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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받은 아파트 입주. 끝이 아니라 시작. 하자보수 그 끝은 어디?- 생각 저장소 2017. 4. 24. 11:30반응형
2017년, 올 한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는 뉴스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습니다. 대도시 주변 택지개발 현장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아파트가 착착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올해 뿐만이 아니라 작년(2016년)에도 입주 물량이 많았고 2017년에도 입주 물량 폭탄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많은 입주 대기 물량들이 존재하고 있죠.
부동산 투자(투기)를 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아파트 분양을 많이 받습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것이기에 스스로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큰 위안이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서민들 입장에서는 중도금 대출이든 집단 대출이든 어쨌거나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서울은 제외하다손 치더라도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에서는 2~4억 가량의 돈을 주고 집을 구입해야하다보니 목돈이 없는 서민들은 대출을 받는게 일반적이지요.
어쨌든, 오랫동안 모은 돈을 써가며 '아파트'를 분양 받거나 분양권 구입으로 새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의 기쁨! 뿌듯한 마음이 들지만 입주한다고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게 아니라는 사실. 이제부터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건설사와 입주민(개인이든 집단이든) 간의 줄다리기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바로, 하자보수 때문입니다.
돈이 한 두푼도 아니고, 몇 억을 주고 산 집에 왔는데 뭔가 문제가 있다면 참으로 속상합니다. 거기다가 교환/환불도 되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하자 보수/수리' 신청을 하는데 그마저도 피곤하고 힘든일이고, 건설사에서는 최대한 소극적으로 하자보수를 해주려합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이익을 남겨야하기에 하자보수를 최대한 방어적으로 하는 것이겠지요.
아파트든 주택이든 집이라는 것이 콘크리트만 갖다 붇는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사람들이 하나하나 작업을 하는 것이다보니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타일 붙이고, 전등 달고, 콘센트 연결하고 도배하고, 붙박이장, 주방 설치 등.. 오죽하면 '집을 사는 것도 복불복이다'라는 말이 있겠어요? 어떤 집은 하자가 (거의)없는데, 어떤 집은 눈만 돌리면 망가지고 깨져있고, 작동 안 되고, 물 새고.. 어쩔 수 없이 AS신청을 해야합니다. AS신청 한다고 다 해결 되나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도 아파트를 분양 받았고 입주를 한지 어느덧 1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2017년 4월 말을 기준으로 입주를 한 지는 1년 5개월이 지났고 제가 이사 온 지는 1년 2개월이 되었네요. 그렇지만 아직도 하자보수를 받지 못한 곳이 있기도 하고 'AS'를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곳도 있어 그냥 포기한 것도 몇 개 있습니다. 그냥 체념하고 사는 것이죠. AS 안해주려는 것을 생떼와 논리적 설명을 동원하고 나서야 받은 사례도 있고요. 처음 입주 점검할 때 찾아냈던 하자 보수 뿐만이 아니라 살다가 발생하는 하자보수가 어마어마합니다. 아파트라는 것이 내가 꼼꼼히 확인하면서 지은 것이 아니기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파트를 짓는 사람들이 '내집'이라는 생각을 짓는다면? 문제는 좀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죠.
△ 입주하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야 발견한 깨진 타일.
샤워 부스 위쪽에 타일이 깨져 있는 것을 발견. 이런 것은 잘 보이지 않아서 하자보수 기간이 끝난 뒤에 발견하면 난감하다.
그나마 이런건 타일만 교체하면 된다고는하지만, 공사할 때 발생하는 먼지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제가 입주한 아파트 시공사는 우리나라에서도 꽤나 시공 능력이 높다고 평가되는 상위 회사지만 그런 것과 하자보수는 큰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디테일한 시공을 하는 것은 하청업체들이고 하자보수를 하러 오시는 분들도 해당 업체에서 나온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하자보수를 하러 온 사람들을 여럿 만나다보니 몇몇 사람들 한테서 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AS를 해 주러 온 사람들이 '수리를 대충 한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프로페셔널 정신이 결여되어 대충 손봐주고 가는 사람이 많았다는 겁니다. 결국 그렇게 보수를 해 주면 어설프게 보수가 되는 것이고, 새롭게 하자보수를 접수해야하는데 '하자 보수 기간(AS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버리면 제대로 된 보수를 못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이 얼마나 화나는 일입니까?
△ 4월 중순, 아파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하자보수'에 대한 불만 글.
글의 내용을 보면 '기술자'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는 이야기와 함께
하자 보수를 하러 와서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부분 하자보수를 받았지만, 여러차례 보수에도 불구하고 결국 완전히 해결을 하지 못한 곳이 있습니다. 마루바닥 꺼짐 현상(강화마루)에 관한 것인데, 처음 상태가 B였다면, 첫번째 수리를 하고 나서 상태가 더 안좋아져서 C정도 상태(한 군데 꺼지던 것이 두 군데로..), 두 번째 보수를 하고나서 D급 상태(꺼지는 곳이 세군데로 늘어남), 미장(시멘트 칠)까지 했지만 세번째 보수를 받고 나서도 그대로..D, 네번째 보수에서 B 정도의 상태로 되돌아왔는데, 그냥 이제 포기를 했습니다. 하자보수 기간도 지나버렸고요.
마루바닥 하자 보수와 관련해서 여러 사람이 오갔는데요, 그 중에서도 몇 명은 "원래 이런거다.", "아무 이상 없는데요?"라고 하면서 대충 슥슥 하더니 문제 해결은 커녕 문제를 키워놓고 갔다는 겁니다. 결국 마지막에 와서 수리를 한 사람들이 앞선 사람들 욕을 하면서 그나마 처음 상태로 복구를 시켜주고 갔다는 것이지요.
△ 강화마루 바닥 꺼짐 현상 보수를 위해 뜯은 모습.
몇 차례 뺐다 끼웠다를 반복했지만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었다.
결국, 미장을 다시해야 한다고해서 미장까지 했으나 해결되지 않았다.
그리고 재차 하자보수 신청을 하고, 미장을 다시 하기에 이르렀다.
위 사진은 새롭게 미장을 하기 전에 바닥을 뜯은 모습.
△ 시멘트 바닥에 수평계를 갖다 놓아보았다.
바닥이 평평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장소에 따라서 수평계의 물방울이 좌우로 이동하는 모습을 흔히 발 견할 수 있었다.
그나마 저희집 같은 경우는 양호한 편인데, 온라인 커뮤니티(카페)에 올라오는 하자보수 관련 글을 보면 참 가관입니다. 깨지고 작동 안되고 이런 건 그냥 바꾸면 되지만 결로 때문에 고생하는 집들, 물애 새서 벽지가 다 젖은 집, 처음 설계부터 잘못된 것들 등. 결국 하자보수의 끝은 없고, 체념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두고 '선분양 후시공' 방식의 폐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수 억원씩이나 주고 산 물건의 문제 조차 고치 못한다는 것이 참으로 화가 나는 일 아닐까요?
△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의 하자보수 관련 게시판.
하자보수와 관련된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하자보수와 관련해서 관련 법들이 '소비자'들을 위한 쪽으로 개정이 되고 있다고는하지만 주택 시장에 있어서는 아직 소비자는 '을'의 입장처럼 보입니다. '내집 마련의 꿈'이 더 이상 꿈이 아니라 현실로 다가온 사람들이 많겠지만, 입주 아파트(새 아파트)는 희망과 기대 만큼 실망도 크다는 현실..
새 아파트에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는 분들. 하자가 많고 적음도 '복불복'이라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묵묵히 내 집을 좀 더 '좋은 집'으로 바꾸는 일을 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소비자(입주민)들이 권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건설사들(하청업체 포함)이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면서, 종국엔 처음부터 조금 더 '좋은 제품(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분의 새 집이 좀 더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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