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찾아간 카날본.
하지만, 프리맨틀의 공장에서 걸려온 전화.
우여곡절 끝에 미루게 된 인터뷰. 나에게 어떤 운명이 펼쳐질지 알 수 없었다.
전화영어(?)에 유독 약하던 내가, 어떻게 그렇게 통화를 자연스럽게 끝마쳤는지는 아직도 의문이다.
아무튼, 난,
배신자, 양아치라는 칭호(?)를 얻었고, 요즘 호주 경기가 안좋아서 공장에서도 일하는 시간을 많이 안준다는 주변의 위협성(?)발언과 페이가 농장보다 적을 것이라는 말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결정한 퍼스행.
퍼스로가는 버스표는 끊었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결과는 아직 미지수였지만..
그래도,
한가지 희망은 있었다. "
최소한 주에 40시간은 일 할 수 있다" 는, 프리맨틀에사는 형님의 말,,
토요일, 추석.
카날본의 농장에서 반나절 동안 일을 했다. 밥값, 방값이라도 벌어서 가자는 생각에,
캐시(Cash)잡이었다.
단 하루.
일을 끝내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농장주에게 말을 했다.
"내가 급한일 때문에 퍼스에 가게 됐는데, 혹시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 일을 할 수 있겠냐"라고
농장주는 대답했다.
"일이 맨날 있는 건 아니지만, 일이 있으면 시켜 주겠다."라고
한 결 마음이 놓였다.
퍼스로 가는 버스,
많은 생각을 했다.
일이 잘 안풀리더라도, 이젠 카날본으로는 다시 못가겠다고. 남쪽으로 가야겠다고. 날씨가 이제 따뜻해 지고 있으니 이제 남쪽도 슬슬 농장들이 시즌을 시작하니까.
프리맨틀,
프리맨틀에서 가장 저렴한 백팩커를 찾아갔다. 역시 프리맨틀에는 백팩이 많이 없고,
관광도시의 성격이 강해서 그런지 가격이 퍼스시티(perth city)보다 가격이 비쌌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오래 있지는 않을 거니까.
빨리 쉐어를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월요일 오전 10시,
몇 시에 인터뷰를 보러올 수 있냐는 물음에, 나는 아침 6시에라도 갈 수 있다고 말했었다. 그만큼 절박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10시에 인터뷰 약속을 잡고, 나는 10시 조금전에 도착해서, 리셉션에가서 말했다. 당당히.
"I have a interview ~"
역시나, 인사담당자에게 인터뷰 약속이 있는지 물어보더니 기다리랜다...ㅋㅋㅋ
잠시후,
금발의 키큰 여자가 나오더니, 나를 보고 인사를 했다. 다이애나.
그리고는 회의실 같은데로 가더니, 내가 쓴 어플리케이션을 보고 뭐라뭐라고 했는데, 어플리케이션을 쓸 때 하도 구라를 많이 적어놔서 기억이 하나도 안나서 긴장을 했는데, 그냥 웃으면서 간단한 인터뷰는 무사히 잘 넘겼다.
그리고, 페이 및 일하는 시간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다.
기본 38시간, 오버타임 매일 두시간 이상,,조건은 괜찮았다. 거기다가 난 Afternoon shift(오후반)이라서 돈도 오전반보다 조금더 많이 받았다. 오전반X1.15... 시간당 21달러가 조금 넘는 돈이었다. 괜찮았다.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퀴즈같은걸 풀어오랜다..시험인가? 호주와서 두번째 시험이었다. 정말 열심히 풀었다..
블루카드만들 때 이후로 그렇게 열심히 글을 집중해서 읽은 적은 처음이었다.
통과!
그리고 고용계약서를 작성하고 회사보관용에 사인을 하고, 개인보관용을 하나 받고 사인을 했다..
다이애나와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나서,
내일부터 출근하라는 말을 들었다. 드디어 출근이구나!!
계산을 해 보았다. 돈 계산.
38 X 21 + 10 X 23(풀타임X1.5 임금, 1.5시간 오버타임) 이렇게만 해도 꽤 되는 돈이었다.
카날본에 있는 형에게 전화를 했다. 모든 일들이 잘 풀린것 같다고. 주당 40시간 이상 일할 수 있다고.
나중에 호주 뜨기전에 한 번 만날 수 있으면 만나자고.
화요일, 첫 출근. 오후4시.
일하러 왔다고 리셉션에 말하니, 다이애나가 나와서 어느파트냐고 묻길래 "Kitchen"이라고 말했다.
잠시 후, 키친파트 슈퍼바이저가 왔다. '미겔'
그리고 나서 나를 데리고 들어가더니, 일 하고 있던 한국사람 한명 부르더니 나한테 일을 가르쳐주라고 하고 훌쩍 떠났다.
난 아직 ID CARD도 안만들었고, 지문인식기에 지문도 등록안했는데,,일부터 하라니. 이런,
뭐 어쩌겠나? 일을 했다. 소세지 공장이라서 그런지 안은 냉장고 냉장실/냉동실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옷을 얇게 입고온 나는 추웠다. 그래도 꾹 참고 일을 했다. 열심히 해야지,,
오후 다섯시경,
야간반 사람들이 거의다 출근을 해서 그 사람들과 일을 같이 했다. 오늘 새로 들어왔다고. 그리고 여러가지를 물어봤고, 가르쳐주었다.
아마,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요즘에 바빠서 그렇게 하고 있다고.
특히, 오후반은 사람이 적어서 한사람 한사람 역할이 중요하니까 열심히 하라고.
"하루에 12시간? 주5일에 60시간? 도대체 얼마를 벌지???"
많이 버는 만큼, 텍스도 많이 떼지만,
내가 이 공장에서 받게될 돈은 내가 처음 상상하던 수치를 초월했다.
못해도 일주일에 백만원이상은 벌 수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렇게 공장이라는 곳에서 본격적으로 일하게 되었다.
농장에서 일할 때,
"사람들이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 공장이 편하고 돈도 많이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나는 공장에서 일한 적이 없었기에 잘은 몰랐지만,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인간 문명의 발달과정중 경제적인 측면을 볼 때,
1차 산업 - 2차 산업 - 3차 산업으로 바뀌었는데, 1차가 농업, 2차가 공업,,
다시 말해서, 농장보다 공장이 좋으니까 인간문명이 그렇게 발달했겠죠뭐,,,3차 서비스 - 금융..돈많이 버니까.."
"결론은, 농장보다 공장이 좋다는 것이었다."
- 같은 키친파트의, 칸쿠와 자바, 콩고출신의 형제. 흐릿한애는 패킹룸(Packing room) 클리너(Clea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