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에서의 루저녀파문이 대한민국 남자들 사이에서 큰 화두로 떠올랐다가 서서히 사라진 지금,
내 머릿속에서 지금 쓰려는 이 글을 한 번 써 봐야겠다고 생각한지 한참 지났지만,
나 또한 주민등록번호의 첫 번째 자리가 "1"로 시작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머릿속에서 생각하게 된 이야기를 써보려 한다.
몇 주전,
인터넷을 하다가 미수다 루저녀라는 글귀를 수없이 보았지만, 미수다 자체에 관심이 없을 뿐더러, 자질구레한 인터넷에 떠도는 별 쓰잘데기없는 신문기사들에 관심이 없는지라 쳐다보지도 않았다.
얼마 후,
공장에서 일을 하고있는데, 나와 같은 시간에 일하는 형이 나에게 물었다.
"루저"를 아냐고.
"루저?" 인터넷하다가 미수다 루저 뭐 어쩌고 얼핏본것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말했더니 대충 설명을 해 주더라.
"미수다에 나온 어떤 여자가, 남자 키가 180이 넘지 않으면 루저(loser) 라고 말했다고."
그냥 웃어 넘겼다.
참 개념없이 방송에서 그런말을 하는 별의 별 여자가 다 있구나 하고 말이다.
또 몇일 후,
주말에 약속이 다 펑크가 나서(본인이 고의적으로 다 펑크 낸거지만,,) 시간이 좀 남아서 루저녀에대해서 검색을 해 보았다. 수 많은 블로그에서 루저녀에대해서 다루고 있었고, 내 친구의 싸이 게시판에도 그것에 관해서 언급을 해놓았다.
방송을 보지는 않고, 방송의 내용 중 주요 장면들만 캡쳐된 사진들을 보았는데,
참, 몇 몇 여대생들이 한 말들이 가관이었다.
그걸 보면서 생각을 해 봤다.
방송작가는 출연자들에게 "남자들의 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도록 주문을 했을 거고, 그 여대생들은 너무 생각없이 자신의 뇌를 거치지않고 입으로 나오는 말을 그대로 내 뱉았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키 말고도 데이트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장면을 보면서 참 어이없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결론적으로는 "근본부터 글러먹은 것들이 TV에 나왔다"는 생각.
본론으로 들어가서,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높다는 사실은 자명한 사실이다.(최소한 20대에게 있어서는)
남자들이 여자들의 외모에 대해서 운운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사회는 이미 내성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여자는 이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말, 여자는 능력보다는 외모, 이쁘고 성격나쁘면 용서가되고 못생기고 성격좋으면 그나마 용서가되고 못생기고 성격까지 나쁘면 최악이라는 말 등등, (너무 이중적으로 극단적인 표현을 했으나 그냥 예를든것 뿐임)
이번에 여자들이 언론에서 남자들의 외모 - 키 - 에 대해서 언급을 하자, 발끈 했다. 사실 내 주위에도 키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키 높이깔창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키"에 대해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남자들 의외로 많다.
'루저녀'는 남자들에게 "어디 감히 남자의 외모에(특히 키)에 그렇게 들먹거리냐? 건방지다." 라는 식으로 질타를 받았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아직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남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그 파장이 일파만파 커져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것은 아직 남성들이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우위에 있고 싶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가 '루저녀'를 매도한 남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건 절.대.아니다.
문제의 근본은 물론, "개념없는"발언을 줄기차게 한 몇몇 여대생들에게 있긴 하지만,
그 사건의 후폭풍을 보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
대한민국 사회가 남여평등을 양성평등을 운운하면서 여러 서구사회를 따라가려고 하고 있지만('여성가족부'라는 정부부처 까지 있지만)
남성과 여성의 조화라는 중도를 향한 길은 아직 멀었다고 본다. 이 또한 오래전부터 꾸준히 천천히 준비해온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하려다가 보니까 힘든것이 아닐까? 갑작스런 충격을 주면 그 반작용도 심한 것 처럼. 작용과 반작용.
내가 지금 체류하고 있는 호주는 여자들이 참 살기가 좋은 국가이다. 법령을 비롯한 복지의 면이 여성들에게 유리(?)한 것이 많다. 그렇지만 남자들이 차별을 받거나 사는데 불편함은 없다.
모두가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고 서로의 인권, 인격을 존중받으면서도 여성들을 위한 혜택은 많은 국가가 바로 호주이다.(듣자하니 여자들은 애를 낳으니까, 그 만큼 보상을 해주는 거란다. 아이는 국가의 미래?)
결론,
이번 '루저녀'파문을 보면서 아직은 대한민국은 남성중심의 사회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고,
아직도 저런 '무개념 여대생'들이 티비에 나올 정도라는 것도 한심하고,
사회적으로 양성평등을 이루는데도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고,
사회적 기득권을 어느성(性)을 가진 사람이 잡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서로가 살기 좋게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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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lovenia, Lake bl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