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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와트, 결국은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인류의 걸작' - 캄보디아, 시엠립.-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5. 5. 15. 12:39반응형
1. 다시는 볼 수 없는 것들.
그것이 의도된 것이든 아니든, 우리는 가끔씩 '사라졌다'라는 이야기를 듣곤한다. 몇 년 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라진 문화재들과 최근에 벌어진 이라크의 문화재 파괴. 더 가까운 이야기로는, 불길 속에서 처참하게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숭례문(남대문)'을 떠올릴 수도 있다. 인류가 지나온 흔적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며, 많은 영감을 준다. 그러나 그것들은 인간에 의해서, 혹은 '자연'이라는 불가항력의 힘에 의해서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있다. '끝내는 사라져 버릴, 인류가 남긴 위대한 유산'이라는 슬프면서도 장엄한 느낌이 드는 말. 매년 수 백 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유적도 그 중 하나이다(흔히, 앙코르 유적지에는 수 많은 사원과 건축물들이 있지만 그 대표적인 건물인 '앙코르와트'가 앙코르유적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동남아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면서 '앙코르 와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그곳. 그곳이 "결국 사라져 버린다"는 말을 믿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 City)의 북쪽, 밀림 속에 위치한 앙코르 유적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파괴되고 있다. 언젠가는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 캄보디아 시엠립의 북쪽, '앙코르 유적'의 첫 시작은 '앙코르 와트'이다.
앙코르와트가 연못에 비친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앙코르와트는 '앙코르 유적' 중에서 가장 보존 상태가 뛰어난 장소이기도 하다.
△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 와트'로 가기 위해, 해자를 건너고 있다.
2. 앙코르와트 너머, 정글의 앙코르 유적들.
앙코르 유적지의 크기와 규모는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하지만, 그것들의 대부분이 정글의 밀림 속에 파묻혀 있기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그 크기를 어림짐작 할 수 밖에 없고,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여러 유적군들을 다 둘러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정도이다. 그런 까닭 때문인지, 앙코르 유적지의 시작부터가 남다르다.
앙코르 유적지를 대표하는 '앙코르 와트(Angkor Wat)'와 그 너머의의 '앙코르 톰(Angkor Thom)', 그리고 주변의 유적지들을 둘러보기 위해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때 부터, 범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매표소에서 파는 티켓은 1일권과 3일권, 7일권으로 나뉜다는 점(각각 20, 40, 70달러/2015기준), 그리고 매표소에서 즉석으로 사진을 찍어 '티켓'속에 사진을 넣는 다는 점(본인 확인용이다), 그리고 3일권 이상부터는 며칠 간의 간격을 두고 앙코르 유적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앙코르 유적'의 특별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 앙코르와트 유적지의 티켓은 1일권, 3일권, 7일권으로 나뉜다.
3일권은 일주일의 기간 동안 3일 입장할 수 있으며, 7일권은 한 달의 기간 동안 7일 입장할 수 있다.
또한, '앙코르와트' 입장권에는 양도 방지를 위한 '사진'이 실리는데, 엄한 표정을 지은 사진을 찍게 되면 검표원과 다소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왼쪽)
3일권 부터는 입장할 때 뒤 쪽에 표시된 숫자(날짜)에 구멍을 뚫게 된다.(오른쪽)
앙코르 와트를 시작으로 정글 속의 여러 유적지를 둘러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툭툭'을 타고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는 방법이다. 물론, 단체 관광객들은 '관광 버스'를 타고 중요한 유적(앙코르 왓/톰)을 둘러볼 수도 있고, 밀림 속을 걸으며 유적지를 둘러볼 수도 있다.
자전거와 툭툭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툭툭은 빠르고, 편안하게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앙코르에서 가장 인기있는 교통 수단이다. 반면, 자전거는 정글의 소나기가 내리거나, 힘들고 지칠 때는 움직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밀림 속의 변화를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가끔은, 툭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지도 위에 하나의 점과 또 다른 점들을 찍어 넣는 과정이 '툭툭'이라고 말 한다면, 자전거는 지도 위에 '선'을 그리는 과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 앙코르 유적의 대표적인 사원이자 '앙코르 유적'을 일컫는 말로 쓰이는 '앙코르 와트'.
수 많은 관광객들이 사원으로 향하는 길을 걷고 있다.
△ 강한 태양이 내리쬐는 '앙코르 와트'.
사람들이 담벼락 그늘 아래에서 쉬는 모습이 눈에 띈다.
△ 사원 내부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
△ 앙코르 유적군들 중 북쪽, 외진 곳에 위치한 프레아칸(Prea khan).
관광객 한 무리가 통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 부조가 새겨진 채 갈라진 벽돌들.
벽돌들에는 이끼가 껴 있고, 무너진 돌더미들이 군데군데 보인다.
△ '앙코르 와트'에서 '앙코르 톰'으로 가는 길.
앙코르 유적지를 잇는 길가와 다리 위에는 어김없이 '석상'들이 있다.
△ '앙코르 와트'와 함께 대표적인 '앙코르 유적'지로 손꼽히는 '앙코르 톰'의 석상.
얼굴 모양의 거대한 석상은 '앙코르 유적'의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 앙코르톰 주변의 사원들.
정글 속에 묻혀있지만, '앙코르톰'도 비교적 보존이 잘 된 지역으로 손꼽히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보는 하나의 교통 수단, '툭툭'.
툭툭을 타고 앙코르 유적지를 달리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갑작스레 소나기가 쏟아지는 것은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한바탕 소나기가 쏟아진 뒤, 툭툭들이 길가에 뒤엉켜 있다.
3. 비내리는 앙코르, 자전거를 타고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다.
앙코르와트를 시작으로 하는 앙코르 유적의 여러 장소를 둘러보는 일을 하루 만에 끝낼 수는 없었다. 툭툭을 타고 밀림 깊숙한 곳에서부터 밀림의 바깥까지 가서 유적지를 둘러보고 난 뒤, 나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밀림을 샅샅히 누볐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소나기가 쏟아지는 밀림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자전거에 올라 사원과 사원 사이를 이동하며 크메르 제국의 흔적을 둘러보고, 소나기를 만나면 나무 아래에서 비가 그칠 때 까지 하늘을 바라보거나 빠른 속도로 지나가버린 툭툭과 승합차들을 흔적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끔은 불개미들의 공격을 받아야 했고, 요란한 소리를 내는 새들과 원숭이들에게서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호기심 서린 듯한 시선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고 정글을 돌아다니는 일이 싫다는 생각,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 정글에 위치한 '동 바라이(East Baray)'에 비가 내렸다.
관광객들은 비를 피해, 사원 내부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꼬마는 지루함을 견디다 못해, 피리를 불었다.
△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관광객.
비가 떨어지는 유적지에는 복구 공사가 한창이다.
△ 소나기가 내리면, 자전거는 움직일 수가 없다.
나무 아래에서 소나기가 그치길 바라며,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바라본다.
△ 자전거를 타면, 사람들이 잘 찾지않는 유적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는 점이 좋다.
사진은 동바라이 남쪽에 위치한 '쓰라쓰랭(Srah Srang)'
△ 유적지가 문을 닫는 시간, 아이가 자전거를 끌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 비가 막 그친 '반띠아이 쓰레이'
앙코르 유적군에서 북동쪽으로 약 37km 떨어진 곳이다.
유적군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한 곳인데,
이곳은 '부조'가 정교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광객들은 우산을 펴 들었고
유적을 관리하는 직원(왼쪽)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정교한 부조.
반띠아이 스라이의 부조는 정교하면서도 아름답다.
△ 여름 우기, 캄보디아의 시엠립에서는 우산이 필수다.
4. 나무, 앙코르 유적을 조금씩 파괴시키는 존재.
밀림에 묻혀 있던 유적이 발견되었을 때 부터, 캄보디아 내전이 끝날 때 까지 약 150여년 간. 유적지는 조금씩 파괴되었다. 지금은 보존과 복원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파괴되고' 있다.
수 백년이라는 긴 시간, 오랜 세월 동안 밀림에 파묻혀 있던 앙코르 유적지 곳곳에는 나무뿌리들이 파고 들어 있고, 나무는 해마다 조금씩 뿌리를 좀 더 깊은 곳으로 밀어넣고 있다. 나무 뿌리가 건축물들을 아주 느리게,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그런 일.
△ 동 바라이 - 동 베론(East Baray - East Beron)
나무 뿌리가 앙코르 유적을 감싸고 있다.
돌 틈 사이로 뿌리를 밀어넣고, 돌들을 밀어내고 있는 모습을 한 관광객이 사진 찍고 있다.
△ 정글 속에 위치한 '동 바라이'는 나무 뿌리로 인해 파괴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 거대한 나무들이 유적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수 십, 수 백년간 나무들은 뿌리를 내려 왔기에, 이들 나무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그저, 유적지가 서서히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 밖에..
△ 나무 뿌리가 유적과 하나가 된 것처럼 보인다.
△ 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석문.
앙코르 톰 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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