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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페루 쿠스코, 마추픽추에 가려면 체력을 길러라.-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0. 11. 23. 13:25반응형
경로 : 페루 리마 - 쿠스코(Cuzco/Cusco) - 마추픽추 - 푸노(Puno) - 볼리비아
1. 여행에서 필요한 것에 관한 이야기 하나.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에 세뇌를 받다 시피한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열심히 했다.[축구부, 육상부원으로 중학교 3학년 까지 활동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좋아하기도 했고, 운동하면서 흘리는 땀이 웬지 기분이 좋았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도 체력이 중요하다. 특히 고시를 준비하거나,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는 막판 체력관리와 건강관리가 시험의 당락과 고등점에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할 수도 있다.
술을 마시는데도 체력이 엄청 중요하다. 젊은 시절 혈기왕성할때는 별다른 체력관리를 하지 않아도, 끓는 피와 열정으로 밤새 술을 마실 수 있지만, 나이가 조금씩 들기 시작하자 역시 술은 체력과 정신력싸움이라는걸 느끼게 된다.[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여행에서는 어떨까?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행이라는 것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이러한 불확실성이 여행의 한가지 매력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갑자기 산에 올라야 할 수도있고, 열차를 탔는데, 자리가 없어서 입석으로 밤을 지새워야 할 수도 있다[본이의 경험상]. 아니면, 자신이 가려고 한 곳이 고산지대여서 고산병에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남미의 안데스 지역 또는 히말라야지역 그 외]
커다란 배낭을 메고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체력은 필수다. 요즘은 기능성 배낭이 발달해서 무게 분산이 잘된다지만 절대무게라는 것과 백팩커의 상징인 행군은 항상 기다리고 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배낭의 무게를 줄이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하고 다니는게 가장 좋지만, 놀고, 먹고, 건강하게 여행을 하는데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당신이 만약 - 남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나의 경험상 네팔은 고산병의 위험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체력을 웬만큼 기르고 떠나기를 권장한다[장거리 버스와 고산지대에 대응하려면 웬만한 체력이 아니면 병에 시달리기 쉽상이다]. 아무리 고산병에 대비한 약이 있다고 하지만, 약을 먹어도 고생을 할 것이 분명하지만, 몸이 고산지대에 어느정도 버틸 수 있다면, 한숨 푹 자고나면 적응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니까 말이다.
2.
잿빛 하늘과 텁텁한 기후[여름이었으니까],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산타클로스의 빨간 옷들[여름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호주에서 부터 그런 느낌이었지만]을 뒤로 한채 버스에 오른게 어제다. 페루 리마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별로 흥겨울 것도, 그렇다고 그렇게 슬플 것 까지도 없었다. 호스텔의 친구들이 모두 자고 있을 때 나는 혼자서 쿠스코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해안을 따라 달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산길로 접어들었다. 나는 잠이 들었고, 눈을 뜨니 산의 중턱쯤 되는 곳이었다. 그리고 아침이었다. 아침 5시. 뒤쪽 큰 산 너머로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산지라서 그런지 공기는 약간 차갑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나는 쿠키와 콜라로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구름을 헤치고 산을 계속 올라갔다. 저 위 저위 그리고 더 위 그리고 그 안쪽에, 고대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가 있는것인가?
버스가 쿠스코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말했다. 쿠스코에가면 고산병증세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나는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정류장앞의 식당에서 폴로를 먹고, 론니플래닛에 나와있는 인기있다는 호스텔을 찾아갔다. 언덕을 오르고 올라, 골목의 계단을 오르자, 호스텔이 있었다. 정말 힘들어 미칠지경이었지만, 나는 그냥 자고 싶었다. 두통이 찾아왔다. 머리가 점점 아파왔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씻는 것 조차도 귀찮았고, 그냥 침대에 누워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고, 잠이 들었고, 방에서 술마시는 친구들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가 다시 내 친대 옆으로 시선을 가져왔다. 그리고 또다시 잠이 들었다. 왜이러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3.
머리가 정말 깨질듯이 아팠고 그냥 자고 싶어서 잤다. 얼마후 깨어났을 때 주위는 어두웠다. 새벽인가? 시계를 보니 저녁이었다. 많이 잔 것 같은데. 이제 좀 정신이 맑은 것 같았다. 피곤해서 머리가 아픈 거였나? 아무튼 이렇게 머리 아프긴 첨음이었다.
호스텔안에 있는 Bar에가니, 내 앞침대에서 봤던 애가 보였다. 인사를 하고, 맥주를 한병시켰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당구를 치다가 다시 방으로 돌아오고있었다. 내 방 앞 샤워실겸 화장실 앞에서 검은 머리의 여자를 보았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하이라고 말하고 가볍게 웃으며 그녀를 지나쳐서 방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물었다. 웨얼아유프롬?
4.
그녀는 고산병때문에 코스코에 오자마자 이틀동안 토하고, 어지럽고 고생을 엄청하다가 이제서야 정신을 좀 차리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전형적인 고산병증세라고 덧붙이면서, 나에게 그런 증상이 없냐고 물었다. 나는 말했다. 아, 머리가 좀 아프긴 하더라고요. 그게 고산병 증센가?
그날 새벽 그녀는 마추픽추로 떠난다고 했다. 서로 좀 아쉬운 마음에[서로 한국사람을 못본지 꾀 된 상태였다. 나는 남미에와서 처음보는 한국인이었다] Bar에가서 와인을 마셨다[나는 호주 농장에서 일할 때 와인을 몇 병 사서 들고다니고 있었다].
와인을 마시며, 나는 신세계를 경험했다. 숨이 막혀오는 것이었다. 심장 박동수가 빨라졌고, 숨쉬기가 어려웠다. 왜이러지? 술을 너무 오랜만에 마셔서 그런가?[불과 이틀전에 리마에서도 마셨는데?]
5. 그녀와 작별하고.
나는 침대에 와서 누웠다. 숨쉬기가 정말 힘들었다. 이대로 잠들면 심장마비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내 머리속을 휘감고 있었다. 잠이 들고 싶었지만, 잠을 도저히 잘 수가 없었고, 숨을 헐떡헐떡 몰아쉬고 있었다. 한 외국인이 나에게 아유오케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노프라블럼이라고 대답했다. 사실은 노프라블럼이 아닌데!!
6. 왜 이런일이 일어났지?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페루 쿠즈코는 해발고도 3500-3600m정도에 위치한 도시이다. 산소는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희박해지고, 기압의 영향으로 체내의 유기적인 활동이 저하되는걸까?[내 나름대로 정말 신뢰할만한 추정이었다]
결론은, 내가 고산지대에 오자마자, 머리가 아파서 잠을 좀 잔후, 적을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술을 퍼마셔대서 몸이 깜짝놀란것같았다. 밤새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있다보니, 어느새 잠이 들었고 눈을뜨니 날이 밝아 있었다.
나는 창문을 열고 쿠스코 시내를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다행이다. 나는 살아있다.
- 시장 풍경
- 시장 풍경, 고깃집ㅋㅋ
- 그냥 정처없이 걷다가, 바라본 쿠스코
- 호스텔로 올라가는 길에 그려져있던 그림. 정말 딱 내 모습이었음....
큰 배낭에, 쪼리신고, 어깨에 잠베매고. 헐떡대는 ㅋㅋ
- 호스텔 입구 근처에서 바라본 쿠스코시내
- 골목길
-호스텔 안뜰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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