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looking for a job again! - 다시 구직자의 삶으로(1)

- 호주, 워홀이야기- · 2009. 11. 28. 07:18

반응형

농장에서의 즐거웠던 나날들은 끝이 났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더이상 쓸모없어진 사냥개처럼 내동댕이 쳐 졌다.

나는 어느정도 다 예상하고 있던 결과였기에 최대한 빨리 다른 잡(job)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이제 여름이 시작되고 있어서 슬슬 일자리가 많아 진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퍼스시티(Perth city)의 백팩(Backpackers)도 이미 일자리를 찾아서 몰려든 사람들로 붐볐다.
불과 두달전만해도 한산하던 백팩에 도미토리방이 없을 정도라니!

세명이서 같이 다니기로 해서, 같은 숙소에 같은 방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물론 비싼방은 있었지만)
여차저차해서 방을 잡았다. 내가 호주에 왔을 때 두번째로 갔던 백팩이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더니,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어쨋든 일을 다시 구해야 했다.

또 다시 시작되었다.
일을 구하기 위한 사투가,,,,2개월 전보다 경쟁자들이 더 늘어난 상황이었다.
거기다가 나에게 또하나의 조건이 더 붙어 있었다.
3명 모두가 일을 구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현실적으로 3명이 동시에 같은 일자리를 갈 수는 없었다. 3
명을 한꺼번에 고용하는 곳은 50군데중에 한곳이 있을까 말까한게 현실이었다.

일단은 우선 일을 구하는게 급하니까, 말을 했다.
일을 구하기 가장 쉬운 사람은,1명이면서 차가 있는 사람.
그 다음이 차가 있고 2명.
그 다음이 차가 없는 1명.
그 다음이 차가 없는 2명.
이라고.


그리고 덧붙였다. 2명짜리 일은 에이전시(Agency)에 자주 등록되니까 2명짜리 일이 나오면 먼저 일을 하러 가라고. 그리고 나서 내가 따로 가겠다고.
물론, 3명 동시에 할 수 있는일을 우선적으로 찾아보겠다고.

욕 바가지로 먹었다...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것이 현실인데. 3명을 우선적으로 알아보겠다고 했는데,
내가 나 외에 2명을 더 먹여 살려야한다는 부담감이 나를 압박해왔다. 내가 어쩌다가 이리 됐는지 ㅠ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싸들고 나와서 일자리를 찾으러 다녔다. 에이전시에도 가보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정보도 얻고,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알아보고.

공장들도 10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가 시즌이라서 사람을 많이 뽑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퍼스, 프리맨틀Fremantle의 주변 공장지역에 어플리케이션을 쓰러도 다녔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잔의 잔고는 줄어들었고, 몸에 힘도 점점 빠지는 것 같았고, 웃음도 점점 사라져갔다.

일을 구한다는건 힘든일이었다. 더욱이 나에겐 시간이 없었다.
나는 여행을 계속 해야한다는 압박이 있었고, 나중엔 돈이 있든 없든 여행을 떠나야만 했다.
있으면 있는데로, 없으면 없는데로,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다.
예전같으면 공휴일이 좋았을 텐데, 하필이면 월요일이 Queen's birthday라서 공휴일이었다.
 이런 제길,, 에이전시와 공장이 모두 문을 닫는 공휴일...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주까지 일이 구해지지않으면 나 혼자라도 북쪽으로 가야 겠다고... 북쪽에는 농장들이 많았고, 농장을 직접 찾아가야겠다고.

북쪽지방은 퍼스보다 기온이 따뜻했기에 농장이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퍼스와 남쪽지방은 기후가 비교적 서늘해서 빨리야 10월 중순, 11월에 농장이 열렸기에 나는 북쪽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나의 생각을 말했다.
모두가 북쪽으로 갈 생각이 있는것 같기도 했다.

그러다가 수요일.
에이전시가 문을 닫기전에 한 번 더 가봐야 겠다는 생각에, 에이전시에 들렀더니 북쪽으로 2500km에 위치한 곳에 있는 수박농장Watermelon farm 에 2명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간다고 말했다..무조건 가겠다고. 지금 당장 갈 수 있다고...





- 퍼스시티의 밤거리, 겨우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 퍼스 시티
반응형

내가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이유.

-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09. 11. 17. 15:30

반응형

- 내가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이유.


내가 너무 구식이라서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걸까?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바늘.
사각사각, 종이위의 연필심.
쓱싹쓱싹, 톱밥을 뱉고있는 나무.

아직 주변에 아날로그는 많지만,
디지털이 지배하는 시대에 그걸을 찾기란 힘들다.

난 아날로그가 좋다.

디지털은 차갑지만,
아날로그는 온기를 품고 있으니까.



Someday, Sep 2009.
From Australia.




- 해질녘, 알바니하이웨이 Albany HWY 옆의 집 한채.

반응형

Casino,

-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09. 11. 14. 19:08

반응형


- Casino,

Perth city's Casino.

룰렛, 블랙잭, 포커,, 수많은 딜러와 게임기
수없이 쌓여있는 칩들.

엄청난 돈들이 오가고,

환호성을 외치는 사람,
돈을 잃고 힘없이 카지노를 떠나는 사람,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은 모두다 떠 난다.

Casino, 돈을 빨아 들이는 블랙홀.

  

01/09/2009, Tue.
Perth, Australia.

 

반응형

'- 길을 걷다, 세계여행 > Feel-ing, 세계일주-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ne test.  (0) 2009.11.15
엽서 Postcard  (2) 2009.11.14
Cantract VS. Hourly  (0) 2009.10.26
On the road.  (0) 2009.10.26

I've got the job! - 02, 눈을 다치다

- 호주, 워홀이야기- · 2009. 10. 31. 15:00

반응형


-

겨울철,
호주 남서부지역의 농장에서의 일거리는 대부분이 푸르닝(Pruning)이다.
특히, 마가렛리버(Magaret river)와 그 주변지역의 와인은 굉장히 유명하다. 퍼스 주변에도 많은 와인팜들이 있고, 나 또한 포도밭에서 겨울철 포도나무를 다음는일을 한 것이다.

나는 컨츄렉(Contract)이 아닌 아월리(Hourly)로 일했기 때문에, 푸쉬업(Push-up)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일을 빨리빨리 해야했다. 컴츄렉이라면 내 능력이되는만큼 하고싶은 만큼 일을 하고 돈을 받으면 되지만, 아월리는 시간으로 수당을 계산하기에 푸쉬업을 받았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은 날, 햇살조차도 따사로왔다.
그 날도 역시 나뭇가지자르는 기계로 열심히 가지를 자르고 있었는데, 잘린 나뭇가지가 갑자기 튀어올라 내 눈을 강타했다.

한순간이었다.
가끔, 잔가지들이 튀어서 얼굴 주변에 맞긴 했었지만 정확하게 눈을 강타해버린 것이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눈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약 10분 후,
서서히 눈을 떳지만, 따갑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였다. 안약을 넣어보기도 하고, 물로 씻어보기도하고, 그렇게 눈을 감고 30분 쯤 후에 좀 더 안정이 되었을 때 눈을 보니, 동공의 옆에 살짝 찢어진 것 같은 흔적이 보였다.

컨츄렉터에게 전화를 해서, 다쳐서 일을 할 수 없고, 병원을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컨츄렉터는 한두시간뒤에 온다고 했다.(우리 팀은 매일아침 우리가 농장으로 가서 우리끼리 일을 하고, 일이 끝나면 전화로 그 날 어느정도 일을 했는지 보고하는 식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눈치보지않고 마음편하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컨츄렉터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일을 시작한지 이제 이주 남짓. 내가 모은 돈은 한국가는 비행기표를 사고, 약간의 생활비 정도.
혹시나, 눈을 수술해야한다고 하면 일을 그만두고 한국으로 가야 하는 건아닐까?
만약 한국에 가면, 한국에서 수술을 하고, 한국에서 알바를 해서 그 돈으로 미국이라도 잠깐 갔다와야 겠다..는 생각.
나도 지금 일으 할 수 있는데, 눈이 좀 아픈것만 말고는 일을 할 수 있는데,,오늘 100달러 날렸다는 생각,,
호주 병원비도 비싼데, 호주에서 수술해야한다고 하면어쩌지? 라는 생각.
아무튼 별에 별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점심을 먹고나서, 병원.
의사가 내 눈을 검사했다. (그래도 역시 비교적 잘 산다는 나라라서 그런지 시설은 인도에 병원갔을 때보다 좋은 것 같았다.)
눈에 뭔 용액을 붙고 닦아내고 이것저것 하고 거즈를 눈에 대었다. 그리고 나서 눈을 떠보니 한결 깔끔한 느낌이었다.
의사가 약국에가서 나보고 연고를 사오랜다... 애꾸눈으로 약국에가니 정신이 몽롱했다. 처방전에 적혀있는대로 약을 달라니까 약사가 뭐라뭐라고 웃으면서 농담같은걸 하는데 뭔말인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시 병원,
연고를 2시간마다 눈안에 바르랜다...연고를 눈에 바르라니? 안약을 넣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렇게 하라니까 했다.(연고를 바르고 눈을 깜빡이면 눈밖으로 다 삐져나왔다..그래도 그 연고가 3만원이나 하니 버릴 수도 없고 열심히 발랐다).
그리고, 3일뒤에 다시 병원에 오라고 했다..사실 다시 올까말까 고민했다. 그래도 다시 오기로 했다.
그렇게 병원 치료가 끝났다..

내심 마음속으로 병원비 걱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여행자 보험을 들긴 했지만,,당장 가진돈이 얼마 없었기에,,메디케어(Medicare)혜택이 없는 나로서는 일반진료비가 100달러 였다.
결제하려고 카운터에 가니, 결제가 다되었다는 거였다.
'엥? 난 결제한적이 없는데??'

알고보니, 직장의료보험으로 처리된 것이었다. 근무중에 다친거니까 직장보험으로 처리되어 직장에서 치료비를 내준 것이었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난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니까."

그렇게 다시 농장으로 돌아와,
나무 그늘 밑에 누워서 낮잠도 잤다.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지만, 뭐 이렇게 된 것 오랜만에 휴식을 취했다. 오렌지도 따먹고, 야생 오리도 괴롭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뻣던 건,
내가 의사에게 내 눈의 상태가 어떻냐고 물었을 때,
의사가 No problem 이라고 말하면서 내일부터 일을 해도 상관없다고 말을 해준 것이었다.  






반응형

I'm looking for job! - 05, 외국인 노동자가 되다.

- 호주, 워홀이야기- · 2009. 10. 28. 15:52

반응형

호주에서 맞이하는 세번 째 토요일.

백팩커스의 체크아웃을 끝내고, 에이전시에서 소개해 준 컨츄렉터와의 약속장소로 떠났다.

약속시간은 12시,
퍼스 시티(Perth city)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진 곳. Bullsbrook.
조그마한 마을 이었다. 마을의 중심가에 있는 체커스호텔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12시,
주차장에서 Drummont(두루먼, 컨츄렉터)이라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들이 왔다갔다 할 때 마다 유심히 쳐다보았다.
12시가 다 되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초조했다.
"또 이렇게 펑크가 나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전화를 해 보았지만, 자동응답으로 넘어갈 뿐이었다.
사무실 전화번호가 있어서, 사무실로 전화를 하니, 비서같은 사람이 받는 듯 했다.
 - 에이전시에서 연락받고, 오늘 12시에 두루먼과 만나기로 했는데 두루먼과 연락이 안된다고, 연락좀 해서 나한테 연락을 다시 해 달라고 했다.

12시 15분 경,
하얀 홀덴 한대에서 덩치가 조금 있고, 연륜이 있어보이는 한 남자가 영국식 발음으로 말을 걸어왔다.
왔구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치고, 현재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고,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 자기는 오늘 홀리데이라서 시티에나가서 쉬어야 한다면서.


현재,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네명,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렇게 나는 그 날 농장근처에 다른 노동자들이 묵고있는 숙소로 들어갔고, 다음날 부터 일을 할 수 있었다.


드디어 호주에서, 워킹을 시작했다.

반응형

- 협연하다.

-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09. 10. 24. 22:07

반응형


- 협연하다.


백팩커스에서 만난 아이리쉬가이(Irish guy) 말리키.
나의 룸메이트.

기타를 연주하는 말리키.
잠베를 연주하는 나.
저녁마다 협연이 이루어진다.

음악을 좋아하는 우리들.
음악으로 하나되는 우리.
음악을 즐기는 백팩(호스텔)의 모든 사람들.

즐기자, 우리의 나날들을.

 

24/07/2009
Perth, Australia.



- 나와 말리키,

 

반응형

'- 길을 걷다, 세계여행 > Feel-ing, 세계일주-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숲속의 숙소  (0) 2009.10.26
호주 농장에서,  (0) 2009.10.24
지구의 남쪽, 남반구에 오다.  (0) 2009.10.16
万里長城(만리장성)  (4) 2009.10.14

I'm Looking for job!

- 호주, 워홀이야기- · 2009. 10. 19. 00:32

반응형

처음 내가 찾아간 백팩(숙소,게스트하우스)은 Coolibah lodge 였다. 호주에 오기 전 호주 VIP카드를 만들었던 나는 숙소 할인도 되고 일자리도 소개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쿨리바로지에 찾아간 것이었다.

노스브리지(Perth Northbridge)에 위치한 쿨리바로지에 처음 머물렀다. 다른 숙소들에 비해서 가격은 좀 비싼 편이었지만 시설이 괜찮은 편이었고, 잡 게시판에 일자리에 관한 이야기가 종종 올라오긴 했다. 그러나 실상 그 정보는 그리 유용한 것은 아니었다.

다행히, 쿨리바로지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사람 중에 한국인이 있어서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퍼스 시내에 위치한 잡 에어전시(Job agency)의 위치와 시즌(날짜)에 따른 일거리 정보였다. 나는 그 스태프의 말을 토대로 퍼스 시내에 위치한 잡 에이전시에 들리기 위한 동선을 만들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나갔다. 교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일자리를 구하기가 많이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나는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빨리 일을 구해서 돈을 번 다음 다시 여행을 떠나야 했기에, 교회 사람들의 말은 나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나는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었다.


월요일,

아침 일찍, 잡 에어진시를 찾아갔다. 백패커 스태프가 말해준 에어진시 위치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4군데 정도 둘러볼 예정이었다. 

 퍼스 시티에 있는 주요 잡 에어전시로 Aussi job, The job shop, Traveller's Club(나중에 Traveller's club는 the job shop과 통합되었다) 세 군데 정도가 있었다. 처음 찾아간 곳은 Traveler's club 이었는데, 그곳의 매니저는 내가 찾아가자마자 좋은 농장 일이 있다며 나에게 가 볼 거냐고 말했다. 캐시잡(Cash job) 시급 18달러, 3개월 이상 가능. 나는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공장일이 더 하고 싶었던 나머지 오후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했다.(그러지 말았어야 했지만, 그 땐 그 사실을 몰랐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Aussi job이었다. 찾아갔을 때 마침 일거리가 있다고 했다. 그것도 농장일이었는데, 푸르닝(포도나무의 가지를 자르는 일)이었다. 이건 한 달짜리 일이었다. 나는 공장일이 하고 싶었기 때문에, 짧게 한 달 정도 농장에서 일하고 다시 공장일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Aussi job에서 주선해 주는 일을 하기로 결정했지만, 그날은 농장주와 연락이 되지 않아 다음날(화요일)에 다시 오라고 했다. 그래서 Traveller's club에서 주선해 준 일은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공장에 이력서를 돌리며 돌아다니는 일은 고독하고 힘들었다>



-화요일,

내가 어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Aussie job에서 주선해 준 일이 성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Traveller's club에 찾아갔으나 3개월 짜리 농장일은 이미 다른 사람이 가져간 뒤였다. 나는 그 때 생각했다. 기회는 주어졌을 때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 일단 무조건 'OK'를 외치고 나서 일을 하고 안하고를 결정해야 했다는 것을.


그 이후 나는 약 2주간 일을 구하지 못했다. 교회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고 들은 것이 실감났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 한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지의 청년들이 호주로 몰려들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사실.

그때부터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 잡 에이전시가 문을 열면 일이 있는 지 확인하고 난 뒤 공장에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자기소개서)를 쓰러 다녔다. 매일 아침 첫 손님으로 에이전시에 가서 얼굴 도장을 찍다 보니 에이전시 직원과 친해질 정도였다. 일이 있든 없든, 나는 웃으며 에이전시를 빠져나왔다. 내가 긍정적이고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잡 에이전시에서 전화가 왔다. 농장에 일자리가 생겼는데 일을 할 수 있냐는 전화였다. 나는 기쁜 마음에 당연히 'Sure'라고 외쳤고, 그렇게 농장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행중인 나에게 더 이상 돈만 쓰면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돈이 필요했다. 선택할 여지 없이 나는 바로 농장으로 떠나기로 했다.

<퍼스 북쪽에 있는 작은 마을 불스브룩(Bulls brook) 근처에 있는 와인 농장. 첫 번째 농장이었다>



- 사실,
호주에서 일을 구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자기만 열심히 한다면 길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로 노력도 하지 않고 일을 구하려고 한다. 물론 운이 좋아서 일을 구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기는데, 그건 정말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실감난다. 자신이 노력하지않으면 운도 따르지 않는 법 이다.

나는 매일 에이전시에 가서 눈도장 찍고, 공장도 여러군데 돌아다니고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그저 시티잡을 구하기 위해 이력서(Resume)같은 걸 시티에 있는 레스토랑에 돌리기만 하고, 에이전시에는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기회는 반드시 오게 되어 있는 법이다. 많은 사람들이 워킹홀리데이를 와서 일을 구하지 못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다는데, 자기 노력의 부재라고 볼 수도 있다.
난, 일을 구하기 위해서 잡 에이전시에는 매일 출근했고(Aussi job은 소스가 오픈되지않아서 매일 찾아가야 했고, the job shop은 홈페이지에 소스가 오픈되어있어서 자기가 일을 선택할 수 있었다(http://www.thejobshop.com.au). 그 결과 Aussi job 매니저가 나에게 전화를 해 주었다.
결국 호주에 온 지 16일째 되는 날 겨우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내가 호주에 오기전 생각했던 기간보다는 오래걸렸지만 생각하던 것 보다 시급이 높아서 다행이었다.

나는 일을 시작 할 수 있었다.


반응형

호주, 그 곳에 발을 내 딛다.

- 호주, 워홀이야기- · 2009. 10. 18. 00:32

반응형

세계일주를 하면서, 여행을 하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던 호주 워킹홀리데이(Working Holiday), 워킹 홀레데이만이 세계일주를 계속 할 수 있게 해줄 유일한 희망이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바이칼 호수가 있는 이르쿠츠크를 지나 몽골을 지나고 중국을 거쳐 호주 서부(Western Australia)의 퍼스(Perth)로 날아갔다.



내가, 퍼스를 선택한 이유? 

케언즈(Cains), 시드니(Sydney), 브리즈번(Brisbane) 등  유명 도시들을 선택하지 않고, 퍼스를 선택한 이유?

첫째, 한국에서 알던 사람이 자신이 젊었던 시절에 퍼스에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했다.

둘째, 여행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고나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호주의 퍼스에서 일했고, 호주에서 퍼스가 제일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셋째, 호주의 여러 큰 도시 중, 한국 사람이 제일 적은 곳이 퍼스라고 했다.

넷째, 비행기 표값이 제일 쌌다. 호주의 서쪽에 있다 보니 그런 것 같았다. 편도로 텍스 포함 51만원에 표를 구입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호주의 서부 주도, 퍼스로 날아갔다. 


- 퍼스 Esplanade, 시티 버스 터미널.


7월 22일. 밤. 퍼스 국제공항. 퍼스에는 비가 추적추적내리고 있었다.

 호주의 세관 검사는 까다로웠다. 나무로 된 제품을 들고 있는 경우에는 검사를 받아야 했으나, 젬베(djambe)와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있던 나는 의외로 간단하게 통과되었다. 세관 검사를 하는 사람이 스케이트보드를 보며, "Is that all"이라고 물었고 나는 "Sure"라고 대답했다. 뒤쪽에 줄은 길게 늘어져 있었고, 세관 검사 요원은 나를 그냥 통과해 주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랐던 나는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아침 해가 밝으면 퍼스 시내의 백패커(Backpacker, GuestHouse)로 갈 생각이었다. 공항에서 노숙하려고 자리를 찾다 보니, 서양 애 하나가 자리를 잡고 있길래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공항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밤을 새려고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공항에 숙모를 픽업하러 나왔다는 어떤 한국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한국 분이시면 저희 집에 가서 하루 주무셔도 돼요"

공항 한쪽 구석에서 노숙을 하려는 내가 안쓰러워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호주에 오기 전 한국인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한국인이 많다고 해서 섣불리 따라간다고 하지 못했다. 잠시, 고민하다가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나는 '호의를 베푼'한국 사람을 따라갔다.

그게 시작이었다. 그 사람과의 인연도 거기서 시작이었다. 좋았다면 좋았을 인연, 나빴다고 하면 나빴을 인연. 아무튼 나는 그 분에게 빚을 졌고, 그렇게 호주에서의 생활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겨울이라고는 했지만 춥지 않았다. 그리고 맑았다.


앞으로 펼쳐질 호주에서의  워킹라이프(Working Life)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채 잠이 들었다. 수요일 도착,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텍스파일 넘버(Tax file Number)를 받고 휴대폰을 개통했다. 주말에는 교회에 나가기로 했다. 마침 나를 자기 집에서 재워준 사람이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분이라서 그 교회에 가기로 결정했다.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오랜만에 잠도 많이 자고 푹 쉬었다. 갑작스럽게 바뀐 계절의 변화. 기온에 적응해야 하기도 했고, 호주에서 일을 시작하려면 체력 보충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일(job)을 구해야 했다. 마음 한켠엔 일을 못구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반응형

지구의 남쪽, 남반구에 오다.

-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09. 10. 16. 15:29

반응형

- 지구의 남쪽, 남반구에 오다.


비행기를 타고 담숨에 날아와버린 지구의 남반구.
지금, 지구의 남쪽은 겨울.

후덥찌근한 한여름의 날씨에서,
갑자기 몸에 느껴지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

어색하다. 지구의 남반구.

왠지 갑자기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지금,
기분이 묘하다.


22/07/2009 thu.
Perth, Australia.






- Perth City



- East perth, Perth



- Albany HWY



- Albany HWY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