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8. 18. 10:30
여행,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만들어낸 결과물.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 '여행지에서의 활동 계획'을 세우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좀 더 즐겁고 편한, 그리고 효율적인 여행을 하기 위한 '여행 계획'은 '계획을 짜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감과 즐거움을 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는 '여행 계획'을 잘 짜놓고도 여행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말해왔듯이 "계획은 계획일 뿐", 언제나 계획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여행에서는 계획과는 다른 상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만약, 여행지에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딱딱 드러맞는다면, 모든 일들이 생각했던 대로 진행된다면 오히려 여행의 묘미는 줄어들 지도 모른다.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당황해하고, 고생했던 경험은 사진보다 더 강력한 인상을 남기며 우리의 기억 속에 또렷이 남게 된다. 물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된다면, 그것은 '여행 길'이 아니라 '고생 길'로 불릴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캠핑 여행'을 위해 대마도에 들렀던 날들이 '여행 길'과 '고생 길' 사이였다고 할 수 있다.
△ 대마도(쓰시마 섬)는 남북(정확히는 동북-서남, 남북 길이 약 82km, 동서 길이 약 18km)으로 길게 뻗은 섬이다.
섬의 대부분이 산지(약 95%)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 길이는 제주도와 비슷하지만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
대마도에는 쓰시마시(市)에서 운영하는 5군데의 주요 캠핑장이 있다.
오랫동안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문화가 깊이 스며있지만, 한국과 가까운 만큼 '한국'과 관련된 볼거리들이 많이 있다.
대마도에서 가장 큰 시가지(동洞)는 남쪽의 '이즈하라'이며, 이즈하라와 북쪽의 '히타카츠'의 항구에서 부산으로 오가는 배를 탈 수 있다.
- 대마도 북쪽, '미우다 캠프장'에서 시작한 캠핑.
△ 대마도 북쪽에 위치한 '미우다 해변'
'일본의 아름다운 해변, 100선'에 선정된 적이 있는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에메랄드 그린'의 바다색이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해변이다. 이곳에 '미우다 캠핑장'이 위치하고 있다.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2시간. 대마도 4박 5일 캠핑 여행을 위해 도착한 곳은 '이즈하라'였다. 뜨거운 태양, 후덥지근한 날씨. 9시에 출항하는 배를 타기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부산역으로 향했던 터라, 이즈하라에 도착했을 때는 쉬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지만, 첫 번째 캠핑 장소인 '미우다 해변'까지 가기 위해서는 대마도 북쪽 끝으로 이동해야 했다. 미우다 캠핑장을 시작으로 대마도를 한바퀴 돌면서 이즈하라까지 내려올 계획이었다.
너무 대책 없이 대마도로 건너왔던 것일까. 렌터카를 빌려 대마도를 한 바퀴 돌 계획이었지만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예약을 하지 않은 탓에 일정에 맞춰 이즈하라의 렌터카를 빌릴 수 없었고, 그나마도 딱 하루 빌리는 것이 가능했다. 둘째날 저녁에 렌터카를 반납해야 했기에, 여행 계획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지만, 마땅한 대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내일의 일은 내일 생각하자. 급한 대로 빌린 렌터카를 타고 미우다 해변으로 향했다. 캠핑장 체크인 마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5시 전에 미우다 캠핑장에 도착해야 했다. 약 80 km. 대마도 대부분이 산지로 이루어진 탓에 천천히 차를 몰 수 밖에 없었고 '히타카츠'에 위치한 미우다 해변까지 가는 데 3시간이 넘게 걸렸다.
△ 미우다 캠핑장의 '개인 텐트'를 치는 구역. 나무로 둘러싸인 널찍한 잔디밭에 텐트를 칠 수 있다.
△ 해질녘의 미우다 캠핑장 입구.
왼편에 샤워 시설과 화장실, 중간의 쉼터 그리고 그 뒤쪽으로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오른편에는 관리소가 있다.
△ 이른 아침, 해가 뜨는 것을 보기 위해 해변으로 나갔다.
구름이 많이 끼어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분명 구름이 없었다면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우다 캠핑장을 찾은 이유는 단순 했다. '일본의 해변, 100선'에 선정된 적이 있다는 '미우다 해변'. "고운 입자의 천연 모래 해변, 에메랄드 그린의 얕은 바다는 남국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라는 미우다 해변에 대한 설명. 한껏 부푼 기대감을 안고 찾은 미우다 해변의 경치는 가히 (비록 그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아름다운 해변'에 꼽힐 만 했다.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이 많이 찾은 탓일까, '에메랄드 그린'의 바닷물이 조금 탁하긴 했지만, 얕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은 이국적인 바다의 느낌을 물씬 풍기게 했다.
캠핑장 체크인은 오후 5시까지. 샤워장 이용도 오후 5시까지. 나무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텐트를 설치하도록 허용된 장소) 텐트를 치고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다. 해질녘, 사람들은 하나 둘 차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해변에는 금새 적막감이 잦아들었다. 잔잔한 파도가 해변의 모래를 수줍게 적실 뿐, 바람조차 불지 않는 조용한 해변이었다. 이른 아침, 해가 막 떠올랐을 때 바닷속에 몸을 담궜다. 대마도 동편에 위치한 미우다 해변의 멋진 일출을 상상했지만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태양을 볼 수는 없었다.
- '신화의 마을 자연공원 캠프장'으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 : 한국전망대와 니이(仁位) 마을의 와타즈미신사(神社).
△ 한국 전망대.
대마도에는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여러가지 볼 거리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국(부산)'이 보인다는 '한국 전망대'이다. 한국 전망대에서 부산까지 거리는 49.5km.
맑은 날이면 충분히 부산이 보일 만 하다. 물론, 맑은 날은 거제도나 부산 해운대에서도 대마도가 보인다.
미우다 해변에서 북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한국전망대가 나온다. 한국 전망대 곁에는 '조선국역관사순난비(朝鮮國譯官使殉難碑)'가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부산이 훤히 보인다는 '한국 전망대'는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라고 할 만큼 사람들으리 발길이 잦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한 흐린 날씨. 해무(바다 안개)탓에 부산은 보이지 않지만 안개 바로 너머에 부산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국전망대에서 부산을 바라보는 것 보다 관심이 갔던 것은 '조선국역사관순난비'이다. 대리석에 새겨진 배 한 척. 1703년 음력 2월. 부산을 출발한 108명의 역관사(통역관)이 대마도 앞바다에서 좌초되었고, 한 사람도 바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그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비석과 추모탑. 임진왜란 이후, 조선은 사절단을 주기적으로 파견했고 '대마도'는 그 중간 기착지였다. 부산에서 49.5km, 대마도에서 후쿠오카까지는 145km. 부산에서 매우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거리, 좁은 대한해협이지만 그곳의 물쌀은 건너기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비가오고 바람이 불 때면 금방이라도 배를 집어삼킬 듯이 파도가 쳤다. 내가 그곳에 있는 동안에도 몇 번씩 날씨는 오락가락했다.
△ 전망대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바다 오른편에 '해상 자위대' 주둔 시설이 있다.
△ 조선국역관사순난비.
한국전망대 앞바다에서 300여년 전, 108명의 조선 역관사들이 바다에 빠져 사망/실종되었다.
차를 달려 니이 마을에 위치한 와타즈미신사로 향했다. 원래 계획은 와타즈미신사 근처에 위치한 '신화의 마을 자연공원 캠프장'에서 캠핑을 하는 것이었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저녁때 렌트카를 반납하기 위해 '이즈하라'로 가야했다. 그리고 캠핑은 이즈하라 남쪽의 '오우라 해변'에 있는 '아오시오노사토 캠프장'에서 할 생각이었다.
우연찮게 '니이'의 길가에 위치한 유명한 '가스마키(대마도의 유명 특산물로서 얇은 카스테라풍의 빵 속에 팥소를 넣어 말아 만든 전통 과/빵)' 가게를 만날 수 있었다. 조그마한 가게였지만, 주인 아저씨는 끊임 없이 걸려오는 전화 주문을 받느라 분주하게 움직였고, 우체국 직원은 택배로 보낼 물건의 갯수를 세고 있었다. 가게 한켠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가스마키'를 먹었다. 유명한 전통 과자치고는 저렴한 가격.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만난 행운이었다.
대마도의 유명 신사 중 하나인 '와타즈미신사'의 본채 건물은 상당히 아담한 편이다. 이곳은 바다의 신(海神)을 모시면서 해궁(海宮)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신사 정면의 다섯 개의 도리이(鳥居, 일본 신사의 입구에 있는 문) 중 두 개가 바닷속에 잠겨 있다. 바닷속에 잠긴 두 개의 도리이는 바닷물이 드나듦에 따라 그 모양이 바뀌는데, 해질녘 그 모습이 일품이라 한다.
△ '니이'에 위치한 대마도의 유명 '가스마키' 판매점.
가스마키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 가게의 안은 매우 협소했다. 판매를 하는 공간과 안쪽에서 '가스마키'를 만들고 있었다.
주인 아저씨는 전화 주문을 받고, 포장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매대 오른쪽 편에 잡지와 신문에 소개된 '주인 아저씨'의 모습이 있었다.
△ 바다의 신(해신)을 모시는 신사인 '와타즈미 신사'
△ 신사 앞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에 '다섯 개'의 도리이가 서 있다. 그 중 두개는 바다에 잠겨 있다.
△ 바다에 잠겨 있는 2개의 '도리이'와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세 번째 도리이.
- 몽돌 해수욕장, 오우라 해변. 그리고 비 내리는 '이즈하라'.
△ 대마도의 '몽돌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오우라 해수욕장'
파도가 강한 편이라서 방파제를 두르고 있는 '오우라 해수욕장'의 중앙에는 '제단'이 있다.
이즈하라 남쪽에 위치한 (이즈하라에서 가장 가까운 캠프장인)'아오시오노사토 캠프장'에 자리를 잡았다. 더 이상 렌트카를 타고 다닐 수 없었기 때문에, 이즈하라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캠프장에서 머물 생각이었다. 캠프장 이용을 위해 예약을 한 날짜보다 일찍 도착했기에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역시나 그것은 기우였다. 친절해 보이는 캠프장 관리인은 흔쾌히 캠프장 사용을 허락해 주었고, 오히려 캠프장에 사람이 많아 불편할 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해 주었다. 그리고 밤에는 비가 온다고 했다.
캠핑장 앞에 위치한 '오우라 몽돌 해수욕장'의 물은 깨끗했다. 해수욕장 앞의 제단 근처에서 놀던 사람들은 사라졌고, 방파제 넘어 바다에는 오징어 잡이 배들이 하나 둘 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늦은 밤, 몽돌 해수욕장에서 즐기는 해수욕은 대마도의 끈적함과 무더위를 없애기에 충분했다.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은 밤이었다.
△ '오우라 해수욕장'에 위치한 아오시오노사토 캠핑장의 벤치.
이곳에 놀러온 사람들이 숯불을 피워 바바큐를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 해질녘의 '오우라 해변'
둥글둥글한 몽돌을 밟으며 해수욕을 즐기는 묘미가 매력적인 곳이다.
△ 밤이되자 오우라 해변 앞으로 오징어잡이 배들이 출어한 모습이 모였다.
환한 불을 밝힌 오징어잡이 배들이 어두운 바다를 밝혔다.
잠자리에 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빗방울이 텐트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정도 쯤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애써 잠을 청했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주위 텐트에서는 누군가를 다급해 부르는 소리가 났다. 우리 텐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빗물이 바닥에 고였고, 빗방울이 바람을 타고 텐트 안으로 들이치기도 했다. 지퍼로 입구를 채우자니 갑갑하면서도 더웠고, 열고 있자니 빗물이 들이쳤다. 혹시나 거세게 내리치는 비 때문에 큰 화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하며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비는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했고, 바람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대마도 캠핑 여행은 위기를 넘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캠핑장.
강한 비바람 때문에 캠핑 여행은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 비가 내리는 '이즈하라' 시가지.
△ 이즈하라 항구 근처. 조선 통신사와의 수교를 기념하는 벽화.
비바람이 몰아치는 대마도. 이즈하라 시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거센 파도 때문에 부산에서 이즈하라항으로 들어오기로 한 배는 입항 취소가 되었다. 파도가 거칠었기 때문에, 도저히 배가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었다. 비바람 몰아치는 대마도. 그렇게 대마도 캠핑 여행은 막을 내려야 했다.
▷ 대마도 여행 관련 정보
- 대마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쓰시마 부산 사무소' 홈페이지(http://tsushima-busan.or.kr)를 적극 활용 하자. 여행 정보를 비롯한 여러가지 정보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 렌트카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1일 버스 패스를 잘 활용하도록 하자. 대마도의 버스 차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 1000엔 짜리 버스 패스는 매우 유용하게 쓰을 것이다. 일례로, 필자가 갔던 '오우라 해수욕장'으로 가는 시내 버스는 불과 '8km'정도 떨어져 있지만 무려 버스비는 '470엔'이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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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7. 7. 10:30
1. 여행에서의 만남.
일상을 뒤로 한 채 떠나는 여행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만남을 기대한다. 일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 여행지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 만남에 대한 기대는 여행을 더욱 즐겁고, 풍성하게 만든다. 기대로 가득 찬 여행에서는 많은 것들을 마주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닐까?
내가 평소에 만났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 여행은 우리들을 좀 더 관대하고 호의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힘이 있기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변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2. 바하리야(Bahariya)에서 만난 사람.
△ 바하리야 '흑사막'으로 향하는 길(왼쪽)과 이집트 서부 시와사막(Siwa desert, 사하라사막)(오른쪽).
'바하리야'의 흑사막과 백사막은 한 달 동안의 이집트 여행 마지막 행선지였다. 모래 언덕이 지평선 너머까지 펼쳐져 있던 '시와 사막(Siwa desert)'의 경이로움을 잊지 못한 나는, 시와 사막의 여운을 안은 채 카이로에서 버스를 타고 5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있는 '바하리야'로 향했다. 내가 여행 일정에 없던 '바하리야'로 향한 것은 '바하리야 사막'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어쩌면 '사막 여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바하리야'에 가서 모든 일정, 예컨대 '사막 투어'와 '숙소' 등을 결정할 요량으로 아침 일찍 바하리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던 나는,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흰색 도요타 지프(jeep)에 동승했다. 바하리야 버스 정류장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갈피를 못 잡고 있던 나에게 지프 운전 기사가 '사막 투어'를 갈 것이냐고 물어왔고, 보조석에 타고 있던 한 남자가 사막 투어를 함께 가자고 했기에 나는 냉큼 지프에 올랐던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시간과 사막 투어 비용, 모든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프 운전 기사의 이름은 '알리', 옆 자리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일본에서 온 '스즈키'였다. 흙먼지 폴폴 날리는 혼잡한 버스 정류장을 빠져나온 지프는 식료품 가게 앞에 멈춰 섰다. 알리는 닭고기와 채소,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물과 술을 차에 실으며, 오늘 밤 사막에서 먹을 음식들이라고 했다. 음식을 가득 실은 지프는 마을을 벗어나 사막의 초입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있는 찻집 앞에 멈춰섰다. 한 낮의 태양은 뜨거웠고, 나는 그곳에서 민트차를 주문했다.
3. 흑사막과 백사막(Black & White Desert). 그리고 사막에서의 하룻밤.
△ 검은색 돌들이 대지를 뒤덮고 있는 흑사막(왼쪽)과 석회함 바위들이 즐비한 백사막(오른쪽)
지프는 사막을 달렸다. 흑사막을 거쳐 백사막으로 가서 하룻밤 보내고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지프는 흙먼지를 일으키며 흑사막의 자갈길을 마구 달렸다. 검은 돌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고, 붉은 빛을 띠는 흙과 바위가 검은색 자갈들에 뒤덮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생각해 왔던 '사막'의 이미지와는 다른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흑사막에서는 이따금씩 화석을 줍기도 했다. 조개 화석이었다. 먼 옛날에는 사하라 사막이 바다였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이 있다.
지프는 흑사막을 지나 백사막에 접어들었다. 사막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검은빛이 감돌던 풍경은 온데간데 없고, 노란빛을 띠는 모래와 그 위에 솟아 있는 새하얀 석회 바위들이이 주변을 장악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석회 바위들은 바람이 실어온 모래와의 격렬한 마찰 때문에 버섯 바위가 되어 있었다.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렇지만 즐겁지 않았다. 뭔가, 부족한 느낌. 마음 속의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반나절 동안 완전히 다른 두 얼굴을 가진 사막을 보았다는 기쁨보다는 '사막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 것에서 오는 '실망'이 더 컸다. 나는 줄곧 '이것 말고 다른 건 없나'라는 생각을 하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시와 사막'에서 느낄 수 있었던 경이로움과 장엄함을 '바하리야 사막'에서 볼 수 없었기 때문일까. 아쉬운 마음은 자꾸만 커져갔고, 내 표정은 기쁘다기보다는 시무룩에 가까워져 있었다. 스즈키는 나에게 큰 걱정거리가 있는 것 처럼 보인다면서, 나를 걱정해주기까지 했다. 스즈키는 지프를 타고 가는 내내 탄성을 지르며 사진기 셔터를 눌러댔지만, 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주변 풍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우리는 같은 것을 보았지만 생각하는 것은 분명 달랐다.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갈 때 쯤, 지프는 백사막 한켠 새하얀 버섯 바위들로 둘러싸인 곳에 멈춰 섰다. 알리가 불을 피우고 저녁 식사를 준비할 동안 스즈키와 나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며 음악을 들었다. 스즈키는 '바하리야 사막 투어'를 위해 '사막에서 듣기 좋은 음악 셀렉션'을 준비 해 왔고, 카이로에서 투어 예약을 하면서 내가 낸 돈보다 5배나 더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나보다 15살 많은 스즈키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괜찮아. 사막 투어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아. 혼자보다는 둘이 더 재미있잖아." 스즈키는 내가 함께해서 더 즐겁다고 말했지만, 나는 '스즈키가 예약한 투어에 내가 갑자기 끼어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모닥불이 서서히 잦아들 무렵 우리는 담요를 덮고 나란히 누웠다. 은하수가 밤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4. 사막, 바하리야를 떠나며.
△ 우리는 백사막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백사막의 버섯 바위 틈으로 보이던 태양은 숨죽이며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왼쪽)
사막 저편, 불모의 땅위로 솟아오르는 태양. 세상의 모든 사물들이 숨 죽인 채,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듯, 사막은 고요했다. 우리는 태양이 붉은 기운을 잃고 백색으로 변했을 즈음 사막을 떠났다.
햇빛 사이로 메마른 흙먼지가 부유하고 있는 바하리야 거리. 우리는 작은 그늘에 잠긴 길쭉한 나무 벤치에 나란히 앉아 카이로행 버스를 기다렸다. 어색한 침묵만이 흐를 뿐,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이윽고 스즈키가 견딜 수 없다는 듯 말을 꺼냈다. "사막 투어 어땠어? 즐겁지 않아 보이던데···"
그랬다. 즐겁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바하리야에 도착한 순간부터 '시와 사막에 대한 기억'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바하리야 사막 투어를 하는 내내 '시와 사막'이 떠올랐고 '시와 사막'과 '바하리야 사막'이 비교되었다. 흑사막과 백사막은 분명 '매력적인 장소'임이 틀림 없었지만, 나에게는 '온전한' 흑사막과 백사막이 없었다. '바하리야 사막'은 '시와 사막'의 장대한 스케일과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시와 사막보다 '비싼 금액'의 바하리야 사막 투어가 '웅장함'과 '경이로움'을 선사해주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괴로워했다. 나는 스즈키에게 변명하듯 내가 겪었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런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너는 여기에서 최고의 즐거움을 찾고 최대한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슬퍼 보였던 거야. 예전에 네가 얼마를 주고, 어떤 경험을 했고, 무엇을 보았는지, 그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번 사막 투어에서 너와 나(스즈키)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여기 '바하리야'에서 최고의 만족을 느끼고 최대한 행복해지는 것이었어. 우리가 함께 보냈던 시간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잖아.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최고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해.
스즈키의 말이 끝난 뒤, 커다란 침묵이 둘 사이에 놓였다. 부끄러웠다. 그것은 나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이었다.
바하리야를 떠난 버스는 지평선 너머로 향했고, 버스가 달리는 내내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나의 이집트 여행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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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6. 30. 10:03
1.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지나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곳이 있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히말라야'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미의 등뼈라고 불리는 '안데스 산맥'의 중앙을 관통하는 길에 위치한 두 도시, 페루 '푸노'와 볼리비아 '라파스'. 해발고도 약 3800m에 위치한 '푸노(Puno)'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 '티티카카(Lake Titicaca)'가 있고, 티티카카 호수를 거쳐 안데스 산맥을 가로질러 가다보면 높이 약 3600-4100m에 걸쳐 형성된 대도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Capital/행정 수도)'인 '라파스(La Paz, 라파즈)'를 만날 수 있다.
남미 최고의 볼 거리로 꼽히는 '마추픽추(Machu Pucchu)'와 '우유니 소금 사막(Salt flat)'을 잇는 코스의 중간에 위치한 두 도시. 남미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숙명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두 곳을 거쳐간다. 푸노와 라파스를 연결하는 길 위에서 만날 수 있었던 모습. 창 밖으로 스쳐 지나간 풍경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에게는 우연이라고도 할 수 있었기에, 그것들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아있다.
△ 내가 푸노를 찾은 것은 '티티카카 호수' 때문이었다.
볼리비아로 가기 위한 길목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로 유명하다.
사진은 '타킬레 섬'에서 바라본 티티카카.
△ 페루 푸노(Puno)에서 볼리비아 라파스(La Paz)로 가는 길은 조금 고단하긴 해도 멋진 길이다.
남미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피할 수 없는 이 길, 야간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나는 '낮'에 이 길을 지났다.
2. 푸노에서 융구요(Puno to Yunguyo) - 페루의 국경을 넘다.
△ 숙소에서 가볍게 아침을 챙겨먹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왔다.
아침 9시, 융구요로 향하는 버스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미 여행을 하다보면 장거리 버스를 많이 타게 된다. 짧게는 6시간에서부터 보통 10시간. 길면 50시간 이상을 타고 갈 때도 있다. 효율적인 여행 일정과 숙박비를 아끼기위해 많은 여행자들은 '야간 버스'를 이용한다. 특히, 국경을 넘어가는 장거리 이동의 경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야간 버스'를 이용하게 마련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이동하는 코스인 '푸노'에서 '라파스'로 가는 길에도 야간 버스가 있다. 여행사에 한 마디만 던지면 '야간 버스'를 타고 한 번에 푸노에서 라파스로 갈 수 있었지만, 나는 야간 버스를 타지 않았다. 로컬 버스를 여러번 갈아타면서 라파스로 향했다. 그게 가장 저렴한 방법이었다.
티티카카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도시 푸노의 아침. 버스 터미널 주변은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람들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먹을 거리를 파는 사람들이 생기를 북돋우고 있었다. 나는 융구요로 향하는 중형 버스에 몸을 실었다. 푸노를 떠난 버스가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융구요에 닿았을 때는 2시간 반 정도가 지나있었다. 융구요 중심가에 내린 나에게 말을 건넨 건 '오토릭샤' 운전 기사였다. 국경 출입국사무소까지는 2km 남짓. 국경을 통과할 때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에 오토릭샤에 올랐다.
△ '카사니(Kasani)', 페루와 볼리비아의 접경 지역이다.
카사니 출입국관리사무소. 페루 사무소에서 출국 스탭프를 찍고, 언덕을 올라 볼리비아로 넘어갔다.
페루의 우기. 곧장이라도 비가 쏟아져 내릴 듯한 느낌의 우중충한 날씨였다.
△ 카사니, 볼리비아 출입국관리사무소.
3.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스(Copacabana to La Paz) - 티티카카를 건너고 안데스 만년설을 보았다.
카사니에 위치한 볼리비아 출입국사무소에서 입국 스탬프를 받았다. 볼리비아 비자 유효기간은 30일. 마추픽추에 오르기 전, 쿠스코(Cusco)에 있는 볼리비아 영사관에서 받은 것이었다. 볼리비아 비자를 받기 위해 에콰도르 키토의 국립병원에서 황열병(yellow fever) 주사를 맞았고, 쓰지 않을 비행기 티켓(제3국 행)을 가져가, 전전긍긍하며 영사와 인터뷰를 했던 것에 비해 너무나도 간단한 입국 심사였다.
입국 사무소를 나오니 '미니버스(봉고차)' 운전자가 나를 불렀다. '코파카바나'로 가는 미니버스 운전 기사다. 페루-볼리비아 국경에서 10km 정도 떨어진, '코파카바나'에서 '라파스'로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 하나 둘 씩, 미니 버스의 자리를 채워나갔고 더 이상 사람을 태울 수 없게되자 미니 버스는 출발했다. 코파카바나로 향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여분. 간간히 '티티카카 호수'가 보였다. 페루 푸노와 마찬가지로 '코파카바나'도 '티티카카 호수' 때문에 유명한 곳이다. 페루에 '푸노'가 있다면, 볼리비아에는 '코파카바나'가 있는 것이다.
코파카바나는 푸노 보다 혼잡했다. 많은 여행자들이 보였고, 라파스를 비롯한 여러 도시로 출발하는 버스들이 많았다. 내가 코파카바나에 도착해서 '라파스 행' 버스를 찾았을 때, 버스는 이제 막 출발하려던 참이었다. 대형 버스들이 차례로 시가지를 빠져나가고, 내가 탄 중형 버스가 뒤따랐다. 그렇게, 30여분을 달린 버스가 갑자기 멈췄고 사람들이 내렸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들을 뒤따랐다.
△ 버스는 섰고, 사람들은 모두 내렸다.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사람들을 따라갔다. 사람들은 티티카카 호수가 보이는 쪽으로 걸었다.
'티퀴나(Tiquina)'.
내가 도착한 곳은 '산 페드로 데 티퀴나(San Pedro de Tiquina)' 였고, 여기서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가야 했다.
건너편은 '에스트레초 데 티퀴나(Estrecho de Tiquina)'.
아직 티티카카호수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코파카바나를 출발한 버스는 '티퀴나'를 건너야 했다. '산 페드로 데 티퀴나'에서 '에스트레초 데 티퀴나'로 연결되는 이 길은 '푸노에서 라파스'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아니지만, 현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길이었다(지도상 가장 빠른 길은 티티카카호수의 남쪽(동남 방향), 데사구아데로(Desaguadero)를 지나는 것이다). 티티카카호수의 티퀴나를 건너는 방법이 비록 느리긴 했지만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인 만큼, 나에게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쁨을 주었다.
△ 아래쪽의 '산 페드로 데 티퀴나'에 내린 나는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야 했다.
선착장에서 티켓을 끊고, 작은 보트(란차/Lancha)를 타고 티티카카 호수를 건넌다.
△ 란차(소형 보트)에 오르는 사람들.
사람들이 다 오르면, 작은 모터보트는 티티카카 호수 건너편을 향해 출발한다.
사람들이 먼저 호수를 건너는 것이다.
△ 사람들이 '보트'를 타고 호수를 건널 동안,
버스는 뗏목에 오른다.
길버스와 승용차를 실은 뗏목은 유유히 호수를 가로질러 반대편 선착장에 버스와 승용차를 내려놓는다.
△ '에스트레초 데 티퀴나'에 내렸다.
보트에서 내린 사람들은 광장으로 향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한다.
이곳에서 내가 타고 온 버스가 호수를 건너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에스트레초'에서 '산 페드로' 쪽으로 건너가는 사람들(왼쪽).
나는 '에스트레초'의 광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허기를 채웠다.
티티카카 호수에서 잡힌 '작은 물고기 튀김'과 '구운 감자' 세트를 사 먹었다.
물고기 튀김은 '빙어 튀김'을 먹을 때 느낄 수 있는 고소함이 있었다.
티퀴나를 떠난 버스는 '라파스'를 향해 달렸다. '티티카카 호수'의 모습은 조금씩 조금씩 뒤로 밀려났고, 안데스 산맥의 웅장함이 눈앞에 펼쳐졌다. 티티카카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들, 구름을 두르고 있는 호수를 이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터였다.
라파스로 향하는 3시간 남짓. 창밖에 펼쳐진 볼리비아의 풍경은 단조로웠지만 충분히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했다. 여느 농촌과 다름 없어 보이는 풍경들이 펼쳐졌지만, 저 멀리 보이는 안데스의 '만년설'. 가도가도 안데스의 만년설은 사라지지 않았다. 계절로 본다면 '한여름'에 해당하는 남미의 1월. 히말라야가 아닌 곳에서 '만년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다소 낯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볼리비아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 주었다.
△ 티티카카 호수가 저 멀리 사라졌을 때, 저 멀리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이 보였다.
넓게 펼쳐진 들판, 그리고 그 끝에 안데스 산자락 '만년설'이 있었다.
△ 저 멀리 만년설. 그리고 들판에 나와있는 사람들.
△ 작은 버스(미니 버스)의 풍경.
우리나라의 '마을 버스'와 비슷한 버스는 포장 도로와 비포장 도로를 달리며 심하게 흔들렸다.
라파스로 향하는 길에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찼고, 공간이 되는 대로 자리를 잡았다.
이 모든 것이 일상인 사람들은 무표정한 얼굴을 한 채, 목적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 버스에서 나와 함께 놀아준 꼬마.
남미의 꼬마들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거부감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친근함을 가지고 다가왔다.
자신의 모습이 사진기에 담기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 주었다.
△ 푸노를 떠난 지 8시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 '라파스'에 도착했다.
라파스에 도착했을 때도, 저 멀리 안데스의 만년설을 볼 수 있었다.
푸노에서부터 약 8시간. 라파즈에 도착했다. 푸노에서 융구요. 융구요에서 코파카바나. 코파카바나에서 티퀴나를 거쳐 라파스까지. 야간 버스를 타면, 한 번에 금방 오는 길이었지만 나는 천천히 가는 방법을 택했다.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는 독특한 방식을 보았고, 물고기 튀김을 맛 볼 수 있었고, 한없이 맑은 눈을 가진 볼리비아의 꼬마를 보았다. 그리고, 구름과 같은 높이에 있는 길을 달리며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에 감탄했다. 어쩌면 다시 보지 못 할 지도 모르는 풍경들을 지나서 도착한 '라파스'.
라파스에서 며칠간 머무르면서 보았던 그 어떤 풍경들보다, 푸노에서 라파스로 가는 길 위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이 더 그립다.
△ 라파스에 도착한 날,
라파스에서도 고지대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의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시간을 보냈다.
어둠이 깔리는 라파스 시가지 뒤쪽으로 검은 구름이 산처럼 솟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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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행자 거리.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세계 곳곳에는 수 많은 관광 명소들이 있고, 유명 관광지들은 항상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유명한 관광지'이기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것과는 조금 다른, 그런 곳이 '방콕'에 있다.
저렴한 물가, 고대 문화 유적을 비롯한 다양한 볼 거리와 먹거리, 그리고 화려한 밤문화. 태국의 수도이자 동남아에서 가장 역동적이면서 화려한 도시로 꼽히는 '방콕'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곳이다. 방콕의 전철(지상철, BTS)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가지에는 초고층 빌딩과 복합 쇼핑몰들이 즐비해 있어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쇼핑몰의 번잡함과 현란한 네온사인을 벗어난 지역, 중심가 서쪽에 위치한 구시가(Old city)는 방콕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방콕의 조용한 일상이 잘 간직되어 있는 구시가 한켠, 그곳에는 전 세계 여행자들이 모여든다는 '카오산 로드(Khaosan Road)'가 있다.
배낭 여행자들의 성지로 불리는 '카오산 로드'. "카오산 로드에서 모든 여행이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이곳은 많은 여행자들로 북적이며 '여행자 거리'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 '카오산 로드'.
카오산로드에는 여행자들을 위한 모든 것이 있다.
2. 카오산로드, 그리고 구시가(Khaosan Road & Old City).
△ 카오산 로드의 밤.
거리를 여행자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 술집과 레스토랑에 앉아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여행자들.
거리에는 음악이 울려퍼지고, 카오산로드의 마사지샵은 여행자들로 넘쳐난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방콕을 찾는다. 방콕을 찾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두 가지 이유면 충분했다. 하나는 '카오산 로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다른 여행지로 떠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방콕의 구시가(Old City, 올드시티)에 위치한 400m 남짓한 직선의 거리 '카오산 로드'는 낮과 밤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랐다. 휘황찬란한 조명, 거리에 즐비한 술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관광객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 서로 뒤엉킨 채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여행자들과 여행자들 틈에서 음식을 파는 사람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매일 밤, 카오산로드에서는 '세상의 모든 여행자들이 전부 모여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많은 여행자들이 만들어내는 시끌벅쩍함과 혼잡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나도 그 일부가 되었다.
낮의 카오산로드는 고요했고 밤의 모습을 생각하면 소름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낮의 거리에는 배낭과 캐리어를 든 몇몇 여행자, 그리고 축 늘어진 채 의자에 앉아있는 여행자의 모습이 보일 뿐,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거리였다. 카오산로드의 다채로움, 어쩌면 '낯섦'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이것이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카오산로드의 매력일지도 모른다.
△ 카오산로드 초입.
툭툭이 서 있고, 그 옆으로 외국인 여행자가 악세서리 샵 앞을 지나고 있다.
밤의 카오산은 화려함과 번잡함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낮의 카오산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유명한 거리 주변의 골목과 거리는 항상 시끌벅적하다. 카오산 로드의 주변도 그랬다. 그러나, 카오산로드 남쪽의 큰 길을 하나 건너면 '카오산로드'와는 너무나도 다른 방콕의 일상이 있었다.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구시가의 골목. 나는 골목길을 걸으며 방콕의 일상, 구시가지에서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았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는 장소. 허름하다고 해야 할 법 한 곳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는 '천천히 흘러가는 삶'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평온함이 느껴졌다. 골목골목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그들은 나에게 눈웃음을 지어줄 여유는 있었다. 골목을 벗어나 큰 길가로 나오면 바쁜 일상이 되어버리지만, 그래도 작은 골목들에는 여유로운 일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 평온함이 느껴지는 구시가의 골목.
개 한마리가 피곤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 방콕 구시가의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모습.
화려하거나 세련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사는 멋이 있다.
태국은 작은 집이든 큰 집이든 집집마다 작은 불상들을 모셔놓은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구시가의 골목길에서 미니어처 같은 불상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구시가의 수로.
물이 깨끗하진 않지만, 이곳도 구시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의 일부이다.
△ 마작 놀이를 즐기던 사람들의 흔적. 그리고 길가에서 판매되고 있던 꽃 장식.
△ 구시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사원'.
△ 구시가에 위치한 비교적 규모가 큰 사원 'Wat Saket(왓 사켓).
사원은 어디를 가든 깔끔하게 정리정돈 되어 있다.
사원 한켠에 앉아 바람을 쐬면서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구시가에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3. 방콕, 중심가의 화려함.
방콕의 밤은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화려한 밤 만큼이나 낮의 방콕 중심가도 분주하게 움직인다. 카오산로드가 있는 구시가(올드 시티)에서 시내 버스(Local bus)를 타고 20여분, 툭툭(Tuk-Tuk)을 타면 10여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방콕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역과 연결되어 있는 대형 쇼핑몰은 방콕을 초현대적인 모습을 가진 도시로 변모시켜주는 동시에 방콕이 '쇼핑의 메카'로 불릴 수 있게 만들어준다. 방콕 중심가의 대형 쇼핑센터는 올드시티에서의 무료함을 달래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방콕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형 쇼핑몰에서 쇼핑을 즐기고, 식사를 하고 있다.
올드시티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올드시티의 건물, 사람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지만, 방콕 시내의 화려함과 분주함도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특히, 해질녘부터 서서히 타오르는 거리의 네온사인 간판들은 방콕의 밤이 깊어갈 수록 활활 타오른다.
△ 방콕 시내 중심가.
방콕의 대표적인 쇼핑몰인 시암 센터(SIAM CENTER).
시암센터를 비롯한 방콕 곳곳에는 BTS역을 중심으로 쇼핑몰들이 많이 있다.
△ 시암 센터의 상징격이라 할 수 있는 '파라곤 백화점(Paragon)' & 내부.
△ 방콕 시내는 쇼핑몰 말고도 골목골목에 먹을 거리들이 많다.
방콕에서 '망고 디저트'로 유명한 시암센터 근처의 '망고탱고(MangoTango)'를 찾았다.
망고 아이스크림과 푸딩, 그리고 오리지널 태국 망고를 맛봤다.
방콕은 '낮'보다는 '밤'이 어울리는 도시다. 카오산로드의 생기넘치는 모습도 '밤'에 발견할 수 있고, 밤이 되었을 때 황금빛으로 빛나는 사원들을 볼 수도 있다. 해질녘부터 유람선을 타고 방콕의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것도 방콕 여행이 주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도 있고, 높은 빌딩의 스카이라운지에서 야경을 보는 것 또한 방콕이 전해주는 즐거움이다. 또 한가지, 화려한 '밤의 쇼'도 빼 놓을 수 없다.
△ 밤이면 황금빛으로 빛나는 구시가 초입에 있는 사원 'Maha Jesada Bodin Pavilion.
△ 방콕, 짜오프라야강의 유람선을 타면서 구시가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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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5. 29. 13:19
1. 내 인생의 명장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 상상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 되어 미소 짓게 만드는 그런 장면들이 있다. 그것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했던 장면일 수도 있고, 어느 날 우연히 마주하게 된 일상 속의 한 장면, 혹은 여행을 통해 마주하게 된 멋진 풍경의 하나일 수도 있다. 누군가가 그 곳, 그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심장이 쿵쾅거리며 가슴 두근거릴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한 사람이다.
세상에는 잘 알려진 관광 명소가 많지만, 모든 명소가 그에 걸맞는 '감동'이나 '기쁨', '설렘'을 주지는 않는다. "나쁘지 않았어"라는 말은 들을 수 있을지언정, "상상만 해도 즐거워"라는 말을 듣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우리는 '감동'을 받을 수도 있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면서 환희를 맛볼 수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여행 속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풍경들과 마주할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 속에서 만나는 풍경. 그런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여행자-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큰 기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터키 중앙의 카파도키아. '괴레메'의 암석들과 마주했을 때, 나는 크나큰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지금, 내 가슴은 두근거린다.
△ 터키 카파도키아, 괴레메 주변의 풍경.
기괴 암석들이 대지를 덮고 있다.
카파도키아 지방은 기괴 암석들과 더불어 동굴집(숙소)로 유명한 곳이다.
2. 잊을 수 없는 풍경 - 터키 카파도키아, 괴레메(Cappadocia, Göreme).
△ 바위들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다보면 괴레메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안내판.
바위에 새겨진 글씨가 괴레메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여행자들에게, 터키는 상당히 매혹적인 곳이다.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에 걸쳐있는,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터키는 '이스탄불'이라는 도시 하나만으로도 여행자들에게 있어서 참으로 매력적인 곳이지만, 터키에는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여행자들을 감동시킬 만한 것을 많이 가진 곳이다.
길지 않은 터키 여행을 하게 된다면,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터키 서부 에게해 연안의 '이즈미르(Izmir)'와 서부 내륙의 '파묵갈래(Pamukkale), 동부 흑해 연안의 '트라브존(Trabzon)', 그리고 중부 내륙의 '카파도키아(Cappadocia)'. 이들 중에서 어디 하나 빼놓을 곳이 없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길지 않은 여행 기간, 선택을 해야 한다.
△ 터키 중부의 '콘야(Konya)'에서 괴레메로 향하는 길에 들렀던 터미널.
콘야 버스터미널에서 괴레메까지 버스로 3시간 정도 걸렸다.
이스탄불에서 괴레메까지는 보통 야간 버스를 타고 가며, 10시간 정도 걸린다.
터키 남부 아다나(ADANA)에서는 4시간.
여행 일정의 갑작스런 변경으로 터키에서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밖에 없었던 나는, 여러 장소를 포기해야 했지만 '카파도키아'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장소,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 카파도키아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애초에 카파도키아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이 '카파도키아'가 "좋았다"라고 말했고, 터키에서 만난 현지인들도 '카파도키아' 만큼은 "좋다"라고 말했기 때문에 나는 카파도키아에는 꼭 가보리라고 다짐했던 것이다. 나는 그렇게, 카파도키아 지방의 작은 도시인 '괴레메'로 향했다.
터키 남부 '아다나(Adana)'에서 중부의 '콘야(Konya)'로 향했던 나는, 콘야에서 괴레메행 버스에 올랐다. 콘야에서 3시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스쳐지나가는 풍경. 왠지 모를 기대감이 나를 감쌌다. 그 기대감은, 괴레메가 가까워질수록 커져갔다.
'여기가, 카파도키아 구나'. 기괴 암석들. (지금은 대부분 여행자를 위한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바위 속에 지어진 '동굴 집'. 파란 하늘과 구름. 투명한 햇살. 드넓은 대지 위에 우뚝 솟아있는 암석들과 하늘의 조화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카파도키아의 대지 위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카파도키아의 대지 위에서 봄바람 맞으며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 맑은 햇살이 내리쬐는 카파도키아.
나는 괴레메 서쪽에 위치한 우치사르(UÇhisar)에서부터 괴레메까지 걸었다.
우치사르에서 괴레메로 가는 길에 만날 수 있는 풍경은 감동을 안겨준다.
사진의 왼쪽편에 관광객들이 뷰포인트(View Point)에 모여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우치사르의 한적한 모습.
우치사르에도 많은 동굴집들을 볼 수 있다.
△ 우치사르에서 괴레메로 향하는 길에 만난 풍경.
△ 카파도키아의 풍경.
꼬깔 모양의 바위는 모두 '집'들로 사용되던 것이거나, 사용되고 있다.
3. 괴레메,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Sunrise to Sunset).
해가 뜰 무렵, 동굴 숙소가 아직은 눅눅함과 서늘함으로 가득차 있는 새벽. 괴레메는 분주하게 움직인다. 더러는 해가 뜰 무렵에 하늘로 떠오르는 '열기구(Balloon)'를 타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더러는 괴레메의 뒷동산에 올라, 저 멀리 지평선의 뒤쪽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기 위해 움직인다. 떠오로는 태양과 함께 하늘 위에 생기는 검은 점들. 어둠을 걷어내는 붉은 빛이 대지를 감싸안을 때, 열기구들은 하늘 위로 떠올라 또 하나의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냈다. 대지에 드리우는 붉은 태양과 파란 하늘. 그리고 파란 하늘에 걸리는 열기구의 향연. 괴레메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된다.
△ 태양이 떠오르며 대지를 서서히 붉게 물들이는 중이다.
이른 아침, 일출을 보기 위해 뒷동산에 올랐다.
△ 태양빛을 받으며 하늘 위로 떠오르는 열기구.
많은 사람들이 '카파도키아 열기구'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 어둠이 완전히 걷히면, 많은 수의 열기구들이 하늘 위로 떠오른다.
△ 파란 하늘에 걸린 열기구.
태양이 내리쬐는 카파도키아의 낮은 맑고 투명하다. 나는 괴레메를 벗어나 우치사르로 향했다. 물 병 하나와 카메라를 들고, 우치사르에서부터 괴레메를 향해 걷는 것. 그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태양 빛을 받아 빛나는 '동굴 집'들. 바위와 동굴 집들 사이로 피어난 꽃과 들풀. 카파도키아의 한쪽 끝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 그저 길을 걸으며, 멋진 풍경을 바라보고.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담기 위해 사진기 셔터만 눌러도 좋다.
괴레메는 조용한 곳이다. 태양이 저 멀리 지평선 아래로 사라질 때, 괴레메에는 엄숙한 분위기가 감돈다. 작은 도시의 선남선녀. 그리고 나와 같은 여행자들은 또 다시 마을 뒤쪽의 언덕에 오른다. 아침에 그랬던 것 과는 다른 느낌으로, 언덕 위에서 사라지는 태양을 바라본다. 다시금 어둠이 스미는 카파도키아의 대지. 어둠이 완전시 카파도키아의 대지를 덮기 전, 언덕에서 내려온다. 또 이렇게 하루가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 우치사르에서 괴레메로 향하는 길 중간에 있는 '뷰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관광객을 가득 실은 커다란 버스는 사람들을 이곳에 내려 놓았다.
나는 언덕 아래에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 카파도키아 '뷰포인트'에서 바라본 모습.
뷰포인트 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 괴레메의 모습.
어쩌면, 너무나도 메말라 보이는 곳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 낮, 조용한 거리 괴레메의 거리.
△ 해질녘이 되면, 사람들은 괴레메의 뒷동산으로 모인다.
카파도키아 대지 넘어로 사라지는 태양을 보기 위해서이다.
△ 사라지는 태양이 만들어낸 카파도키아의 모습.
4. 카파도키아, 결코 놓칠 수 없는 장면.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다시 한 번 이곳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있다. 그런 장소들의 우선순위를 매긴다면 '카파도키아'는 단연 우선순위의 위쪽에 위치할 만한 곳이다. 내 인생의 명장면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을 만한 곳, '카파도키아'. 터키에는 매력적인 장소가 너무나도 많지만, '카파도키아'는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카파도키아의 대지가 전해주는 전율과 맛있는 음식(항아리 케밥으로 대표되는 카파도키아의 음식). 상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곳이다.
△ 우치사르에서 발견한, 나만의 뷰 포인트.
카파도키아의 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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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시는 볼 수 없는 것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우리는 가끔씩 '사라졌다'라는 이야기를 듣곤한다. 몇 년 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라진 문화재들과 최근에 벌어진 이라크의 문화재 파괴. 더 가까운 이야기로는, 불길 속에서 처참하게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숭례문(남대문)'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인류가 지나온 흔적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많은 영감을 준다. 그러나 그것들은 인간에 의해서, 혹은 '자연'이라는 불가항력의 힘에 의해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끝내는 사라져 버릴, 인류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라는 슬프면서도 장엄한 느낌이 드는 말. 매년 수 백 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도 그 중 하나이다(흔히, 앙코르 유적지에는 수 많은 사원과 건축물들이 있지만 그 대표적인 건물인 '앙코르와트'가 앙코르유적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면서 '앙코르 와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그곳. 그곳이 "결국 사라져 버린다"는 말을 믿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 City)의 북쪽, 밀림 속에 위치한 앙코르 유적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파괴되고 있다. 언젠가는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 캄보디아 시엠립의 북쪽, '앙코르 유적'의 첫 시작은 '앙코르 와트'이다.
앙코르와트가 연못에 비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보존 상태가 뛰어난 장소이기도 하다.
△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 와트'로 가기 위해, 해자를 건너고 있다.
2. 앙코르와트 너머, 정글의 앙코르 유적들.
앙코르 유적지의 크기와 규모는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하지만, 그것들의 대부분이 정글의 밀림 속에 파묻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그 크기를 어림짐작 할 수 밖에 없고,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여러 유적군들을 다 둘러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정도이다. 그런 까닭 때문인지, 앙코르 유적지의 시작부터가 남다르다.
앙코르 유적지를 대표하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와 그 너머의의 '앙코르 톰(Angkor Thom)', 그리고 주변의 유적지들을 둘러보기 위해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때 부터, 범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매표소에서 파는 티켓은 1일권과 3일권, 7일권으로 나뉜다는 점(각각 20, 40, 70달러/2015기준), 그리고 매표소에서 즉석으로 사진을 찍어 '티켓'속에 사진을 넣는 다는 점(본인 확인용이다), 그리고 3일권 이상부터는 며칠 간의 간격을 두고 앙코르 유적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앙코르 유적'의 특별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 앙코르와트 유적지의 티켓은 1일권, 3일권, 7일권으로 나뉜다.
3일권은 일주일의 기간 동안 3일 입장할 수 있으며, 7일권은 한 달의 기간 동안 7일 입장할 수 있다.
또한, '앙코르와트' 입장권에는 양도 방지를 위한 '사진'이 실리는데, 엄한 표정을 지은 사진을 찍게 되면 검표원과 다소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왼쪽)
3일권 부터는 입장할 때 뒤 쪽에 표시된 숫자(날짜)에 구멍을 뚫게 된다.(오른쪽)
앙코르 와트를 시작으로 정글 속의 여러 유적지를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툭툭'을 타고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방법이다. 물론, 단체 관광객들은 '관광 버스'를 타고 중요한 유적(앙코르 왓/톰)을 둘러볼 수도 있고, 밀림 속을 걸으며 유적지를 둘러볼 수도 있다.
자전거와 툭툭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툭툭은 빠르고, 편안하게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앙코르에서 가장 인기있는 교통 수단이다. 반면, 자전거는 정글의 소나기가 내리거나, 힘들고 지칠 때는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밀림 속의 변화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가끔은, 툭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지도 위에 하나의 점과 또 다른 점들을 찍어 넣는 과정이 '툭툭'이라고 말 한다면, 자전거는 지도 위에 '선'을 그리는 과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앙코르 유적의 대표적인 사원이자 '앙코르 유적'을 일컫는 말로 쓰이는 '앙코르 와트'.
수 많은 관광객들이 사원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다.
△ 강한 태양이 내리쬐는 '앙코르 와트'.
사람들이 담벼락 그늘 아래에서 쉬는 모습이 눈에 띈다.
△ 사원 내부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
△ 앙코르 유적군들 중 북쪽, 외진 곳에 위치한 프레아칸(Prea khan).
관광객 한 무리가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부조가 새겨진 채 갈라진 벽돌들.
벽돌들에는 이끼가 껴 있고, 무너진 돌더미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 '앙코르 와트'에서 '앙코르 톰'으로 가는 길.
앙코르 유적지를 잇는 길가와 다리 위에는 어김없이 '석상'들이 있다.
△ '앙코르 와트'와 함께 대표적인 '앙코르 유적'지로 손꼽히는 '앙코르 톰'의 석상.
얼굴 모양의 거대한 석상은 '앙코르 유적'의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 앙코르톰 주변의 사원들.
정글 속에 묻혀있지만, '앙코르톰'도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지역으로 손꼽히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보는 하나의 교통 수단, '툭툭'.
툭툭을 타고 앙코르 유적지를 달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은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 뒤, 툭툭들이 길가에 뒤엉켜 있다.
3. 비내리는 앙코르, 자전거를 타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다.
앙코르와트를 시작으로 하는 앙코르 유적의 여러 장소를 둘러보는 일을 하루 만에 끝낼 수는 없었다. 툭툭을 타고 밀림 깊숙한 곳에서부터 밀림의 바깥까지 가서 유적지를 둘러보고 난 뒤, 나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밀림을 샅샅히 누볐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소나기가 쏟아지는 밀림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자전거에 올라 사원과 사원 사이를 이동하며 크메르 제국의 흔적을 둘러보고, 소나기를 만나면 나무 아래에서 비가 그칠 때 까지 하늘을 바라보거나 빠른 속도로 지나가버린 툭툭과 승합차들을 흔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끔은 불개미들의 공격을 받아야 했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새들과 원숭이들에게서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 서린 듯한 시선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고 정글을 돌아다니는 일이 싫다는 생각,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정글에 위치한 '동 바라이(East Baray)'에 비가 내렸다.
관광객들은 비를 피해, 사원 내부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꼬마는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피리를 불었다.
△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관광객.
비가 떨어지는 유적지에는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 소나기가 내리면, 자전거는 움직일 수가 없다.
나무 아래에서 소나기가 그치길 바라며,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본다.
△ 자전거를 타면, 사람들이 잘 찾지않는 유적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점이 좋다.
사진은 동바라이 남쪽에 위치한 '쓰라쓰랭(Srah Srang)'
△ 유적지가 문을 닫는 시간, 아이가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 비가 막 그친 '반띠아이 쓰레이'
앙코르 유적군에서 북동쪽으로 약 37km 떨어진 곳이다.
유적군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한 곳인데,
이곳은 '부조'가 정교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광객들은 우산을 펴 들었고
유적을 관리하는 직원(왼쪽)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정교한 부조.
반띠아이 스라이의 부조는 정교하면서도 아름답다.
△ 여름 우기, 캄보디아의 시엠립에서는 우산이 필수다.
4. 나무, 앙코르 유적을 조금씩 파괴시키는 존재.
밀림에 묻혀 있던 유적이 발견되었을 때 부터, 캄보디아 내전이 끝날 때 까지 약 150여년 간. 유적지는 조금씩 파괴되었다. 지금은 보존과 복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파괴되고' 있다.
수 백년이라는 긴 시간, 오랜 세월 동안 밀림에 파묻혀 있던 앙코르 유적지 곳곳에는 나무뿌리들이 파고 들어 있고, 나무는 해마다 조금씩 뿌리를 좀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고 있다. 나무 뿌리가 건축물들을 아주 느리게,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그런 일.
△ 동 바라이 - 동 베론(East Baray - East Beron)
나무 뿌리가 앙코르 유적을 감싸고 있다.
돌 틈 사이로 뿌리를 밀어넣고, 돌들을 밀어내고 있는 모습을 한 관광객이 사진 찍고 있다.
△ 정글 속에 위치한 '동 바라이'는 나무 뿌리로 인해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 거대한 나무들이 유적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수 십, 수 백년간 나무들은 뿌리를 내려 왔기에, 이들 나무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유적지가 서서히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 나무 뿌리가 유적과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인다.
△ 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석문.
앙코르 톰 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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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5. 6. 12:42
1. 사람을 만난 장소. 사막.
어느 소설가는 목동(양치기)이 주인공인 소설1을 썼다. 양들을 데리고 이곳 저곳 떠돌던 양치기. 나는 사막의 경계에서, 그 소설 속 주인공을 생각했다. 나는 그의 소설을 읽고 또 읽었지만, '지금도 양치기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사막 여행,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어린 양치기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어린 양치기들은 흙먼지를 뒤집어 쓴 채 막대를 들고 있었고, 그것을 그들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 했다. 소설 속의 양치기와는 달랐다.
내가 속한 일행이 오아시스를 떠날 때, 양치기 소년 몇몇이 나에게 다가와 무언가를 부탁했지만 나는 그 부탁을 들어줄 수 없었다.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옳은지, 들어주지 않는 것이 옳은지 알 수 없었다. 우리는 어린 목동들을 뒤로한 채 오아시스를 떠났다.
△ 소년은 포즈를 취했고, 나는 소년의 사진을 찍었다.
작은 화면 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본 목동은 즐거워 했다.
우리가 오아시스를 떠날 때, 목동 소년들은 우리가 지나가는 길을 바라 보고 있었다.
2. 인도 서부, 타르 사막(Thar Desert)2.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
△ 사막에도 마을이 있었고, 학교도 있었다.
학교에서 수업을 마친 아이들이 이방인들을 둘러싸고, 환호성을 질렀다.
그 아이들 뒤로 마을의 여인들이 머리에 물동이를 인 채, 마을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사막이 처음부터 사막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막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태어났을 때는 이미 사막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사막에서 자신들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척박한 땅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불행해 보이지는 않았다. 그들 각자 만족할 만한 삶을 살면서, 때때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나와 같은 관광객)들을 만나면 환호하며, 신기해할 뿐이다. 이방인을 호기심 많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환호성을 지른다.
인도 서부의 타르 사막. 짧은 시간동안의 사막 여행이었지만 몇 개의 오아시스를 거쳤고, 사람들을 만났다. 어른과 아이들. 남자와 여자.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사막 안에 위치한 한 마을에는 학교가 있었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쏟아져 나왔다. 남자 아이들은 책가방을 메고 내 주위에서 손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아이들은 서로 자신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졸라댔다. 학교에 여자 아이는 없었다. 저 멀리서 물동이를 머리에 얹은 여자 아이 하나가 내게 걸어왔고, 수줍게 나를 불렀다. 그녀는 자기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환호성을 지르는 아이들 뒤, 저 멀리에는 물동이를 머리에 인 채무리지어 걸어가는 여인들이 있었다.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어딘가에서 물을 길어 마을로 돌아가는 여인들.
△ 사막의 마을이 가까워 졌으 무렵, 낙타에서 내렸다.
△ 수줍게 사진을 찍어 달라던 소녀(왼쪽)와 마을로 걸어가고 있는 여인들(오른쪽).
△ 학교 안팎 할 것 없이, 학생들은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졸라댔다.
△ 마을의 남자 아이들.
△ 양떼들이 메말라 보이는 마을 앞을 지나고 있다.
오아시스 주변에는 나무 그늘이 있었고, 그곳으로 양떼와 소떼가 그리고 목동들이 모여 들었다. 어린 목동들이 그곳에 있었다. 혼자 양떼를 모는 소년, 아빠나 삼촌처럼 보이는 어른을 따라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다. 목동 아이들을 돕는 개도 몇 마리 있었다. 목동 아이들은 자신들이 양치기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하는 듯 했다. 양치기 소년들이 나중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 오아시스로 향하는 소 떼들. 저 멀리 소떼를 이끄는 목동이 앞서고 있다.
△ 오아시스에서 만난 어린 목동들.
막대를 하나씩 든 채,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 풀을 뜯는 앙들. 오른쪽 끝에 서 있는 양치기.
3. 사막에서 만난 풍경.
인도 서부 타르 사막에 접해 있는 도시는 여러곳이 있었지만, 나는 사막으로 들어가기 위한 도시로 '자이살메르(Jaisalmer, 제설메르)'를 택했다. '자이살메르'의 북쪽에 위치한 '비카네르(Bikaner)'에 머물면서 사막 여행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막으로 들어가는 곳인 '자이살메르'를 출발점으로 잡았다.
타르 사막 여행의 시작은 자이살메르에서 '지프(jeep car)'를 타고 도시를 떠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옛 왕궁터를 지났다. 사막 위, 풍력 발전을 위한 바람개비를 지나, 사막 깊숙한 곳으로 차를 몰자 어느덧 아스팔트 도로는 사라졌다. 비포장 길, 흙먼지를 내면서 달리는 지프. 비포장 길이 끊어진 곳에서 낙타의 등에 올랐다. 눈앞에 펼쳐진 황량한 모래밭. 무겁게 내려 앉고 있는 태양 빛. 낙타는 우리를 싣고 천천히 움직였다.
△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지프를 타고 사막으로 향했다.
사막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옛 궁전터. 지금은 메마른 땅이 되어 아무도 살지 않는다.
△ 사막으로 향하는 길에 풍력 발전을 위한 바람개비를 볼 수 있었다.
태양열 발전이 아닌 풍력 발전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 사막 저 끝, 지평선 끝까지 뻗어있는 도로.
사막을 향하는 도로는 언제나 사막 속에서 소멸되었다.
△ 비포장길을 한참 달렸고 지프에서 내렸다.
지프를 뒤로 한 채,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기 시작했다.
△ 사막의 하늘.
태양의 열기로 가득찬 하늘을 독수리 몇 마리가 날고 있었다.
한 낮. 태양이 머리 위를 지날 때 즈음. 사막은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우리는 더 이상 사막을 걸을 수 없었고,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햇살의 무게가 가벼워질 때까지 우리는 아무 그늘에서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음식을 먹었다. 어두워 지기 전에 목적지까지 가야했기에, 배를 든든히 채워야 했다.
아직, 사막은 뜨거웠지만 우리는 모래 언덕을 지났다. 태양이 사막 저편으로 사라질 무렵 목적지에 도착했고, 잠자리를 정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한껏 달궈져있던 공기는 어느새 상쾌함이 느껴질 정도로 식어 있었다. 태양이 사막 저편으로 사라졌을 때, 사막위로 잠시 달이 떠 올랐다. 그러나 달마저도 사막 저편으로 사라졌다. 어둠은 사막을 감쌌다. 빛이라곤 별 빛 밖에 없었고, 그것은 내 눈앞의 무언가를 구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빛이었다. 그저, 별 빛만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그런 밤이었다.
△ 정오를 지나자 사막은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워졌다.
우리는 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했다.
△ 오랜 시간을 나무 밑에서 보낼 수는 없었다.
휴식을 취한 뒤, 우리는 다시 사막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하룻밤을 묵을 장소. 모래 언덕 위.
그랬다. 사막의 낮은 무거운 햇살 때문에 조용했고, 사막의 밤은 어둠 짙게 내려앉아 있었기에 고요했다. 타르 사막엔 그 흔하다는 들개, 사막여우도 없었다. 우리는 담요 위에 누워, 별 사이사이로 짧은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기 위해 애썼다. 혹시라도, 눈을 깜빡이는 순간 별똥별이 떨어질까봐 두 눈을 부릅뜬 채, 별똥별이 떨어지는 찰나에 소원을 말하기 위해 하늘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저쪽(there)"이라고 누군가 소리쳐서 그쪽을 바라보면, 이미 별똥별은 사라지고 없었고, 아쉬운 탄식만이 그자리에 남았다.
다시 없을 밤. 다시 못 볼 사람들과 풍경. 내가 타르 사막을 다시 찾는다 해도 모든 풍경들은 사라졌을 것이고, 목동 아이들은 어느새 자라 새로운 세상을 탐험하고 있을 것이다. 사막 여행은 항상 '다른 세상'을 다녀온 느낌을 전해준다. 사막 여행의 끝, 도시로 돌아와 바라보는 하늘 저편에서 여행의 흔적을 보았다.
△ 태양이 사라지고 난 뒤 떠오른 달. 하지만 달도 곧 사라져버렸다(왼쪽).
사막의 아침, 모래언덕 위에 발자국을 남겼다(오른쪽)
△ 길을 걷던 낙타가,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풀을 뜯고 있는 낙타.
△ 더위에 지쳐 쉬고 있는 낙타. 그리고 더위에 지친 개.
△ 해질녘, 루프탑(roof top)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자이살메르의 하늘.
우리 일행은 이곳에서 자이살메르에 스며드는 어둠을 바라보며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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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타르 사막(Thar Desert, India)/ 자이살메르-조드푸르(라지스탄 정보)
- 인도를 여행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 중 하나가 '타르 사막 투어'이다. 타르 사막은 인도 서부의 '라자스탄(Rajastan)'주에 있으며, 주로 '자이살메르(Jaisalmer)'를 통해 사막 투어를 하게되지만, 자이살메르의 북쪽에 위치한 '비카네르(Bikaner)'에서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다. 주변의 유명 도시로는 블루 씨티(Blue city)로 잘 알려진 '조드푸르(Jodhpur)'가 있다.
- 자이살메르(제설메르)는 '델리'에서 기차로 1박 2일(약 22~24시간) 정도 걸리며, 조드푸르 에서는 버스로 약 8~10시간 정도(야간 버스)가 걸린다.
- '델리'에서 '자이살메르'를 거쳐 '뭄바이(Mumbai)'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뭄바이로 가는 데 기차로 2박 3일 정도 걸리며, 좌석을 구하기가 힘든편이기도 하다.
- '자이살메르' - '조드푸르' - '바라나시'로 갈 경우, '자이살메르 - 조드푸르'는 '1박/야간(버스)'이 소요되며, '조드푸르 - 바라나시'의 경우 기차로 3박 4일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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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탁 트인 초원. 말을 타고 달린다.
시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는, 탁 트인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가슴 속이 뻥 뚫린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든다. 높은 빌딩, 도미노 블럭처럼 늘어선 아파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머릿속 한켠엔 가슴이 탁 트이는 장소, 멋진 풍경을 찾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산과 바다도 좋지만, 봄에는 드넓은 초원, 벌판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것도 즐겁고 유쾌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넓게 펼쳐진 초원, 그곳에서 말을 타고 달리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몽골의 초원. 테를지 국립공원에 위치한 지평선 저 끝까지 펼쳐진 초원에서 말을 타고 달리다보면, 말과 내가 하나되어 대지의 품에 안긴 느낌이 든다.
△ 몽골의 '테를지(Terelj)'는 우리가 생각하는 '몽골'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이다.
초원위에 드문드문 세워진 게르(원형의 하얀 천막), 달릴 준비가 되어 있는 말.
해질녘에는 게르 위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웃음소리가 대지의 고요를 파고든다.
image. 테를지 국립공원의 게르(Ger)
2. 몽골, 테를지 - 기마 군단의 후예들이 살아가고 있는 땅.
'몽골(Mongolia)'이라고 하면, 익숙한 듯 하면서도 왠지 모를 낯섦이 느껴진다. '몽골'을 이야기할 때면, '게르(원형 천막 숙소)'와 '말'을 타는 사람들이 생각날 뿐, 그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몽골은 거대한 땅덩어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옛날 '몽골 제국'시대의 영광은 이미 빛이 바랬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Ulan bator)'에는 대형 쇼핑몰이 있고, 극장도 있고, 거리는 자동차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면 '몽골'이 더 많이 낯설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몽골에는 초원이 펼쳐져 있고, 사람들은 원형 천막에서 생활하며, 수 많은 말들이 초원을 누비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의 '징기스칸 광장' 주변.
여느 나라의 수도와 비슷하게 울란바토르에도 빌딩, 쇼핑몰 등이 있고, 시내쪽은 자동차들로 가득하다.
도시 한쪽에 위치한 '게르촌(村)'은 어색하기까지 하다.
△ 테를지 국립공원 안,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게르'.
울란바토르에서 70km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테를지'에는 '게르 체험'을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울란바토르 외곽, 약 70km 떨어진 곳에 '테를지(Terelj)' 국립공원이 있다. 몽골 곳곳에는 아직도 '유목민'의 후예들이 살아가고 있지만, 초원에서 말을 기르고, 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테를지 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드넓은 초원, 초원 위를 달리는 말. 군데군데 세워져 있는 하얀 천막. 그리고, 연기가 나폴나폴 피어오르는 굴뚝. 상상하던 몽골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곳이 바로 '테를지'다. 테를지에 가면, 우리가 상상하는 '몽골'이 펼쳐져 있다.
차를 타고 한 시간 남짓 달려왔을 뿐인데, 혼잡한 도시 '울란바토르'를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에서 테를지와 같은 곳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초원에서 말을 치며 살아가는 사람들. 해질녘 즈음, 드넓은 대지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고요함 속에 간간히 울려퍼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뿐이었다.
△ 해질녘,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르.
△ 말을 모는 목동.
△ 초원에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게르.
게르 둘레로 빨래가 널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옆에는 새로운 게르를 세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 초원의 소.
3. 몽고의 말을 타고, 대지의 울림을 듣다.
몽골의 초원에서 자라는 말은 크지 않았다. 비록, 큰 크기의 말은 아니지만 날렵하고 놀라운 기동력을 가진 '몽고마[馬]''는 13세기 '징기스칸'이 몽골 대제국을 세우는 데 많은 역할을 했음이 틀림없다. 나는 비교적 체구가 작은 몽고마에 올랐지만, 말은 빠르게 잘 달렸다. 거칠 것 없는, 막힌 것 없는 몽골 초원을 그렇게 달려 나갔다. 말을 타고 달리는 내 귀에 들리는 것이라곤, 말의 거친 숨소리, 바닥을 차고 달리는 말 발굽 소리, 그리고 등 뒤 저 멀리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가 전부였다. 말 발굽 소리와 함께 내 심장도 함께 쿵쾅거렸다.
△ 테를지에서는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리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몽골 초원의 말은 다른 지역의 말보다 비교적 체구가 작다.
△ 함께 말을 타고 초원으로 일행들.
개를 앞세우고 초원으로 나갔다.
△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렸다.
△ 여행자들의 숙소, 외부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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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은 '비자(VISA)'가 필요하다. 출발 전 대사관이나 여행사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 항공편으로는 '대한항공'을 이용하거나 '몽골리아 에어라인' 직항편이 싸고 빠르다(4시간 30분/인천 출발).
- 육로를 통해서 가는 방법은 러시아/중국을 거치는 두 가지가 있다.
1.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서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 '트랜스 몽골리아(Trans Mongolia)'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갈 수 있다. 2박 3일이 걸리며, 러시아와 몽골 국경에서 열차가 분리된다. 인터넷으로 예매하거나 이르쿠츠크 역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은 약 160달러(우리돈 약 17만원). 예매 사이트는 www.russianrailways.com
2. 중국의 베이징에서 국경 도시'얼렌'으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약 10시간 정도 걸린다(침대버스). 몽골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와, 지프(사설택시)를 타고 몽골의 '쟈밍우드'로 간 다음 기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갈 수 있다.
중국에서도 기차를 타고 울란바토르로 갈 수 있다. 주 1회 운행하는 기차는 몽골의 울란바토르를 거쳐 모스크바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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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히말라야 산자락, 만년설 아래 봄.
인도의 북쪽에는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릴 만큼, 높은 봉우리와 만년설로 유명한 '히말라야 산맥'이 뻗어있다. 흔히, '히말라야 산맥'으로 통하는 관문이라고 하면 '네팔(Nepal)'을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안나푸르나 트래킹', 세계 최고(最高)의 산이라 불리는 '에베레스트' 등정을 네팔에서 시작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히말라야 산맥은 서쪽으로는 타지키스탄과 파키스탄, 동쪽으로는 네팔과 부탄을 지나 중국 운남성의 차마고도에 이르기까지 장대하다.
'봄'이라고 부르는 계절이 왔을 때, 히말라야의 깎아 지를 듯한 봉우리에는 여전히 만년설이 덮여 있었지만 그 아래 산자락에서는 봄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햇살, 초록빛으로 뒤덮이는 대지.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달 호수(Lake Dal)위 보트하우스(Boat house)에서 봄의 향기를 맡으며, 저 멀리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바라보는 것은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즐거운 사치였다.
△ 스리나가르, '달 호수'에서의 이동 수단은 '보트'이다.
사람들은 '보트'를 타고 뭍과 호수 안을 오간다.
△ 스리나가르, 달 호수는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에 위치한다.
달 호수와 어우리전 '히말라야'의 풍경은 일품이다.
△ 스리나가르로 가기 위해서는 '잠무(Jammu)'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델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잠무'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 도시인 '암리차르/라호르'보다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2. 스리나가르(Srinagar), 혼잡한 도시 안, 달 호수 위의 평화로움.
△ 스리나가르, '달 호수'에서 맞이하는 아침.
햇살이 호수 위로 떨어질 때 즈음, 나룻배 몇 척이 아침을 맞이하며 호수 위를 떠다닌다.
아침 호수 위를 떠다니는 배에는 주로 채소와 과일들이 실려있다.
내가 처음부터 인도의 최북단 '스리나가르'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순전히 '우연'이었고, 처음에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스리나가르의 '달 호수' 위에서 평화로움 속에서 며칠간 시간을 보냈고, 지금은 잊을 수 없는 풍경들과 기억들이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스리나가르는 정치, 사회 문화적으로 상당히 복합적인 곳이다. 정치적으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힘싸움의 틈바구니에 끼어있는 곳이고, 사회 문화적으로는 인도의 영향이 짙지만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가 뒤섞여 서로 다른 색깔이 존재했다. 한편, 지리적으로는 인도에서도 북쪽에 치우쳐져 있어, 인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선뜻 '스리나가르'를 방문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간을 내어 '스리나가르'에 가 본다면 바라나시, 델리, 콜카타 등지에서 느끼는 인도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인도를 만날 수 있다.
△ 보트하우스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호수의 파란 물결과 히말라야의 만년설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 닿을 듯 말 듯 한, 히말라야의 만년설.
달 호수(Dal Lake)라고 불리는 '스리나가르'의 호수 위에는 '보트 하우스(Boat house)'라고 불리는 집들이 있다. 말 그대로, 호수 위의 '보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네덜란드 운하의 '보트 하우스'와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스리나가르의 보트 하우스들은 서로가 서로를 엮고 있기에, 하나의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보트하우스에 올라서면, 육지인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봄 날, 보트하우스의 지붕 위로 떨어지는 햇살을 쬐면서, 달 호수와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바라보고 있고 있을 때면, 멋진 경치를 감상할 때나 느낄 수 있는 만족감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달 호수에서의 시간은, 평화로움 속에서 지친 내 몸을 충전하는 시간들이었다.
△ '달 호수'의 평화로운 오후.
△ 해질 녘, 유유히 떠다니는 조각배.
△ 옆 '하우스보트'에서 햇살을 쬐며,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
△ 평화로운 오후, 봄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매'가 호수 위를 날아다니고 있다.
△ 호우스보트, 양철 지붕 위에서 마을을 바라본 모습.
육지화 된 마을처럼 보이지만, 호수 안의 '섬'과 같은 곳이다.
△ 달 호수의 유일한 이동 수단인 '보트'
△ 호수에 비친 하늘(왼쪽), 하우스 보트 숙소의 유일한 난방 시설인 '장작 난로'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장작 난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 스리나가르 시가지.
시내를 비롯한 시장은 인도의 여느 도시와 비슷한 풍경이었다.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저 멀리 '만년설'이 보인다는 것.
△ 스리나가르, 공원 전망대에서 바라본 '달 호수'와 주변 풍경.
3. 스리나가르에서 잠무로. 산길을 따라.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남쪽, 잠무&카시미르 주의 주도 '잠무'로 가는 길, 8시간 이상 차를 타야했지만 결코 지루한 시간이 아니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노랑, 초록빛 들판과 만년설의 조화. 협곡 벼랑 위에 지어진 집들. 아슬아슬 벼랑길을 따라, 떨어질 듯 말 듯 긴장감 속에 굴러가는 자동차. 이 모든 것들이 '인도가 가진 매력'의 하나라고 말하고 싶다.
△ 봄이 찾아온 들판, 그 뒤로 히말라야의 만년설.
△ 눈 엎힌, 산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
스리나가르를 떠나서 남쪽으로 가는 길, 풍경 하나하나가 놓치기 아까운 것들이었다.
△ 벼랑 위에 지어진 집들.
△ 협곡. 히말라야에서 흘러나온 물들이 빠르게 물살을 일으키며 흘러가고 있다.
△ 잠무역 앞까지 나를 데려다 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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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중해, 섬 하나. 산토리니.
지중해, 그 안에는 다양한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바다와 해안선이 많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탈리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아드리안 해(Adritic Sea)'를 품고 있는 크로아티아, 특히 성벽 걷기로 유명한 '두브르브니크(Dubrovnik)'를 비롯하여, 미항(美港)으로 잘 알려진 스플리트(Split)를 찾기도 한다. '아드리안 해'와 그 주변의 도시가 잘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있는 '에게 해(Aegean Sea)'는 다소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심지어, '고대그리스신화'나 '로마인이야기'와 같은 책에 등장하는 '에게 해'의 몇몇 섬들은 우리들에게 '신비스러움'을 전하기까지한다.
하지만, 에게해와 에게해 제도라고 불리는 곳의 '섬들'은 '고대 그리스'시절, 그 이전 부터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었고, 한편으로는 각광받는 휴양지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산토리니 섬(Santorini)'도 에게해의 아름다운 섬 중 하나이다.
△ 산토리니 섬.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상상하는 '산토리니'의 이미지는 하얀 집과 파란 지붕. 그리고 바다와 절벽이다.
그러나, 산토리니는 '이것' 이상을 가지고 있다.
2. 산토리니, 상상 속 풍경 : 바다와 절벽과 하얀 집. 파란 지붕.
△ 산토리니는 생각보다 큰 섬이었다.
오토바이나 차를 타고 다니지 않는다면, 이동이 힘들 정도의 크기다.
△ 나는 아테네의 '피아레스 항구'에서 배를 타고 산토리니로 향했다.
파란 바다와 절벽 위의 하얀 집. 그리고 파란 지붕의 조화. 내가 상상하던 산토리니의 모습이었다. TV 광고나 책자, 여행 잡지 등을 통해서 소개되는 이국적인 모습의 '산토리니'는 한 번 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매력을 지닌 장소였다.
배(Ferry, 선박)을 타고 산토리니에 도착했다. 산토리니가 크지 않은 섬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산토리니 섬'의 크기에 다소 놀라기도 했고, 산토리니의 중심가로 불리는 '피라(Fira)'로 가는 길에 마주한 풍경들이 내가 상상하던 풍경과는 달랐기에 다소 실망을 하기도 했다. 선착장에서 피라에 도착했을 때, '상상 속의 산토리니'를 만나기 위해서는 '이아(Oia)' 마을로 가야한다는 것을 알았고, 로컬 버스를 타고 '이아 마을'로 향했다.
이아 마을로 향하는 버스 차창 밖으로, 상상 속의 '산토리니'의 모습이 얼핏 보였다. 하얀 벽, 파란 지붕. 그리고 파란색 지중해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낮과 밤, 구름이 있는 하늘과 구름이 흩뿌려진 하늘. 햇살 속에서 '산토리니'는 빛났고, 바다와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다.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산토리니의 집들, 골목길.
이아 마을은 관광의 명소 답게 거리 곳곳에 카페와 작은 기념품 가게들이 있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것도 '산토리니'에서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 산토리니의 일상.
파란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집. 여유가 느껴진다.
△ 이아 마을의 풍경
△ 이아 마을
△ 유명한 '파란 지붕'.
희색과 파란색의 조화는 '그리스 정교회'가 그리스에 선사한 하나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 그리스 정교회 '교회'
3. 산토리니의 풍경.
산토리니에는 '파란 지붕의 하얀 집'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쪽 바다 너머로 태양이 사라질 때, 석양이 감도는 산토리니는 고요했지만, 태양이 사라지고 난 뒤, 어둠이 깔리면 섬은 음악으로 가득찼고 절벽 위의 건물들은 불을 밝히며, 빛났다. 그리고, 산토리니의 남쪽 해변에는 '검은 해변'으로 불리는, 검은색 작은 자갈과 모래가 펼쳐진 해변이 있었고, 그곳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차를 타고 섬을 달리다보면 한적한 시골 풍경을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섬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쪽 해변에는 절벽 위의 아름다운 집들. 동쪽 해변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아름다운 에게애와 파란 바다 위에 드문드문 떠 있는 하얀 점 '요트'.
지중해로 떠난다면, 한 번 쯤은 가볼 만한 곳이 '산토리니'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 산토리니에서 만날 수 있는 마을의 모습.
파란 바다, 하얀 집, 파란 지붕. 햇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 절벽 아래, 드문드문 떠 있는 '요트'.
△ 산토리니 섬의 서쪽.
해질녘, 사람들인 이곳에 모여 바다 아래로 가라 앉는 태양을 바라본다.
△ 석양.
△ 어둠이 스미는 '이아 마을'
△ 어둠 속의 이아 마을.
△ 어둠이 내려 앉고, 집들은 하나 둘 불을 밝힌다.
△ 이아 마을의 밤.
빛과 함께 음악이 섬을 가득 메운다.
△ 해질녘, 교회당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에는 거리의 악사들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 이른 아침의 광장은 조용했다.
△ 검은 해변, 까마리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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