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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브라질, 노을빛의 아마존 - 포르투베유(Porto Velho) (1)-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1. 1. 19. 19:46반응형
1. 날씨와 여행.
날씨에 관한 관심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나,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거리가 된다. 그것과 관련해서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한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날씨에 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 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씁쓸한 한국의 기상예보 현실을 말해준다."기상청 사람들 소풍가는 날 비왔대"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날씨는 아주 중요하다. 여행을 가기 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본 관광지의 풍경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다.[그 사진들은 수 십장의 사진들 중에서 선택된 것이기에 환상적으로 잘 나왔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갔는데,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당연히 그 곳에 오기전에 보았던 모습(인터넷이나 책 속)과 비교 될 것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면 제대로 돌아다닐 수 조차 없기에 이번 여행은 망했어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온도도 적당하고, 태양이 내리쬐고 하늘에는 뭉개구름이 떠다니는 날씨가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런 기후를 우리는 만날 수 있지만, 그런 기후를 못 만날 가능성도 많다. 우리가 어디를 언제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날씨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그 여행지의 모습도 새롭게 다가온다.
2. 가끔 이런 날이 있다.
우리나라의 봄/가을 날씨는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봄에는 화창하면서도 포근하고, 가을에는 약간 서늘한 듯 하면서도 산뜻하다. 하지만 여름은 어떤가? 특히 장마철의 경우, 찌는 듯한 더위(높은 습도로 인해)속에 거리를 거닐 다가 운이 나쁜 날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어디선가 나타나 우산을 팔고 있는 사람들. 지하철 역 입구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우산. 어쩔 수 없이 우산을 산 사람들은 투덜 대면서 비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10분 뒤 비는 그치고, 그들의 손에 들려 있던 우산은 집에 귀가 할 때 쯤에는 기억속에서 사라져 있다.[그 우산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동남아에 있을 때, 그 곳엔 꼭 오후 1시만 되면 소나기가 내리더라.
매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내리는 소나기. 소나가기 참 친절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보통의 소나기들은 예고가 없다. 그러니 그 동네 말고 다른 지방을 여행 할 때는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를 주의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한다. 열대 지방을 여행할 때는 소나기에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을.
3. 승합차는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보트를 타고 건너온, 브라질. 아마존 강 저 편은 볼리비아였고, 이 곳은 브라질이었다. 아마존 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르투베유로 갔다. 3일 밤낮 쉴새 없이 공중 부양을 해야 했던 볼리비아의 버스가 그리울 정도로 브라질의 아스팔트 도로는 부드러웠고,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바람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로위를 미끄러지듯 차는 달렸고, 나는 어쩌면 오늘 밤안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마나우스(Manaus)를 향해 떠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론니플래닛[Lonely Planet, 가이드북]에는 저녁 때 쯤 배가 출발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아마 저녁때라 함은 6시 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봤다. 중간에 로드하우스[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하고,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포르투베유에 도착했다. 아 역시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곳이었다.
4. 여객선은 이제 막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선착장으로 갔다. 나도 모르게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어느정도 알아 듣는 듯 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며 도착한 선착장. 여객선 한대가 보였고 나는 직감적으로 저 배가 내가 타야 할 배라는 것을 알았다. 배를 타려고 표 끊는 사람에게 가서 아오라, 아오라, 오이[Ahora, Ahora, hoy]를 외쳤지만,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배는 선착장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가 내 앞에서 떨어졌다.
배는 저 어두운 아마존 강 위로 사라졌고, 주위는 다시 고요해 지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몇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면서 배 표를 끊어 주었다. 180헤알.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3박 4일 간 아마존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배 삯. 뭐, 숙식제공에 180헤알이면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그냥 적당한 금액이었다.
표를 끊어 주면서 그들은 덧붙였다. 만약 너만 괜찮다면 선착장에서 자도 된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가서 해먹[hammock, 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 같은 곳에 달아매어 침상으로 쓰는 그물]을 사 왔고, 나에게 건내 주었다. 그리고 해먹 값이라며 얼마의 돈을 요구했다. 정신도 없었고, 피곤했고, 뭔가 좀 찝찝했고,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덥석 돈을 주어 버렸다. 그리고는 서비스 차원에서 선착장에 해먹을 쳐 주겠다고 하면서, 선착장으로 날 데려갔다. 그 곳에는 이미 대여섯명이 해먹을 치고 누워있었는데, 그들 사이로 내 해먹을 설치해 주었다.[외국인(동양인)이라서 편의를 봐 주는 듯 했다]
5. 선착장에서의 5일.
그 다음 배는 4박 5일 후에 있다. Manaus에서 포르투베유로 오는 배를 다시 타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5일간 선착장에서 지내야 했다. 어두운 저녁, 작은 전구가 선착장을 밝히고 있었지만 그 작은 불빛은 누군가의 얼굴을 겨우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빛이었다. 나는 선착장의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그 사이 누군가 내 배낭을 뒤져서 돈이나 귀중품을 훔쳐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해먹 위에 몸을 뉘였다.[해먹에 누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주변위의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Jin. 코레아노. 포르투갈어를 못했기에,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다행히 그 곳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한 커플이 있었고, 그들은 영어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말을 번역해 주었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아직 잠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몇 일간 버스에서 공중부양을 하며 왔기에, 더이상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먼저 자야겠다고 말한 후, 잠을 청했다.
6. 다음 날 아침, 누군가 외쳤다.
진.찐!! 핑크돌핀!
응? 뭐라고..?..... 나는 눈을 떳고,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마존의 하늘은 맑았다.
- 내 앞 자리에서 나를 내려다 보는 꼬마.
- 낚시 하는 사람.
- 여기도 낚시.
- 선착장의 해먹들.
- 아마존의 저녁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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