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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하나.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먹거나, 배달 시켜 먹을 대 마지막에 남은 탕수육 하나는 항상 외롭게 남게 된다. 내 젓가락을 갖다 대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선뜻 젓가락이 나서질 않는다.
친구들 끼리 둘러 앉아 만두를 먹을 때면, 마지막에 남는 만두 하나. 자신은 배가 부르니 네가 먹으라며 양보를 하는 모습! [비단 탕수육, 만두 뿐만 아니라, 각종 음식들]. 양이 많을 때는 거리낌없이 먹다가 마지막에 하나가 남게 되면, 그 마지막 하나 남은 음식은 몸둘 바를 모르고 부끄러워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람들끼리 음식을 먹을 때, 흔히 목격 할 수 있는 현상. 하나 남은 음식을 누가 먹을까? 하나남은 음식은 외롭다. 쓰레기통으로 가기는 싫은데.
하나 남은 음식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음식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싶지만, 갑자기 식탁에 퍼지는 묘한 분위기 때문에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나도, 양보정신이 투철(?)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걸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평소에 배어있기 때문에. 이것은 과연 문화적 특수성일까?
2. 상황은 좀 달라 질 수 있다. -그래도 예외적은 상황은 존재하는 법.
특히, 남자 친구들끼리(동성의 친구들) 음식을 먹을 땐 마지막 하나를 먹기 위해서 피터지는[음식의 옆구리가 터진다] 젓가락끼리의 다툼을 흔히 목격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하나를 집어서 입속에 넣는 자는 음흉한 미소를 다른 사람들에게 날린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선 양보따윈 없다. 그저 먹고 싶은사람이 빨리 먹는게 임자.[여자들은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을 먹으면 살찐다는 이유로 먹는 것을 미룬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남자들과는 대조적이다]
3. 우유니사막 투어가 끝난 다음 날,
따로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우유니 워낙 작은 동네라서] 나는 우유니 사막 투어에 같이 갔었던 애들과 점심 즈음해서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나는 그날 저녁 우유니를 떠날 예정이었고, 그들은 다음날 오전에 떠날 예정이었다. 어차피 버스 시간은 저녁이었기 때문에 점심때 술을 마시는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고, 안주를 주문했다.
안주는 '감자튀김[프렌치프라이]'이었다.
맥주를 마실때 나온 안주, 감자튀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는 그것. 튀김안주의 대표주자]. 맥주를 홀짝홀짝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함께 마신 친구는 브라질리안(Brazilian) 에드손(남)과 아르헨티노(Argentino) 베로니카(여)였다. 둘은 커플]
어느덧 시간이 흐르고, 술은 목을 통해 계속 몸 속으로 흘러 들어갔고, 안주도 하나 둘 먹다 보니
결국 마지막 하나남은 감자튀김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나는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누가 과연 먹을 것인가, 저 하나를 놓고 어떤 반응이 나타날까]. 어느 정도 예상대로, 서로가 술만 홀짝홀짝 할 뿐, 아무도 먹지 않고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 순간,
4.
브라질리언 에드손이 물었다.
"
한쿡에서도 마지막에 하나 남은 음식 안먹어?"
그는 대답했다. 안먹는건 아니지만 마지막 남은 음식을 먹는걸
대체적으로 꺼려한다고. 그리고 왠
지 모를 미묘한 긴장관계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지금처럼.
"
왜 그런건데?"라고 에드손이 물었다.
왜 일까? 한국 사람들은 예의가 바르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의미라고 그는 말했다. 그가 개인적으로 생각 할 때는 그런 이유가 크지 않을까 라는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에드손이 말했다.
"브라질에서는 마지막에 하나 남은 음식을 먹으면 결혼 못하다는 미신이 있어"
그러자, 옆에 있던 베로니카가 덧붙였다.
"어, 정말? 아르헨티나에도 마지막 남은 음식을 먹으면 결혼을 못한다는 미신이 있는데"라고.
그 말이 끝나자 에드손은
"난 결혼 안할꺼니까"라고 말하면서 하나남은 감자튀김을 덥썩 집어 먹었다.
그들은 웃으면서 이야기를 마쳤고, 감자튀김 한 접시를 더 주문했다.
5.
마지막 하나 남은 음식을 먹으면, 결혼 못한다는 미신.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 미신과 비슷한 이야기. 그냥 웃어 넘길 수 있는 이야기들. 그렇지만 사람들은 왠지 진짜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묘한 믿음이 있다.
마지막에 하나남은 음식을 잘 먹지 않은다는 것, 먹기를 꺼려 한다는 것.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우유니에서 있었던,
마지막 하나 남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
(음식사진은 없다....대신 우유니 소금사막 사진ㅋ)
- 미신이야기와 전혀상관없지만, 그래도 투어중에 점심먹을때 사진.(마그다, 에드손, 베로니카, 로신)
- 소금사막, 소금사막에서 일하는 사람.
- 점프샷.
- 휴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