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 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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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비. Rain.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비가 내 몸을 적셨다.
이 정도의 촉감, 이 정도의 기분
낯설지 않다.
내 주위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늦은 밤,
날 바라보는 건 저기 남산 위에 솟아 있는 타워의 불 빛 밖에 없다.
2. 페루, 마추픽추(Peru, Machu Picchu)
12월의 마지막 날이 얼마 안남은 시점에 내가있었다.
아침일찍 마추픽추에 올라갔지만 옅은 구름들이 신비의 장소를 휘감고 있었다.
빗방울이 구름들 사이헤집고 나와 땅 위에 떨어지기 시작했고, 마추픽추는 폐쇄되었다. 사람들은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있었고, 수백 미터 협곡 아래로 가는 셔틀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 때문에 마추픽추의 입구는 더욱 더 혼란스러워 보였다.
나는 걸었다.
약간의 비가 내 몸을 적시고 있었지만, 그 빗방울들을 몸에 품고 깍아지를듯한 절벽들 사이에 숨어있는 계단을 하나씩 밟으며 지상으로 내려갔다.
비에 젖은 내 몸. 약간은 차갑게 느껴지는 산 속의 공기.
우울한 기분이 나를 감쌌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한 뒤, 짬뽕 한 그릇이 먹고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내가 머물고 있는 싸구려 호텔은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을 것이고, 페루에 위치한 산 속 작은 관광 마을엔 얼큰하고 따뜻한 짬뽕이 있을리 없다는 생각에 외로움과 우울함이 엄습해왔다.
△ 비가 내리기 전의 '마추픽추'
3. 그, 그들.
그는 조금씩 조금씩 지상과 가까워 졌다.
마추픽추를 머리 위에 남겨둔 채, 마추픽추라고 불리는 공중 도시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그 때, 홀로 걸어가고 있는 그에게 누군가가 인사를 했다.
그들은 간단한 인사를 주고 받았고, 한국에 대해서, 여행에 대해서, 일본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에게 말을 건 두 남자는 일본에서 영어 교사를 한 적이 있었기에, 세 사람에게 있어서 일본에 관한 이야기는 적당한 이야깃거리였다.
그는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우울함은 조금씩 누그러 들었다.
짬뽕 국물에 대한 그리움도,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싶다는 욕망도, 어느새 조금씩 사라져 갔다.
항상 그와 함께 하던 외로움[오랜 시간을 혼자 여행을 하면서 생겨난 외로움]도 어느 정도, 사그라 들고 있다는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지난 학기, 그가 수강했던 교양 영어 교수의 이름이 Greg 였다는 것과, 뉴욕 출신이라고 밝힌 한 남자의 이름이 Greg라는 사실.
그가 가끔씩 찾던 식당의 이름이 쟈콥Jacob이라는 사실과, 뉴욕 출신의 또 다른 한 남자의 이름이 Jacob 이라는 사실은
단지 우연이었겠지만, 그들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 되었다. 그것은 세 사람이 서로에 대한 경계심을 누그러 뜨릴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 거리였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들. 예컨대, 세계일주, 한글, 알파벳(훈민정음), 영어교육, 군대, 북한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보니, 그들은 어느새 지상에 내려와 있었다.
그리고, 세 사람은
비 내리는 마추픽추를 저 하늘 위에 남겨 둔 채, 맥주를 마시며 식사를 하기로 했다.
△ 뉴욕출신의 두 남자. 자콥과 그레그.
우연히 카메라에 담겼다.
△ 마추픽추 역.
에스타씨온, 마추픽추.
| Ep] 페루, 푸노 - 티티카카 호수 이야기.(Puno, Peru) (20) | 2011.01.23 |
|---|---|
| Ep] 남미(볼리비아, 우유니) - 마지막 하나 남은건 누가 먹지?? (18) | 2011.01.23 |
| Ep]페루, 마추픽추 - 나와 페루는 안맞아(2). 마추픽추에 가다. (20) | 2011.01.14 |
| Ep] 페루, 리마 - 페루는 나랑 안맞아(1). 환전 사기 당하다 (30) | 2011.01.11 |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 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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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 국회의사당 빅밴, 파리 에펠탑. 인도 타지마할. 이집트 피라미드. 중국 만리장성. 뉴욕 자유의 여신상. 로마 콜로세움. 모스크바 붉은 광장.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요흐.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페루 마추픽추. 볼리비아 우유니사막. 한국 서울 경복궁?덕수궁?남산?명동?한옥마을? 도대체 어디로 가야하지?
2. 여행중 한 여행객을 만났다.
내가 한달 뒤에 한국에 가는데, 어디에 가면 좋을지 추천 좀 해줘. 어디를 해 줘야 할까? 대략 일정은 15일. 중국에서 한국, 그리고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간다. 중국,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멋과 한국적인 것이 있는 것.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해 봤다. 그리고 당연히 서울은 보는 것이고, 경주, 부산.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제주를 추천해 주었다. 안동 하회마을은 너무 교통이 불편하다.
내가 외국을 들리면서 보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 사는 모습. 그 나라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보기 위해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 나라를 상징하는 무언가를 보기 위해 그 곳을 찾아갔다. 왜 그것인가? 그리고,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나는 잘 알지 못했다.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여행자들은 한국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올 것이다. 아직 전쟁중인 국가.[분단국가] 짧은 시간에 경제적으로 발전한 나라. 클럽, 유흥문화가 발달한 나라. 그리고 간략한 한국의 역사에 대한 설명. 중국과의 영향관계에서 부터, 일본의 식민지 였던 한국의 근대사. 그리고 전쟁과 독재정권. 80년대의 민주화 운동과 88서울 올림픽. 그리고 98년 IMF 경제위기와 2002년 월드컵. 한국은 짧은 기간에 파란만장한 일들을 겪었지만, 그 모든 흔적들은 대부분 지워져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아래.
3. 페루에 왔는데, 마추픽추는 가봐야지.
페루에 온 목적 = 마추픽추. 라는 등식이 내 머릿속에 있었다.
리마(Lima)에서 20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쿠스코(Cusco)에 도착한 첫 날,
머리가 너무 아팠다. 고산 지대라서 그런 건가?[쿠스코는 해발 고도 3500미터 정도에 위치한 도시이다]
숙소에 도착 하고, 머리가 아파서 잠을 좀 자고나니 두통이 어느정도 사라졌다. 그리고 나는 방을 나가 호스텔안에 있는 바(BAR)에 가서 술을 마셨다. 거기 까진 좋았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술을 마시는데, 숨이 막혀서 죽을 것 같았다. 호흡이 가팔라졌고, 심장과 맥박은 요동치고 있었다. 산소 부족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술 마시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4. 마추픽추로 GOGOGO.
그가 마추픽추로 떠나는 날, 쿠스코는 잿빛 구름이 휘감고 있었고, 물방울이 도시를 적셔주고 있었다. 가볍게.
그 정도의 비는 그가 이동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비가 아무리 많이 온다고 해도 그는 움직일 생각이었기에, 그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에 올랐다. 현지인들과 함께 그 버스를 타고 마추픽추를 향해 출발했다.
오이얀따이땀보.
쿠스코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우르밤바로, 그리고 다시 우르밤바에서 오이얀따이땀보까지 콜렉티보(봉고차)를 타고 왔다. 그가 예상하던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는 오이얀따이땀보에서 또 다시 콜렉티보를 타고 마추픽추의 아래 위치한 마을인 아구아스칼리엔테스로 가려고 했으나, 갈 수 없었다. 거기서부터는 콜렉티보가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왜 택시가 가는데, 콜렉티보가 없어?라고 생각하며, 여행자 안내소에 가보니 정말 없다고 하기에, 그는 기차역으로 갔다. [택시들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는 기차역 매표 창구에가서 "마추픽추"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리창 너머에 있던 여자는 그에게 스페인어로 뭐라고 설명을 하지만 그는 좀체 알아듣지 못했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소리의 파편 들 속에서 그는 한 단어를 포착했다.
시에떼Siete.
그는 "시에테?"라고 되뇌었다. 생각했다. 과연 그게 뭐지? 라고 약 5초간. 그는 아마 그 말은 오후 7시에 기차가 있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후 7시 출발이면 너무 늦는데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는 그 티켓을 달라고 했다.[다른 방법이 없었으니까]
창문 너머에 있던 여자는 또 다시 그에게 소리의 파편들을 내 보낸다. 그러면서 기차 시간표에 선을 그어서 보여준다.[진작에 그렇게 좀 하지]
그는 그녀가 내민 종이를 보았다. 지금 시간에 기차가 있구나. 가격은 53달러. 비싸다. 왕복 100달러가 넘는 금액.
그래, 그래도 일단 여기까지 왔으니 53달러를 내고라도 가보자 라고 생각하고, 그녀에게 53달러를 건냈다. 그리고 곧 출발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기차를 향해 걸어갔다.
5. 아구아스칼리엔테스.
나는 마추픽추역에 도착했다. 마추픽추의 관문 아구아스칼리엔테스. 혼잡한 역을 빠져나와 싸구려 호스텔 처럼 보이는 곳에 짐을 풀고, 샤워를 했다. 상쾌한 기분으로, 동네를 둘러 보았다. 햇살이 높게 치솟은 산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왔다. 하늘은 파랳고, 햇살은 강렬했다. 내일도 오늘만 같아라. 작은 관광지 마을이 모두 다 그렇듯, 별로 재미가 없었다. 호스텔에서 운영하는 맛없고 비싸기만 한 밥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 쉬었다.
마추픽추 안에서 좀 더 올라가면 와이나픽추라는 곳이 있다는 것은 이미 가이드북에서 보았다. 하지만 그 곳 까지는 갈 생각이 없었다. 그 곳은 인원 제한이 있었기에 아침일찍 가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 나는 그냥 좀 더 푹 쉬고 천천히 마추픽추만 돌아보자고 생각했다.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니까. 하나를 보더라도, 진득하게 오랫동안.
6. 마추픽추.
그는 매일 하던대로 늦잠을 자고, 아침을 먹고, 샤워를 하고, 오전 10시쯤 마추픽추를 향해 출발했다. 그의 머리 위, 하늘과 맞닿은 곳에 마추픽추가 있었다. 마추픽추까지 가는 셔틀 버스 편도7달러. 그는 비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위 하늘로 통하는 길을 걸어서 올라갈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비싸다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올라가는 거니까, 버스를 타고 올라가자고 생각했다. 내려올 때는 걸어 내려와도 될 것 같으니.
마추픽추의 입구에 오르니, 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역시 이곳은 하늘과 맞닿아 있는 곳이군이라고 생각했다. 어제의 날씨가 그리웠다. 파란 하늘, 강렬한 햇살이 마추픽추를 비추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어제의 햇볕은 짙은 구름 속에서 쉬고있을 터였다.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은 오전이라, 사람이 많이 붐비지는 않았다. 입구 앞 카페테리아에는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샌드위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그도 간단하게 샌드위치를 하나 집어들고, 발 아래 지상을 바라 보았다. 그가 있는 곳은 하늘의 바로 아래 공중정원의 입구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오후에는 구름이 걷히겠지. 어제 처럼.
12시 쯤,
구름이 마추픽추 전체를 감싸더니, 빗방울이 평화롭던 마추픽추를 적시기 시작했다. 스믈스믈 빗방울이 다가 오고 있었다. 오 제발 저리가. 나는 맑은 하늘이 보고 싶다고. 라고 그는 외쳐댔다.
1시 쯤,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을 듯이 자취를 감추었지만, 구름이 다시 마추픽추를 감쌋다. 그는 다시 마추픽추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설마 다시 비가 내리는 건 아니겠지라고 마음 조리며, 이곳 저곳을 다녔다. 그러는 사이, 마추픽추는 짙은 구름에 휩쌓였고, 바람이 심하게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바람들 사이로 빗방울이 내려왔다.
아, 마추픽추 님아 제발...
2시 쯤,
그는 추위를 느꼈고, 허기가 지다는 것도 느껴졌다. 목도 말랐다.[하루 종일 세 모금의 물을 마셨을 뿐이다]
빗방울이 그의 옷 속에 스며들어 있었고, 바람이 그의 젖은 피부를 때렸다. 한여름이었지만 고도 3000미터가 넘는 곳의 공기는 그에게 차갑게 느껴졌다. 그는 마추픽추고 뭐고 다 때려 치우고 내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냥, 내려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짬뽕 한 그릇 먹고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다. 그는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했다. 호스텔은 이미 체크아웃 한 상태였기에 샤워는 할수 없었고, 페루 산골자기에서 얼큰한 짬뽕 한그릇을 먹을 수 있는 건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냥 아무거나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2시가 좀 넘었을 때,
그는 구경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고 가야한다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비가 오던 말던, 그냥 내려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을 했다. 페루는 나랑 안맞으니까,빨리 페루를 떠나야겠다고.
마추픽추 입구 매표소 쪽엔 미처 입장하지 못한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비가 많이 와서 마추픽추 입장을 금지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셔틀버스를 타는 곳에는 마추픽추를 보고 나온 사람들이 숙소로 돌아가기 우글우글 대고 있었다.
그는 걸어서 지상으로 가기로 했다. 공중정원을 떠나, 돌계단에 발을 올렸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올라오면서 봤던 그 길을 그는 두 발로 걸어내려 가는 것이다.
7. 슬슬, 걸어 내려갔다.
걸어서 내려가는사람이 몇명 보였다. 나는 경치 구경도 하고, 영역 표시도 하고, 이것저것 하면서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다.
그 때,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그랙Greg과 자콥Jacob. 뉴욕 출신의 두 사내. 그들도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은 내 가방에 관심이 있었고, 나에게 루트를 물어 보았다. 내 루트를 말해주니 그들은 말했다. "크레이지 루트" 아이띵소.
나도 안다. 내 루트가 정말 개판이라는 것. 하지만 너희들 예상 루트도 만만찮은걸?였다.
그 외에 지루하지 않을 정도로 여러가지 이야기하며 내려 오다가, 우리는 배가 고프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다시, 아구아스칼리엔테스.
식당 이곳 저곳을 하이애나처럼 어슬렁 거리고, 메뉴판을 지켜보다보니, 크레이지우먼이 우리에게 다가와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다. 우리는 그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서로 다른 메뉴를 시키고,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그런 이야기들.
그렉이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
¨진, 너 아까 내 사진 찍었는데, 좀 보여줘¨ 무슨 소리야? 난 니 사진 찍은적 없는데? 자기한테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카메라 속 사진을 뒤적이더니, 자기의 사진을 보여준다.
아, 이사진? 풉. 난 단지 지나가는 행인을 찍은 것 뿐이었는데, 우연히도 그 지나가던 행인이 그렉과 자콥이었다니. 그건 그렇고, 내가 그 때 니들 사진을 찍은 걸 어떻게 기억하고 있어? 정말 대단해. 라고 말했다.
사진을 확대 해 보니, 자콥 표정이 정말 지못미였다. 레스토랑은 우리들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그렉은 고통스러움을 참고있는 심오한 표정?ㅋㅋ 모든 것이 난장판이었다. 비. 때문에.
밥보다 먼저 나온 술을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웃고 떠들고, 말 그대로 잡담. 그 둘은 저녁 때 온천에 간다면서 나에게 같이 갈 것을 권했으나 나는 이미 기차표를 예매 해 놓은 상태라서 갈수 없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할 수 밖에.
마추픽추, 비가 내려서 오랫동안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좋긴좋았다.
비싸다는 것과 숨이 차다는 것 말고는 정.말.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산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페루는 너무 높다.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높다. 푸노의 뒷 동산 언덕. 그 곳에 표시된 해발 고도는 4017미터. 콘돈 힐. 4017미터 짜리 언덕? 언덕이 언덕이 아니야..............
페루는 나람 안맞아.
-Machu picchu
- temple of sun
- Jacob and Greg, 앞에 자콥 표정이 압권인데,,따로확대하기귀찮아서,,걍 ㅋㅋ
- Greg
- Jacob
- Machu picchu station
| Ep] 남미(볼리비아, 우유니) - 마지막 하나 남은건 누가 먹지?? (18) | 2011.01.23 |
|---|---|
| Ep] 페루에도 비는 내린다. - 페루, 쿠스코/마추픽추 (20) | 2011.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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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 1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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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끔 누군가가 돈을 잘못 거슬러 줄 때가 있다.
밤 늦은 시간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올 때, 알바생이 비몽사몽한 상태 또는 편의점이 너무나도 혼잡해서 알바생이 정신없이 일 할 때, 혹은 알바생이 일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그럴 때 가끔은, 돈을 덜 받거나 혹은 더 받는 경우가 생긴다.
자기가 원래 받아야 하는 금액보다 돈을 더 받게 되는 경우, 당신은 어떻게 하는가?[비단 편의점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음을 염두해 두자] 당신은 다시 돌아가서 더 받은 만큼만큼 돌려주는가? 아니면, 그냥 기분좋게 그 자리를 떠나는가?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 그 순간 양심이라는 도덕적 가치는 당신 속에만 내재해있고, 모든 것은 당신이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편의점 알바생[예를 들기 쉬워서 편의점 알바생을 예로 든 것이다. 오해하지 말자. 필자도 편의점에서 꽤 오랫동안 알바를 한 적이 있다.]이 의도적으로 손님에게 돈을 덜 거슬러주고, 손님이 돈을 덜 거슬러준 것 같다며 따지면, 죄송하다고 나머지 금액을 더 거슬러주고,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떠나는 손님이 있으면 그 나머지 돈을 자기가 챙긴다면? 그것은 과연 범죄일까? 아니면 단순히 이 문제도 도덕성의 문제일까?
2. 편의점에 간 적 있다.
밤 늦은 시각,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원래 대로라면 그 시간에 알바를 하는 사람은 미련해 보이지만 착한 덩치큰 남자여야 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알바생이 있었다.[여자였는데, 평소에 좀 싸가지가 없어보였다. 인사도 하지 않고, 항상 내가 물건을 고르려고 어슬렁 거리면, 손톱을 후벼파면서 나를 노려 보았다] 나는 일회용 면도기와 마스크를 사기위해 편의점에 들렀고, 그것을 집어들고[평소에 자주 사는 것들이어서 가격쯤은 알고 있었다] 어슬렁 거리며 또 뭐 살 것이 없나 생각하고 있다가, 살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카운터로 갔다.
일회용 면도기 600원. 흰색 성인용 마스크 1500원. 그런데, 계산대에 찍힌 금액은 2900원. 그리고 점원의 말소리가 내 이어폰 사이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비집고 내 귀로 들어왔다. 2900원 입니다. 나는 응 뭐라고? 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면서 이어폰을 귀에서 뺏다. 그리고 말했다. 면도기 600원, 마스크1500원 하면 2100원 아니에요? 그 순간, 그 알바생은 포스기(계산대 기계)를 슥- 보는 척(!)하더니, 버튼 하나를 누른다. 그리고 화면에 메시지가 하나 뜬다. 호빵 -800원. 그리고 말을 잇는다. 2100원 입니다.
과연, 여기에서 이 알바생이 실수였을까? 과연 도덕적으로 정직한 알바생이었을까? 평소의 내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편의점 알바 6개월의 경험을 되새겨 볼 때, 그런 실수는 지극히 의도적인 것이다. 바코드를 찍을 때 일반적으로 포스기를 보게 되고, 찍힌 물건들 모두닥 화면에 나열되는데 그걸 모를리가 있나!
나는 말했다.
미안. 니가 호빵이 먹고 싶은 줄 몰랐어. 호빵이 먹고 싶으면 말하지 그랬니. 그냥 내가 하나 사줬을 텐데. 근데 이건 좀 아니잖아?
3. 버스는 적도 아래를 지나 남극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야간버스를 타고, 에콰도르 국경을 향해 갔다. 에콰도르 국경 도시와 국경 출입국 관리 사무소간의 거리가 약5km 미터 떨어져있기 때문에 버스에서 중간에 내려서 출국 도장을 받고 다시 버스를 타고 국경도시로 가야했다.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버스가 도착하자 여권에 도장을 받기 위해 몇 명이 내렸다. 나도 그들을 따라 사무소로 다가갔다. 가방을 비롯한 짐들은 차에 실어 둔 채, 도장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짐을 가지고 내린 사람이 아무도없었다]
그 때 갑자기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에게 말했다. 어서 가서 짐을 가지고 와. 아니 왜? 버스에 짐 놔뒀는데 뭐가 문제있어? 버스에 짐을 실어 놓으면 안된다고 빨리 가지고 오라고 한다. 뭐지 이건, 짐 검사라도 하나 라고 생각하며 그 미친놈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사이 다른 사람들은 이미 도장을 받고 버스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사람이 나에게 계속 짐을 가지고 오라길래 나는 국경 사무소 직원인 줄 알고 버스에 배낭을 가지러 갔다.
배낭을 바리바리 싸들고 도장찍으러 다시 사무실 앞에 오니, 그 때 갑자기 버스가 떠나버렸다. 뭐지 지금 이 상황은?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나에게 버스에서 짐 가지고 오라고 한 녀석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이런다. 택시 타 택시. 뒤질래? 욕을 한바가지 해 주었다.
어쩔 수 없었다. 옆에 있던 택시 기사에게 택시비가 물어보니, 1.5달러. 마침 동전 남은 것이 있어 택시에 짐을 싣고 국경 마을로 출발했다.
4. 국경 마을로 가는 중 택시 기사와 그 옆에 탔던 녀석이 그에게 말했다.
¨리마(Lima, 페루 수도)까지 버스 타면 30달러가 넘는데, 내 차를 타고 바로가면 28달러에 해주겠다. 바로 가는게 어때?¨ 그는 일단 알겠으니까 국경 마을 까지 가자고 말하면서, 속으론 헛소리 집어치우세요 라며 웃고 있었다.
그는 생각 했다. 어떻게 따지고 보면, 승용차로 가는 것이 싸고, 편하고 좋다. 하지만, 이런식의 제의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선행을 베푸는 좋은 인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만약 그들이 그를 차에 태우고 가다가 중간에 그를 버리고 도망가면 어쩔것인가? 아니면, 그들이 칼이라도 들이대면서 돈내놓으라고 하면 어떻게 대처할 방법이 없다. 일단 그는 혼자였고 칼도 있었지만, 상대편은 둘이었다. 그것도 건장한 사내 둘.
그는 생각했다. 이 색히들, 이런식으로 장사하는 놈들 속이 다 그렇지뭐. 거기다가 이 녀석들은 2인 1조였기에 수적으로 열세다. 비싸더라도 버스를 타고 리마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5. 국경에 마을에 내리니, 환전상들이 몰려들었다.
"리마까지 가는 버스비랑 밥값 정도는 필요하니까 40달러만 환전하자"는 생각에 40달러를 환전하니 80솔, 지폐와 동전 몇개를 준다. 정말 국경 환전상의 환율은 최악이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으니 최소의 금액을 환전 할 수 밖에.[보통 페루 내에서 환전 하면 아무리 못 받아도 2.8:1 로 쳐주는데, 완전 날강도다] 환전을 하는 곳 옆에 경찰도 있었고, 군데군데 경찰들이 서 있었다.
나는 페루에 오기 전 인터넷에서 페루국경을 넘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해서 잠깐 알아본 적이 있다. 여러가지 사항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위조 지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받은 지폐를 유심히 살펴 보았다. 하늘에 지폐를 비춰 보니, 희미하게 지폐 중간에 그림이 보이길래 진짜라고 믿었다. 그리고 바로 옆에 경찰이 있는데, 설마 이 녀석들이 사기를 치겠어? 라고 생각했다.
6. 그는 왠지 모르게 아침부터 기분이 찝찝 했지만, 일이 너무 잘 풀리고 있었다. 기분 좋게 잘 풀리는 것이 아니라 찝찝한 기분으로 일이 잘 풀리고 있었다. 그게 바로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어디가 문제인지는 몰랐다.
그는 걸어서 국경게이트를 지나고, 페루땅을 밟았다. 페루 국경 사무실까지 가려고 시장을 가로지르고 있는데, 이번엔 경찰이 그에게 다가가더니 어디가냐면서,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택시를 타고 가라고 보챈다. 그는 경찰에게 사람이 이렇게 많고, 아침부터 누가 칼부림하겠냐고 그냥 걸어 가려고 하니, 경찰이 그를 막아서고 택시를 타라고 한다. 야이 경찰아 택시기사한테 돈먹었냐?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는 생각했다. 정말 아침부터 뭔 사람들이 이렇게 나를 귀찮게 하는거지? 뭔가 불안해. 그 날 아침 국경을 건너는 외국인은 그 혼자였기에 사람들의 시선은 그에게 고정되었고, 그냥 간다고 땡깡을 부렸지만 이미 경찰은 택시를 부른 상태였다. 그는 그 택시는 절대 안탄다며 옆에 서 있던 릭샤[마차와 비슷한 탈것. 말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자전거가 달려서 사람이 자전거를 움직이거나, 오토바이가 달려있는 형태]에 올라타고 국경사무실에 가자고 했다. 그리고 릭샤는 붕붕붕- 모터소리를 내며 국경 사무소를 향해 출발했다.
그는 아침 이른 시간이라, 시장 구경이나 하면서 먹을 것도 좀 먹고, 시장 구경이나 하면서 걸어가고 싶었지만, 여기 이 사람들 정말 그를 귀찮게 굴었다. 페루에 오자 마자, 왜이리도 귀찮은것들이 달려드는지, 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7. 국경 사무실 도착.
국경 사무실에 도착하니 어떤 녀석이 출입국 카드를 준다. 그리고 묻는다. 코레아노? 요소이코레아노. 그러더니 내 손에서 종이를 다시 빼았아 들고는 자기가 막 뭐라고 적는다. 그리고 여권을 보여달라기에 여권을 보여주니, 지가 다 알아서 적는다. 얼씨구? 니가 지금 글자 몇개 적고 나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수작이렸다? 내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이냐?
역시나, 다 적고나서, 이거 다 적어 줬으니까 돈을 달라고 한다. 미친놈. 돈 없다고 하고, 도장찍으러 직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이 나빴다. 그놈의 돈돈돈.
도장 찍으러 가니까, 도장 찍는 직원은 사무실 안 쪽 방에서 자고 있었다. 상관같이 보이는 사람이 기다리는 나를 보더니 그 여자를 데리고 나왔다. 졸린 눈으로 나오더니 나를 노려본다. 내가 뭘 잘못했어? 일 할 시간에 일을 하라고!
8. 그 여자,
이거 위조지폐야.
응? 뭐라고?
돈, 아니라고.
헐.
위.조.지.폐. 그냥 종이. 페이퍼. 나에게 그건 그냥 버리라고 한다. 그리고 회심의 미소를 나에게 보낸다. 아오, 지금 당장 국경으로 돌아가서 그 자식들 죽통을 날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국경으로 돌아갈 수도없고.
더러운 자식들. 정말 교묘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버스 표를 달러로 계산 할 수도 있었기에 달러로 버스표를 계산하고, 버스 시간을 확인했다. 내 돈 50솔 생각만하면 열받는다. 나
페루에 오자마자 위조지폐 사기당하고,
페루는 나와 안맞는 상황이 도착하자 마자 발생했다. 페루는 나랑 안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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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 7. 20:55
second edit.
1. 숨막히는 풍경을 본 적 있다.
이 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그런 풍경. 우리나라에도 그런 풍경은 있다. 왠지 나는 어릴 때 부터 노을이 좋았다. 내가 살던 동네의 강둑 뒤에서 산 너머로 해가 질 때 바라보이는 그 노을은 참 아름다웠다.
강화도 마니산에 올라, 해가 서쪽 바다로 잠길 때, 그 때 마라보던 풍경은 정말 멋졌다. 울릉도 일주를 할 때, 울릉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볼 때도, 그 모습은 정말 멋진 풍경이었다. 내 사진기에 절대로 담을 수 없던 풍경. 이 대로 시간이 멈춰서 한 없이 그 풍경을 바라 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던 풍경.
가끔씩 해질녘에 집을 나서 충무로 역쪽으로 가다보면, 태양은 도시의 건물 위에서 서서히 그 힘을 잃어가고, 강렬한 주황빛이 세상을 물들일 때가 있다. 그 순간마다 나는 시계를 보고 내일은 저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그와 똑같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란 쉽지 않다. 그런 아름다운 풍경들.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다.
2. 살라르 데 우유니(salar de uyuni).
우유니(Uyuni), 볼리비아에 온 목적이었다. 남미 여행의 두번째 목적이기도 했다.
하얗게 펼쳐진 대지, 소금으로 뒤덮힌 땅. 우기에는 물이 살짝 고여서, 천국에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 구름위로 버스가 지나가는 듯한 광경을 볼 수 있는 곳.
우유니 사막, Salt flat, Salar de uyuni. 라고 사람들은 부른다.
3.
라파즈에서 우유니 까지 가는 데 12시간이 걸린다고 들었다.[버스 회사창구라는 믿을만한 정보통]
오후 7시 버스. 그럼 아침 7-8시쯤에 도착하겠군. 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오후 8시,
버스에 올라 타고, 30-40분 후에 출발을 했다. 뭐 이정도 기다리는 건 그냥 애교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음악을 들었다.
버스기사는 마음이 급했는지 엄청 밟아댓다. 뭐가 그리 급한지. 그냥 천천히 가도 되는데, 그래 사실 기사 입장에서는 좀 급하기도 하겠지. 원래 시간보다 그렇게 늦게 출발했으니.ㅋㅋ
4. 오후 10시경.
버스기사는 계속 추월에 추월을 했다. 길은 2차선.
사람의 심리는 참 묘하다. 자기가 버스를 타고 있으면, 버스가 빨리 가기를 원한다. 신호따위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보행자거나 버스를 탄 사람이 아니라면, 버스가 신호를 지키면서, 좀 천천히 여유있게 가 주길 바란다. 이것은 바로 인간의 양면성.
그는 자신이 탄 버스가 빨리가면 좋다고 생각했기에, 그도 빨리 가는 걸 즐겼다. 그의 자리는 2층 맨 앞[바로 앞이 버스의 유리창으로 된 곳]이었다. 2층 버스의 2층 제일 앞자리. 버스기사의 머리위에 그가 위치해 있었다.
버스기사가 속도를 올리며 버스를 이리저리 움직일 때, 그도 스릴을 느꼈다.
5.
버스의 앞에 앞에 트럭이 가고 있었다. 그 트럭도 엄청 나게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버스와 트럭은 서로 속도를 경쟁하듯이, 뒤에 위치한 버스는 트럭기사에게 빨리 가라고 재촉을 하듯이 뒤꽁무니를 좇았다.
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저 멀리 산 넘어에 번개가 떨어지는 것을 구경하며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트럭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뭐지? 바로 뒤를 따라가던 버스는 급브레이크를 밟는 동시에 핸들을 왼쪽으로 꺽었다.
내 목구멍에서는 나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 나왔다. "악~~~~~~~~" ( 버스-> [ ㅇㅇ #ㅇ] #이 내 자리)
옆으로 급히 핸들을 돌려 방향을 틀던 버스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퍽"
내 옆에서 자던 사람은 잠에서 깨어났고, 나는 아직도 흥분한 상태였다. 다행히, 앞에 유리가 살짝 깨져 금이가고, 오른쪽 사이드미러가 박살이 났다. 그걸로 끝이었다.
6.
버스 기사와 트럭 운전기사가 싸움을 시작했다. 이런 저런 말이 오 간지 1시간. 버스는 버스대로, 트럭은 트럭대로 출발했다.[처음부터 서로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버스는 가던 길을 가다가 한 마을에서 사이드미러 했고, 앞 유리창에 금이 간 것을 고정시키고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버스는 어둠을 헤치고 우유니를 향해 계속해서 달렸고, 밤 사이 비가 많이 내렸다. 빗방울이 창문을 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빗방울은 깨어진 앞 유리 틈 사이로 들어왔고, 내 발 앞에는 물이 고였다. 바람이 그 틈으로 들어와 그의 살갗에 닿았다.
그 곳의 고도는 3000미터가 가뿐이 넘는 곳이었기에, 밤 사이 그는 깨어진 앞 유리 틈사이로 들어오는 바람과 빗물 때문에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그는 사고 난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채했다는 기분도 들었다.
7. 그래도,
이정도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버스 기사가 조금만 더 늦게 핸들을 꺽었으면, 내 몸은 찌그러졌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예정 시간보다 훨-씬 늦게 우유니에 도착했고,[16시간 걸렸다. 같은 시간에 출발한 다른 버스보다 3시간 이상 늦게 도착한 거였다]
하지만 다행인 건, 내 몸이 무사히 우유니에 도착 했다는 것.
그리고 다음 날,
우유니의 절경, 살라르데 우유니를 무사히 구경, 안데스의 온천에 몸도 담그고, 재미가 쏠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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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0. 12. 7. 21:39
1.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열차가 멈췄을 때? 폭우로 기차가 지연될 때?
천재지변으로 인한 교통의 두절[혹은 마비]. 라는 말을 한번 쯤 들어봤을 것이다. 흔히들 티비에서 그런 말을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태풍이 휘몰아 치던 어느 날일 수도 있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마철의 어느 날일 수도 있다. 아니면, 엄청난 폭설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요즘은, 엘리뇨, 라니냐라고 해서 기상이변이 속출한다고 이곳 저곳에서 말들이 많다. 그런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는 우리들이 얼마든지 겪을 수가 있다. 피해를 겪는다. 하지만, 우리가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제 시간에 좀더 빠르고, 편하게 가르고 가격을 지불했는데, 천재지변으로 발길이 묶일 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우리는 그냥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가?
각종 운송 수단을 운영하는 회사들은 그들의 운영 규정에 대부분 이런 조항이 있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지연[또는 취소]발생 시 보상을 해 줄 수 없다.[대표적으로 기차]" 비행기의 경우 폭우로 몇 시간 지연되면 항공사 측에서 쿠폰 같은 것을 제공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승객들은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다.[이미 회사들은 돈을 지불 받은 상태니까 큰 손해가 없겠지]
2.
지난 추석, 서울지역에 폭우가 내렸다. 그 날 저녁 때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갈 생각이었다. 학교에서 바라본 하늘의 모습은 정말 누가 양동이로 물을 퍼붓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몇 시간을 비가 내리더니 이내 멈추었고, 나는 지하철을 타기위해 길을 나섰다.[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시간은 7시를 지나고 있었고, 서울역에서 떠나는 열차를 타려고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지하철이 갑자기 멈춰버렸다. 폭우로 인해서 운행이 중단 된 것. 지하철에 갇혀서 하염없이 시계만 바라보았다.[겨우 3정거장 밖에 안되는데?]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열차는 떠났다.
뉴욕에 있을 때, 사상 유례없는 폭설이 들이닥쳐, 내 비행기가 캔슬되었고, 나는 다음 비행기를 타려면 5일을 기다려야 했다. 그 날 밤에 출발하기로 되어있는 비행기는 캔슬되지 않았는데, 그 비행기로 바꾸어 타려면 차지300달러를 추가로 내야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추가로 300달러를 더 내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는 승객이 다 물어야 하나?
어느 땐가, 경부선 철도 김천 부근에서 철로가 유실되는 사태가 밣생했다. 그 일로, 경부선철도를 자주 이용하던 내 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정말 기차는 사람이 탈 것이 못된다고[절대 감정적으로 이 글을 쓰는 게 아님].
천재지변 정말 무섭다. 하지만, 잦아지는 천재지변의 피해속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하는 고객들에 대한 보상도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그게 너무 안되어 있다. 고객은 왕이라면서, 돈 이미 받았다고 그걸로 끝인가? 꼬우면 이용하지 말라고?
3, 그리스에서의 굴욕을 뒤로한 채 드디어 터키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스, 정말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는 곳이었다[경기장 기계실에 갇힌 사건과 구걸사건으로 너무 피곤한 그리스였다].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잠을 청했다.[하지만 나는 다시 그리스를 찾았고, 다시 찾은 때 결국 배낭을 도둑맞는 사태가 발생했다]
열차는 어둠을 뚫고 달리고 있었다. 빗방울들이 창문으로 달려와 부딫혀 사라졌고, 또 다른 물방울들이 창문을 뚫을 기세로 달려들었다. 기차에 몸을 싣기 전 기상정보가 생각났다.[그리스 북부지역에 폭우가 내리고 있다는 말]
내 앞에 앉은 그리스 애들이 나를 깨웠다. 창밖은 어둠이 살짝 깔려 있었다. 열차는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철로 옆의 강은 금방이라도 넘쳐 철로를 품에 안을 듯 했다.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 그리스 애들이 나에게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다. 바디 랭귀지로] 왜? 무슨일이야?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한 명이 창밖을 가리키면서 뭔가를 설명했다. 기차에서도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그리스어로] 사람들은 수근대기 시작했다. 그리스애의 짧은 영어와 그의 바디랭귀지와 창 밖의 상황, 그리고 사람들의 행동을 볼 때 이건 좋지 않은 징조였다. 불안했다. 이윽고 기차는 멈췄고, 사람들은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뭐지 이건? 혹시, 나....오늘 이스탄불 못가는거야?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비행기는 내가 타지 않아도 날아 갈 텐데.
4.
그는 어리둥절해서 그냥 사람들을 지켜 보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 말을 걸던 그리스 애들이 짐을 챙겨서 나가라는 말을 그에게 했고 그는 짐을 챙겨서 사람들을 뒤따랐다.
사람들을 따라 그는 나갔다. 빗속 저 멀리 버스 네 대가 서 있었다. 사람들은 버스를 향해 걸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을 따라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옆사람에게 물었다. 무슨일이죠?
그의 옆에 앉은 사람은 대답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철길이 물에 잠겨서 기차가 더 이상 갈수가 없어. 그래서 우리는 버스를 타고 비가 내리지 않는 곳으로 가서 그 곳에서 다시 기차를 타고 출발 할 거야.
그는 불안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폭우 때문에 이스탄불로 가지 못할 것 같다는 좌절감에 휩쌓여있었는데, 버스로 이동하다니!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버스는 빗속을 달렸다. 그는 감았던 눈을 떳다. 햇살이 비치고 있었고, 사람들은 내렸다. 그가 도착한 곳엔 상쾌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알렉산드리아 역. 조그마한 역이었다. 그 곳에서 기차를 타면 된다고 누군가가 그에게 일러 주었고, 그는 플랫폼에 앉아 기차를 기다렸다.
5.
알렉산드리아 역에 들어오는 기차를 나는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 오, 정말. 그리스는 나에게 시련을 주었지만, 드디어 그리스를 빠져나가는 구나. 바이바이 그리스. 다신 오지 않을 테다.
기차는 다시 이스탄불로 향해서 출발했고, 더 이상의 괴롭힘은 없었다. 그리스 출국 스탬프를 찍고, 터키로 들어 갔을 때 그는 새로운 세상에 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 고마웠다. 그리스의 투철한 고객정신. 폭우로 인해 기차 운행이 어렵게 되자, 버스로 승객을 태워주다니! 그것 하나만은 내가 칭찬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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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Edit.
6. 자전거 타기를 마친 후,
'와 벌써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뭐랄까, 약간은 아쉬운 기분. 그렇지만 흥미진진 했다고 그는 생각했다.
마지막 도착지에서 가이드가 말했다. "다행히 오늘 죽은사람은 없다ㅋㅋㅋ"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면서 가끔은, 한번 떨어져볼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건 정말 너무 무모한 짓[자살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다]에 가까운 것 같았다.
7. 점심시간,
코로이코(Coroico)의 한 레스토랑 겸 숙박시설(acommodation). 그 곳을 운영하는 사람이 내가 지금 머물 고 있는 곳에 대해서 잠깐 설명을 해 주었다. 각종 야생동물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야생 동물들을 돌보고 있다는 그녀와 그의 남편.[영국?이었던가, 그들은 숲 속에 집을 지어놓고 살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덧붙여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했다.[자원봉사를 해 볼까라는 생각을 잠깐 해 보기도 했다] 각종 동물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꼬마 원숭이가 튀어나와서 내 머리위에 앉아버렸다- _-
"깜짝이야!" 같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던 애들은 나를 쳐다보며 웃었지만, 나는 난감했을 뿐이고...
원숭이를 비롯해서 각종 야생동물들이 이곳저곳에서 놀고있었다. 나도, 신나서 원숭이랑 놀고, 원숭이가 내 품에 안겨서 잠을 자기도 했다. 그 때는 좋았다.[하지만 그 다음날 두드러기가 온 몸에 나서, 일주일 넘게 두드러기로 고생하면서 원숭이 욕을 해댔다ㅠ_ㅠ]
8. The world's most dangeruos road
에서 "죽을수도 있다" 는 생각이 수십번 들었지만,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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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0. 12. 4. 20:06
1. 가끔은 이런 경험을 해 봤을 수도 있다. - 내가 분명히 지갑을 챙긴 것 같은데? 돈이 왜 없지? 라고 생각하게 되는 상황.
어딘가에 가려고 생각하고고 차표를 사야 할 때, 돈이 모자랄 경우. 가깝게는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교통카드 충전을 안해서 돈이 모자라고, 현금을 가진게 없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돈이 모자랄 때.[내 친구가 실제로 경험한 일이다. 1회용은 1500원 인데, 천원밖에 없어서 지하철을 타지 못했다고 한다]
가끔씩 기차역에서 기차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다보면, 차비가 없다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난다. 예전에 한 번은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소액의 돈을 준 적이 있다.[그런데 그 사람의 손안에 수 많은 동전과 지폐가 있는 것을 보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그리고 가끔은 술 냄새를 풍기면서 차비가 없다고 돈을 달라는 사람들도 있는데 과연 그 사람들이 돈을 받아서 차비로 쓸지로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지갑을 잃어 버려서[혹은 집에 깜빡하고 놔두고 와서] 차비를 구입하지 못 할 경우. 그럴 경우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한다.[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차비를 마련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2. 그리스는 나랑 안맞아 - 나에게 많은 시련을 남겨준 그리스.
지난번 이런 제목의 포스팅을 한 기억이 난다. "아무도 길가의 악사에게 동전을 던지지 않는다". 그 때, 아테네에 아침 일찍 도착한 나는 배낭을 도둑 맞았고, 약간의 돈과, 컴퓨터 어댑터와, 각종 책들과 옷들 그리고 그 외의 많은 것들을 잃어 버렸었다. 그 때 잃어버린 물건들을 다시 구입하느라 많은 돈을 소비했고, 잃어버린 약간의 현금도 아까웠다. 그 때 나는 들고 다니던 악기를 들고 그리스의 길거리에서 연주를 해서 돈을 벌었다. 명분은 - 여행하는 거리의 악사.
하지만, 테살로니키에서의 나는 상황이 달랐다.[시간적으로는 테살로니키가 먼저 일어난 사건이다]. 아테네 경기장에서의 왠지모를 승리감에 도취해서[샤워를 하고 난 뒤라서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경기장을 빠져나와 전철을 타고 아테네 올림픽 주경기장을 구경하고 아테네 역으로 갔다. 그리고 테살로니키로 향하는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고, 다음날 테살로니키에 도착했다. 그 다음날은 이스탄불로 가면 될 터였고, 이스탄불 공항에서 하루를 보내고 이집트로 가는일만 남아 있었다.
3. 테살로니키의 오후.
테살로니키 바닷가의 한 공원에서 한적하게 책을 읽고 있다가, 저녁 무렵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이 때 마지막 남아있던 유로를 다 소비했다] 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기차역 예매창구로 가서 나의 기차표(발칸 플렉시패스)를 보이며 좌석을 배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창구에서는 나에게 청전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주었다.
니가 타려는 기차는 국제 열차이고, 등급이 높은 기차라서 니가 가진 패스로 기차를 타려면 돈을 더 지불해야 한다. 얼마를 더 내야하나? 15유로를 더 지불해라. 알았다. 잠시 후 다시 오겠다. 절망적이었다. 앞길이 막막했다.
무료로 기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료 기차는 그 날 밤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로 가는 기차가 있었다. 소피아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기차는 무료 열차였다.[내가 이스탄불에서 소피아로 갈 때 무료였기 때문에. 두 도시를 왕복하는 기차는 차종이 같았다] 그렇게 가면 이스탄불로 가는데 최소 이틀은 걸릴 터였는데, 비행시간을 못마출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마련해야 겠구나. 내 수중에는 50달러 짜리 지폐가 있었다. 하지만 역 안의 환전소는 이미 문을 닫았고, 거리로 나가보았지만 거리의 환전소도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 오후 7시가 넘었으니 그럴법했다. 막막했다.
4. 그는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망설였다. 그는 한가지를 결심했다. 오늘 밤에 기차를 타고 이스탄불로 떠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구걸"을 하는 것.
그의 모습은 뭐 구걸을 하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 였다. 삼선 슬리퍼에, 약간의 땀을 흘린 모습, 정돈되지 않은 머리, 큰 배낭. 그는 테살로니키 역을 드나드는 백패커들에게 말을 걸었다. 같은 여행자니까 어쩌면 도움을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나가는 여행자들을 붙잡고 말을 걸기도 하고, 역안에서 쉬고있는 여행자들에게도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여행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는 서러운 기분을 느꼈다. 막막했다. 열차가 출발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과연 다른 여행자 입장이라면 손쉽게 도와 줄 것인가? 정답은 노 였다. 백패커들 대부분이 빠듯한 예산으로 한푼 두푼 아껴가면서 여행을 하는데, 쌩판 처음보는 녀석이 갑자기 와서 돈을 달라고 하면 백이면 백 줄 리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
5. 현지인 커플을 공략하자.
나는 생각했다. 일단 현지인들을 공략해야 한다[그들은 적어도 금전적 여유가 있을 테니까]. 그리고 지폐 말고 동전을 달라고 하자.[동전은 왠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므로, 거기다가 유로는 2유로 짜리 동전도 있었기에 예상보다 수입이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현지인 중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같이 있는 사람을 공략하자. 그리고 웬만하면 젊은 사람을 공략하자.
그리고 나는 바로 작전에 돌입했다. 역 안팎을 배회하며 목표물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보니, 목표물이 꽤 있었다. 나는 목표물에 접근했다.
익스큐즈미-[여자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무조건 남자에게 말했다]. 나는 한국출신의 여행객인데, 오늘 낮에 지갑을 도난당해서 모든 돈을 다 잃어 버렸다.[동정심 유발을 위한 멘트가 필요했다] 오늘 밤에 이스탄불로 가는 기차표를 사야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사고 있다. 혹시 주머니에 동전이 있으면 동전을 나에게 주면 고맙겠다. 지폐는 주지 않아도 된다. 라는 멘트를 날렸다.
결과는? - 대성공이었다.
모든 커플들이 나에게 돈을 준 것은 아니지만, 일단 거의 대다수의 남자들이 옆의 여자를 한 번 보고, 나를 한 번 훑어 보고, 나에게 돈을 주었다.[심지어 나에게 5유로 짜리 지폐를 주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나름대로 매너(?), 양심(?)을 지키기 위해 지폐를 정중하게 사양하고 동전만을 받았다]
그렇게 몇 번 하고나니, 내 수중에 꽤 많은 돈들이 들어왔다.[기차표를 사고, 샌드위치 하나를 사 먹고, 그러고도 5유로가 남아서 이스탄불에서도 밥을 한끼 사 먹을 정도였다. 샌드위치를 사먹으면서 나에게 돈을 준 사람들에게 좀 미안하기도 했다. 차비를 위해서 돈을 주었는데 내 배를 채우고 있으니 말이다] 몇 번만 더 하면 돈을 쉽게 더 벌 수 있고, 좀 더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생각했다.
"나는 거지가 아니라, 여행객이잖아."
6. 그는 기차에 올랐다.
이스탄불을 향해 가는 기차가 플랫폼에 들어왔고, 얼마 후 기차는 출발했다. 하지만, 그리스는 끝까지 그를 괴롭혔다. 악랄한 그리스. 그리스 북부지방에 전례없는 폭우가 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그는 접했다.[여기도 우리나라 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음 포스팅에!]
7. 덧.
몽골에 있을 때, 구걸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세 명이서 저녁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세 명 모두가 의견이 달랐다. 구걸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구걸을 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돈을 주면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모든 구걸하는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이유로 구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여기에 관해서는 다음에 포스팅을 해 봐야겠다]
- 그리스 느낌
| Ep]그리스, 테살로니키 폭우 때문에 기차가 멈췄는데 어떡하지? (2) | 2010.12.07 |
|---|---|
| Ep] 볼리비아, 라파즈 - 나를 죽일셈이냐? (1), 데스로드 자전거 투어 (8) | 2010.12.05 |
| Ep] 그리스, 아테네 - are you Japanese ? yes, Japanese ! (2) | 2010.12.04 |
| Ep]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 그 여자들이 소매치기 였다니! (10) | 2010.12.02 |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0. 12. 4. 13:47
1.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 국적인지 묻는 현지인들을 만나게 된다.[나 또한 한국에서 외국인들과 이야기 할 기회가 생기면 어디 출신인지 물으니까]. 사실,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의 인지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최근에는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 "북한"덕분에 Korea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남은 경우가 많았다] 아마, 한국 여행자들이 외국인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재패니즈?"일 것이다. 그 다음이 "차이나?" 그 다음이 "코리안"이 아닐까 싶다.[나의 경험상, 10명 중 7명은 재패니즈라고 물어왔고, 두명은 차이니즈, 그리고 1명 정도만이 한국인이냐고 물어왔다]
우리가 유럽에가서 어떤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영국 사람인지, 프랑스 사람인지, 미국 사람인지, 독일 사람인지 구분이 모호할 때가 있다. 우리가 보기엔 모두가 같은 서양 사람인데 그들은 또 확연히 구분한다.[우리들이 한.중.일 사람들을 구분을 비교적 명확히 하는 것처럼말이다. 사실, 외국을 많이 나가서 외국애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외국애들도 어느정도 구분 할 수 있게 된다.]
일상 생활에서도, 우리는 사람들의 겉모습을 보고 뭔가를 추측한다. 가령 누군가가 대학생이세요? 어려보이시는데, 라고 말한다면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다[이미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후반이라면].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처럼 우리는 가끔씩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서 추측하곤 한다.[이게 첫인상이라는 것일까? 그것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타인에 대한 사회적자아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2.
한 일본인을 만나서 야기 한 적이 있다. 그 일본인이 먼저 나에게 말을 걸었다. 니혼진데스까? 이이에.간코쿠진데스.(일본인 입니까? / 아니요. 한국인 입니다) [일본어로 대답을 했고, 그녀는 깜짝 놀라는 듯 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에게 질문을 해 왔다. 외국 여행을 다니면면 사람들이 어느나라 사람으로 가장많이 보느냐고말이다. 나는 대답했다. 일본인으로 보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중국, 그 다음이 한국인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도 물었다. 너는 어떠냐고. 그녀는 대답했다. 일본인으로 가장 많이 보지만, 한국인으로 보는 경우도 많고, 가끔 중국인으로 본다고 말이다. 그러면서 나에게 물었다. 중국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들어? 그냥 그런데, 기분이 좋은 건아니야. 그럼 일본인이라고 들을 때는? 그냥 그래. 그럼 넌? 중국인이라는 소리 들으면 어때? 나도 그럴 땐 기분이 좋지는 않아. 그럼 한국인이라고 할 때는? 뭐, 그럴 때는 그냥 그래.[그 상황에 내 개인적인 판단은 좀 달랐다] - 이 대화 말고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생략하겠다. 하지만 결론은 내가 중국 사람 취급 받으면 기분이 왠지 모르게 안좋은 것처럼 일본애들도 개인에 따라서는 한국인으로 취급받으면 기분이 썩 좋지 않아 한다는 것이다 -
왜 그럴까?
3.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에서 현금카드와 통장의 여행자금을 도난 당한 후,
보스니아의 사라예보를 지나, 야간열차를 타고 몬테네그로의 해변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 후, 숙박비를 아끼기 위해[돈을 다 털렸으므로, 숙박비를 최대한 아껴야 했다] 야간 열차를 타고 다시 세르비아로, 불가리아로, 그리고 그리스로 갔다.[터키에서 이집트로 떠나는 비행날짜가 5일 정도 남아있었기에 그리스에서 4일을 보내고 이스탄불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약 일주일째 야간열차를 타고, 노숙을 하며 이동을 하다보니 샤워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그 때는 한여름이었다. 7말8초] 낮에는 거리를 방황했고, 밤에는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그리스 아테네와 북부의 테살로니키를 왔다갔다했다. 찌는듯한 지중해의 태양 아래 땀이 많이 났지만 샤워를 할 수 없었다.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 할 때마다 내 근처에 앉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미 내 몸은 땀에 쩔어서 땀냄새가 진동을 할 것이었기 떄문이다.
4. 그 날 아침일찍 기차는 아테네역에 도착했다.
오늘은 뭐하지?라고 그는 생각했다. 아, 아테네 올림픽이 열렸던 운동경기장을 찾아가보자.라고 생각한 그는 도시 관광안내도를 살펴보니, 운동경기장이 그려져 있었다. 저기가 아테네올림픽경기장인가? 저기로 가 봐야겠다. 그리고 그는 걸었다. 지하철이나 트램 탈 돈이면, 빵하나를 사먹을 수 있으니, 빵을 사 먹고 걸었다.
걷고, 걷고, 또 걷고. 왠지 뭔가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는 계속 걸었다. 그러다 보니 저 멀리 경기장 같은 것이 보였다. 아, 저기인가?
근데 왠지 분위기가 좀 아니었다. 축구경기장이라고 적힌 곳으로 가 보니, 그 곳은 그냥 아테네 스포츠 컴플렉스였다. 축구경기장은 유로2004 그리스의 우승을 기념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허무했다. 내가 몇 시간을 걸어서 온 이곳이, 아테네 올림픽주경기장이 아닌 그냥 축구경기장이었다니. 길 건너에 경기장이 두개가 더 있었다. 그는 축구경기장에 있던 마트에서 물을 사서 길 건너편 경기장 앞의 잔디밭에 비치타올을 깔고 누웠다.
그리고 낮잠을 잤다. 물을 마시려는데, 물은 탄산수였다. 이런 재수가 없으려니.탄산수를 버리고, 다시 잠을 청했는데 갑자기 배가 아파왔다. 어쩌지? 그는 경기장안으로 달려갔다.[다행히 경기장 내부 공사중이라 문이 열려있었다]
경기장 2층으로 가니 화장실이 있었는데, 문이 다 잠겨있었다. 모든 화장실의 문이 다 잠겨있었다. 그는 급했지만, 그렇다고 아무데나 쌀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그는 기계실 같은 곳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큰 기계가 몇 개가 있고, 안쪽으로 이어지는 통로 안에는 한 사람이 작업하고 있었다. 작업하던 사람은 큰 소리로 누구를 불렀지만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아마 자신의 동료가 들어온 줄 알고 불렀던 것 같다]
5.
나는 두리번 거리다가 한 쪽에 화장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생리적 욕구를 해결했다. 정말 통쾌했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일어서서 나가려하는데 내 눈앞에 설치되어 있는 그것을 보고 그는 고민에 빠졌다.
"샤워기" 거기는 변기와 샤워시설이 갖추어진 곳이었다.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하지만 결론은 당연한 것이었다. 일주일째 샤워를 못하고 땀에 쩔어있는 상태였기에, 일단 일이 어찌됐든 샤워가 우선이었다. 초스피드로 머리를 감고, 몸에 비누를 칠하고, 몸을 씻어내고, 물기를 닦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문열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죽이고,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그리스어로 하는 대화였기에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저 두사람이 작업을 끝마치고 이제 기계실에서 나가려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설마, 나를 이 안에 가둬두고 나가겠어? 문은 열어놓고 나가겠지.
모든 동장을 멈춘 채, 숨죽이고 있었다. 일을 하던 두 그리스인은 밖으로 나갔다. 나는 옷을 입고, 다시 기계실로 나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을 열어보니, 잠겨있었다.[절망적인 순간이었다] 당황스러웠다.
나는 창가로 가 보았지만, 도저히 뛰어내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창문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다른 곳으로 통하는 문도 없었다. 어떻게 하지? 여기에서 하루 잘까? 그럼 내일 열어주겠지? 여기 있다가 들키면 안될 것 같기도 한데?
나는 문을 두드렸다. 쿵쿵쿵쿵쿵. 누가 갑자기 오더니 문을 열어 주었다. 그리스어로 나에게 뭐라고 해댔다. 나는 영어로 쏘리라고만 했다. 그러더니 따라오랜다.
6.
그는 그 사람을 따라 사무실 같은 곳으로 갔다. 그리스어로 사무실 사람들이 뭐라뭐라 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기다리라는 것 같았다. 경찰을 부르려고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해 봤는데, 잠시 후 어떤 키큰 사람이 왔다. 그러더니 영어로 말을 걸었다.
너 왜 거기 있었어? 저스트 유즈 토일렛. 사무실의 사람들은 그리스어로 자기들대화를 했고. 그는 마냥 서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아유 재패니즈?.................??? 그리고 그는 미소를 띄며 대답했다. 예스. 아이엠 재패니즈!
그리고는 사무실의 사람들이 재팬이라는 말을 써가며 대화를 하더니, 그에게 말했다. 가라고. 그리고 그리스말로 뭐라고 하는데 그는 본능적으로 그것이 욕과 비슷한 것이라고 느꼈다. 재패니즈 뭐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그는 대답하면서 나왔다. 쏘리쏘리. 아이엠 재패니즈. 쏘리. 바이바이.
| Ep] 볼리비아, 라파즈 - 나를 죽일셈이냐? (1), 데스로드 자전거 투어 (8) | 2010.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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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0. 12. 2. 21:17
Second Edit.
1. 여행자의 필수품(?) - 복대.
많은 여행객들이 복대를 차고 다닌다. 그리고 여행사에서도 복대를 권한다. 요즘 복대는 예전처럼 몸 속 허리에차는 그런 것 말고도 다양한 제품이 나오는 것 같았다. 나는 첫 배낭여행지였던 유럽 배낭여행때 말고, 그 외의 여행에서 복대를 하고 다닌 적은 없다. 왠지 복대를 차면 불편하다고 느껴진 것이 가장 큰 이유이지만, 이제는 소매치기들이 모든 여행자들이 복대를 한다는 것을 알고 복대를 노린다는 말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복대를 신뢰하지 않았다.
2.
나는 젊은 시절[지금도 젊지만, 더 젊었던 시절] 칠칠맞지 못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왠지 덤벙대고,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놔두고 다니고. 아무튼 그런 일들이 많아서 많이 혼나기도 했고, 혼자 자책도 많이 했다.
유럽 여행을 할 때는 기차가 주요 이동수단이 되는데, 기차를 타고 내릴 때 마다, 내 물건 하나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항상 나의 흔적들은 기차 좌석 한 켠에 남겨두었다.[지금은 매번 자리를 떠날 때 마다 내 자리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외에도, 나는 시간에 쫒기거나, 무언가 급하게 하다가 내 물건들을 그 자리에 그대로 놔두고 떠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리고 그 물건을 놔두고 왔다는 사실을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그 곳에 돌아기가기에 너무 늦어버린 시점이었다.
발칸반도 여행,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의 미항美港)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흔히들 '보스니아'라고 한다]의 모스타르(Mostar)로 떠날 때의 일이다.
곧 버스가 출발 한다는 사실을 알고, 현급 지급기에서 버스비 만큼의 돈을 인출한 다음 버스표를 사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아드리안해의 해변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산길로 접어 들었고, 곧이어 국경 검문소가 나왔다. 국경 검문소에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현금 지급기에 카드를 그대로 꽂아 둔 채 돈만 빼 들고 버스표를 사고, 버스에 올랐다는 사실을 말이다.
헐, 내 카드의 돈은?! - 아니나 다를 까, Mostar에 도착해서, 인터넷으로 내 계좌를 확인해보니 잔고는 세자리였다[몇 백원이었다]. 내 통장에 들어있던 여행 자금을 전부 다 도난당했던 거였다.[그 현금 지급기는 오픈형이라서 내 뒷사람이 내가 비밀번호 누르는 것을 본 것 같았다. 내 비밀번호는 지극히 단순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순간에 여행 자금을 도난당하고, 카드도 잃어 버리고, 그나마 하나 더 있던 카드 조차 칩이 고장나서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나는 칠칠맞지않음으로 인해, 나는 그런 고생도 했다.
3.
보스니아를 떠나, 세르비아로, 세르비아에서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고, 불가리아로, 그리고 다시 그리스로, 그리스에서 치욕적인 사건(?)을 당하고 다시 터키로. 그리고 다시 이집트로 비행기를 타고 왔다.[발칸 플렉시패스가 있어서 기차는 무료였기에, 기차에서 잠을 많이 잤다]
내 수중에 있던 현금은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가지고 있던 유로는 이미 다 썻고, 약간의 US$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뭐 그래도 갈 곳은 가고, 할 건 해야지!
나는 이집트 시와 사막(Siwa desert, the great sand sea)으로 가기 위해 이집트 북부의 지중해 도시 알렉산드리아로 갔다.[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있는 그곳!] 역시 그 곳은 지중해 분위기가 좀 나기도 했다. 바닷가를 거닐며 조금은 낯선 풍경을 바라보았다. 차도르[아랍의 여인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복장, 모든 몸을 가리고 눈만 내놓는 그런 복장]를 그대로 입은 채 바다에서 파도를 타며 즐겁게 노는 모습을.[웬지 좀 불편할 것 같다는생각을 했지만, 그들은 이미 적응되어 있으리라]
버스터미널 매표 창구[여기서도 여성들에 대한 배려를 볼 수 있었다. 남자들의 줄이 엄청나게 길었지만, 여자가 오면 그들은 줄을 서지 않고 바로 창구 직원이 상대 해 주었다. 이것이 바로 문화차이?]로 가서, 시와(Siwa)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입하고, 나는 다시 호스텔로 돌아오기 위해 트램을 탔다. 트램을 탔는데, 내가 탄 차량에 여자들만 타고 있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다 어디로갔지? 라고 생각했지만, 뭐 별로 신경쓰지 않고 나는 출입문 옆에 구석쪽에 자리를 잡고 서 있었다.[ 이집트는 지하철과 트램에 여성전용차량이 있어서, 한 칸은 여성들만 탑승하도록 되어있다. 나는 지하철에는 그런 것이 있는 걸 알았는데, 4개의 차량으로 구성된 트램에도 그런 것이 있을 줄 몰랐다]
몇 정거장을 가자 사람들이 좀 많이 탔다. 그렇다고 해서 몸을 부대낄 정도로 사람이 복잡한 건 아니었는데, 희한하게 한 명의 뚱뚱한 여자와 한 명의 호리호리한 여자가 나에게 몸을 심하게 부대끼는 것이었다. 나는 구석에 몰려있는 상황이라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속으론, 이것들이 미쳤나 왜이러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소매치기 일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라. 차도르를 한 이슬람 여성이 소매치기였다니. 왠지 순종적이고, 착해 보이는 사람들이 말이다.[하지만 이집트는 예외다]
4.
그에게 다가와 부대끼던 두 명의 여성은 얼마 후 내렸고, 그는 대여섯 정거장을 더 가서 내렸다. 그리고 호스텔로 가서 아까 계산하지 못한 방값을 계산하기 위해[담당자가 없어서, 큰 배낭만 맡겨 놓은 채 버스터미널에 다녀온 것이었다] 크로스백을 잡는 순간 그는 숨이 멎는 듯 했다.
그의 크로스백이 열려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붐비지 않던 트램에서 이상하게 그에게 달라붙어 몸을 흔들던 그 여자들이 생각났다. 설마.설마.설마. 그는 가장 먼저, 카메라를 찾아보았다.[여행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는 돈 보다 중요한 것은 카메라다. 그리고 카메라 본체보다 중요한 것은, 카메라 메모리 카드이다]
휴 - 그는 안도의 숨을 내 쉬었다. 카메라는 무사히 있었다. 그러나 지갑은 보이지 않았다. 지갑 속에 있던 국제 학생증과, 국제 유스호스텔증,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카드들이 눈 앞을 스쳐 지나갔다. 돈은 어차피 3일 정도의 생활비만 가지고 다녔기에,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카드가 문제였다. 그리고 선물받은 그의 지갑.
5.
나는 호스텔에 돈을 지불하고, 경찰서로 달려갔다.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아, 이집트 경찰들 답답하기로 소문나 있는데, 역시 정말 답답했다. 이리 와라, 그리로 가니, 저리로 가 봐라, 저리로 가니, 또 다른 곳으로 가봐라. 소매치기 당했다고!! 뭔, 그냥 도난신고확인서 하나만 써 주면 되지 왜이리 쓸데없는 걸 물어보는지, 그리고 도움도 안되는 것들. 답답해서 그냥 소리만 고래고래 질러대다가 차라리 내가 지갑을 찾으러 가는 것이 낫겠다 싶어[카드라고 말하는 편이 낫겠다] 경찰서 문을 박차고 나왔다.
그 여자들이 내렸던 것 같은 역 주변 골목을 배회했지만, 헛수고 였다. 허무했다. 아직, 이집트에서 할 것이 많은데 학생증은 필수였다. 카이로로 다시 돌아가서 만들어야 하다니. 정말 비효율적인 일이었다. 시간낭비 돈낭비.
그렇게, 알렉산드리아의 거리를 헤메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다. 그날 따라 호스텔에 단체로 묵고 있던 이집트인들의 떠드는 소리가 왜그리도 크게 들리던지. 괜히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 지프 위에 매달린 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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