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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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인도, 아그라 - 타지마할, 우리는 왜 그곳에 머무르지 않는가?(India, Agra).-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3. 9. 17. 11:21
1.우리가 생각하는 것들_장소에 관하여. 우리가 장소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장소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어떤 특정한 장소를 접하는 사람들은 각자 그 장소를 다르게 인식한다. 어떤 장소는 누군가에게는 좋은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장소가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 일 수도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런 감흥 도, 의미도 없는 기억에 조차 남지 않는 '장소'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장소'는 가변적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장소는 사람들에게 상이한 의미를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장소'는 그 자체의 하나로 존재하지만, 우리는 그 장소와 함께 다른 수많은 '이미지'들을 결합시켜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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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인도, 바라나시 - 물[水], 갠지스 강으로 가는 이유(Varanasi, India)-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3. 9. 5. 21:41
1.물[水, Water], 그것은 생명. 인간은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이 사실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물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한다. 우리는 물과 떨어질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곁에 두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물을 갈망하고, 물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면서도 물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관심'이란, 서울에 여행 온 프랑스 사람이 서울이라는 도시의 일부를 바라보며, 여러 사물들의 움직임과 위치가 나타내는 의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하는데 필요한 '관심'같은 것을 말한다. 우리는 프랑스인과 달리, [서울에 사는 사람들을 예로 들자면]서울의 일상적인 풍경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으며, 주변의 변화조차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런 상태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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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발트3국(빌뉴스,리가,탈린) - 비와 낭만, 비오는 발틱(발트3국) 거리를 걷다-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3. 9. 1. 16:43
1.비[雨, Rain], 그 지루함의 끝은 낭만. 여름, 지루하게 비가 내린다. 가끔씩 억수같이 쏟아지고, 아파트 사이사이를 흐르는 작은 천(川)은 금새 흘러 넘친다. 삼삼오오 모여 천(川) 안에서 놀던 오리 가족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여름 휴가를 떠났을까]. 창 밖으로, 빈틈없이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바라보다보면 가끔씩 빗속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어쩌면 정신나간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시련을 당했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것은 정말 지루함을 떨쳐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면서, 특히 여름에 많은 비를 만나야 하는 것은 좋은 것일 수 있다[비를 맞고나서도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많은 영화들에서 비는, 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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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쿠바, 하바나 - 엽서, 상실된 엽서가 주는 의미(Havana, Cuba)-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3. 8. 30. 09:31
1.엽서를 주고받던 시절에 관한 이야기. 손바닥만한 크기의 네모난 모양. 한 면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주소를 쓰는 곳이 있고, 한 귀퉁이에는 엽서가 붙어 있었다. 주로 연말, 혹은 가끔씩 우리는 엽서라는 것을 써서 누군가에게 보내곤 했다. 엽서는 간편했다. 우표를 따로 살 필요도 없었고, 받는 사람의 주소만 알면 손쉽게 누군가에게 나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물론 2~3일은 걸리는 데다가, 그 메시지를 우편 배달부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 볼 수 있는 단점이 있긴 하다]. 1990년 후반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엽서와 편지를 썼고, 서로 주고 받았다. 지금은 손바닥 안에서 클릭 한 번이면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이것이 뭔지 잘 모르던 시절, 이메일(E-Mail)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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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시엠립) - 점(點)과 선(線), 툭툭과 자전거의 의미-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2013. 8. 27. 21:10
1.'삐삐'라는 기계가 진동을 할 때면, 우리는 공중전화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삐삐',를 가지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30대, 40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 물건이다.'삐삐'가 울리면 공중전화를 찾아 두리번 거리곤 했고, 때로는 집 전화기로 '삐삐'의 자그마한 액정에 찍힌 번호를 보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곤 했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약속을 할 때면, 우리는 몇 시간, 몇 십분 전에 전화를 통해서 약속을 하고 약속 장소에서 서로를 기다려야 했다. 그 시절에는 약속 장소를 향해서 가고 있는 그 누구도 조급해하지 않았고,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 누군가도 안절부절하지 않았다. 약속 장소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은 그 누군가가 곧 올 것이고,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