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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그곳에 가면 숨이 멎을 지도?! 볼리비아 라파즈(La paz).-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0. 12. 3. 17:07반응형
푸노(puno) - 라파즈(La paz) - 우유니(Uyuni)
1. 저렴한 교통수단 - 당신은 이것을 원하나요?
여행을 시작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이동수단이다.[물론 숙소는 근본적인 문제이고]. 여행을 떠나기 전 부터 사실 고민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제 출발하는 비행기표를 끊을 것인가. 어느 항공사를 이용 할 것인가. 비행기표값은 얼마지?[비행기 표값이 여행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행기를 타고 자신이 여행하고자 하는 곳에 도착 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무엇을 타고 이동을 할 까?라는 생각을 해야한다. 물론, 유럽의 경우는 두말할나위 없이 기차를 손에 꼽겠지만, 남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안데스 산자락을 끼고 있는 나라들[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의 주요 교통수단은 버스이다.
이들 나라들은 수 많은 버스 회사들이 있고 각각 버스회사마다 가격이 다르고, 제공되는 서비스도 다르다. 가장 싸고 불편한 버스부터, 비싸지만 편안한 버스까지. 정말 천차만별이다.
버스 뿐만 아니라, 단거리를 이동할 때 이용하게 되는, 오토 릭샤[인도의 릭샤와 똑같이 생겼기에 나는 그렇게 부르겠다],부터 콜렉티보[봉고차], 중형 버스, 대형버스 다양한 탈 것 들이 존재한다.
여행에 있어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몸이 좀 고생하고, 움직인다면 저렴한 교통수단을 탈 수 있고, 돈을 아낄 수 있지만, 몸이 편하려면 그냥 돈을 좀 더 지불하면 된다는 것. 돈. 그것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은 여행의 진리다.
2.
나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국경 테러가 났다거나, 버스회사가 파업을 했다거나, 천재지변으로 인해서 공식적 교통수단이 운행을 하지 않는 등의],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저렴한 방법을 찾아서 이동을 했다. 사실 알고보면, 그런 저렴한 이동 수단들은 대다수의 현지인들이 이용한다는 것이다.[그래서 나는 많은 현지인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마음으로 대화도 해 봤고(말이 안통하니까), 그들이 들고 다니는 음식을 얻어 먹기도 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했다. 아, 따지고 보면 그리 큰 돈 차이도 안나는데, 내가 왜 이렇게 귀찮고, 고생하면서 살아야 하나? 하지만, 그것은 왠지 습관이 된 것 같았다. 아니 중독된 것 같았다.[그렇게 아낀 돈으로 먹을 것을 사먹으면 그 음식이 그렇게나 맛있을 수가!]
푸노에서 라파즈로 가는 길도 나는 최저 비용으로 이동했다.[가기 전 인터넷으로 이동 방법에 대해서 검색 해 봤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가장 싸게 이동했다.]
아침에 호스텔을 나와서, 자전거 릭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가는 길에 여행사에서 나를 붙잡으며 다이렉트로 라파즈로 가는 버스가 있으니 타라고 권유했지만 손사래를 쳤다. 버스정류장에 가니, 국경도시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약간의 먹을거리를 사고, 버스에 올랐다. 요융교로 가는 버스.
몇 시간 뒤, 버스는 국경도시의 시내에 나를 떨궜고, 오토릭샤를 타고 국경사무소로 이동했다. 거기서 환전을 하고, 여권에 스탬프도 찍고, 유유히 걸어 국경을 지났다. 볼리비아 국경사무소에 입국스탬프를 찍고나니 비가 내렸다. 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수 많은 콜렉티보들. 그 콜렉티보들은 볼리비아쪽 티티카카호수의 관광도시인 코파카바나로 간다고 했다. 얼만지 가격을 물어보니 역시 쌋다. 나는 다시 코파카바나로 이동을 했다.
코파카바나.에 도착하니 외국인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마을 광장 쪽으로 가니 많은 버스가 있었다. 나는 한 버스에 올라타려고 하니 이미 정원초과. 다른 중형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 좌석배정하는 애가 나를 보더니 신기해했다. 외국인처음보냐?
아무튼, 그 버스를 타고 라파즈로 가는 길, 신기한 풍경을 보고 경험을 했다. 버스를 뗏목에 실어서 호수를 건너다니! 호수를 건너서 평야를 달리는데...내 왼쪽 차장 너머로 보이는 산 위에는 눈이 쌓여있었고 그 옆에 구름이 걸려있었다.[1월 2일..한여름에 눈이 쌓여있다면, 만년설?]
그렇게, 버스는 라파즈를 향해 달렸다. 라파즈. 해발고도 4000미터 이상. 사실, 그 때는 그 높이가 실감나지 않았다. 이미 쿠스코에서부터 3000미터 이상 지대에 계속 있었기에 몸은 이미 높은 고도에 적응 해 있었다. 하지만, 술취한 내 몸은 그게 아니란 걸 그 땐 몰랐다.
3.
버스는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 몇 시간 째 산 위를 달리고 있었다. 내 옆엔 저 멀리엔 나와 나란히 떠 있는 구름과 만년설이 보였다. 비포장 도로를 먼지를 휘 날리며 버스는 라파즈로 향했다.
몇 사람이 타고 내리고 타고 내리고. 어느 정도 큰 도시에 다다른 것 같았다. 차들이 혼잡하게 늘어서 있었고,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 도시의 외곽은 하류층이 사는 것인가? 왠지 쓸쓸해 보였다. 황토색의 건물들. 흙먼지 날리는 거리. 혼잡한 도로. 라파즈에 대해서 딱히 상상해보지도, 기대해보지도 않았지만. 웬지 묘한 느낌이었다. 구름과 같은 높이에 있는 도시.
버스는 한참을 더 달렸다. 더 가다보니, 도시다운 느낌이 들었다. 아스팔트 도로. 비교적 높은 건물들. 큰산이었던가, 터널을 지난 것같기도하고. 아무튼 그것을 지나 언덕을 내려갔다[산길을 내려갔다고 하는 편이 낫겠다] 저 아래로 펼쳐진 수 많은 건물들. 아 여기가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구나. 정말 신기했다. 산등성이를 타고 빼곡하게 자리잡은 집들. 저렇게 경사가 높은데, 사람들이 모여 살다니. 역시 사람들은 대단한 것 같았다.
버스는 나를 알 수 없는 곳에 내려 놓았고, 나는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내가 가려던 호스텔로 찾아갔다.[그 근처에 큰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다는 걸 알고, 거길 찾아간다고 어떤 사람에게 물으니 자기도 그 쪽으로 간다면서 안내를 해 주었는데, 그 사람이 나를 보고 계속 버스터미널로 가라고 하면서 나를 길 건너에서 계속 지켜보고 서 있길래, 그의 호의를 거절 할 수 없어서 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늉을 하다가 그 사람이 안보이는 걸 확인하고 길을 돌아서 호스텔을 찾아갔다]
4.
호스텔은 전망이 좋았다. 호스텔에 루프탑(Roof top) Bar가 있었는데, 나는 짐을 풀어놓고 Bar에 올라갔다.[리셉션에서 식권을 구입하면 디너 타임에 바에서 특별히 남미 음식을 부페식으로 먹을 수 있기에, 식권을 구입하고 바에서 술을 마실 생각이었다] 거기가니, 캘리포니아 출신 제임스[아르헨티나에서 영어강사를 하다가 방학이라서 남미 여행중이라는, 하지만 아르헨티나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가 혼자 술을 마시고 있길래 그의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술을 마셨다. 이런 저런 이야기. 그리고 자신도 세계여행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말.
라파즈에 밤이 찾아왔다. 도시에 불빛이 하나 둘 밝아 왔고, 호스텔은 비교적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망이 좋았다. 저녁 밥도 맛이 있었다. 바깥 식당에 비하면 약간은 비싼 가격이었지만, 맛도 좋았고, 여러가지를 부페식으로 무한리필로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맥주와 함께 먹는 밥은 맛있었다.
5. 얼마쯤 지났을까?
그냥 기분 좋게 술을 마시다보니, 취기가 올랐다. 그리고 갑자기 숨이 조금씩 가파왔다. 밥을 너무 많이 먹었나? 숨쉬기가 좀 힘들었다. 이런기분, 어디선가 느껴 본 것 같았다.
심장은 폭발 할 듯이 뛰고 있었다. 1분에 200번은 넘게 뛰는 것 같았다.[학창시절 육상부원으로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그 때보다 더 빨리 뛰는 것 같았다] 아무리 숨을 크게 내 쉬고, 진정하려 해도 심장은 터짓듯이 뛰기만 할 뿐 도저히 멈출 줄 몰랐다. 그리고, 미친듯이 헐떡대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저스트 릴렉스.릴렉스. 왜이리 미친듯이 심장이 뛰지? 왜이리 숨쉬기가 힘든거야? 너무 과음한 것같았다. 도저히 잠도 오지 않았고, 이대로 잠들면 심장마비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엄습해왔다.[쿠스코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었다]
고산지대에 이미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심장은 터질 것 같았다. 오, 맙소사. 내일 아침 태양을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라파즈의 밤은 깊어갔고, 호스텔은 Full 이었지만, 나의 도미토리엔 나 혼자 숨을 헐떡이며 누워 있었다. 모두들 루프탑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나만 죽음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었다. 아, 억울해.
새벽. 어느 정도 심장이 안정을 되 찾아 가는 것 같았지만, 여전히 심장은 폭발적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잠이 들었고, 아침은 찾아 왔다. 라파즈의 아침.
- 페루 출입국사무소
-볼리비아 출입국사무소
- 라파즈로 가는 길 내 옆에 앉아서 알짱대던 꼬마
- 티티카카호수를 건너는 차량들
- 티티카카 호수를 건너는 사람들. 차량은 뗏목에, 사람은 작은 보트에
- 라파즈로 가는 길 차창 너머
- 호스텔로 내려가는 길, 저 앞에 만년설이?!
-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라파즈. 저 뒤에 걸린건 구름.
- 컴프롬 Australia, Califonia
- 서바이벌 포커게임. 올인했다가 패망.
- 밤의 라파즈. 상점들은 자물쇠 하나로 만족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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