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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볼리비아-브라질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Guayaramerin)-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1. 1. 9. 16:05반응형
1. 환전. Money Exchange.
여행을 하다보면, 국경을 넘어야 할 때가 많다. 유럽과 같이 대부분의 국가가 유로화를 쓰는 곳에서는 유로화만 가지고 있으면 모든 곳에서 쓸 수 있지만, 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아직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는 동유럽의 나라들에서는 국경을 지날 때 마다 환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국경 근처에는 항상 수많은 환전소들이 즐비하고 있고, 개인 환전상들이 계산기를 들고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머니머니를 속삭이기도 한다. 그런 풍경들은 세계 어느나라 국경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환전에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본다. 왜 손해를 본다는 거지? 라고 의문을 제기 할 수도 있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갈 때 기본적으로 달러로 환전을 해 간다[물론 유로가 유용하게 쓰일 때도 많기에 필자는 유로도 어느 정도 지참한다] 그리고는 여행하는 나라에 가서 달러를 가지고 그 나라 돈으로 환전을 한다. 자, 그렇게 되면 환전 수수료를 두번 지출해야 한다. 처음 한국 돈에서 달러(혹은 유로)로 환전 할 때, 그리고 달러(혹은 유로)에서 제3국의 돈으로 환전 할 때 수수료를 떼인다.
하지만, 달러를 쓰는 국가들은 어떤가? 자기나라에서 쓰던 돈을 그대로 들고 그 나라로 가서 환전하면 끝이다.[수수료를 한 번만 내면 된다는 말이다] 엔화를 쓰는 일본도 그렇고, 유로를 쓰는 유럽출신의 여행자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2. 가끔씩 이런 경우가 있다.
돈이 어중간 하게 남았을 때. 환전상들이 환전을 해 줄 때 기본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을 환전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애매한 금액일 때[보통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에서 삼천원 정도 사이] 환전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전은 환전이 되지 않는다.
본인은 그러한 이유로, 국경을 지날 때 미처 환전하지 못한 돈들을 가지고 다닐 수 밖에 없었고,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수 많은 나라의 지폐와 동전이 서랍속에 쌓이게 되었다.[그 돈들은 기념품 처럼 그 나라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기에 의도적으로 정말 최소단위의 지폐를 남긴 적도 있다.]
그리고, 그 지폐들을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하여 유용하게 쓴 적도 있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지폐라는 영어 교과서 단원수업에 활용 하였던 것. 그렇게 보면, 꼭 환전을 하지 못해서 어중간하게 남았던 다른 나라의 돈들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닌 듯 하다.
3. 볼리비아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에서 브라질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으로 넘어가다.
50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어쩌면 국경을 빨리 넘어가서 아마존 여객선이 출발하는 포르트베유(Porto Velho)에 도착해서 저녁 무렵에 출발하는 배를 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그 흔들거리는 버스를 2박 3일 만에 벗어났다는 기쁨이 앞섰다.
볼리비아 구아야라메린 국경 사무실에서, 출국 스탬프를 찍고 보트 선착장으로 갔다. 선착장에 가니 환전상들 몇 명이 의자와 책상을 가져다 놓고 나에게 손짓했다. 그 중에 한명을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가 돈이 이만큼 있는데, 얼마 쳐줄래? 그러자 계산기를 막 두드리더니, 나에게 보여준다. 아 그럼 옆사람한테 물어볼게. 라고 하며 자리를 일어서려 하자, 잠깐만 앉아 보라더니 숫자를 수정한다. 오케이. 하면서 환전을 했다. 브라질 헤알. 브라질 헤알로 환전을 하고 나니 600볼리비아노가 얼마 되지 않았다.
아, 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브라질로 가는 구나!
4. 아마존 상류였지만 그 곳은 바다처럼 넓었다.
보트는 몇 명의 사람을 싣고 황토빛 아마존을 가로질러 갔다. 내 뒤로 볼리비아가 점점 멀어졌고, 잠시 후, 브라질 선착장이 나타났다. 국경사무소처럼 보였는데, 그 곳은 국경사무소는 아니었다. 그냥 현지인들만 상대하는 곳이었고, 나에게 스탬프를 찍으려면 국경사무소르 가라고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론니플래닛에는 나와있지 않았다. 국경 사무소가 어디에 있는지, 버스 타는 곳은 어디인지, 그 작은 도시의 지도조차 없었으니!]
5. 노 하블라 포르투게스.
나름 남미에서 전투적으로 Spanish를 배워서, 어느정도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쓴다는 것 때문에 처음부터 난관에 부딫혔다. 어느정도 유사성은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건 다른것이었고, 내가 가진 것은 고작 론니플래닛 뒤에 부록으로 붙어있던 최소한의 포르투갈어 몇 마디였다. 나도 모르게 대화를 하면서 스페인어가 튀어나왔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선착장 건물을 빠져나와, 택시 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국경사무소를 물으니, 택시를 타란다. 뭐? 10헤알[약6000원]을 달라고? 미쳤냐? 싫다고 하자, 뭐 그러던지라는 표정으로 지들끼리 또 떠들어 댄다. 브라질 첫인상 나빠졌다.
나는 무작정 걸었다. 대충 이쪽이랬나? 그러자 같이 보트를 타고 온 어떤 사람이 나를 부른다. 그러더니 자기 차에 짐을 싣고 타랜다. 뭐지? 날 데리고 이상한데로 가려고하나? 라는 의심이 살짝 들었지만, 일단 젊은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나이가 좀 있는 여자 하나. 나를 납치할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얼른 차에 올랐다.
자동차는 서너번의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더니 멈춰섰다. 그리고 운전석에 있던 애가 나에게 말했다. 헤이, 저길 봐. 아 그곳은 국경사무실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라시아스를 외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다시 포르투갈어로 인사를 하고 그들을 보냈다.
6. 국경 사무실에서 검문을 당하다.
가방을 다 풀어헤쳐 보랜다. 헐. 내가 뭐 마약 밀수범이라도 되냐? 얼마나 머물거냐? 2주 정도. 가방에 뭐가 있냐? 그냥 옷이랑 카메라 컴퓨터 등등이 있다. 열어 봐라. 니가 짐 다시 싸줄거냐? 열어 풀어헤치고 이것저것을 본다. 이 칼은 뭐냐? 너 찌를 건 아니다. 여행 목적은? 돈은 얼마나 있냐? 돈 가진거 다 보여줘. 내가 거지 처럼 보이냐? 브라질에 불법체류 할까봐? 어이없다.
아무튼, 그렇게 검문소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짐검사를 하고, 스탬프를 찍었다. 쪼잔한 놈들. 정말 체류기간 2주라고 적어놓다니. 기본이 원래 한달이잖아!
7. 브라질의 날씨는 정말 찌는 듯 했다.
지구 남반구. 1월의 아마존은 높은 습도와 내리쬐는 태양. 정말, 우리나라의 여름을 연상케 했다. 30kg이 넘는 가방을 메고 북을 들고 태양이 내리쬐는 조용한 거리를 걸었다. 등에는 땀이 흘러 내렸고, 이마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어디에 가서 버스를 타면 되나요? 가끔씩 거리에서 어슬렁 대는 사람들에게 Porto Velho 에 가려고 한다고 하니,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 곳에 가니, 버스가 몇 대 있긴 했는데, 전부 포르트베유로 가는 버스는 아니다. 오늘 내로 가긴 글렀군 이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헤메고 있었다. 사람들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놀고 있는 것이 보이길래 그 곳으로 가 물어보니, 일단 표를 끊고 기다리란다. 기다리다 보니, 승합차가 왔다. 아 저걸 타고 가는 구나. 역시, 브라질. 볼리비아보다 잘 사니까, 자동차도 좋네. 후훗,
40헤알을 지불하고, 1시가 좀 넘어서 출발한다는 벤 주위를 서성이며, 허기를 달랬다. 아 여기도 핫바를 파는구나?! 핫바 하나를 집어 얼마인지 물으니 3헤알. 아, 정말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구나. 그립다, 페루. 볼리비아. 가난한 여행자는 서러워.
덧.
아 난 정말, 카메라 셔터누르는 걸 귀찮아 하나보다. ㅋㅋㅋ 구아야라메린에 내려서 국경을 건너고, 승합차에 탈 때 까지 사진 한 컷도 찍지 않았다니! 반성중 ㅠ_ㅠ
- 내 앞자리에서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던 꼬마. 승합차에는 나를 포함 총 다섯명이 탔다. 가족같은 분위기? ㅋㅋ
이 꼬마의 엄마가 나에게 간식거리도 나눠주었다(바나나랑 비스킷)
- 나를 내려다 보는 꼬마
- 브라질 아마존.
- 웰컴투 브라질!
- 재탕. 볼리비아 구아야라메린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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