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카파도키아 Morning - 대지에 태양이 드리울 때.-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4. 5. 15. 02:00반응형
1. 해돋이.
새롭게 해[年]이 바뀔 때, 많은 사람들은 동쪽 바다에 머물거나 산 위에 올라서서 동쪽을 바라본다. 그러고는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자연에 대해 경외감을 느낀다. 새해 첫날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떠오르는 태양은 우리의 생각을 멎게 한다. 태양이 수평선 뒤편의 바다속에서 떠오를 때, 저 멀리 지평선 아래에서 태양이 하늘 위로 서서히 올라갈 때 바다의 색깔 혹은 대지의 색깔은 시시각각 변한다. 마찬가지로 빛의 산란에 의해서 하늘의 색깔도 시시각각 변한다. '내가 지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떠오르는 태양이 전해주는 '대지의 변화'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벅찬 감동'에 휩싸여 아무말 없이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서 있게 된다.
그 순간은 아주 잠깐이기 때문에, 혹여라도 그 아름다운 순간을 놓칠세라 차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못한다.
△ 해돋이는 우리를 설레게 한다.
2. 여행지에서의 해돋이.
여행을 하다보면 해돋이를 보게 될 경우가 많다. 자연 풍경이 뛰어난 여행지에는 보통 '해돋이'관광 코스가 마련되어 있기 마련인데, 해돋이라는 자연 현상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어우러지면 더 없이 멋진 풍경이 연출되기 때문일 것이다.
해돋이를 보기위해 새벽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는 것은 때로는 귀찮은 일이다. 해가 뜨기 훨씬 전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하는 탓에 잠이 덜 깨어있을 뿐만 아니라, 해가 뜨기 직전의 기온은 하루 중 가장 낮은 온도이기 때문에 한여름이 아닌 이상 따뜻하게 챙겨입지 않으면 추위에 떨면서 해가 뜨는 것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가 뜨는 그 순간 해돋이를 보기 위해 귀찮아 했던 모든 것들이 보상을 받는 동시에 귀찮았던 기억은 잊혀진다. 그리고, 정신은 맑아지기 시작한다. 그것이 아침의 정기[精氣]라고 하는 걸까? 기운이 솟는 것과 동시에 뿌듯함이 가슴을 가득 메운다.
카파도키아의 괴레메에도 아침 해돋이는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카파도키아의 명물인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 올라 저 멀리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고 했지만, 가난한 여행자인 나에게 열기구는 '사치'라고 생각했다. 나는 해돋이를 즐기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마을 뒷산을 선택해 놓았었다. 전날 오후에 괴레메 마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장소였다. 마을 뒷산이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 높이인 언덕은 오후에는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쉬기에도 좋은 장소였다.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던 다른 두 명의 여행자와 함께 어둠을 헤치고 뒷산에 올랐다. 우리는 차가움이 스민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다.
동쪽 하늘, 어둠이 서서히 걷히고 있는 하늘에는 열기구가 하나 둘 씩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 피어오르는 카파도키아의 열기구들(왼쪽)과 나란히 늘어선 열기구들(오른쪽)
지상에서 열기구를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다. 물론, 열기구를 타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3. 하늘이 태양 빛으로 물드는 순간.
아무리 멋진 광경이라도 카메라로 그 모습을 잘 담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사진 찍는 일을 직업으로 하거나 큰 취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좋은 카메라 장비를 가지고 다니지 않을 뿐더러, 여행자가 큰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힘들기 때문에 그저 두 눈으로 보고 머릿속에 그 장면을 기억해야만 할 때가 있다.
그런 때가 바로, '일출'의 순간이 아닐까?
- 주황빛으로 물든 대지.
여행을 하면서 수 많은 일출을 봤다. 사하라 사막에서, 몽골 초원에서, 이집트 시나이 산 정상에서, 갠지즈 강에서. 그리고 카파도키아에서. 모든 곳의 일출이 그렇듯, 카파도키아의 일출도 카파도키아만이 매력이 있었다. 자연이 만들어 준 기괴 암석들이 대지에 퍼져있고, 저 멀리서 태양이 떠오르며 대지의 암석들을 주황 빛으로 물들였다. 열기구들이 땅과 하늘 사이에 끼어서 비누방울 처럼 두둥실 떠다녔다. 지구와 우주와 인간이 만든 기구의 조화는 보기 좋았다.
그렇게 몇 분간을 태양을 바라봤다. 셔터를 여러차례 눌러보았지만 사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장면을 그대로 담을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라는 아쉬움은 카파도키아에서도 생겨났다.
파란 하늘, 붉은 태양, 신선한 바람. 카파도키아의 아침은 상쾌했다.
반응형'- 길을 걷다, 세계여행 > 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카테고리의 다른 글
터키, 이스탄불 - 묘한 매력이란 이런 것일까? (0) 2014.05.25 터키, 카파도키아. Night - 동굴 속 잠자리에 들기 전. (4) 2014.05.16 터키, 카파도키아 Daylight - 풍경이 주는 즐거움. (0) 2014.05.10 뉴욕, 지도 없이 길을 헤매도, 그저 I♥NY(3) - New York City (0) 201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