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와서 맞이한 첫 번째 월요일에 두 개의 농장일을 놓쳐버리고나서, 나는 집중적으로 공장에 가서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쓰기로 했다.
물론,
오전에는 잡에이전시(Job Agency)에 들러서 일자리가 있는지를 물어보고, 일이 없다고하면 점심도시락을 챙겨서 공장지대를 돌아다녔다.
구글어스(Google Earth)로 퍼스Perth 주변의 공장처럼 보이는 곳의 위치를 확인한 후 그 곳을 돌아다녔다.
운 좋게도 퍼스에서 좋은 사람 몇몇을 만나 일을 구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모두가 형, 누나들이었고 호주에서 1년이상 워킹으로 와 있던 사람들이어서 나에게 많은 이야기도 해 주었는데,
특히, 난 여행중에 호주에 들려 잠깐 돈을 벌고 가야하는 처지라서 시간이 별로 없는 상태였기에 그 사람들의 도움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퍼스에서 만난 형과 함께 그 형의 차를 타고 프리맨틀Fremantle 주변의 공장을 돌면서 어플리케이션쓰는 요령을 배웠다. - 조금 더 내가 쓴 어플리케이션폼이 눈에 띌 수 있는 노하우를 보고 배웠다. -
그리고,
주변의 공장과 주변 사정, 퍼스 주변의 농장의 정보에 대해서 많은 걸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겨울(내가 호주에 처음 왔을 때가 7월 중순, 일을 구하러 다닐때가 7월말 8월초,,호주는 한겨울이었다)이라서 많은 공장들이 인원을 줄인 상태였고, 거기다가 호주경기가 나빳기 때문에 하나같이 사람을 모집하지 않는 다고 했다.
한국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곳까지 돌아다녔으나, 일을 구하기는 힘들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난 점점 더 초조해졌고, 통장의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나의 건강상태도 더욱 악화되어 갔다. - 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다보니 몸의 밸런스가 깨어져버렸었다.
그래도 어쩌겠나?
나는 그냥 열심히 알아보고, 돌아다녔다.
매일 아침, 호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잡사이트와 몇몇 에이전시사이트에 올라오는 일자리를 확인하고, 에이전시에 가서 일자리를 문의했으며, 돈이 급했기에 돈은 얼마 안되지만 새벽에 청소를 하는 일도 알아 보았다.
그렇게 몇 일 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일을 구하러 다닌지 2주차가 되었다. 이제는 에이전시에서 나를 알아볼 정도가 되었다. 내가 에이전시에 들어가서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오늘 일거리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그리고 일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나중에는 서로 친구먹을 정도 까지 되었다)
호주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월요일,
드디어!!
에이전시에서 잡을 하나 얻어 내었다. 그리고 일을 하러 당장 떠날 수 있다고 말해놓은 상태였다. 사실은 경험자를 원했는데, 난 별에별 구라를 다 쳐가면서, 할 수 있다고 우겼고, 워킹 세컨비자가 필요하니까 꼭 시켜달라고 떼를써서 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게...(지금 생각하면 그 때까지도 참 어리석었다. 하지만 글을 쓰고있는 지금은 더 잘 되고 있으니 다행이다)
에이전시에 올라온 다른 일이 조금 더 끌렸다. 벌을치는 일이었는데, 왠지 그 일이 하고 싶었다. 그래서 그 일을 시켜달라고 했더니,
"농장간다며?"라면서 정색을 하길래,
"dont worry my second visa. I'd like to bee keeping"이라고 말했다.
그게, 실수였다.
월요일이라서 안그래도 일이 바빠서 스트레스 받는데, 내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니까 짜증이 난거였다.
알았다고, 일단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결국은, 둘다 캔슬이 되었다.
절망.
참 많은 후회가 밀려 들었다.
괜히, 조금 더 좋은 조건에,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일을 해 보려다가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친 격이었다.
또 다시 느꼈다.
일을 하려거든,
그 일이 있을 때 그냥 무조건 시작하고 나서 계속할 지 그만둘지를 결정해야 된다는 것을.
기회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