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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akia, Syria/ 라타키아, 시리아 / 17.05.2009-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09. 5. 23. 14:05반응형
-불시착, 라타키아.
+ 다마스커스→라타키아, 4hr30, VIP Bus 200SP
불시착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걸까? 난 혼란스러운 다마스커스를 다마스커스에 도착한지 두시간 만에 떠나기로 하고 팔미라행 버스티켓을 끊었어.
팔미라행 버스가 떠날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는 오지 않았지.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으니까 저기로가라 요기로가라 막무가네인거야. 결국 같은 버스회사의 버스가 보이길래 거기로 가서 물으니, 팔미라로 가는 버스가 맞다고 타라고 했어. 그래서 버스에 올라서 피곤한 몸을 의자에 기댔지. VIP Bus, 우리나라로 치면 우등버스 정도 되는 버스였어.
그렇게 버스는 달리기 시작했고, 서쪽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잠이 들었지. 그리고 깨어났을 때 난 믿을 수 없는 사실에 직면해 있었어.
여기가 어디?
술취한 택시기사가 집요하게 달라붙어서 도착부터 재수가 없다고 생각했어.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한 곳에서 난 큰 길가로 나갔지. 어디가 어딘지 몰랐어. 지도한장, 가이드북 하나 없는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했지.
택시기사는 수영하는 포즈를 취하며 50SP에 110SP짜리 방갈로에 데려다 주겠다는 거야. 난 생각했어. “사막한가운데 유적지에 뭔 수영이며, 무슨 방갈로?” 택시 기사에게 꺼지라고 말했지. 술냄새 사는 니 택시는 안탈꺼라면서. 그리고 새로운 택시를 불렀어.
옆에 교통경찰도 있었지.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니, 라타키아Latakia라는 거였어. 라타키아? 어디서 얼핏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잘 몰랐어. 여기 팔미라 아니냐고 계속 되물었더니, 계속 “라타키아, 라타키아”라는 거야. 내 버스티켓을 보여주었더니, 경찰이 나를 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데리고 갔어.
내가 도착한 곳은 “라타키아”였어. 시리아에서 서쪽의 끝. 난 동쪽의 끝인 팔미라로 가야하는데, 버스는 나를 서쪽 지중해변으로 나를 데려 온 거였어. 버스기사? 버스회사는 날 속인 거였어. 단지 버스티켓을 팔아먹기 위해서 말이야. 정말 어이가 없었지. 시리아에 도착한 첫 날 너무 어이없는 일들을 많이 당한거야.
유레일패스 찢어지고, 팔미라행 버스티켓으로 라타키에오 오고, 다마스커스까지 갔다오고, 돈은 돈대로 날리고.. 아무튼 최악의 시리아가 되려하고 있었어.
버스정류장에서의 하루.
나는 하마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팔미라로 가는 야간 버스가 있었지만, 이미 내 마음속에서 팔미라는 떠나고 없었어. 그냥 하마로가서 여유로운 여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 하마, 알레포 두군데만 보자고 생각했지. 욕심부리지 자고 말이야.
라타키아, 휴양도시였어. 하지만 나에게는 휴양은커녕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려 하고 있었지
하지만,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어.
내가 잠베를 연주하자, 몰려든 사람들. 그리고 멍하니 앉아있는 외국인인 나에게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혹시나 심심할까봐(?)관심을 가져준 버스기사들과 사람들. 그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먹을 것을 나눠먹고.(내가 불쌍해 보였나??)
그렇게, 라타키아에 도착한 사연은 불쾌하기 짝이 없었지만, 라타키아에서 보낸 짧은 시간들은 나쁘지 않은 시간들이었어.
지중해변의 휴양도시 라타키아는 내게 좀 독특한 모습으로 기억에 남았어.
<라타키아 버스 정류장의 모습>
<나와 지루했던 시간을 같이한 버스기사>
<시리아 애가 챙겨준 나의 간식,, 감동 ㅠ(내가 너무 불쌍해 보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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