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와인팜.
와인으로 유명한 호주 서남부의 마가렛리버(Margaret river)에서 약간 오른쪽에 위치한 펨버튼(Pemberton)에 갔다.
여기로 오기 전 조그마한 와인팜 몇 군데를 더 갔었다. 퍼스 근처의 스완강(Swan river)도 와인으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그곳에 위치한 와인 팜이었다. 한 농장은 포도나무가 40년이 넘은 것이었는데, 정말 나무가 돌덩이처럼 보였다. 그 나무에서 나는 와인의 향이 정말 죽여준다고 하는데, 먹어보지 못한게 아쉽다.
아무튼,
퍼스Perth에서 남쪽으로 4시간 이상을 달려 도착한 곳, 도넬리리버(Donnelly river) 와인팜.
농장안에 와이너리(Winnery)도 있었다.
쾌 큰 농장이었다.
이곳에서 엄청난 속도로 2주나 일했으니까 말이다.
농장안에는 소떼들이 몰려 다니면서 풀을 뜯고 있었는데, 농장의 잡초는 소들이 다 뜯어먹고 있었고,
농장 어커머데이션앞 뒤에 오렌지나무와 레몬나무가 몇그루 있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떨어진 오렌지들을 소들이 주워먹고 있었다.
농장 주변은 숲이라서 캥거루들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기후?
정말 최악이었다. 포도나무들이 언덕을 따라서 언덕 위쪽가지 쭉 심어져있었는데, 언덕위에서 보면 저 멀리 남극해가 보였다. 그 쪽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구름, 정말 최악!
모진 환경에서 자란 나무들이 만들어낸 와인의 맛이 좋다고,,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은 호주 와인콘테스트에서 상도 받았다.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포도나무가 뽑히기도했고, 밑둥이 1미터가 넘는 나무도 쓰러져 있었다.
농장일을 하면서 그렇게 많이 비를 맞아가면서 일을 하기는 처음이었다. 도착한 첫날부터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농장주의 닥달로 인해서 비를 맞아가면서 일을 했다.
9월 중순이면 거의 우기가 끝나는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10-20분 비가 내리다가 해가 뜬다.
하늘 저 멀리 구름이 보이고 그 구름들이 다시 20-30분뒤에 농장위를 지나가면서 엄청난 비를 뿌렸다.
일을 하기도 뭐하고, 안하기도 뭐하고, 비옷이 없었으면 정말 감기걸려서 폐렴으로 죽었을것 같다.
그렇게 힘들게 그래도 계속 일을 했다.
그래도 농장주가 빨리 일을 끝내주기를 요청했기에 우리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다.
한번은,
팀원들 사이에서 논쟁이 있었다.
그 날도 일을 하러 나갔다가 비가 줄기차게 내리길래 일을 그만두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러자 또 비가 그쳤다.
일을 하러 다시 나갈것인가 말것인가 논쟁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이런 상태가 될 건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본인은 여행을 계속 해야했기에 시간이 없었고,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이 필요했다. 그래서 웬만하면 일을 하자는 쪽이었다. 주 50시간 이상 하면 좋겠다는 생각. - 50시간이면 텍스를 제외하고 주당 700달러 정도 세이브할 수 있었다.
나와 같은 의견 3명, 주40시간이 기본이니까 주40시간만 쉬엄쉬엄 하자는 사람 3명. 몸생각하면서 천천히 하자는 의견이었다.
이런저런 논란 끝에, 그 날 일은 접고, 펨버튼 날씨가 개판이니 중간에 비가와도 계속 일을 하자는 쪽으로 무게가 기울었다.
처음,
계속 일을 하자고 의견을 낸 본인이 욕을 많이 먹었다.(나이가 젤 어렸으므로, 기쁨조이자 갈굼의 대상이었다)
일을 할 수 있을때 짧은 시간에 많이해서 돈을 짧은 시간에 많이 벌자는 나의 의견에 처음에 반발했던 사람들도 나중에 페이를 받고나서는 돈을 많이 받았다고 좋아했다..(처음에 욕할땐 언제고 ㅡㅡ)
아무튼,
그렇게 농장숙소에서 여러 음식도 해먹고, 재미있게 보냈다.
6명이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람이 여럿 모이면 이런 저런일도 생기고 마음상하는 사람도 생기고 여러가지였지만 나름, 잘 버텼다.
그리고, 와이너리에서 와인도 공짜로 주어서 와인도 많이 마셨다.
어커머데이션 창고에도 와인이 있어서 그것도 꺼내 마시고,,
오렌지나무에서 매일 오렌지를 20개 이상씩 따먹었다. 오줌과 똥이 주황색이 될 정도로 말이다..
펨버튼으로 왔을 때 컨츄렉터가 우리에게 한 말이 있었다.
"이 농장을 빨리 끝내면 다른 농장이 있긴한데, 그 농장주도 지금 포도 나무 싹이 피고 있어서 빨리 손질해주길 바란다"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농장이 끝나면, 다시 일을 구해야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계획을 세웠고, 정리를 하고 있었다.
농장일이 끝나기 3일 전,
컨츄렉터와의 통화에서 컨츄렉터가 농장일이 끝나고 다른 일을 연결시켜준다고 했다.
나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지만, 일단 시켜주면 하면서 그 일을 계속할지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이제 농장을 떠나고싶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그리고 이제 혼자 다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농장일이 끝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사람들의 얼굴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근심이 보였지만,
컨츄렉터가 다시 일을 준다는 말에 모두 화기를 띄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통화한 결과로는 2-3명 분의 자리만 있다고 했다.
그리고 모두가 짐을 싸야할 시간이 하루가 남아있었다.
- 움직이는 호주산 쇠고기들
- 토나올 것 같은 포도나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