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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자메이카, 음악과 함께 하는 삶. Jamaica, Kingston.-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2011. 3. 27. 20:11반응형
Cuba, Habana - Cayman Island - Jamaica, Kingston - New York, NYC.
1. 전설, Legend.
전설. 사람들이 여행을 할 때 좇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설이다. 드라큘라 전설. 로빈후드 전설. 여러가지 전설이 있다. 어느 지방의 전설이 유명해지면 사람들이 그 전설을 좇아 그 곳을 찾아온다. 전설이 매력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 전설에 관련된 구체적인 증거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중고등학교때 국어 공부를 꽤나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면 전설, 신화, 민담(설화)를 기억해 보라. 전설의 특징은 구체적인 장소와 증거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꽤나 많은 전설이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이야기는 남원 지방의 전설이고, 그들이 놀았다는 구체적인 사물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축제가 열리고 사람들은 그 곳을 찾는다. 그 옛날 춘향이와 이몽룡이 놀았다는 그 곳에서 그들 기억속에 존재하는 춘향이와 이몽룡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인도의 타지마할에도 전설은 존재한다. 타지마할을 짓고 나서, 왕은 타지마할과 같은 건축물을 더 이상 만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타지마할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사람들의 손을 잘라버렸다는 그런 이야기와 함께 전하는 타지마할. 그래서 사람들은 세계에서 아름답다고 소문난,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건축물을 보기위해 인도의 건조한 도시, 아그라(Agra)로 발걸음을 옮긴다.
전설은 어느 장소와 관련되거나 특정한 건축물에 관련된 것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마이클 잭슨을 전설이라고 부른다. 누군가는 스티브 잡스를 전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그는 아직 살아 있지만, 살아 있어도 전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메이카에 가면 또 하나의 전설을 만날 수 있다. 레게 음악의 전설, 밥 말리.
2. 밥말리(Bob Marley)라고 쓰고, 전설(Legend)라고 읽는다.
나는 전설을 좇아 다녔다. 어린 시절 영화로 접한 드라큘라의 이야기. 그 전설을 좇아 루마니아로 떠나기도 해봤고,[남들이 다 하는 것 처럼], 전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그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밥 말리. 레게 음악의 전설. 언제 부턴가 레게 음악의 리듬이 좋아졌고, 레게 음악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힙합과는 다른, 재즈와도 다른, 독특한 매력의 레게. 남미의 레게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접하면서 자메이카 태생의 세계적인 레게 뮤지션이었던 밥 말리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집에서 본 그가 받은 수 많은 음악상. 그리고 그가 입었던 옷. 그리고 생전의 사진. 항상 마리화나를 입에 물고 작업을 했다는, 밥 말리.
자메이카에선 "레전드"라고 쓰고 "밥 말리"라고 읽고, "밥 말리"라고 쓰면 "레전드"라고 읽었다.
3. 자메이카에서 맞이한 새로운 이야기.
비행기는 쿠바 하바나공항을 떠났다. 나와 장난을 치던 꼬마(http://dwis.tistory.com/530 참고하시길!)도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케이만제도(Cayman Island)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1시간 반 뒤, 카리브 해의 작은 섬에 비행기가 착륙했다. 공항은 동네 기차역 보다 작았다. 2층의 아담한 건물. 그 곳에서 꼬마와 나는 헤어졌다. 그랜드 케이만(Grand Cayman)의 조지타운. 영국령 카리브해 자치 섬인 케이만 제도의 수도였다. 해가 스믈스믈 바다 저편으로 넘어갔고, 비행기는 2시간 딜레이 되었다. 그 덕에 나는 해가 떠 있을 때 자메이카에 도착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걱정되었다. 치안이 극도로 좋지 않다는 자메이카. 그리고 그 수도 킹스톤(Kingston). 밤 9시를 넘긴 시각, 그 날의 마지막 비행기가 사람들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사람들은 꾸역꾸역 비행기 몸체속으로 들어갔다. 습기를 많이 머금은 따뜻한 바람이 내 살갛을 스쳐 지나갔다. 카리브 해의 냄새가 내 콧가에 머물렀다.
자메이카의 킹스톤 국제공항. 공항을 빠져 나오니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주워들은 정보들을 이리 저리 조합을 했다. 그리고 택시 기사들과 쇼부를 쳤으나 그들은 가격을 내리려 하지 않았다. 한 남자가 나에게 접근 해 왔고, 나는 그와 쇼부를 쳤다. 20달러에 내 목적지 까지. 그리고 그가 주차장으러 차를 가지러 갔고, 나는 주차장 게이트에서 그가 차를 몰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 때, 고급 벤츠가 내 앞에 멈추어 서더니 창문이 열렸다. 그리고 나에게 외쳤다. "헤이, 너 왜 거기 서있는거야? 어디로가?"
4. 자메이카에 다시는 오지 마세요.
나? 택시 기다리고 있어. 왜 거기서 택시를 기다려? 어디까지가? 예약한 호텔로 가야지.[사실 그 때 예약한 호텔따윈 없었다] 그러면서 일단 나에게 타라고 했다. 자기가 태워 주겠다면서.[아주 좋은 차로 보였고, 뒷자석에 탄 사람은 정말 신사처럼 보였기에 나를 어떻게 해칠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살짝 고민을 하다가, 그의 차에 올라탔다.
그 때, 나와 쇼부를 쳤던 무허가 택시 기사가 뒤에서 소리쳤다. 그리고 내가 탄 차의 운전기사와 무슨 말을 나누었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저 사람 알아?
알긴 아는데, 저 사람 차를 타고 호텔로 가기로 했어. 그리고 신사가 바로 말을 이었다. 내가 호텔로 데려다 주겠어. 여긴 위험해. 저런 사람 차 타지 않는게 좋아.
나는 고민을 했다.[고민이라고 할 것 까진 없었다. 지금 이 차를 타고가면 택시비 20달러 굳는다는 생각과 함께 원래 내가 타기로 한 택시 기사가 나중에 밤에 나를 총으로 쏴 죽이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을 뿐이다] 그리고, 그냥 지금 이 차를 타고 호텔로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운전기사와 택시기사는 실랑이를 벌였고, 밖에서는 욕설이 마구 들렸지만, 창문이 닫혔고 차는 출발했다. 나는 불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았으나 다행히, 그 택시기사는 따라오지 않는 것 같았다.
내 옆에 탔던 신사가 말했다. 너 한국 사람이지? 나는 대답했다. 응 한국사람이야. 그러자 그 신사가 덧붙였다. 난 워싱턴에서 온 비지니스맨인데, 내 부인이 한국사람이야. 그래서 니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알아봤지. 잘됐어. 이름은 뭐야? 내 이름은 진. 여행중이야. 자메이카는 처음이지? 처음처럼 보이는데. 응 처음이야.
그러자 미국인 사업가는 덧붙였다. 자메이카에 다음 부터 절대로 오지말라고. 이곳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한 곳이라고. 그리고 또 하나 덧붙였다. 자기 아들의 이름이 "진"이라고. 나와 이름이 같았다. 나는 그들이 묵는 호텔로 갔고, 그 곳에서 콜택시를 불러서 내 숙소로 이동을 했다.
그리고 그 사업가는 나에게 명함을 하나 주면서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하라고 했다.[그 후로 연락 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를 더 받았다. 자메이카는 생각보다 위험한 곳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말이다.
조금은 불안했지만,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다.
5. 거리엔 음악이 흐르고.
숙소에 짐을 풀고, 잠을 잤다. 방은 더블 룸 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날이 밝자 슈퍼마켓에서 먹을 음식과 생수 한 통을 사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마당의 해먹에는 몇 몇 애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스라엘에서 온 애들이었다. 그들은 내일 자메이카 북부 도시로 떠난 다고 했다. 그곳에는 레게 음악파티가 열린다고 했다.
몇 몇 일본인 들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들은 밤에만 움직이는 듯 했다. 밤에는 클럽에서 음악이 울려퍼졌기에. 그들은 낮에 잠을 자고, 밤에는 클럽에서 놀았다. 낮에는 거리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고, 밤에는 클럽에서 음악이 울려 퍼졌다. 나는 밤 낮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었다.
2월 초 였지만, 북반구 였지만, 자메이카는 더웠다. 거리를 걸어 번화가로 향했다. 생각보다 먼 거리였다.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도 생각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총이나 칼을 들이대는 건 아닐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다가가자, 길거리에서 음악 CD를 파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다양한 음악들. 흘러나오는 음악은 주로 레게였다.[힘합 리믹스 음악이 나오는 곳도 있었다]
시내의 중심가인 넬슨만델라 공원의 곁을 지나갔다. 인터넷을 하다가 얼핏 본 기억이 났다. 넬슨만델라 공원에 절대 들어가지 말라고 그는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래서 그 공원이 아주 큰 규모인 줄 알았는데, 정말 작은 규모였다. 공원의 바깥에서 안에 누가 있는지 다 보일 정도의 작은 크기의 공원. 그 공원에서 낯익은 냄새가 내 코를 자극했다. 그리고 하얀 연기들이 피어 올랐다. 담배보다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냄새. 담배보다 몸에 해롭지는 않지만, 조금은 더 강력한 것.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입에 물고 연기를 뿜어 댓다.
6. 밥 말리.
밥 말리 뮤지엄에서 밥 말리를 보았다. 레게의 전설. 자메이카의 전설이었다. 밥 말리. 그의 음악, 그의 영향을 받은 많은 아티스트. 대한민국의 레게 뮤지션들이 자메이카에서 레게 음악을 배우고, 앨범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다. 레게의 본고장에서 레게를 듣고 있다고 생각하니 왠지 기분이 묘했다.
7. 클럽. 나이트.
숙소에 머무는 외국애들과 밤에 클럽을 갔다. 자메이카에서 밤에 외출을 할 때는 반드시, 숙소 문 앞까지 택시를 불러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 까지 간 다음, 그 곳에서 돌아 올 때도 그 앞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 앞에 내려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봉변을 당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자메이카에선 어떤 사람이 밤에 사람을 죽이고도, 그것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사람을 죽인 사람은 그것을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무서운 세상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다.
클럽 앞에서 돈을 지불하고, 클럽으로 들어섰다. 육중한 철문을 밀고 들어선 그 곳에는 음악이 흘러 나왔고, 많은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자메이카의 젊은이들이 다 모여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곳에서 느낀건, 아, 여기도 라틴인가?
8. 음악이 시간을 채워주는 도시.
자메이카와 쿠바는 멀리 떨어지지 않았는데, 느낌이 달랐다. 기후도 달랐다. 자메이카에선 힘이 빠졌다. 쿠바보다 습한 날씨와 약간은 더 높은 기온. 낮에는 그냥 숙소 침대에서 뒹굴었다.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거리엔 태양이 내리쬐고 있었고,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해가 지길 기다려, 저녁을 지어 먹고. 밤이 깊어지면 숙소의 다른 외국애들과 음악을 즐기러 갔다. 그렇게 자메이카에서의 하루하루는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들로 채워졌다.- 무료하게 거리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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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말리 뮤지엄 외벽
- 내가 자메이카에서 한거라곤 고작 밥말리 뮤지엄을 간 것 뿐.
- 밥 말리
- 시계탑. 시내 중심가. 옆에 넬슨만델라 공원이 있다.
- 시외버스 터미널
- 나에게 야유를 보내던 여고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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