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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페루에서 마추픽추를 가지 않을 수 없지 (1)-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0. 11. 28. 20:09반응형
쿠스코(Cusco/Cuzco) - 마추픽추(Machupicchu) - 푸노(puno)
1. 여행에서 필요한 것 하나 - 이해심?
경제적으로 발전이 덜 된 나라[개발도상국, 제3세계 국가라고들 부르는 곳]를 여행할 때, 대체적으로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여행할 때는 느끼지 못하는, 약간은 화가 날 수도 있는 그런 일을 당하거나[당해야만 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목격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집트를 여행할 때의 일이다. 박물관을 가거나, 기차를 타거나 할 때 두가지 가격이 있다. 내국인 가격과 외국인 가격[Nation price, foreigner price]. 대표적으로 박물관을 갔을 때, 유적지를 입장할 때, 기차표를 살 때 등등. 심지어 식당에서는 외국인 메뉴판의 가격과 내국인 메뉴판의 가격이 다른 경우도 봤다.[나는 식당에서도 외국인이라고 돈을 더 내라고 하길래, 식당 주인과 싸운적도 있다]. 인도를 여행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인도의 명소 타지마할의 입장료는 외국인이 몇 십배의 요금을 더 내야 한다.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지만, 그 나라 관광청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외국인관광객에서 수익을 더 올리려는 의도에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이럴 때는 그냥,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그 모든 불합리한 일에 대해서 너그럽게 이해해야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어차피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은 변하지 않고, 괘씸해서 유명한 유적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손해일 뿐이다. 우리는 이럴 때 그냥 너그럽게 이해하고, 그 나라의 문화적 발전에 조금 더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마음편하다.
2.
페루의 마추픽추는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관광지이다. 당연히 그 곳에도 외국인 프라이스는 존재했다. 내가 봤을 때 그 곳을 찾는 관광객의 90%이상은 외국인인 것 같았다. 페루 관광청의 입장에서는 이들 외국인 관광객에게 많은 요금을 부과하여 많은 수익을 올리고 싶을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여러가지 명목을 내세워서 그러한 일을 벌이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래, 입장료는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나중에 언급 하겠지만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서는 4일간 트레킹을 해서 걸어가거나 오이야따이땀보에서 마추픽추역까지 기차를 타고 가야한다. 그것까지는 좋다. 하지만....기차역에 가보면 입이 떡 벌어진다. 아무리 안데스 산지에 기차 레일을 깔고 서비스를 좋게 한다지만....
내가 탄 기차가격은 편도 54달러짜리 기차였다. 물론 시설은 좋았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 있어 하늘을 볼 수 있는 기차였고, 기차에서는 비행기처럼 차내식이 제공되었다. 조금 더 저렴한 기차도 있었지만, 시간도 안맞았고 자리도 없었다.[아마 그 저렴한 기차의 표는 투어회사들이 다 공수해가는 것 같다]
마추픽추역에 도착하여 돌아가는 차편을 예매하기위해서 창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앞에 페루인이 있었다. 나는 유심히 보았다. 과연 저 사람도 요금표에 나와있는대로, 40달러 이상을 지불할 것인가? 그 사람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신분증을 꺼내는 것 같았다. 페루 국민임을 증명하는 신분증.
사실, 50달러라는 돈은 페루에서 엄청난 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하루 생활비 정도에 해당되겠지만, 페루에서는 잘 쓰면 최소 3일은 버틸 수 있을 금액이니 말이다. 그것도 관광객의 입장에서 말이다. 보통 조그마한 일반 식당에가서 밥 한끼에 1000원 2000원 정도 하니, 50달러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역시나, 그 사람은 외국인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을 지불했다. 7페소. 어처구니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그것이 페루의 정책인것을? 나는 이미 그런 모습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그 다음차례인 나는 54달러를 또 지불했다. 좌석이 있는 기차는 그것밖에 없었으니까.[물론 더 비싼 기차도 있었지만, 나는 항상 가장 싼 것 원했다]
3.
쿠스코에서 3일 째, 어느정도 몸이 고산지대에 적응 한 것 같았다.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에 대해서 호스텔 직원에게 물으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었다. 내가 가진 가이드북인 론니플래닛에도 나와있었지만, 그래도 현지 정보가 가장 정확한 것이기 때문에 한 번더 물은 것이었다.
나의 목표는, 저렴하게 잘 마추픽추를 가는 것이었다. 내 몸무게의 반쯤이나 될 법한 배낭을 짊어지고, 시내에 있는 작은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좁은 버스에 배낭을 짊어지고 올라타니 다리가 저려 미칠지경이었으나, 버스는 만원이었고, 내 배낭을 나는 안고 있어야 했다.[제일 싼 버스를 타면 그만큼 고생을 해야한다는 것은 진리]4.
마추픽추로 가는 길은 버스 한번으로 될 문제가 아니었다. 소형버스를 타고 와서 산 속의 작은 도시에 내려서 거기서 봉고차로 갈아탔다. 그 봉고차를 타고 더 작은 마을로 이동했다. 그 작은 마을에서 또 작은 마을로 이동했다. 그 곳에 가니 택시들이 많았고, 전부 마추픽추를 외쳐댔다. 하지만 터무니 없는 가격처럼 들렸다. 아니 왜 그렇게 비싼거지??거기서는 버스는 더이상 없었다. 기차를 타고 가거나 택시를 타고 가거나 둘 중 하나였다. 기차역으로 가니, 막 떠나려는 기차가 있었다. 마추픽추로가는 기차인데 자리가 많이 남아있다는 게 신기했다. 매표소에 가서 열차 가격을 물으니, 기절할 노릇이었다.
일명 마추픽추역으로 가는 편도행 기차가 54달러라는 것.[편도 비행기야??] 다른 방법은 없었다. 기차는 떠나려 하고 있었고, 그 기차를 놓치면 다음 기차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기차에 올랐다.
기차에 올라 숨을 고르고, 열차 가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하니, 가장 싼 기차표가 30달러선이었다. 당연히 그건 매진이었고, 등급도 가장 낮았고, 편수도 적었다. 내가 탄 기차는 중상급이었다. 차내식도 제공되는 나름 좋은 기차였다. 정말, 한시간 가량 기차를 타고 천천히 마추픽추역을 향해서 가는데, 비행기를 타고 가는 느낌이었다.그렇게, 비행기같다고 생각되는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를 향해서 갔다. 어느새, 마추픽추스테이션에 도착했다는 방송이 들렸고, 기차는 승객들을 토해냈다.
저 위, 구름에 가려진 곳. 그곳이 마추픽추 였다.
- 페루레일에서 제공되는 차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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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추픽추로 가기위한 관문도시, 아구아스깔리엔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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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추픽추 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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