편리성에 따른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카드를 분실하게 될 경우 여행에 필요한 현금을 충당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갖기 힘들고, 다량의 현금 유출 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어디에서나 현금카드가 편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2005년 동유럽을 여행 할 때였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Mostar)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았다. 그 당시 현금지급기는 건물의 벽에 붙어 있는 오픈형이었고, 나는 버스 시간에 쫒기고 있었기에 돈을 급하게 찾아 버스표를 사고 바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몇 시간을 달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국경에 도착했고, 소지품 검사와 여권 검사를 할 때 현금지급기에 카드를 그대로 꽂아 놓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스타르에 도착해서 내 계좌의 잔고를 확인 해 보았을 때, 내 통장의 잔고는 0원에 가까운[희미한 기억으로는 8백 몇 십원] 숫자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통장에 들어있던 여행 경비를 모두 도둑 맞은 것이다.
2009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은행의 현금지급기앞에 섰다. 그리고 카드를 집어 넣고, 베네수엘라에서 사용 할 돈을 넉넉하게 찾았다[전산환율로 원화 대비 베네수엘라 페소로 바로 계산되어 출금되었다]. 생각보다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행에서 찾은 돈을 원화로 계산해 보고, 길거리의 음식들의 값을 계산 해 보니] 물론 나는 달러가 있었지만, 쿠바와 자메이카에서 US달러를 써야 했기에 달러를 환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떠나 쿠바, 자메이카를 거쳐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들은 이야기. 베네수엘라는 고정환율이라서 달러로 환전 하면 물가가 엄청나게 싸게 느껴지지만,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아서 생활하게 될 경우 물가가 엄청 비싸진다고. 나는 그제서야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비싸게 느껴졌던 이유를 알았다.
3. 미인들의 나라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은 나라 이름이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느낌이 들었던 베네수엘라. 한 번도 가보지도 않았고, 지도에서 어디에 있는지 마음먹고 찾아 본 기억이 없는 나라였다. 그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아는 것이 없었다. 단지 차베스라는 대통령의 이름만 TV에서 얼핏 들은 것 같았다.
그런데, 누군가 말해주었다. 세계에서 미스 유니버스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 베네수엘라. 아, 미인의 나라!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했던 말들이 기억났다. 내가 베네수엘라에 간다고 하자, 좋겠다. 부럽다고 하면서 덧붙였던 말들. 이쁜 여자들을 많이 볼 수 있겠네. 사진 많이 찍어. 남자, 여자 할 것없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그랬구나.
미스 유니버스, 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
4. 카라카스. 두 가지 세계.
볼리바르(Ciudad Bolivar)에서 버스를 타고 카라카스로. 볼리바르에서 루리로와 헤어졌다. 루리로는 나에게 저녁 때 같이 떠날 것을 권했지만 나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는 나와 내가 길거리에 나가서 악기를 연주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어쩌면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나의 잠베와 루리로의 피리의 합주를 말한다]. 하지만 나는 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고, 쿠바로 가는 비행기편을 알아보러 카라카스로 가야 했다. 루리로에게는 미안한 일이었고, 나로서도 이렇게 바쁘게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원치 않았지만, 베네수엘라에 머무는 것 보다 쿠바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베네수엘라가 싫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쿠바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도 컷기에 쿠바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일 뿐이다]
카라카스로 향하던 버스는 어느덧 도시에 진입하려 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의 거의 끝 부분 도시의 진입로 근처에 산 등성이를 타고 무너져 가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얼핏봐도 그 곳은 빈민가 처럼 보였다[그 곳의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그 곳에서 만난 대학생들이 그 사진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해 주었다]. 버스는 얼마간을 더 달려, 높은 빌딩들이 서 있는 도심으로 들어왔고, 사람들과 짐들을 토해냈다. 사람들은 각자의 짐을 주섬주섬 주워들고 뿔뿔히 흩어졌다. 나도 사람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보았던 지하철 입구를 향해 걸었다.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향했다. 카라카스에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없었기에, 론니플래닛에 나와있는 가장 저렴하다는 숙소로 찾아갔다. 러브 모텔을 개조한 숙소라고 적혀 있었는데, 역시나 러브 모텔의 느낌이 살짝 배어 있엇다. 내가 도착했을 때 싱글룸이 없었기에 나는 더블룸에서 혼자 묶어야 했고, 숙박 요금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다른 대안은 없었다.
시내 중심가를 거닐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쇼핑을 하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가자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모습을 감추었고, 나는 나이트 클럽에나 가볼까 하는 요량으로 이곳 저곳을 배회하고 있었지만, 거리의 분위기는 외국인 여행자가 혼자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론니플래닛의 한 구절이 내 머릿속에 자꾸 나타났다. "밤에는 위험하니 반드시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할 것. 혼자 절대 돌아다니지 말 것."
5. 그 곳은 아직도 변화를 원한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다. 지하철 요금은 정말 쌋다. 버스 요금도 쌋다.[석유가 생산되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항공사를 찾아가 비행기 표를 알아보러 다녔고, 관광 안내도의 여러 가볼만 한 곳을 찾아 가 보았고, 대형 서점들을 찾아가 보았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번화가의 거리를 걸었다.
경찰차와 경찰오토바이들이 어디론가 몰려가고 있었다. 아까전에 지나온 곳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었는데, 그 곳으로 가는 듯 했다. 다시 그 곳으로 가서 그 현장을 구경했다. 한쪽에서 외치고 있었다. 차베스! 차베스!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고, 누군가는 연설을 했다[그 사람이 차베스는 아니었다] 여러 사람들이 큰 대로 위에 설치된 연단 같은 곳에서 무언가를 말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호응했고, 함성을 질렀다. 내가 대학시절 겪었던 그런 광경이 내 눈앞에 오버랩 되었다. 과연 이들이 내가 생각하는 이들일까?
서점에서 엽서를 몇 장 사서, 엽서를 보냈다. 그리고, 가이드북에 소개 되어있는 올드 시티를 구경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6. 우리와 같은 방향이네요? 같이 가요.
매표소 옆, 벽에 그려져 있는지하철 노선도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노선도와는 약간 달랐다. 그래서 가이드 북의 노선도와 벽에 그려져있는 그림을 유심히 번갈아 가며 보고 있엇다. 그 때 누군가 영어로 말했다. 메이아이헬프유? 나는 나의 목적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들도 거기 까지 간다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남자 셋, 여자 셋이었다. 세 커플 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 하는 듯한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영어로 이것 저것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다른 사람들과도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했다. 대학생. 나이는 21, 22살.
목적지에 내려 내가 어디로 가려고 한다고 말하자, 그들은 나를 안내해 주었다. 그 곳도 번화가 중의 하나였는지 사람들이 많았다. 공원 같은 곳에 둥글게 서서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다 피우자 왠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니들 술마시러 가냐?
그들은 웃으며 말했다. 응, 술마시러 가. 오늘 하우스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 그리고 덧붙였다. 너도 안바쁘면 같이 갈래?
하우스 파티?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얘들이 나를 어디 가둬놓고 돈을 갈취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올드 시티를 돌아볼 계획을 취소하고 그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 하우스 파티를 한다는 애의 집으로 갔다.
7. 대학생들 그리고 하우스 파티.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과의 하우스 파티. 그의 아파트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셨다. 저렴한 와인 같은 것을 마셨는데, 도수는 그리 세지 않았다. 나에게 많은 술을 주었지만 내가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존에서 배운 라틴 댄스를 추었고, 삼바와 살사도 추었다. 어우러져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낮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밤까지 놀았다.
라틴 아메리카의 사람들은 파티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춤도 정말 잘 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라카스에서의 일정도 끝나가고 있었다.
- 벽에 그려져 있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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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외곽의 빈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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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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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 경찰 출동
- 파뤼파뤼 가는 중
- 원래 여기서부터 올드시티 구경을 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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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붓하게 술을
- 댄스타임
- 시벨과 카를로스
- 그래피티
-출근길 지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