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 페루, 푸노 - 티티카카 호수 이야기.(Puno, Peru)-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1. 1. 23. 18:54반응형
1. 책을 읽는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기차를 타고 가면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도 책을 읽는다. 요즘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 시대, 태블릿PC 시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종이 위에 뿌려진 잉크의 흔적을 읽는 사람들은 많다[네모난 화면 속에 검은 점(픽셀, Pixel)들이 만들어 내는 글자를 읽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들은 책을 몇 권씩 들고 다닌다. 여행을 떠나기 전 가방에 가방에 들어 가는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책"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이 책을 읽어야 겠어 라는 생각에, 혹은 바빠서 못 읽었던 책인데 여행지에 가서 여유를 즐기면 책을 좀 봐야지 라거나 아니면 기차를 타고 많이 이동해야 하니까 그 때 책을 봐야겠어 라는 생각으로 책을 한 두권쯤은 가져가게 된다[실제로 그 책을 다 읽기가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가져가게 된다. 조금 더 풍족한 여행을 위해서[가이드북은 그런 부류의 책과는 다르다. 물론 여행을 좀 더 풍족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2. 책(Book)을 가지고 있다.
나 항상 여행을 하면서 책을 들고 다닌다. 이동을 하거나 혹은 어딘가에서 한가로이 쉴 때, 주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사로운 햇살을 피부로 느끼며, 상쾌한 바람의 감촉을 느끼며 책을 읽는다. 내 가방 무게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책. 그 책들 중 하나가 일본작가 다카하시아유무의 <러브앤프리(Love & Free)>라는 책이었다. 그리고 그 책 속에 이런 글귀가 있다.
어느 히피가 읊은Life of Some Island 어느 섬의 일생지구의 고동으로 '섬'이 태어났다어부들이 고기를 찾아 섬으로 모여들었다히피들이 마리화나를 좇아 섬에 다다랐다서퍼들이 파도를 찾아 섬으로 왔다카페와 여관들이 하나 둘 생겼다몇몇 여행객들이 섬에 들렀다어떤 바보 같은 자식이 여행 잡지에 소개했다관광객들이 섬을 찾기 시작했다어부는 손을 놓고 히피와 서퍼는 섬을 떠났다커다란 호텔과 상점들이 문을 열었다관광객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원주민들은 삶의 방식을 바꾸고 문화를 버리고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섬은 오염되고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과 식물의 생태계가 망가지기 시작했다
섬은 죽었다다카하시 아유무, -러브 앤드 프리 中-
3.
여행을 가거나, 어딘가를 다니다 보면 어느 특정 장소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나중에 다시오고 싶은, 그런 장소가 있다.[그 곳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일 때 더욱 그렇다] 그 장소에 언젠가는 다시 가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몇 년 뒤 그 장소에 다시 가 보았을 때, 그곳이 예전에 내가 보았던 그런 곳이 아닌, 많은 상점들이 늘어서있고, 오염되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휴가를 즐기고 있는 곳으로 바뀌어 있다면, 예전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곳을 찾았던 사람은 실망과 함께 그 장소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는 그 장소를 찾지 않게 될 것이다.[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4.
여행을 하다보면[특히, 경제적 수준이 낮은 나라(개발 도상국이라고 일컫는 나라들)를 여행할 때] 씁쓸한 장면을 많이 목격하거나 그 장면 속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관광객은 봉이다"라는 생각이 의식의 밑바닥부터 자리하고 있는듯한 사람들의 관광객에 대한 횡포를 목격할 기회가 아주 많다. 관광객을 하나의 인간이기 이전에 자신의 경제적 이익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관광객을 상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관광지를 가다보면, 예전에 관광지화가 되기전에는 자기들끼리 조금은 부족하지만[경제적으로], 여유있고 행복하게 살았을 법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는 곳이 관광지화 되고, 관광객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분주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 때가 많다.[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 한켠으로 씁쓸하다] 또한, 관광지가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장사하러 온 사람들]에 의해서 더욱 오염되었을 때[환경적인 모습이 아닌 인간적인 면모나 내적인 감정 등의 것들] 그 관광지에 대해서 더 큰 실망을 하게 될 때가 있다.
5. 페루의 푸노(Puno)라는 도시.[볼리비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인 티티카카호수(Lake TITICACA)가 있는 곳]
도시의 앞은 바다만큼 넓은 호수가 자리하고 뒤는 높은 산이 둘러 싸고 있었다. 푸노에서 새해를 맞이한 날(1월 1일), 도시 뒤편 산 언저리에 있는 작은 마을을 둘러보았다.
무너진 담길, 부서진 연탄과 흩날리는 연탄재들. 그리고 가파른 언덕에 위치한 계단식 밭들. 염소 몇 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고 무너진 담들 사이에서 축구와 피구를 하며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내 귓가를 스쳐지나갔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그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비록 그 아이들의 삶은 가난해 보이지만, 마음은 즐거울 수 있다는 걸 보았다.
페루의 작은 도시, 시골 산등성이에 위치한 달동네 아이들.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6. 티티카카호수의 사람들.
푸노(Puno)에서 머물면서 관광 명소로 불리는 티티카카 호수와 그 위에 떠 있는 섬들을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숙소 근처 여행사로가서 하루짜리 투어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다음날 호수를 가로질러 섬으로 가기로 했다.
억새풀 같은 것들을 엮어서 호수 위에 작은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사는 원주민들, 그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관광객들이 자신들에게 돈을 주기를 원했다. 한 부모는 아이들을 시켜 노래를 부르게 하고 돈을 받아오게 했다. 그 아이들은 슬픈 표정으로 노래를 불렀다.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달려 다른 큰 섬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을 때, 한 가족이 마당에 나와서 춤을 추었다.[그 지방의 민속 춤 같았다] 그들 역시 춤을 추고나서 돈을 원했다.
점심을 먹고, 그 섬 마을의 광장으로 갔을 때 아이들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무언가를 팔고 있었다. 집에서 손으로 만든 것 처럼 보이는 팔찌와 목걸이가 그 아이들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이들의 표정엔 웃음이 없었다. 그저, 그걸 하나 팔고 싶다는 소망만이 얼굴에 가득했다. 어쩌다 누군가가 물건 중 하나를 사면 아이들은 잠시나마 기뻐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보기엔 그 기쁨은 그 아이들의 것이 아니라, 그 돈을 가지게 될 모의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그 관광지 작은 섬 마을 아이들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서가 아닌, 부모들의 탐욕 때문에 행복과 즐거움을 잃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였다].
7. 티티카카코.
- 티티카카 코
어느 외딴 섬
마유코씨와 진씨는
그 곳에
서로를 남겨둔 채 떠났다.
코묻은 아이들
그들의 흔적을 바라본다.
발 아래,
바다보다 넓은 호수를 두고
손바닥은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어느 외딴 섬
코흘리개 아이들, 웃음은
어른들의 것.
*湖(こ[코], 호수 의 일본식 한자 음)
- 호수 위 지푸라기 위에 사는 원주민 아낙네들
- 노래 부르는 아이들과 노 젖는 아빠.
- 춤추는 가족들
- 마을 광장
- 수평선이 바라보이는 티티카카 호수. 해발고도 3600미터는 넘는듯.
- 도시 뒷산 언덕에서 바라본 모습
- 마을의 무너진 담벼락 안에서 노는 아이들
반응형'- 길을 걷다, 세계여행 > 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 하우스 파티, Shall we dance? (Venezuela, Caracas) (6) 2011.02.23 Ep] 브라질, 아마존 - 아마존의 과외 선생님들 - (Brazil, Amazon) (12) 2011.02.16 Ep] 남미(볼리비아, 우유니) - 마지막 하나 남은건 누가 먹지?? (18) 2011.01.23 Ep] 페루에도 비는 내린다. - 페루, 쿠스코/마추픽추 (20) 201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