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 Edit.- Inca Kola vs Coca Cola1. 10년전 쯤 기억을 하나 되새겨 본다면,
한창 콜라 열풍이 불어닥쳤던 그 시절이었던 것 같다. 티비에서는 많은 콜라 광고가 나왔고,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졌다. 대표적으로 "콤비콜라". "815콜라" 등이 있었고, 콜라계의 지존 "코카 콜라". 그리고 그를 따라잡기 위한 "펩시 콜라" 등등. 많은 콜라가 있었다. 애국심을 마케팅 전략으로 한 815콜라. 그나마 먹어 줄만 했던 것 같다. 미국 자본주의의 앞잡이라는 비판과 함께 친구들 사이에서 코카 콜라를 먹으면 안된다는 그런 논리 때문에, 펩시 콜라도 많이 마셨는데 지금 생각 해 보면, 역시 콜라는 코카 콜라다.[사실 난 어릴 때, 펩시콜라의 마크가 태극기의 태극마크와 비슷해서, 펩시콜라가 국산인 줄 알았다.]
농구나 축구를 하고 나서, 동네 슈퍼앞에 모여서 형들과 돌려 마시던 콜라. 그리고 그 당시 나름 고급스럽게 보였던 컨피던스와 파워헤이드.[파워헤이드는 요즘도 운동하고 가끔씩 먹지만 웬지 고급스러워 보인다]
콜라 춘추전국시대. 그런 시대가 있었다.
2.
콜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학창시절 다큐멘터리 보는 것을 참 좋아했다] 그 때가 아마도, 콤비콜라, 815콜라 등 코카콜라에 대항하여 여러 콜라들이 막 출시되던 콜라 춘추전국시대였던 것 같다.그 다큐멘터리의 주제는 페루에서 코카콜라를 제치고 성공한 <잉카콜라>였다.
페루의 "잉카콜라"는 좀 특이하게, 색깔에 있어서도 보통의 콜라와 차별성을 둔 노란색 콜라인데, 전세계 콜라중 유일하게 검은색이 아닌 노란색 콜라라는 것이었다. 콜라의 색깔을 노란색으로 한 이유는 노란색(황금색)은 고대 잉카제국의 황금을 상징하기 때문에 잉카제국의 후예라는 페루의 특성을 잘 살린 콜라라고 했다. 그리고 페루에서 잉카콜라는 코카콜라를 제치고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3.
그 당시 나는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생각했다. 언젠가 페루에 가면 페루에가면 잉카콜라를 먹어봐야겠다고 말이다.[페루에 실제로 가 보니, 잉카콜라는 유명하면서도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코카콜라는 없어도, 잉카콜라 없는 곳이 없을 정도?]
페루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먹었던 콜라가 잉카콜라였다.[본인은 콜라빠로서 매 끼 식사후 콜라를 섭취하고, 심심할 때도 콜라를 먹는 콜라 중독자] 맛? 괜찮은 것 같았다.[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다] 좀 달짝찌근하지만 톡 쏘는 맛이 있다.[이 말은 단것을 많이 먹으면 입안이 끈적거리면서 텁텁한 기분이 드는게 보통이지만, 그런 기분이 들기전에 탄산의 톡 쏘는 느낌으로 인해 어느정도 해소가 된다는 말]
코카콜라와 견주어 봤을 때, 결코 뒤지지않는 맛이라고 생각했다.[나는 음식을 먹고 펩시 콜라를 먹으면 소화가 안될 뿐더러, 역시나 페루에서도 잉카콜라만 먹다보니 코카콜라가 그리워서 코카콜라를 사먹은적도 있다.]
4.
페루의 리마[수도]의 싸구려 호수텔의 도미토리에 같이 묵고 있던 각국의 여행객들. 아르헨티나에서부터 여행을 하고 있다는 한 커플이 오늘 오전에 새로 들어온 한국인 여행객 "진"에게 저녁에 같이 밥도 먹고, 놀러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는 딱히 할 일이 일정이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흔쾌히 수락 했다. 그 날 저녁, 그들은 대통령궁앞을 지나 리마의 번화가에서 좀 벗어난 곳 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각자 먹을 메뉴를 주문하고, 콜라를 주문했다. 그런데, 주문한 콜라가 코카 콜라였다.[메뉴에 모든 콜라는 2L여서, 2L 짜리 피트병이 배달되었다]
그 때, 갈리시아출신의 남자애와 이탈리아 출신의 여자애 하나가 자신들은 코카 콜라를 먹지 않는다면서, 잉카콜라를 따로 하나 더 주문했다.[그들은 코카콜라 컴퍼니를 싫어해서, 코카콜라컴퍼니제품은 안먹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잉카콜라를 먹을 사람이 더 없냐면서 잉카콜라를 권했다. 8명이 밥을 먹는데, 테이블에 코카콜라 2L 피트와 잉카콜라 2L피트가 나란히 올려져있었다.[한사람당 500ml씩 먹어야, 다 먹을 수 있는 분량?]5.
우리는 한창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갈리사아애가 엄청난[코카콜라 컴퍼니의 제품은 먹지 않는다는 그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사실이었을 것이다]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을했다.
무슨 일이냐고 갸우뚱 하는 우리에게, 그는 잉카콜라의 병을 들어 보였다.잉카콜라의 제조회사가 코카콜라 컴퍼니(Cocacola company)였던 것이다.뭐 어쩌겟나, 내용물만 코카 콜라의 검은 물만 아니면 되지! 우리는 그냥 잉카콜라를 먹었다 ㅋㅋ6.
그는 세계 상품시장은 자본의 힘에 의해서 지배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봤다. 예전에 그가 티비의 타큐멘터리에서 잉카콜라에 대해서 보았을 때 잉카콜라는 코카콜라에 대항해서 나온 페루의 자존심이었는데, 이제는 코카콜라컴퍼니의 배를 채워주기위해서 생산되는 이름만 "잉카콜라"인 잉카콜라를 보며, 씁쓸함을 느꼈다. 그러면서 또 생각 했다. 코카콜라컴퍼니, 대단하다. 세계 콜라시장을 다 장악하려하다니.7.
페루 리마에서 우리끼리 웃어 댔던 이야기.
- 코카콜라
- 잉카콜라
- 잘 보이진 않지만, 필기체의 코카콜라 컴퍼니 마크. 내용물은 노란색의 잉카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