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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인도, 스리나가르 -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최고급 투어. 갔더니 유배(流配)?! <1> (India, Srinagar)-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1. 11. 11. 14:50반응형1. 모든 결정이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일반적으로 그 결정을 할 때는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상황과 관계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된다[나 자신의 이익과 향후의 경과를 예상하면서]. 결정을 할 당시에 우리는 그 결정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불러오지 않는다. 가끔씩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한 가지를 선택한 후, 과연 내가 이 결정을 내리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이럴 경우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경우는 당신의 상상속에서 지금보다 내가 선택하고 나온 결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과 관련되어서 많이 언급되는 용어가 하나 있다. "기회비용"[機會費用, 하나의 재화를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한 다른 재화의 가치]. 우리의 선택에는 항상 기회비용이 수반된다. 그리고 어떤 판단을 내릴 때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가령, 당신이 지금까지 해 온 판단, 선택의 결과물들을 쭉 돌이켜 본다면 항상 최선의 가치를 위한 선택을 해온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 때, 자신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서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선택이라는 것은 그 순간의 결정이다. 따라서, 결정을 하는 그 순간의 컨디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서로간의 이해관계, 선택에 참여하는 개인과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변 사람의 영향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만족할 수도 없고, 만족하지 못한 선택을 했다는 깨달음을 나중에 알게 되거나, 결정을 한 직후에 '아차!'하는 깨달음으로 우리의 뒷통수를 때릴 때가 있다.[그리고 그 후회스러운 판단에 친한 친구의 영향이 개입되었다면 그 친구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지만, 항상 그 선택의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심지어,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만날 수 있다.
2. 신발을 샀다. 동해 바다에 놀러가지 않았다.
친구와 함께 신발을 사기위해 돌아다닌 적이 있다[보통 옷이나 신발을 살 때 친구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수 많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20군데 이상은 들어가 본 것 같다] 여러 신발을 눈여겨 보았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신발을 보면서도 마음에 드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정리가 되었고, 그 손에 꼽히는 종류의 신발은 나의 친구가 봐도 꽤나 괜찮은 신발이라고 했다. 그리고 결국, 두 종류의 신발을 가지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두 종류의 신발의 차이는 색상의 차이. 그리고 하나는 리미티드(Limited)제품이었다. 우연히 발견하게 들어간 로드샵. 그리고 그 곳의 진열대에 위치한 신발은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그 매장은 리미티드 제품만 판매하고 있었다]. 신발 두 켤레를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비록 색상이 달랐지만, 가격이 만만찮았다]. 마지막엔 마지막으로 발견한 그 신발이 마음에 들긴 했지만, 친구의 권유[어쩌면 압박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는 다른 매장에 있었고, 리미티드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다시 그 매장까지 되돌아가야 했기에]에 따라, 나는 고민하던 두 제품 중, 첫 번째로 마음에 들어하던 신발을 샀다. 물론 그 신발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쉬울 뿐이었다. 나는 이것 저것 비교해 보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가격은 내가 산 것이 더 비쌌다]. 그 다음 날, 나는 그 신발을 사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지금도.
어떤 여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절대 일을 빼먹으면 안되는 그런 일은 아니었다. [왠만하면 일을 하도록 권유 받았지만]내가 일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는 그런 일이었다. 무더위가 한창 땅 위를 굴러더니던 그 여름. 어느 날 연락이 왔다. 8월 xx일에 동해 xx로 엠티 가는데 갈거지?. 나는 나중에 다시 연락을 주던가, 그 엠티 장소로 바로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땅위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은 더위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핑계로[사실 그것은 핑계거리 조차 되지 않았다], 동해까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서울에 있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동해 xx해수욕장으로 갔지만, 나는 대구에서 혼자 가야 했다], 동해 바다에 가지 않고, 땅 위를 굴러다니는 더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훗날, 이 때의 일을 생각하며. 많은 후회를 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괜찮은 판단일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했지만, 그 일은 내 평생의 손에 꼽히는 후회 중 하나가 되었다.
3. 잠이 필요했다.
인도(India)에 도착하기 전, 이틀간 밤새도록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았다. 나는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면 된다는 생각에[약 8시간 동안의 비행이었기에] 잠 자는 시간을 아까워 하며, 그렇게 음주가무를 즐겼다. 비행기를 타는 날 아침, 강철빛 하늘은 시퍼렇게 나를 질리게 했다. 공항 내부의 안락한 분위기의 조명과 창 밖을 통해 내 눈으로 들어온 약간은 파랗게 변질된 강철빛 하늘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그 곳에서 나는 정신을 잃어버린 채, 좀비처럼 걷고 있었다. 내 머릿속은 .잠을 자야 한다.라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비행기가 뉴델리(New Delhi)로 가기 위해 땅위를 박차고 올랐을 때, 나는 이제 잠을 자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비행기는 나에게 잠을 허락하지 않았다. 에어인디아(Air india)의 기내는 너무나도 좁았다[더 정확히 말하자만 이코노미 좌석과 좌석 사이의 간격]. 나는 다리를 오므렸지만, 나에게 느껴지는 불편함은 나에게 다가오던 잠을 가로막았다. 좌석 조차도 뒤로 눕혀지지 않았다. 나는 최악.그 이하를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게, 8시간을 잠이라는 녀석 대신, 불편함이라는 녀석과 함께 했다.
나는 극도로 예민해졌고, 만사가 귀찮았다. 나는 그저, '잠'만 잘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했다.
4. 어둠은 그를 무기력 속으로 밀어 넣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그의 정신은 어디갔는지 그 때까지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정신을 찾느라고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DSLR카메라가 땅을 향해 돌진했다. 철퍽. 소리를 내며, 카메라는 자신의 주둥이를 뉴델리 공항 택시 승강장 바닥에 들이 밀었다.
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환전소에서 만나 동행하기로 한 일본인 히로키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렌즈 앞을 보았다. 앞의 유리가 세조각으로 갈라져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이건 뭐지? 이게 바로 인도에서의 첫 출발인가?
히로키는 인도에 대해서 꽤나 준비를 많이 해온 편이었다. 그는 히로키의 안내에 따라 프리패이드택시를 타고, 파하르간지(Paharganj)를 향해 갔다. 히로키는 호텔을 예약 해 두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그와 동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을 실은 택시는 밤의 델리를 신나게 달렸다. 거리는 어두웠다. 그는 인도의 공기를 폐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약간은 습한[한국의 날씨에 비유 하자면, 약간은 덥게 느껴지는 초여름 밤에 느낄 수 있는 느낌] 느낌이었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곧 갈라진 카메라 렌즈의 앞 주둥이를 생각해냈다. 씁쓸함이 몰려왔다. 인도.라는 두 글자가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거리의 일부를 밝히고 있는 주황색 가로등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 어둠이 가로등을 감싸고 있었다. 가로등은 델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에게 결코 이길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어둠은 너무나도 짙게 도시를 누르고 있었다. 택시 기사는 그들에게 내리라고 했다. 그 곳은 조그마한 여행사 앞이었다. 그는 왜 그가 거기에 내려야 하는지 몰랐다. 히로키도 몰랐다. 히로키는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지만, 택시기사는 지금 통행 금지 기간이라서 그 곳엔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지금은 홀리(Holi) 축제기간이라서 그 곳에 들어갈 수 없어!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의 정신은 아직도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어서 빨리 가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만을 했다. 뭐가 어찌 됐든, 그저 잠을 자고 싶었다.
5. 여행사로 들어갔다.
나는 택시기사의 안내에 따라 히로키와 함께 여행사로 들어갔다. 그 곳에 말했다. 숙소를 구하고 있다고. 히로키가 예약한 숙소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주소도 없었다. 우리는 일단 하룻밤을 어딘가에서 묵어야 했다. 나는 사실, 노숙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사실은 나중에 생각했을 때 그 때 노숙을 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인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기에,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여행사의 직원은 지금은 홀리 축제기간이라서 델리 시내에 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곳의 전화를 이용해 인도 시내의 호텔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모든 호텔의 리셉션에서, 노 룸(No room)이라는 말 밖에 들을 수 없었다. 정말인가? 정말 방이 없을 걸까? 하룻밤에 100달러 짜리 방도 찾을 수 없었다. 여행사의 직원이 말한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혼란스러웠다. 히로키는 오늘 밤만 지나고 자신이 예약한 호텔로 가면 되긴 했지만, 내가 문제였다. 오늘 밤 야간 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열차와 버스편을 알아봤다. 모두 다 매진이었다. 뭐지? 도대체 인도라는 나라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혼란스러웠다.
그 때, 여행사 직원이 말했다. 일주일 짜리 패키지 여행이 있는데, 일주일동안 숙식 제공도 받고, 경치 좋은데서 쉬다오는게 어때? 패키지여행? 나는 그 동안, 패키지 여행을 거의 가 본적이 없었기에, 의심부터 했다. 일단 이 녀석이 나한테 사기를 치려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부터 하며, 싫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그 동안 그 패키지 여행을 갔던 외국인 명단을 보여주었다.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수작이었다. 그 때 나는 이미, 제대로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수면 부족과 인도의 습한 날씨, 그리고 델리 시내에서는 방을 구할 수 없다는 상황 때문에 점점 더 패닉이 되어가고 있었다.
6.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그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했다. 여행사 직원은 그에게 말했다. 만약 이 투어에 참여하게 된다면, 오늘 밤은 홈스테이를 하고 내일 오후에 스리나가르[Srinagar, 인도 북부 카시미르주 히말라야 산자락의 도시]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 곳 하우스 보트(House boat)[스리나가르에는 Dal Lake(달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 위의 보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보트들을 가리켜 '하우스 보트'라고 한다]에서 일주일을 보내다가 오면 되는 거야!
잠, 잠을 잘 수 있어? 일주일 동안 푹 쉴수 있고? 라고 반문하며, 그는 얼마냐고 물었다. 550달러.라는 직원의 대답. 너무 비싼거 아니야? 아니야, 일주일 동안 숙식 제공에 휴양지에서 쉬다오는 건데 이정돈 해야지! 그는 계산을 해 보았다. 환율 감안할 때 하루에 거의 10만원 돈이었다. 인도에서 이 정도면 초호화 여행인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옆에서 직원이 잠을 잘 수 있고, 푹 쉬다 올 수 있다는 말을 강조하자,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그리고 곧, 신속하게 비행기 티켓예약이 들어갔고, 결제도 끝났다.
결제가 이루어 지는 것을 보는 순간, 그는 아차! 싶었다. 이건 아니다. 내 인도 여행 두달 예산을 일주일짜리 투어에 퍼부을순 없어.라고 그는 생각을 하고, 캔슬을 하겠다고 했지만, 직원은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며 엄포를 놓았다. 그 때부터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는 곧 지쳤다. 싸우는 것 조차도 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결국 오케이, 아일고.(Ok, I'll go)라고 말하고, 빨리 홈스테이로 보내달라고 했다. 곧, 여행사 사무실 앞에 홈스테이로 가기 위한 승용차 한대가 왔고, 그는 그 차에 몸을 실었다. 히로키는, 호텔 싱글룸이 예약되어,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그 둘은 헤어졌고, 둘은 서로 다른 여행길에 올랐다.
그가 몸을 실은 승용차는, 어둠속을 달렸다. 어둠이 그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인도의 묵직한 어둠과 피로감이 그를 짓눌렀다. 홈스테이의 집 주인인 것 같은 인도인이 담배를 권했지만, 그마저도 싫었다. 인도인은 무언가 즐거운 듯이 흥얼 거렸지만, 그는 모든 것이 짜증났다.
자동차는 주택가로 접어 들었다. 고요했다. 어둠은 여전히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3층짜리 빌라 였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철로된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그 곳에는 몇 명이 잠들어 있었다. 이곳이 인도의 일반 가정집인가? 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남자가 방을 안내했다. 그 곳은 방이라기보다는 그냥 거실에 가까웠다. 출입구와 바로 연결된 방 한칸. 그 곳엔 TV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바로 커튼 같은 가리개를 열어 젖히고 들어간 두번 째 방[삼(三)자 구조의 주택 중간이었다]. 그 곳엔 장롱이 하나 있었고, 그 뒤는 주방과 화장실이 있었다. 코고는 소리가 온 건물을 떨림속으로 밀어넣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것 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일단, 가방을 내려놓고, 침낭을 길게 깔아 잠자리를 마련했다. 그의 몸은 땀에 절어 있었다. 그는 치약과 칫솔을 손에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엔, 누군가가 있었다. 그는 스산함을 느꼈다. 뭐지 이 느낌은. 화장실 불을 켜기 위해 그는 벽을 더듬었다.[화장실 스위치가 안쪽에 있었다] 주변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어두웠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무언가들은 그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불이 켜지는 순간. 그는, 소리는 지르지 않았다. 아무런 미동이 없었고, 단지, 바깥에서 간간히 들리는 개가 짖는 소리만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바퀴벌레 수-백 마리가. 벽에 붙어 있었다. 세면대와 세면대 거울을 제외한 모든 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꼭, 검은 점박이 벽지를 붙여 놓은 것 같이.
수-백 마리의 바퀴벌레들은 미동이 없었다. 그를 공격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도 그 바퀴들을 공격할 마음이 없었다. 단지,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하고 잠을 자기를 원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조용히 일이 끝났다.
그는 충격적인 화장실의 잔상을 뒤에 둔 채,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그, 화장실에서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여기가 인도인가. 라고 그는 생각했다. 무언가가, 그의 팔을 더듬었다. 간지러웠다. 그는 뭐지, 벌레인가?라고 생각했지만 무시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 무언가를 무시하기엔 뭔가 찝찝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가방에서 손전등을 찾았다.
손전등으로 바닥을 비출까, 말까. 그는 잠시 고민했다. 그래도 찝찝함의 원인을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손전등의 버튼을 두-번 눌렀다. 손전등의 주둥이에서 빛을 토해냈다. 바닥에는 바퀴벌레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우-지쟈스. 그는 생각했다. 제발, 우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나는 그저 잠이 자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는 잠이 들었다. 물론, 깊이 잠들 수 없었다. 그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떨며, 피곤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하우스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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