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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몽골, 볼리비아 - 해외여행에서 "세상 참 좁다"라고 느낄 때-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0. 11. 21. 15:27반응형
몽골과 볼리비아에서 있었던 이야기.
1. 케빈 베이컨의 법칙.
누군가와 이야기 하다가 한 번 쯤은 해봤을 만한 멘트. "어?! 나도 그 사람 아는데?" "세상 참 좁다".
내가 알던 사람이 알고보니, 친구의 친구이거나, 알고보니 아는 사람이 또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새로 알게된 사람이 알고보니 논랄만큼 나와 가까운 사람일 때. 흔히들 그런말을 하게 된다. 그 두사람이 공통적으로 아는 사람을 공유하게 될 때.
한국의 유명한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싸이월드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2촌"아라고 표시를 해 두고 있는 걸 발견하기도 했다.
2.
대학교 2학년 때, 같이 자취하는 친구의 여자친구가 나와 같은 과 후배의 베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세상 참 좁다라고 느꼈다. 이탈리아 민박집에 머물 때, 몇일 동안 같이 술먹고 놀던 사람을 동네의 한 놀이터에서 보게 되었을 때[그 때 내가 살던 동네는 신촌] 당황스러우면서도 세상 참 좁다고 느꼈다. 그 사람들도 근처에 산다고.[그 외에도 이런 경우는 수도 없이 많았다.]
이럴 때 마다 하는 말 "세상 참 좁다!" 그러면서 생각 한 것, "정말 착하게 살아야 겠다."
3. 기차는 시베리아를 떠나 몽골초원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기차 창문틈으로 스며드는 한기에 새벽에 자주 잠이 깨었는데, 그 때마다 보이는 창 밖의 푸른 초원이 이곳이 몽골임을 알려주었다.[기마민족의 땅 몽골] 울란바토르의 아침은 시베리아보다 차가웠다. 시베리아엔 봄이 오고 있었는데, 울란바토르는 쟃빛 하늘아래로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탄 국제선 열차는 기차의 제일 끝에 붙어 있었다.[국제선 열차 차량은 따로 분리되어 한 칸만 러시아 국경을 넘어왔다] 기차에서 내리자 여러 사람들이 팻말을 들고 서 있었고,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미스터 창? [나는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 머물 때 몽골의 한 호스텔을 예약해 두었었다. 가격도 싸고, 예약비도 필요 없었으며, 상당히 인기있는 호스텔이라고 해서 예약을 하고 몽골로 넘어왔다. 특히, 기차역에서 픽업을 해준다고 하기에!]
그 사람은 한국어를 좀 할 줄 알았다. 왜냐하면 그 호스텔 주인이 한국인이었기 때문이었다.[몽골인 여자와 결혼하여 몽골에서 호스텔을 운영중인 한국인이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영어와 한국어로 몽골의 거리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기차가 도착한 시간이 이른 아침이어서, 거리는 황량했다[잿빛 하늘은 몽골 거리의 분위기를 더욱더 암울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호스텔에 도착하자, 체크인을 하고, 방을 배정 받았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싶었다. 2박 3일간 기차 속에서 생활한 터라 제대로 씻지도 못했고, 울란바토르의 기온은 차갑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내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잠깐 잠을 청했다.
4. 2박 3일간의 안데스투어[우유니사막투어]가 끝났다.
우리 팀은 환호성을 지르며 지프에서 뛰어 내렸다. 2박 3일간의 투어가 끝나고 돌아온 우유니시티는 변함이 없었다[내일도 많은 사람들이 우유니투어를 떠나겠지]. 우리는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저녁 밥과 함께 맥주를 마시자는 약속을 하고 각자 호텔을 향해서 떠났다.[모두가 같은 곳을 향해 걸었고, 공교롭게도 우리는 모두 같은 호텔에 묵었다!]
사막에서 묻혀온 소금과 모래를 몸에서 떨궈냈다. 뜨거운 물이 내 몸을 타고 흘러 내렸다. 방으로 돌아와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 사진들을 구경했다. 너무나도 평온한 오후였다. 적당한 온도, 적당한 휴식처, 적당한 기분.
약간 출출한 분이 들어, 약간의 먹을거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몸을 움직여, 밖으로 나가려 했다. 아래층에 있는 리센션 앞에 몇 명의 새로운 여행자들이 배낭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그들은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었다.
5.
잠에서 깼다. 그대로 누워 눈을 뜨니, 건너편 침대 2층에서 누군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책 표지가 한글로 쓰여진것 같기도했다[시력이 좋지 않아 애매했다]. 나는 그냥 그대로 누워서 잠시 정신줄을 놓았다가, 앉았다. 그 방에는 단 둘이 있었다.
하이. 하이. 웨얼아유프롬? 코리아. 아, 한국분이세요?ㅋㅋㅋ 책에 한글 비슷한게 적혀있어서 혹시나 했는데. 오늘 오셨어요? 아침에 들어오는 것 같던데. 네, 오늘 아침에 울란바토르도착했어요ㅋㅋ생각보다 많이 춥네요 여기. 어제까진 날시 괜찮았는데, 오늘 갑자기 추워진 것 같아요 비가내려서. 아...혹시 괜찮으시면 이따 저녁때 밥이라도 같이 먹을래요? 괜찮죠. 나가서 먹을까요? 아니면 여기 주방도 있고, 해먹어도 되고요. 전 뭐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만들어 먹는 것도 괜찮고, 사먹어도 괜찮고요. 저도 뭐 상관없는데. 요리좀 하시나봐요? ㅋㅋ, 뭐 그냥 못하는건 아니에요.
여기에서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도 요리를 웬만큼 할 줄 안다면...해양경찰 출신이 아닐까?[해양경찰 전경은 막내가 무조건 취사병으로 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해경 출신이면 웬만한 요리는 다 배우고, 할 수 있게 된다] 사실 어처구니 없는 생각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물어보기로 했다.
혹시 군대 어디 나오셨어요?, 저요? 전경출신인데 왜요?, 아 요리좀 하신다길래 혹시 해경출신인가 해서요 ㅋㅋ, 어 저 해경나왔는데, 혹시 해경나오셨어요?, 진짜요? 저도 해경나왔는데. 대박...ㅋㅋㅋㅋ 혹시 어디 지역이세요?[해경은 지방 경찰청 근무를 제외하고 전국 각지 경찰서 근무를 하는데, 소속 경찰서가 다르면 2년 2개월간 볼 일이 없다] 아까 집이 대구라고 하셨으니 포항? , 아니요 통영출신이에요, ㅋㅋㅋㅋㅋ아 진짜 대박이다...저도 통영경찰서 출신인데..혹시 몇기세요?, 아 진짜 통영 출신이에요? 진짜 대박이네 ㅋㅋㅋ 저 259기요, 아 전 262기인데 선임이시네요. 근데 왜 배탈때 못 본것 같지? 혹시 배는 언제 탔었어요?[후략]
알고보니, 내가 배를 탔던 기간에 2개월 정도 같이 배를 탔었다. 같은 부두에 머물렀지만, 그 선임은 중형급 이상의 배를 탔고, 나는 소형배를 탔기 때문에 서로 잘 알아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어쩐지 이름이 낯익긴 했다]
우리는 바로 그 자리에서 맥주를 마시러 나갔다. 이따 저녁때 밥은 밥이고, 이런데서 같은 군부대를 나온 사람을 만났으니 술이나 한잔 하러 가야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말이다.6.
리셉션 앞에서 뭔가를 이야기하고 있는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이미 그 호텔에 방이 없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벌써 몇 팀이 발길을 돌리는 것을 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우유니사막투어를 하러 왔고, 나는 이미 하고 왔기 때문에 여러가지 정보를 줄 수 있었다. 모두가 일본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에 나도 아는 일본어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중 한 여자애가 한국인이었다.[아니 그런데 무슨 일본어를 저렇게 잘하지? 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하다다가 알게된 사실. 일본에서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아, 어쩐지 일본어를 잘하더라]. 전공은 일어일문. 재외국인 전형?이라고 나는 반문하면서 혹시, 대학은 어디냐고 물어봤다.[웬만하면 나는 이런걸 잘 안물어 보는데, 내 친구가 중앙대 일어일문을 다니고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 보았다]
혹시나, 했는데. 대답은 중앙대였다. 중앙대 일어일문. 그래서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다. 내 친구를 아느냐고.[사실 모를리가 없었다. 내 친구는 학생회장까지 했었으니까 말이다] 역시, 물어보나마나였다. 보통사이도 아니고 완전 절친선후배사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했던, 내가 소개시켜준 여자와 내 친구간의 비하인드 스토리[슬픈 이별의 이야기]도 나에게 들려주었다.
그 날 밤, 나는 싸이월드 내 친구의 홈피에가서 이렇게 적었다. " 야 ㅋㅋ 나 지금 볼리비아 우유니인데, OOO알아? 절친동생이라던데?ㅋㅋ 오늘 걔 만났어."
그리고 다음 날, 내가 떠나기 전, 점심을 같이 먹고, 우연히도 저녁 때 같은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의도하지 않았지만, 투어 갔던 애들이 그 레스토랑에 다 모였고, 친구의 후배와 그녀와 같이 있던 애도 그 식당에서 만나게 되었다]
7.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보면 이런 저런 인연이 다 있다. 는 생각.
- 요리하는 남자
- 울란바토르 역[도착한 날과 떠나는 날 하늘은 흐렸다]
- 우유니 역
- 호텔 앞 거리
- 아티스트 에드손반응형'- 길을 걷다, 세계여행 > 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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