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Cusco/Cuzco) - 마추픽추(Machupicchu) - 푸노(puno)
1. 여행을 떠나기 전 해야하는 것 중 하나.
혹시, 당신이 여행을 떠나보았다면 이런 질문을 받아 보았을 지도 모른다. "너는 왜 여기로 여행을 왔니?". 만약 당신이 여행을 떠나기 전이라면 이런 질문을 받을지도 모른다. "너는 왜 거기로 가려고 하니?"
여행지의 선정,
왜 나는 그 곳에 가려고 하는가?[왜 그곳을 여행하려 하는가?]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 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근원은 어릴 적 티비나 책, 아니면 다른 사람의 여행담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혹은, 책을 보다가 그 책에 나온 곳이 너무 가고 싶었졌다거나, 영화에서, 혹은 드라마의 영향으로 어떤 특정한 곳이 가고 싶다고 느껴 질 수 있다.[본인은 실제로 <베로니카죽기로결심하다>라는 책을 보고 슬로베니아에 갔다 오기도 했다.]
2. 세기의 불가사의, 공중도시 마추픽추.
세계일주를 시작하기 전, 마추픽추를 선택했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세계일주를 하게 되면 내가 어디를 가 볼 것이며,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지 리스트에 적은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마추픽추 였다. 사실, 마추픽추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리스트에 적고, 마추픽추에 대해서 알아보다가 마추픽추가 남미 페루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뭐, 그렇다면 남미 페루에 가면 되겠군.
왜 마추픽추에 가야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어릴 적 티비에서 본 적이 있었고, 각 종 책에서도 많이 봤다. 남미를 간다면, 세계일주를 한다면 그 곳 정도는 가 봐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 산 꼭대기에 지어졌다는 도시, 그리고 그 다시의 담벼락은 자연석이면서도 물샐틈 없이 정교하다는 그 곳. 충분히 여행지로서 매력이 있었다. 마추픽추야 기다려. 내가 너에게 다가갈테니.
3. 기차는 마추픽추역에 도착했다.
마추픽추역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마추픽를 이미 관광하고 온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산 속의 공기는 상쾌했고, 작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계곡은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길거리의 상점들과 식당들은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바빴다. 전형적인 관광도시의 한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언덕의 중간에 위치한 싸구려 호텔에 짐을 풀고, 호텔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다. 역시, 관광지 싸구려 호텔 레스토랑의 음식은 맛이 없었다.
하늘은 파랳다. 옅은 구름이 도시를 휘감았지만, 강렬한 태양이 나를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내일도 이런 날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도시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다가,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잠을 청했다. 내일은 아침에 일찍 마추픽추에 올라야 하니까.
4. 비내리는 마추픽추.
마을 관광안내소에서 마추픽추 입장티켓을 구입 한 후, 셔틀버스 승차장으로 갔다. 편도 7달러[여전히 너무 폭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올라가는 길은 모르니 버스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내려올 때는 경치구경도 할 겸 걸어 내려오면 되니까]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버스는 계속 올라갔다. 저 아래, 마을이 보였다. 마을이 점점 작아졌고, 계곡은 점점 더 깊어졌다. 정말 저 위에 마추픽추가 있는 건가? 나무 밖에 보이지 않았다. 구름에 가려져 있는 곳엔 아무것도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버스는 계속 산길을 뱅뱅 돌면서 올라갔다.
버스는 마추픽추 입구에 승객들을 토해냈다. 비교적 이른 아침이라고 생각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와 있었다. 와나이픽추?인가 거기는 인원제한이 걸려있어 거기가려는 사람들은 더 일찍 왔을 테니까. 나는 거기까지 관심 없었다. 그냥 마추픽추만이라도..
구름이 휘감고 있는 마추픽추는, 역시! 마추픽추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날씨가 좀 흐린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곧 비가 몰아칠 것 같은 생각이들었다.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고, 조금씩 조금씩 더 많은 구름들이 마추픽추를 스쳐 지나갔다.
기어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입장이 통제된 듯 했다. 입구 쪽으로 나오니, 들어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끝없어 보였다. 하지만, 입장은 허용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왠만한 볼거리는 다 보았으니까! 비를 맞으며, 마추픽추를 나왔다. 사실 살짝 아쉽기도 했지만, 비를 맞은 상태였고, 생각보다 바람이 차게 느껴졌다.
나는 걸어서 계곡 아래를 향해 갔다. 마추픽추를 머리위에 둔 채, 나는 지상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5. 조금은 아쉽지만, 바이바이.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파란 하늘아래 마추픽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폴란드인 친구와의 약속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했다. 그 친구와 푸노(Puno)에서 만나서 뉴이어(New year)파티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푸노로 떠나야 했다.[사실 이미 기차표를 끊어 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취소한다면 언제 마추픽추를 빠져 나갈 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이 마추픽추를 떠난 더 큰 이유이다]
마추픽추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뉴요커 Greg 와 Jacob. 그들도 세계일주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들과 함께 간단한 저녁을 먹고 맥주를 마신 후 나는 배낭을 들었다. 내 옆엔 내 배낭에 항상 붙어다닌 죠니도 함께 하고 있었다.
배낭을 메고, 마추픽추 역으로 가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마추픽추역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앞을 보고 죠니는 뒤를 보고 있었다. 내가 탈 기차가 곧 출발한다는 방송이 울려펴졌고, 나는 플랫폼으로 나갔다.
Adios! MACHU PICCHU.
- 구름속 마추픽추, 한가롭게 풀뜯는 야마(ll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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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추픽추 뒤 쪽의 죽음의 다리. 스페인군대가 쳐들어 올 때를 대비해서 이렇게 탈출구를...
저 다리를 건너가고 나서 나무를 치우면 아무도 못 건넌다.
- 죽음의 다리와 절벽
- 비가와서 우리는 대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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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콥과 그레그
- 산봉우리들
- 어느 상점
-마추픽추역
- 플랫폼
-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 내 친구 죠니 ㅋㅋㅋㅋ
- 오이야따이땀보역 도착! 해발 2792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