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을 다시 잡았구나!!
근데, 북쪽으로 2500km?! 차를 타고 꼬박 2박3일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거기라도 가서 돈을 벌어야지,, 페이도 어느정도 괜찮았고, 농장 숙소에 수영장도 있었다.
에이전시가 문을 닫을 시간이라서 내일 오전에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줄테니 다음날 오전에 오라고 하길래 알았디고하고 에이전시를 빠져나왔다.
"다시, 농장으로 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일이 끝나고 딱 일주일만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농장주와 계약이 체결되는 그 순간까지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그 전에 일을 구할 때도 일을 하기 바로 직전에 펑크가 나서 도루묵이 된 적이 있다고.
너무 기대는 하지말고 그냥 안전빵으로 생각하고 있으라고.
마음 한구석엔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안도감이 조금 더 컷다. 일을 할 수 있다는 안도감.
그날 저녁,
백팩커스의 같은 방을 쓰는 외국애들에게 작별인사를 미리했다.
그리고 모든 짐들을 다시 정리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으 먹었다.
다음 날, 오전.
에이전시영업시간 전에 미리 찾아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여직원이 잠시 기다리면서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더 좋은 일자리를 한 번 알아 보라고 했다. 뭔가 좀 불안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이었다.
여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농장주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는 것이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계약서나 페이에대한 설명 등등 그런 설명이 아니라, 달랑 전화번호 하나 주면서 농장주에게 직접 전화를 해보라니?! - 이럴경우, 하루가 지나버리면 거의 90%이상 자리가 없다고 봐야한다.
농장주에게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아서 메세지를 남겼다. 그래도, 조바심이 나서 다시 전화를 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한 남자의 목소리
"Hello?"
어쩌고 저쩌고.
퍼스 에이전시에서 소개받고 전화했다고 하니, 이름을 묻고 알았으니까 나중에 다시 전화 준댄다...
"끝났네."라고 생각했다.
1시간 뒤 다시 전화했다.
지금 당장 일 할 수 있고, 일잘한다고 했다. 그리고 수박 플랜팅, 피킹도 해봤다고 했다.(당연히 거짓말) 지금 퍼스에 있지만 브룸으로 갈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대답은,
"나중에 연락주겠다."였다.
게임 끝.
이 소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니 역시나,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목요일 오후,
그동안 썼던 공장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보통 공장에서 목요일날 연락이와서 금요일날 인터뷰를 보고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는게 일반적이라고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공장도 끝난 것 같았다.
나는 금요일을 퍼스에서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제 퍼스에서 미련을 두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렇게 믿었던 일자리가 사라지고나니 모두가 힘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고,
몇 분 뒤,
결정되었다.
지금. 그냥 카날본(Carnarvon)으로 떠나자!
목요일 오후 다섯시.
퍼스에서 북쪽으로 1000km를 달리는 여정을 시작했다.
일을 찾아서.
처음,
내가 호주에와서 조건이 괜찮은 일자리를 내가 거부했을 때(그 당시는 그게 좋은 조건인줄 몰랐다)
일이 안구해 질 때, 내가 그 때 미쳤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나중에 더 좋은 일자리가 생기겠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더 좋은 일자리, 더 좋은 잡job, 그걸 찾아서 퍼스를 떠나기로 했다.
- 북쪽으로 끝없이 달리는 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