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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홀이야기] 호주에서, 워킹을 끝내다.- 호주, 워홀이야기- 2014. 8. 9. 03:07반응형
Third Edit. 이 글은 2010년 11월에 썼던 것을 다시 다듬은 글 입니다.
1.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난 특별한 목적없이 호주에 왔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해. 그래도 얻어가는게 있으니까."
"호주에 와서 영어도 많이 늘었고, 돈도 많이 벌고 이정도면 괜찮지."
"저도 여행경비 만들려고 호주에 와서, 목표[최소한의 목표- 여행경비 충당]는 이루었으니까 만족해요."
" '실패다', ´성공이다´ 라고 말하는건 웃기지만, 호주에 워킹와서 돈만 쓰다가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이정도면 우린 최소한 실패한 케이스는 아니죠."[웃음]
2. 7월 22일 밤,
비행기 좌석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잠시 후 도착할 도시, 호주 퍼스(Perth)의 현재기온 11도, 날씨는 "비"라는 글자를 보여주고 있었다.
퍼스공항.
피곤하고, 정신도없고, 연착한 말레이시아 항공 승객들이 내가 탄 비행기와 동시에 도착해서인지 퍼스의 작은 국제공항은 더욱 혼잡스럽게 느껴졌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심사대를 빠져나오니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역시 듣던 대로 세관 검사가 까다로웠지만 무사히 통과했고,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첫차를 기다리기 위해 공항을 이리저리 배회하며 잠 잘곳을 찾아다녔다. 한 외국인 여행객이 공항 한쪽에 자리를 잡고 있기에 그 쪽에서 나도 같이 밤을 보낼 요량이었다.나는 호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아는 사람도 없고, 숙소도 예약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로 가야할 지를 몰랐다. 날이 밝으면 무작정 시내로 가서 어디로든 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운 좋게도 한 한국인이 무료로 픽업을 해 주었고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해 주었다. 그렇게 나의 호주 생활이 시작되었다.△ 퍼스 CBD(Perth CBD) 야경.
2주간 실업자로 지낼 적에 찍은 것.
3. 호주에 오기 전, 내가 목표로 한 것.
1. 여행자금 600-700만원가량 모아서 가기.[미국, 중미, 남미 여행]
2. 오래 있지말고, 딱 3개월만 호주에 머물면서 돈을 모으기.
3. 스카이다이빙하기.
4. 서핑하기.
5. 일 끝나고 2-4주 정도 호주 여행하기.
1.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퍼스의 경우 7, 8월은 겨울이기 때문에 농장/공장을 막론하고 일자리가 거의 없었다. 한마디로 '초 비수기'였다.
2. 호주의 임금이 생각 했던 것 보다 높았다. 호주에 오기전 시급을 15달러 선, 텍스를 제외하고 12-13달러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제로 일을 하면서 텍스를 제외하고 최고 22.5달러를 받고 일했다.[야간에 일을 할 때는 30달러까지 받은 적도 있다]
3. 서핑하기에 파도는 너무 좋은데, 웬만큼 수영을 못하면 죽을 수도 있다.[드넓은 대서양에서 흘러오는 파도가 장난아니었다. 우리나라에서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을 때 밀어닥치는 수준의 파도가 평소에 몰아 닥친다. 나는 몇 번씩이나 파도에 휩쓸렸고, 필사적으로 바다에서 빠져나오곤 했다]
4. 듣던 대로 호주 서부해안의 바다는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
5. 어딜 가든 한국 사람이 있다. 대도시엔 특히 더 많다.
6. 영주권을 따서 호주에 정착하려는 사람이 많았다. 살기 좋은 나라다?[많은 나라들을 여행하면서 내가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한 나라가 있다. 그 중 한 곳으로 '호주'가 추가되었다.]
5 일에 대한 것.
호주에 수요일 밤에 도착했고, 그 다음주부터 일을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일을 빨리구한 축에 속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호주에 온 지, 2주 하고 이틀이 지난 뒤 일을 시작했다. 사실, 농장에 가기싫었는데 나에게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시간도 시간이었지만 내 수중에 돈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기 떄문에 아무 일이라도 해야했다] 시간 = 돈.
컨츄렉터 밑에서 여러 농장을 돌아다니면서 8월 8일부터, 9월 28일까지. 약 7주간 일했다. 그 동안 번돈, 텍스포함해서 50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캐시로 돈을 받고 일한 경우도 있었다] 텍스 13%를 제외하고, 생활비를 제외하고, 아끼고 아끼고 아껴서 7주 동안 3천 달러 조금 넘는 돈을 모았다.
하지만, 내 목표금액에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었다. 그리고 호주 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에 여윳돈이 필요했다.
△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카날본으로 가는 길, 로드하우스.
약 2주가량 쉬고 나서, 카날본 농장에서 캐시잡으로 시간당 15달러, 4시간을 일했다. 이틀 뒤부터 퍼스 근교 '프리맨틀(Fremantle)'의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공장에서 약 9주간 일했다. 7주만 일할 지, 조금 더 일할 지 많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일을 조금 더 하면 좀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여유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고, 일을 빨리 그만두면 돈은 부족하지만 시간에 좀 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공장엔 일거리가 넘쳐났다.
하지만 항상 변수는 있고,[사실 돈 욕심이라는 것이 조금 생기기도 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날짜를 생각했다. 언제 떠나야 할까?
내가 예상했던 비행기 표값(남미로 가는 비행기)이 약 100만원이었는데, 비행기 표를 미리 끊지 않아 '성수기'티켓을 끊을 수 밖에 없었다. 남미로가는 비행기 티켓이 250만원이었다.[편도였는데도 말이다!] 여윳돈 생각에 12월 초에 남미로 떠나기로 했다. 남미는 그때가 성수기 절정에 이르는 시기였다.
하지만, 막판에 일주일만 일하면 100만원이라는 생각에 1주일 더 일하게 되었다. 100만원이면 남미 한달 생활비(?)라는 자기 합리화.[삶을 살아가는 가장 편한 방법이기도 하다. 자기합리화]△ 공장일을 그만두기 전날 밤.
칸쿠와 미치. 칸쿠가 내 가방을 들고나왔다.
6. 12월 10일, 새벽에 마지막 일을 끝마치고, 페이를 받았다.
공장에서 9주간 일하면서 번 금액, 16,0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 텍스 3,600달러 정도를 빼고 내가 만진돈은 12,000달러.
사람은 역시, 버는 만큼 쓴다.
공장에 일할때는 방값은 좀 비쌌지만 좋은 집에 살았다. 전형적인 호주의 전원 주택. 집에 정원,수영장이 있었다.
해보고 싶던 서핑도 했다. 서핑보드 새것의 가격이 최소 400달러였기에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했다.[현지인에게 구입했는데, 처음 제시 가격이 180달러였지만 협상을 통해서 155달러에 샀다]
해보고 싶던 스카이다이빙도 했다. 퍼스에서 좀 비싸긴 했지만, 560달러에 DVD까지 촬영했다.
스노클링을 하기 위해[할까 말까 살짝 고민했었던..] 스노클링 및 다이빙 장비를 풀셋으로 구입했다. 이왕이면 좋을 걸로 하자는 생각에 장비 가격만 600달러가 넘는 돈이 들었다.
차가 없었기에, 어디 자주 놀러갈 순 없었다.[시간적 여유가 많지도 않았다] 그냥 시티에서 여러 사람들 만났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농장에서 번 돈, 쓸 것 쓰고 남은돈 3000달러 정도가 없어져 있었다.[어디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내가 돈을 많이 썼다는 걸 느꼈다.
공장에서 번 돈도 꽤 쓴것 같았다.
나름대로 유명한 와인팜[호주 서부의 마가렛리버 근처의 와인팜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와인팜이었다]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와인을 14병 사서, 한국으로 13병 보냈다.[농장 안에 와이너리가 있어서,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
1병씩 보낼땐 40달러, 2병씩 세트로 보낼땐 60달러[와인 값보다 배송비가 더비싼...] 와인 보내는데만 500달러 정도 썼다.[한국에 와서 보니 2병이 도착하지 않았다!!]
△ 마지막 '와인 농장'이었던, 팸버튼의 도넬리리버 와인팜.
7.나와 호주, 그리고 여행.
호주 올 때, 내가 가지고 있던 돈, 현금으로 약 100만원.
호주에서 4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번돈 약 2000만원
호주를 떠날 때, 내 통장 잔고에 찍혀있던 금액, 530만원,
호주를 떠날 때, 환전한 USD 약 1000달러,
호주를 떠나기 전, 내가 쓴 비행기표값 350만원.
호주에서 텍스로 호주 정부에 바친금액 약 400만원[한국에 와서 텍스리턴 신청해서 계좌로 360만원 송금받았다]
호주에 돈벌로 와서, 만족할 만큼(?) 돈을 벌었다.
호주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호주에 와서, 많은 것들을 경험했다.
호주에 와서, 많은 것들을 보았다.
호주에 와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호주에 와서, 영어가 조금은 늘었다.
호주에 와서, 많은 생각들이 바뀌었다.
호주에 와서, 나는 생각했다.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았다고.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었고, 그리고 다른 목표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고.
△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 시드니 시티 CBD 야경
△ 킹스크로스의 상징이자 자본주의의 상징인 '코카콜라'
△ 로킹햄(Rockingham)에서 스노클링 하던 시절.
△ 공장 일을 마치고, 퇴근길. 집 가는 길의 풍경.
△ 퍼스, 선셋코스트(Sunset coast) 마미안 비치.
전복을 따러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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