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아마존, 강 위에서의 일주일 -잊을 수 없는 순간, 친구들.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5. 3. 12. 14:22

반응형

1. 아마존 강. 장대한 물줄기.

 남아메리카의 아마존(Amazon)을 생각할 때면, 우리는 큰 나무들과 수풀이 뒤엉킨 아마존 열대 우림을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여행'은 '아마존 열대 우림, 밀림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밀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아마존 강 물줄기'를 따라 가는 여행길을 선택했다. 

 거대하다기보다는 '장대하다'라는 말이 어우릴 법한 '아마존 강'의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에서부터 아마존 강 최대 도시 '마나우스(Manaus)'에 이르는 강 위에서, 나는 강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났고,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풍경들도 만날 수 있었다.  


△ 해질녘의 아마존 강.

선착장에서 매일, 매 시간 바라본 '아마존 강'의 모습은 항상 달랐다.

언제 바라봐도 눈을 뗄 수 없는 풍경이었다.


2. 아마존 강 여객선. 그리고 여행자들.

△ 볼리비아 아마존 지대를 지나, 브라질로 넘어왔다.

브라질에서는 아마존 강 여객선을 타고 마나우스로 이동한 뒤, 북쪽 '베네수엘라'로 갈 예정이었다.


 버스를 타고 아마존 밀림, 진창길을 72시간 동안 달렸다. 볼리비아의 아마존 지역 국경 도시 '구아야라메린(Guayara-merin)'에서 보트를 타고 브라질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미니 버스를 타고 5시간. 아마존 강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르투 벨류'로 향했다. 포르투벨류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은 3박 4일간 아마존 강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최종 목적지인 '마나우스'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선착장에 막 도착했을 때, 배가 떠나고 있었다. 나는 다음 배를 기다려야 했다. 다음 출항은 4일 뒤였다. 4일간 선착장에서 해먹을 치고 출항을 기다렸다. 출발 시간이 다가오자, 많은 여행객들이 모여들었다. 3층짜리 배의 2층에는 현지인들로 가득찼고, 3층은 세계 곳곳에서 온 여행자들이 자리잡았다. 아마존 강 위를 떠내려가며 4일간의 파티가 진행될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 내가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 배가 막 떠나고 있었다.

어쩌면, 이 배를 떠나보낸 게 좋았다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다음 배를 탐으로 인해서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선착장 주변은 조용했지만,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도 했다.

황톳빛 아마존 강물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그리고 '핑크색 돌고래'를 볼 수 있었다.


△ 배에 오르기 전에는, 선착장 건물 안에서 해먹을 치고 지냈다.

하는 것은 딱히 없었다. 소나기가 내리는 아마존 강을 바라보았다.

해가 지면, 석양빛 감도는 강을 바라보았고, 근처 시장 싼 가격에 과일을 사다 먹었다.


△ 아마존 강의 풍경.

현지인들은 보통 '보트'를 이동수단으로 삼고 있었다.

선착장에서 4일간 머무르면서, 분홍색 돌고래를 보는 행운도 누렸다.


△ 아마존강의 풍경


△ 배를 타기 위해 일찍 모인 일행들.

처음에는 네 명. 그 다음 두명이 더 왔다. 

여객선의 3층, 가장 좋은 자리에 해먹을 치기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 출항일이 다가오자 어느새 많은 해먹들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


△ 출항을 기다리던 어느 날 밤.


△ 출항을 할 때, 모두가 환호성을 질렀다.

왼쪽에 있는 배는 '마나우스'에서 막 도착하는 배이고, 오른쪽에 내가 탄 배가 출발하는 중이다.

3. 배 위에서의 3박 4일. 가장 즐거웠던 여행 기록.


 프로투벨류 선착장에 도착했던 첫 날, 나를 포함하여 4명의 여행자만이 배의 3층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출발하는 날이 되자 3층에 더 이상 해먹을 설치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여행자들이 모여있었다. 마나우스에서 출발한 배가 선착장으로 들어왔고, 우리는 그 배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아마존 강물의 흐름을 따랐다. 프로토벨류 선착장 주변 마을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은 조금씩 흐려져갔다.


 배 위에서는 파티가 시작되었다. 배가 출항하는 날은 출항을 기념하면서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고, 둘째 날 밤에는 여행을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셋째날 밤에는 이제 모두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 속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다. 대형 냉장고에 가득 차 있던 캔맥주는 어느새 동이나고 없었다.


 

매일 밤, 배 위에서는 파티가 벌어졌다.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느 누구하나 빠지지않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배 위에서 왈츠와 탱고, 쌈바 등 여러가지 춤을 추면서 시간을 보냈다.

'왈츠'를 처음 접한 나에게, 왈츠를 가르쳐 주겠다며 파트너가 되어 춤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밤과 낮은 너무나도 대조적이었다. 밤에 볼 수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고, 들리는 소리라곤 배의 엔진 돌아가는 소리와 배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 뿐이었다. 낮에는 잠을 자거나, 아마존 강의 경치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마존 강 위로 떨어지는 햇살을 피해, 주로 해먹 위에 누워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해질녘이 되면 해먹을 내려와 갑판에서 담소를 나눴다.


낮에는 바람을 쐬며, 시간을 보냈다.

아마존 여객선을 타고 이동하면서, 낮 시간 동안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는 '황톳빛 강물'과 양 옆에 늘어진 '숲' 뿐이었다.

끝없이 이어진 강물과 숲. 그것이 전부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배 위에서 맞이하는 석양.




4. 여행과 사람들.


 마나우스의 선착장은 아마존에 있는 수 많은 도시에서 온 사람들과 배, 그리고 다시 배를 타고 돌아가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나와 함께 배 위에서 적게는 4일, 많게는 일주일간 함께한 여해자들도 각자의 길을 향해서 갔다. 누구는 서쪽 강줄기를 따라 갔고, 누군가는 동쪽 강줄기를 향했다. 나는 북쪽, 베네수엘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나섰다.


마지막 날 밤.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마나우스 여객선 터미널 선착장.

마나우스는 아마존 유역의 대도시 답게, 굉징히 큰 여객선 터미널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아마존 강 곳곳에서 오는 배들과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유쾌한 사람, 마음이 맞는 사람, 좋은 사람들. 여행을 하면서 '즐겁다',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은 다양하겠지만, 어떤 '사람들'을 만나서 시간을 보냈는 지가 여행의 '만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마존 강 위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있었기에 '아마존 강 위에서의 일주일'은 내 여행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듯이.


반응형

Ep]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 하우스 파티, Shall we dance? (Venezuela, Caracas)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2. 23. 00:19

반응형

1. 음주가무(飮酒歌舞)

   술이 있는 곳엔[엄밀히 따지자면 술을 마시는 곳] 음악이 있고, 음악과 술이 있는 곳에는 춤이 있다. 술과 음악과 춤이 함께 한 장소에서 조화를 이루는 것은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보편적인 현상인 듯 하다. 대학생 시절을 되돌아 보며 하는 말 중에서도 신입생 혹은 학년이 낮을 때 쉴새 없이 음주가무를 즐겼지 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던 민족이다. 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실제로 고대 국가였던 고구려나 동예, 옥저 같은 나라에서는 추수를 끝낸 뒤 하늘에 감사하기 위해 제사를 지내고 몇 일 밤낮을 지새면서 음주가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기도 하다. 한반도에서는 그렇게 고대부터 음주가무를 즐기는 행사들이 있어왔다. 항상 좋은 일이 있으면 술과 노래와 춤이 함께 한 것이다.

  슬프니까 술 한잔. 그리고 슬픈 음악. 기쁘니까 술 한잔. 그러면서 즐거운 음악. 그냥 심심하니까 술 한잔. 그럴 땐 적당한 음악. 노래방에 가면, 노래가 흘러 나오고, 맥주가 들어오고, 앞으로 튀어나가 서로 마이크를 잡고 몸을 흔들어 대기도 한다. 

  대학의 단과대, 학과별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넓은 장소에서 음주가무가 벌어지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음주가무를 목격하고 참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특별한 행사가 아니고서는 혹은 그런 집단적인 행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음주가무를 꺼린다. 어느새 세월은 흘렀고, 음주가무는 어둠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좀 더 개방적인 장소라기 보다는 좀 더 폐쇄적이고 은밀한 장소에서 음주가무가 이루어 지고 있다. 그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것이고, 공개적, 공동체적으로 무언가를 하기를 원하는 사람보다 개인적으로 조용히 살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음주가무를 논하면서 왠지 씁쓸한 기분이 찾아든다.


2. 이제는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린 음주가무(飮酒歌舞)를 즐기던 시절.

  대학시절 봄바람이 내 볼을 스치기 전부터, 야외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던 때가 있었다. 아직은 밤이면 약간 찬 기운이 느껴지던 4월의 첫째주 금요일. 해오름제라는 이름으로 사물놀이패가 하늘을 울리고, 우리들은 광장에서 밤새 음주가무를 즐기던 때가 있었다.[물론 지금도 해오름제는 매년 열린다]

  내가 나이를 먹은 탓도 있겠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대학에 들어오는 후배들을 보니 옛날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대학 이란 곳을 만으로 6년을 다니다 보니] 후배들은 점점 더 개인주의화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수의 몇 몇 후배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선배란 자신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인다.[물론 나도 그들을 모른다] 그들을 탓 할 마음은 없다. 그들이 선배라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있든 없든 그것은 그들의 자유이니까 말이다. 

  단지 안타까운 것은, 내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정말 즐거웠던 일들이라고 생각하던 것들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학점, 취업이 뭔지. 그런 것들을 1학년 때 부터 고민하는 요즘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3. 여행, 그것은 불확실성만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세계.
  
  나는 카라카스의 지하철 역에서 열심히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있었다. 그 날 오후, 카라카스의 올드시티를 거닐어야 겠다는 생각에 올드시티에 위치한 지하철 역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비교적 단순한 지하철 노선도 였지만, 그 날 따라 노선도는 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가이드북의 노선도와 실제 노선도가 달랐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열심히 지하철 노선도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까지 가냐고. 

  목적지를 말하자, 나에게 말을 건 학생처럼 보이는 남자는 자기도 거기까지 간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나는 지하철 표를 구입하고 그들과 함께 열차에 올랐다. 세 명의 남자와 세 명의 여자. 그들은 세 커플처럼 보였는데, 커플은 아니고 모두 친구였다. 아무 짧은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한 명의 여자, 그리고 짧은 영어를 하는 또 한명의 여자, 그리고 영어를 할 줄 모르는 한 명의 여자. 짧은 영어를 구사하는 여자가 나에게 많은 것을 물었다. 그리고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두 명의 남자와도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짧은 스페인어를 사용하여 대화를 하기도 했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여자는 스페인어로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 왔기 때문에.


4. 

  한 명의 동양인 남자와 세 명의 백인 계열 느낌이 많이 나는 남자. 그리고 구릿빛 피부가 돋보이는 두 명의 여자, 이탈리아계의 백인 여자 한명. 그들은 광장의 동상 아래에 빙 둘러서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여섯명의 베네수엘라 대학생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진(Jin)이라고 불리던 한 동양인 남자는 그들의 말에 기계적으로 반응 하듯이 반박자 늦은 웃음을 보였다.
 
  담배가 다 타 들어가자 약간의 적막이 흘렀고, 그는 말했다. 너희들 술마시러 가냐? 그는 왠지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물어본 것이었다.[사실 그도 술을 안 먹은지 꽤 되었기에 술 생각이 없는 건 아니었다] 여섯명의 대학생들은 그에게 말했다. 응, 그들은 루이지(Luigi)를 가리키며 그의 집에서 오늘 파티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또 덧붙였다. 너도 갈래?

  그들 중 한 명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베네수엘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다섯명의 학생들과 그는 루이지의 아파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골동품 가게에 들러, 골동품 카메라를 구경하기도 하고, 마실 술을 좀 사가기도 했고, 빵 가게에 들러 바게트와 안에 넣어 먹을 햄과 치즈를  사기도 했으며, 음료수를 몇 개 사기도 했다. 술은 많이 사지 않았다. 루이지의 집에 와인이 많이 있어서 그걸 마실 것이라고 했기 때문에 그들은 약간의 간식거리를 사서 아파트로 향했다.



5. 
  
  나는 그들을 따라 아파트로 들어갔다. 전망이 꽤나 좋은 곳이었다. 시벨(Cibel)이 창 밖 너머 저 아래 위치한 저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곳이 대통령이 살고 있는 곳이야.

  익숙한 리듬의 음악이 거실에 울려 퍼졌다. 테이블 위에는 술이 있었고, 그들은 나에게 술을 권했다. 맛이 나쁘지 않은 와인이었다. 와인이라고 하기에는 좀 도수가 약한. 약간은 음료수에 가까운 와인이었다. 맥주보다 알콜 농도는 더 높았지만, 맥주만큼 취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맥주는 취하는 것 보다 배가 쉽게 부르게되는 술이긴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유명한 가수의 음악이 흘러나왔다[그들이 유명한 가수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음악은 신이 났고, 그들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라틴 댄스.
  
  그들은 나를 일으켜 세웠고, 나에게도 라틴 댄스를 권했다. 나는 스텝을 밟았다. 아마존에서 배운 스텝이 유용하게 쓰였고, 나는 아마존에서 보다 더 춤을 즐길 수 있었다. 그들은 나에게 또 다른 스텝도 가르쳐 주었다.

  아드리아나가 살사춤을 추었다. 엄청난 흔들림이었다. 놀라울 정도 였다.[라틴의 여자들은 어릴 때 부터 엉덩이를 흔들며 살사를 추니 커 가면서 더 부드럽게 흔들 수 있는 것 같다. 쿠바에서 본 꼬마가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는 것을 보고 놀랄 정도 였으니]
  나에게 살사를 권했지만, 난 도저히 그 속도의 반의 반도 못따라 갈 정도였다. 허리가 끊어 질 것 같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대낮부터  시작된 술판은 흥을 더해갔고, 밖은 어느새 어둠이 찾아와 있었다.


6. 루나(Luna).

  점점 밤이 깊어가자, 음악은 좀 조용한 것으로 바뀌었다.[밤 늦은 시간에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며 놀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가끔 조용히 라틴 댄스를 추거나 술을 홀짝 거리고, 대화를 나누었다.
  
  루이지의 엄마와 누나가 밖에서 돌아왔지만, 파티는 계속 되었다.[루이지는 피부가 백인 같았는데, 누나와 엄마는 피부가 검은 빛에 가까웠다. 혼혈은 역시 랜덤이라는 생각] 그는 루이지의 엄마와 누나에게 인사를 하고 계속 술을 마셨다. 그날 따라 그는 좀처럼 취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즐거웠기 때문일까? 그는 대학시절 정말 즐거운 술 자리에서 소주 대꼴 3병을 마신 적도 있다.[물론 세번 토했지만]

  밤은 깊어 갔다. 그리고 창 밖 저 높이에는 달이 떠 있었다. 더러는 방으로 들어가 야구를 보았고, 더러는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는 숙소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미 전철은 끊겼을 테고, 루이지의 집에서 자고 가라고 그에게 말했다. 그는 아침 일찍, 숙소로 돌아가야 했다. 다음 날 점심 즈음, 쿠바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했기 때문에.

  소파에 앉아, 저 높이 떠서 빛을 창 안으로 쏟아내고 있는 달을 보자 갑자기 그는 "루나"라는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는 입 밖으로 소리를 만들어 보았다.  Luna. 

  옆에 있던 시벨이 말했다. Si, SI, Luna. 그리고 별에 대해서 덧붙였지만, 그는 더 이상 기억하지 못했다.

그냥, 루나. 라는 말이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7. 
  그들은 거실에 나를 위해 간이 침대를 설치해 주었다. 그 위에서 나는 잠이 들었고, 6시 쯤 일어났다. 숙소까지 가는데 1시간.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고 아침을 먹고 공항으로 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모두들 잠이 든 시간이었다. 나는 간이 침대를 접고, 이불을 개어서 옆에 놓아 두었다. 그리고, 쪽지를 하나 써서 탁자위에 올려 놓았고, 조용히 루이지를 깨웠다[출입문은 안에서도 열쇠로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었기에] 카를로스와 루이지가 아파트 입구까지 배웅을 해 주었다. 그리고 그들과 헤어지고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카라카스에서의 하우스 파티는 그렇게 끝났다.



- 카라카스 시내

- 파티 멤버 + 찍사 Cibel

- 울랄라


- 표정들

- 동상

- 구조가 좀 특이하던 아파트

-

- 실비아 팔에 그림 그려주는 카를로스

-

-

-

-

-



반응형

세계일주] 미녀(美女) 공화국, 베네수엘라 - 카라카스(Caracas)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2. 19. 22:33

반응형

Brazil - Santa Elena de Uairen - Ciudad Bolivar - Caracas(카라카스) - Cuba, Havana(쿠바 하바나)



1. 지금 당신의 지갑 속에는 몇 장의 카드가 들어있나요? -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카드) vs 여행자 수표.

   지갑 속을 들여다 보면 몇 장의 카드가 눈에 띈다. 포인트 적립 카드를 비롯해서 신용카드(체크카드), 보안카드 를 비롯한 다양한 카드들. 카드가 난무하는 시대에 현금 지폐를 비롯한 일정 금액의 가치와 동등한 효력을 가진 종이들은[수표나 상품권 등] 그 설자리를 점점 잃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을 하면서 꼭 챙겨야 하는 필수 품 중 하나였던 여행자 수표는 이제는 여행 필수품이라는 항목에서 제외된 듯한 느낌이 든다. 그 자리를 대신해서 현금카드 혹은 신용카드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불과 몇 년 사이에] 
  2004년 겨울 유럽 여행의 필수품은 여행자 수표였다.[특히 지점이 많아서 편리하다고 알려진 토마스쿡은 인기가 많았다] 그 당시 많은 이들이 여행자 수표를 이용했고, 그 이후에도 많은 이들이 여행자 수표를 이용하였다.[여행자 수표의 장점은 환전 수수료가 비교적 적었고, 분실시 발행 코드를 알고 있으면 재발행 할 수 있고, 본인 서명이 없으면 사용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여행자 수표를 교환해 주는 지점이 없으면 환전을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 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 2010년 까지도 여행자 수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보았지만, 그 수는 급감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신용카드나 현금카드가 대체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현급지급기(ATM)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전산환율로 바로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많은 이들이 현금카드를 가지고 다닌다.[특히 시티은행의 경우는 해외에서 돈을 찾을 때도 수수료가 면제 된다]

  하지만 현금카드, 신용카드의 편리성에 따른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카드를 분실하게 될 경우 여행에 필요한 현금을 충당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갖기 힘들고, 다량의 현금 유출 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2. 어디에서나 현금카드가 편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2005년 동유럽을 여행 할 때였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split)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Mostar)로 가는 버스를 타기위해 버스 정류장 옆에 있는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았다. 그 당시 현금지급기는 건물의 벽에 붙어 있는 오픈형이었고, 나는 버스 시간에 쫒기고 있었기에 돈을 급하게 찾아 버스표를 사고 바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몇 시간을 달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국경에 도착했고, 소지품 검사와 여권 검사를 할 때 현금지급기에 카드를 그대로 꽂아 놓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스타르에 도착해서 내 계좌의 잔고를 확인 해 보았을 때, 내 통장의 잔고는 0원에 가까운[희미한 기억으로는 8백 몇 십원] 숫자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통장에 들어있던 여행 경비를 모두 도둑 맞은 것이다.

  2009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은행의 현금지급기앞에 섰다. 그리고 카드를 집어 넣고, 베네수엘라에서 사용 할 돈을 넉넉하게 찾았다[전산환율로 원화 대비 베네수엘라 페소로 바로 계산되어 출금되었다]. 생각보다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은행에서 찾은 돈을 원화로 계산해 보고, 길거리의 음식들의 값을 계산 해 보니] 물론 나는 달러가 있었지만, 쿠바와 자메이카에서 US달러를 써야 했기에 달러를 환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베네수엘라를 떠나 쿠바, 자메이카를 거쳐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들은 이야기. 베네수엘라는 고정환율이라서 달러로 환전 하면 물가가 엄청나게 싸게 느껴지지만, 현금지급기에서 돈을 찾아서 생활하게 될 경우 물가가 엄청 비싸진다고. 나는 그제서야 베네수엘라의 물가가 비싸게 느껴졌던 이유를 알았다.



3.  미인들의 나라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왠지 모르게 낯설지 않은 나라 이름이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듯한 느낌이 들었던 베네수엘라. 한 번도 가보지도 않았고, 지도에서 어디에 있는지 마음먹고 찾아 본 기억이 없는 나라였다. 그 나라에 대해서도 잘 아는 것이 없었다. 단지 차베스라는 대통령의 이름만 TV에서 얼핏 들은 것 같았다.

  그런데, 누군가 말해주었다. 세계에서 미스 유니버스가 가장 많이 나온 나라. 베네수엘라. 아, 미인의 나라! 그리고, 사람들이 나에게 했던 말들이 기억났다. 내가 베네수엘라에 간다고 하자, 좋겠다. 부럽다고 하면서 덧붙였던 말들. 이쁜 여자들을 많이 볼 수 있겠네. 사진 많이 찍어. 남자, 여자 할 것없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그랬구나.

  미스 유니버스, 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



4. 카라카스. 두 가지 세계.
 
  볼리바르(Ciudad Bolivar)에서 버스를 타고 카라카스로. 볼리바르에서 루리로와 헤어졌다. 루리로는 나에게 저녁 때 같이 떠날 것을 권했지만 나에게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는 나와 내가 길거리에 나가서 악기를 연주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어쩌면 돈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나의 잠베와 루리로의 피리의 합주를 말한다]. 하지만 나는 더운 날씨에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고, 쿠바로 가는 비행기편을 알아보러 카라카스로 가야 했다. 루리로에게는 미안한 일이었고, 나로서도 이렇게 바쁘게 어디론가 떠나는 것은 원치 않았지만, 베네수엘라에 머무는 것 보다 쿠바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베네수엘라가 싫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쿠바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도 컷기에 쿠바에서 하루라도 더 머물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일 뿐이다]
  
  카라카스로 향하던 버스는 어느덧 도시에 진입하려 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의 거의 끝 부분 도시의 진입로 근처에 산 등성이를 타고 무너져 가는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얼핏봐도 그 곳은 빈민가 처럼 보였다[그 곳의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그 곳에서 만난 대학생들이 그 사진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해 주었다]. 버스는 얼마간을 더 달려, 높은 빌딩들이 서 있는 도심으로 들어왔고, 사람들과 짐들을 토해냈다. 사람들은 각자의 짐을 주섬주섬 주워들고 뿔뿔히 흩어졌다. 나도 사람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보았던 지하철 입구를 향해 걸었다.

  지하철을 타고 도심으로 향했다. 카라카스에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없었기에, 론니플래닛에 나와있는 가장 저렴하다는 숙소로 찾아갔다. 러브 모텔을 개조한 숙소라고 적혀 있었는데, 역시나 러브 모텔의 느낌이 살짝 배어 있엇다. 내가 도착했을 때 싱글룸이 없었기에 나는 더블룸에서 혼자 묶어야 했고, 숙박 요금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다른 대안은 없었다.

  시내 중심가를 거닐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쇼핑을 하고 음식을 먹고 있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가자 사람들은 하나 둘 씩 모습을 감추었고, 나는 나이트 클럽에나 가볼까 하는 요량으로 이곳 저곳을 배회하고 있었지만, 거리의 분위기는 외국인 여행자가 혼자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론니플래닛의 한 구절이 내 머릿속에 자꾸 나타났다. "밤에는 위험하니 반드시 숙소 앞에서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 할 것. 혼자 절대 돌아다니지 말 것."

 

5. 그 곳은 아직도 변화를 원한다.

  시내 곳곳을 돌아다녔다. 지하철 요금은 정말 쌋다. 버스 요금도 쌋다.[석유가 생산되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저렴하다고 들었다] 지하철을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항공사를 찾아가 비행기 표를 알아보러 다녔고, 관광 안내도의 여러 가볼만 한 곳을 찾아 가 보았고, 대형 서점들을 찾아가 보았고, 사람들이 모여드는 번화가의 거리를 걸었다.

  경찰차와 경찰오토바이들이 어디론가 몰려가고 있었다. 아까전에 지나온 곳에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모여 있었는데, 그 곳으로 가는 듯 했다. 다시 그 곳으로 가서 그 현장을 구경했다. 한쪽에서 외치고 있었다. 차베스! 차베스!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고, 누군가는 연설을 했다[그 사람이 차베스는 아니었다] 여러 사람들이 큰 대로 위에 설치된 연단 같은 곳에서 무언가를 말했다. 사람들은 그들의 말에 호응했고, 함성을 질렀다. 내가 대학시절 겪었던 그런 광경이 내 눈앞에 오버랩 되었다. 과연 이들이 내가 생각하는 이들일까?

  서점에서 엽서를 몇 장 사서, 엽서를 보냈다. 그리고, 가이드북에 소개 되어있는 올드 시티를 구경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6. 우리와 같은 방향이네요? 같이 가요.

  매표소 옆, 벽에 그려져 있는지하철 노선도를 유심히 보고 있었다. 가이드 북에 나와있는 노선도와는 약간 달랐다. 그래서 가이드 북의 노선도와 벽에 그려져있는 그림을 유심히 번갈아 가며 보고 있엇다. 그 때 누군가 영어로 말했다. 메이아이헬프유? 나는 나의 목적지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들도 거기 까지 간다고 하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남자 셋, 여자 셋이었다. 세 커플 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 영어를 제일 잘 하는 듯한 여자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영어로 이것 저것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다른 사람들과도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했다. 대학생. 나이는 21, 22살. 

  목적지에 내려 내가 어디로 가려고 한다고 말하자, 그들은 나를 안내해 주었다. 그 곳도 번화가 중의 하나였는지 사람들이 많았다. 공원 같은 곳에 둥글게 서서 담배를 피웠다. 담배를 다 피우자 왠지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니들 술마시러 가냐?

그들은 웃으며 말했다. 응, 술마시러 가. 오늘 하우스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 그리고 덧붙였다. 너도 안바쁘면 같이 갈래?

하우스 파티?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얘들이 나를 어디 가둬놓고 돈을 갈취할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올드 시티를 돌아볼 계획을 취소하고 그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 하우스 파티를 한다는 애의 집으로 갔다.


 
7. 대학생들 그리고 하우스 파티.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아이들과의 하우스 파티. 그의 아파트에서 음악을 들으며, 술을 마셨다. 저렴한 와인 같은 것을 마셨는데, 도수는 그리 세지 않았다. 나에게 많은 술을 주었지만 내가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마존에서 배운 라틴 댄스를 추었고, 삼바와 살사도 추었다. 어우러져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낮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밤까지 놀았다. 

  라틴 아메리카의 사람들은 파티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춤도 정말 잘 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라카스에서의 일정도 끝나가고 있었다.



  

- 벽에 그려져 있던 그림


-


- 도시 외곽의 빈민촌


-


-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 시내



-



- 집회






- 경찰 출동



- 파뤼파뤼 가는 중


- 원래 여기서부터 올드시티 구경을 하려고 했다



-


- 오붓하게 술을



-



- 댄스타임


- 시벨과 카를로스


- 그래피티




-출근길 지하철

 

반응형

Ep] 브라질, 아마존 - 아마존의 과외 선생님들 - (Brazil, Amazon)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2. 16. 00:39

반응형

1.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 전 걱정 하는 것 중 하나가 의사소통에 관련된 것이다. "나 영어 못하는데 어떡하지?" 혹은 "남미는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만 써야 한다며? 스페인어 공부해야해?" 혹은 "중동에서는 아랍어만 써야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혹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도 있다[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위해서 일본어 책을 두권, 세권씩 가지고 일본어 공부를 한 달 하고 떠나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떠난 후에 우리가 배우는 것은 언어 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여행을 하며 악기를 들고 다니기 위해 간단한 악기를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파티를 즐기기 위해 춤을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 음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여행 중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특히, 그 배우게 되는 것이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하던 것이었다면, 여행은 한층 더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다.  
 

2. 즐겁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의 용돈 벌이를 위해, 혹은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 과외를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부터 고등학교 2학년 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 학생들이 배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내가 아무리 가르쳐 줘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본다. 초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학원을 다닌 적 있으나, 그 마저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원은 다니지 않고 놀러 다니기 바빳다[그 시절은 PC방이 없던 시절이라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총싸움을 하거나 미니카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엇다. 중학교 때도 물론, 중3이 되기 전 까지 공부란 걸 몰랐고, 중3이 되어서야 내 스스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공부를 했다. 그렇게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뭔가를 해야만 난 그 무언가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서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 할 때도, 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도,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일본인들과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할 때도, 인도에서 잠베(djambe)를 배울 때도, 중동 여행을 위해 아랍어를 공부할 때도, 남미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공부할 때도, 모두가 내가 하고 싶어서 했고, 그 모든것은 고통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 즐거움이었다.


3. 포르투갈어 선생님 - 마르코(Marco)
 
  아마존 선착장에서의 4일. 그리고 아마존 강 위를 떠 가는 배 위에서의 4일. 선착장에서 만난 한 커플[파울리나(Paulina, 여, 칠레 출신)와 마르코(Marco, 남, 아르헨티나 출신)]. 배가 출항하기 전 나는 주로 그들과 함께 다녔다. 그 선착장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들 밖에 없었고, 영어가 잘 안 될때는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은 나의 말을 포르투갈어로 번역을 해 주었다. 물론, 브라질 사람들이 하는 말을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번역을 해주기도 했고[마르코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사실, 나도 가이드북 뒤에 붙어 있는 포르투갈어를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스페인어와 헷갈리기만 했다.[어차피 브라질을 빠져나가면 또 베네수엘라와 쿠바로 갈 건데 그 때도 스페인어만 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마르코와 파울리나 그리고 나는 선착장 앞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마르코가 말했다. Hey Jin, 너 포르투갈어 배워볼 생각 없어? 음, 혼자 공부중이긴 한데 어렵네. 여행하려면 배우는게 좋지.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응? 너가 그르쳐 준다고? 그럼 지금부터 나랑 파울리나가 스페인어랑 영어를 가지고 포르투갈어 가르쳐 줄게. 어때? 나야 좋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배워 보겠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나왔다.[의욕이 너무 앞선 탓]


4.                       
  포르투베유(Porto Velho) 여객선 선착장 근처의 한 식당에 세 명의 외국인이 있었다. 그들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로 영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파울리나는 대학에서 일본문학도 배운다고 하면서 약간의 일본어도 했다] 그리고 동양인 남자는 그들에게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표정을 봐서는 그리 탐탁치 않은 듯 보였다.
  기본적인 단어에서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 까지.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쉽지 않은 듯 보였다. 그의 표정에는 오히려 혼란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르코는 그에게 틈틈히 포르투갈어를 가르쳐 주려고 하였으나, 그는 어느덧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스페인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려 하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진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포르투갈어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르코에게 말했다. 포르투갈어는 포기해야 겠어.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오히려 더 부담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론니플래닛 스페니쉬 프라세북(Lonely planet Spanish prase book)만을 틈틈히 들여다 보며, 스페인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5. 배는 아마존의 물살을 갈랐고, 음악은 물살을 타고 강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숲으로 스며 들었다.

  배 위에서는 매일 밤마다 파티가 이어졌다. 다양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틴의 경쾌한 음악도 한 몫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술을 마시며 그들과 떠들고 놀았지만, 춤을 추지는 않았다.[라틴 댄스를 출 줄 몰랐으니까]

  마르코와 파울리나는 리듬에 맞추어 서로 파트너가 되어 라틴 댄스를 추었다. 그러던 차에 파울리나와 마르코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진, 춤 춰보지 않을래? 아, 난 라틴댄스를 출 줄 몰라. 그냥 구경만 할 게. 내가 가르쳐 줄 게. 같이 추자. 그렇게, 파울리나의 손을 잡고 무대로 나갔다.

  리듬에 맞춰, 오른 발을 앞으로 또 앞으로. 그리고 또 뒤로 또 뒤로. 내 발은 자꾸 꼬이기만 했고, 스텝을 맞추기가 어려웠다.[이래뵈도 리듬은 잘 타는 몸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스텝이 꼬였다가 풀렸다가, 파울리나의 리드로 어느 정도 리듬을 타고, 음악에 몸을 맡겨 스텝을 밟을 정도가 되었다.

  주변에 춤을 추던 사람들도 내 주위에서 조언을 해 주었다. 자세를 교정 해 주고, 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친절한 사람들] 그렇게 파울리나의 리드로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추어 라틴 댄스를 출 수 있게 되었다.

 
6.                       
  그는 춤추고 술마시고 노는걸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왠지 좀 소되되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클럽이나 콜롬비아의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음악과 다른, 그리고 그런 곳에서 추는 춤과는 좀 다른. 배 위에서는 라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라틴 댄스를 추고 있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파울리나의 도움으로 배 위에서 즐기는 파티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어설프기는 했지만, 라틴 댄스를 췄다. 파트너도 파울리나에서 다른 여인으로 바꾸어 가며, 음악에 몸을 맡기며, 라틴 스텝을 따라가려 했다. 그는 배 위에서, 라틴 댄스를 배웠다.

  그리고, 나중에 베네수엘라의 하우스 파티에 라틴댄스를 조금은 더 능숙하게 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7, 배 위의 사람들.

  많은 브라질 사람들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와서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커플은 신기한 악기를 가지고 다녔다.[탬버린 비슷한 것과 캐스터네츠 그리고 활 처럼 생겨서 하나의 현이 달린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둘러 앉아 나의 잠베도 쳐 보고, 그 악기들을 간단하게 연주해 보았다. 모두들 그렇게 악기와 음악 그리고 술을 통해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갔고, 우리의 목적지도 다가오고 있었다.



- 파울리나와 마르코




-



-



-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 댄스 타임






-

 

반응형

Feeling] 한국엔 없지만 아마존에는 있다.

- 길을 걷다, 세계여행/Feel-ing, 세계일주-ing, · 2011. 2. 15. 17:37

반응형
second edit.



- 한국에는 없지만 아마존에는 있다.


수 천Km의 강줄기.
한국에는 없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끝없이 펼쳐진 숲.
한국에는 없다.

무엇보다도,
강 위에 떠 있는 배를 타고,
그 물살을 가르며
4일 동안 배를 타고 이동을 하는 것.
한국에는 없지.

배 위에 해먹을 치고, 모두가 음악을 들으며 함께 즐기고,
강 위에서 배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는 것.

한국에는 없다.



Jan 20, 2010. Wed.
The Amazon, Brazil.



- The Amazon


- 여행자들


- 출항





반응형

'- 길을 걷다, 세계여행 > Feel-ing, 세계일주-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aveler,  (0) 2011.08.10
여행-Feeling] 체 게바라. at the CUBA,  (6) 2011.03.20
반딧불이  (5) 2010.02.24
현실도피  (0) 2010.02.24

세계일주] 아마존의 중심, 마나우스(Manaus).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30. 02:00

반응형

아마존(Amazon) 강 여객선 - 마나우스(Manaus) - 보아비스타(Boa Vista)



1. 그 도시에 대해서 안다는 것 - 그 곳의 역사(歷史)를 안다는 것-

  어떤 도시를 여행하기 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그 도시에서는 어디에 머무를까? 그 도시에서 유명한 건 뭘까? 그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그 도시의 특산물은? 그 도시의 유명한 식당은? 등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 그 도시의 역사를 안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어느 도시의 어떤 곳을 방문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 도시에 방문했다가는 정말 매력적일 수 있는 그 곳만의 매력을 놓쳐버리기 쉽다. 혹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이 그 곳의 역사와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말해 줄 때 우리는 그냥 스쳐지나갈 뻔한 그 곳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 곳은 하나의 공간에서 하나의 장소로 바뀐다.

  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그 도시의(혹은 그 곳의) 역사(歷史)이다. 그 곳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 곳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그 장소에 대해서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를 방문 했을 때 그 곳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그 곳은 새로운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역사'라고 해서 반드시 그리 진부한 것은 아니다. 그 곳에서 유명 연예인이 밥을 먹었던 것도 그 곳의 역사이고, 그 곳에서 영화 촬영을 했다는 것도 그 곳의 역사이다. 과거에 어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도 그 곳의 역사가 될 수 있고, 어떤 곳에 어떤 건물이 어떻게 세워졌고, 어떤 내력을 가졌는 가를 알아가는 것도 그 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사는 지금 '내'가 바로 그 '공간'에서 그 곳을 바라보며 나에게 특별한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역사'이다.



2.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의 실천.

  이집트를 여행하기 전,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전부터 이집트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자세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어떤 피라미드가 누구에 의해 세워졌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만들어 졌는지. 왜 이집트는 이슬람 종교이고,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도대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근원은 어디인지. 몇 권의 책을 통해서 역사에 대해서 알아갔다. 그리고 그 곳을 방문했을 때 그 곳은 나에게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단지 머리속에 있던 공간이 나에게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흐르는 여객선에 몸을 싣고, 몇 일 밤을 보낸 뒤, 마나우스(Manaus)에 도착했다. 아마존강 유역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큰 도시. 아마존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많은 배들이 여러 강줄기를 따라 그 곳에 도착했고, 또 출발했다. 그리고 그 도시는 M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촬영하기 위한 중심 도시가 되는 곳이기도 했다[물론 그 사실은 한참뒤에 알았지만]. 내가 아마존강의 습한 지역에 위치한 큰 도시에 도착했을 때는 아는 것이 없었고, 혼잡스럽기만 했다. 고요한 아마존강을 지나 도착한 문명의 세계. 그 곳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나에게 실천은 없었다.



3. 배는 선착장에 멈췄다.

  마나우스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 속을 뚫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수십척의 배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 그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아마존강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강'이 아니라 '바다'. 수평선이 보일 정도의 큰 강. 강이 어떻게 이렇게 클 수가 있지? 역시 아마존이다.

  여객선 천장을 두드리던 굵은 빗줄기는 어느덧 얇아 졌고,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배에 실려있던 짐들을 선착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양파 수백 포대.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야채들. 아마존의 숲 속에서 재배된 다양한 채소들이 선착장으로 옮겨졌다. 나는 그것들이 다 사라질때 까지 해먹위에서 그저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가 완전히 그치기를 바라고 있었다.



4. 비가 그치고 발걸음을 옮겼다.

  콜롬비아에서 온 친구와 나만이 배 위에 남았다. 그는 내일 다른 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콜롬비아 국경으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서 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메데진(Medecin)으로 갈 거라고. 나는 그에게 내 짐을 좀 봐달라고 하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 갔다. 시내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물으니, 시외버스 터미널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아직은 미숙한 포르투갈어를 더듬거리며, 여러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다.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어디로 가면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는지. 역시, 흔히 볼 수 없는 외국인에게 친절한 사람들. 하지만 경계는 금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지고 있는 마나우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월드컵 경기장 공사현장을 바라 보았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 주던 한 브라질 사람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마나우스에서 열릴 거라고.



5. 도시를 배회하다.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보아비스타(Boa Vista)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저녁 7시 야간 버스가 있다. 야간 버스로 약 12시간 거리. 가격은 150헤알. 역시 브라질은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버스 요금도 2헤알. 한국돈으로 약 1200원.

  다시 시내로 돌아와, 베네수엘라 영사관을 찾아 다녔다.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니, 아마존의 중심 도시 답게, 시장은 사람들로 붐볐고,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 혼잡했다. 대도시 답게 높은 건물들이 보였고, 그런 건물들 사이로 지은지 100년이 넘는다는 마나우스 오페라 하우스도 보였다[그게 오페라 하우스 인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알았다.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서]

  추적추적 빗줄기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베네수엘라 영사관에 들렀고, 관광안내소에도 들렀다. 친절했던 관광안내소의 직원. 친절히 나에게 이것 저것을 일러 주었지만, 나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 밤 그 도시를 떠나야 했기에.

  그저 비오는 거리의 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동물 처럼.



6. 나에게 있어 마나우스의 의미.

  마나우스는 하나의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아마존의 여객선을 타고 종착지로 도착한 공간. 그리고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국경으로 가기 위해 들리는 중간 기착지. 그리고, 아마존에서 가장 큰 대도시. 대도시에 큰 흥미는 없었다. 그리고 그 때 까지 알지 못했다. 그 도시가 아마존이 수난을 겪기 시작할 때부터 커온 도시라는 것을.



7. 새롭게 다가온 마나우스에 대한 나의 회상.

  마나우스의 거리를 그냥 걸었을 땐 많은 의미를 알지 못했다. 도시 곳곳에 거대한 건물들이 그저 신기했을 뿐이고, 꽤나 오래 됐을 법한 건물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그저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새롭게 의미가 다가왔다. 한 밤중 보트를 타고 아마존의 강을 가로지르다가 사고가 난 다큐멘터리 제작진. 그 곳은 내가 머물렀던 바다같던 마나우스의 선착장 주변이었다.  내가 신기하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던 거대한 돔을 가진 건물. 그 곳은 유럽인들이 아마존을 파헤치기 위해 아마존으로 몰려 들고, 마나우스에 도시를 세우면서 만든 오페라 하우스였다. 아마존을 파헤치고 쌓은 부를 그 곳에서 과시했겠지.
  침략자 유럽인들에 의해 시작된 아마존의 파괴. 그리고 파괴와 함께 발전하게 된 마나우스. 그런 역사를 가진 도시. 그리고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아마존에서 가장 큰 도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많은 물건들이 몰려드는 마나우스.

  내가 그 곳에 머물 때는 하나의 '공간'이었지만, 지금 그 곳을 생각하면 그 곳은 나에게 하나의 '장소'가 되어있다.




- 마나우스 선착장.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빗줄기는 사진 속에서 보이지 않는다.


- 비가 그친 후.


- 부두에서 나왔을 때 보이던 공원


- 오페라 하우스




-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던 선착장.




- 여객선 터미널 근처의 풍경.


- 버스를 나고 가다가 찍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


- 시외버스 터미널


-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


- 보아비스타로 가는 버스 안.



 
반응형

세계일주] 아마존의 흐름에 몸을 맡겨. - 브라질 아마존(Amazon)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28. 22:58

반응형
Porto Velho(포르토베유) - 아마존(Amazon) 여객선 - Manaus(마나우스)



1. 누군가와 쉽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어딘가 낯선 곳에 혼자 가게 되면, 누구나 고독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그것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리고, 그 고독을 탈출하여 다른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누군가와 쉽게 어울리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누군가(흔히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의 주위를 배회하게 된다. 흔히들 말할 때, 전자를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후자를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망설이게 되는 이유 중 하나.
누구와 여행을 같이 가지? 나 혼자서는 절대 떠날 수 없어. 혹은 나 혼자서는 절대 잘 해낼 수 없을 거야. 나 혼자 여행을 간다면 정말 외롭고 재미없게 여행을 하다가 돌아 올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것.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은 혼자 가야지! 그래야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니까. 혼자 여행을 해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여행이 더 풍족해 질 수 있으니까. 여행은 혼자 가야 제맛이야. 라고.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면, 아무리 자신이 사람들과 잘 못어울리고, 낯을 많이 가리던 사람이었다 할 지라도, 그 사람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 순간, 지극히 사교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 다는 것. 그 말은, 그 사람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그런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여행을 계기로 낯선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


2. 어디 사세요? 혹은, 어디까지 가세요?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될 때 말을 거는 사람은 의도 하지 않았지만, 질문을 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 사람이 왜 나에게 말을 거는거지? 무슨 의도로? 이 인상이 험하게 생긴 남자가 말을 거는 의도가 뭐지?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 갈 수 있다.
  우연히 참석하게 된 모임. 불행히도 아는 사람이 없을 때, 혼자 외톨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다. 안녕하세요. 참 어색하죠? 어디사세요? 그럴 때 당신의 반응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나는 기차를 타고 자주 다니는 편이다. 대구와 서울을 일주일에 한두번씩 왔다갔다 하다 보면, 내 옆자리에 다양한 사람들이 앉게 된다. 기차를 탈 때 주로 책을 보지만, 가끔씩 책이 머리에 안 들어오는 날도 있고, 눈이 아픈 날도 있다.[항상 책을 보는 건 너무 지루하니까] 그럴 때 가끔씩 옆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건다. "어디까지 가세요?" "아, 네. 저도 거기 까지 가는데 혹은, 저는 XX까지 가는데"라고 대답한다.

  그럴 때, 나타나는 반응 두 가지. 심하게 경계 혹은 조금만 경계.[결론은 항상 경계한다는 것이다] 물론 말을 걸 때 악의는 없다. 그냥 서로 같은 공간에서 몸을 서로 맡닿은 채 한두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동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반응은 그리 탐탁치 않다.[대화가 조금 진행 되고 나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3. 여객선은 아마존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여객선의 3층, 외국인 여행객들과 약간의 브라질 사람들이 위치한 곳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다. 그곳의 분위기는 "파티"분위기 였다.
  배가 출항하기 전, 수퍼마켓에서 사온 맥주를 마시며 모두들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남자들은 대부분 웃통을 벗고 있었고[브라질 사람들은 웃통을 벗고 다니는 걸 좋아했다] 나 또한 웃통을 벗고 맥주를 마셔댔다. 음악 소리는 아마존강에 살며시 스며들었다. 별 빛 아래 아마존 강에는 음악 소리와 여객선의 엔진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강변의 불빛이 점점 작아졌고, 이윽고 완전히 사라졌을 때도, 누군가는 강바람을 쐬며 맥주를 마셨고, 누군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쳤으며, 누군가는 해먹위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첫날부터 너무 흥분한게 아닌가 싶었다. 첫째날이라서 모두들 흥분한건가?[하지만 배 위에서의 5일 내내 모두들 흥분의 도가니였다]


4. 변덕스러운 아마존의 날씨.

  자정 즈음 음악 소리는 잦아들었고, 모두들 잠이 들었다. 배는 아마존의 물살에 몸을 맡겨 유유히 흘러갔고, 모든 것은 고요했다. 하지만 불청객도 있는 법. 가끔씩 바람이 휘몰아치고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두세시간씩 몰아친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속으로 잦아 들었다.

  하루에도 수 차례,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 오더니, 소나기를 퍼붓다가 갑자기 또 맑아지는 하늘. 밤 이면 밤마다 아마존의 하늘은 빗물을 퍼부어 댔다. 심한 바람과 함께, 3층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날려 버릴 듯이 세찬 바람이 불어오기도 했고, 강한 빗줄기가 사람들이 해먹을 치고 누워 있는 곳 까지 들어오기도 했다.

  몇 번 씩이나 새벽에 잠을 자다가, 세찬 바람에 놀라 잠을 깨기도 했다. 아마존의 밤은 때로는 무서울 지경이었다. 고요히 흐르는 아마존은 아무 말 없는 듯 했지만, 가끔씩 그 고요 속을 가로지르는 여객선을 향해 심술을 부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객선은 꿋꿋이 어둠에 쌓인 아마존의 물살을 가로질렀다.


5. 파티파티파티. Everyday, everytime party!

  저 멀리 아마존 강 너머로 해가 스믈스믈 넘어 갈 때면,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배 위의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라틴댄스를 추는 사람들. 그 음악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 술을 마시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
  그렇게 밤 늦게 까지, 배 위의 매점이 문을 닫을 때 까지, 사람들은 몸을 흔들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게임을 하기도 한다.
  잠시, 밤이 깊었을 때 멈추었던 파티는 해가 밝으면 또 다시 시작된다. 스피커에서는 항상 음악이 흘러 나온다. 그 음악 소리가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엔진소리 보다 듣기 좋다. 그리고 사람들은 난간에 허리를 기대고, 맥주를 손에 들고, 대화를 나눈다. 카드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해가 넘어 가기 전 까지는 그래도 좀 점잖게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모두가 잠드는 새벽 혹은 아마존강이 배를 향해 비를 뿌려댈 때를 제외하곤 배 위에는 항상 파티가 있다.


6. We are the One.

  배 위에 있는 수 백명의 사람 중, 동양은은 나 혼자였다. 그래서 일까? 나는 브라질 꼬마들의 눈길을 자주 받았다. 물론 나 또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자주 어울렸다[피곤할 때는 그냥 해먹에 몇 시간이고 누워 있기도 했지만]. 될 수 있는 한 이런 특별한 휴가를 만끽 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온 사람, 콜롬비아에서 온 사람, 아르헨티나에서 온사람, 칠레에서 온사람, 브라질 사람, 포르투갈 사람, 스페인 사람, 프랑스 사람, 이탈리아 사람, 페루 사람 등. 우리는 뱅 둘러 않아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이야기를 나누며 웃어댓다. 누군가는 나에게 라틴댄스를 가르쳐 줬고, 나의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스텝이 계속 꼬였지만 나를 잘 이끌어 주었다]
  몇 몇 사람들은 내 해먹 주변에서 나의 노트북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화를 보기도 했다.[미국 영화였는데 화면만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날 밤을 배 위에서, 하나가 되어서 보냈다.
 
  그 곳엔 인종도, 국가도, 언어도 장벽이 되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그 배위에서 4일간을 있었고, 지금 이 순간 배위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리고 모두가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매점의 모든 술이 다 떨어질 때 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술을 사서 돌렸고, 그 술을 기분 좋을 만큼 마셨다.

  그 곳엔 하나의 인종만이 존재 했다. 바로. 여.행.하.는.사람. Traveler. 라는 인종.







- 출항!


-


-


- 강변의 작은 도시





-



- 한가로운 오후





- 수염기른 스페인 아저시 ㅋㅋㅋ 터프하다





- 아마존 너머로 지는 태양




-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 ㅋ 내얼굴이 안나와서 ㅋㅋ



- 색감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사진 ㅋ


- 브라질!



- 침실 ㅋ 해먹


- 담소





- 좋아하는 사진 ㅋ 각양각색의 표정들


- 댄스타임 라틴댄스 ㅋ










반응형

세계일주] 평화로운 아마존(Amazon)- 브라질 포르투베유(Porto Velho) (2)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20. 14:38

반응형
구아야라메린(Guayaramerin) - 포르투베유Porto Velho - 마나우스Manaus

1.  여행과 시간, 여유로움과 촉박함.

  우리들을 일상을 살면서 휴가 때 어디론가 떠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곤 한다. 우리나라의 수 많은 직장인들은 일년 동안 연차와 휴가를 모아서 해외로 떠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다른 나라의 보통 직장인들과 비교 할 때 얼마나 불행한 현실인가. 그들은 휴가가 한 달 내지는 두 달 인데] 짧은 휴가는 빡빡한 일정으로 가득차고, 보고 싶은 것은 수 없이 많지만 그 모든 것을 구경하고 여유를 즐기기에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이들은 수 없이 고뇌에 빠지고, 어디를 가고 어디를 가지 말지를 결정하고 계획을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여유로운 여행 계획[자기 자신이 생각 할 때는] 마저도 실제로는 너무나 빠듯한 일정으로 바뀐다.[여행에는 항상 변수라는 것이 있으므로]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그 여행이 망쳐질 수도 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 하는 것.[그런 자유로움은 여유에서 나온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다른 이유 하나. 일상 생활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행에서 느끼는 만족감으로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는 기대감은 일상 생활의 고통을 어느정도 감소 시켜 준다.

  하지만, 너무나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은 여행을 제대로 마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머물고 싶지만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아쉬움, 그리고 너무나도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그런 상황 속에서 생기는 피곤함. 그런 것들은 여행을 망치는 주요 요인이 된다.[물론 자기 자신은 비싼 돈 들여 여행을 왔기에, 그런 것들은 다 감내 하면서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믿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어느 특정 장소에 갔었다는 사진(혹은 단체사진, 개인사진)이다. [마지막에 남겨진 이 사진의 효과는 대단하다. 힘들고 지치고 기분 나빳던 여행일지라도 나중에 사진을 보면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만이 되살아 난다. 그리고는 만족감에 빠진다]

  여행에서 간과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것이다.



2. 한국, 서울에서의 생활.

  한국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간다. 정확히 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려고 한다. 가끔씩 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깜짝 놀라기도 한다.

  지하철을 갈아 탈 때, 가장 빠른 환승칸으로 지하철을 타고, 갈아타는 통로로 재빠르게 걸어가[빠른 걸음] 다른 노선 플랫폼에 들어섰을 때, 내가 타야하는 열차가 도착하고 스크린도어가 막 열릴 때 속으로 다행이다 라고 되뇌이게 된다. 물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지만 스크린도어가 닫히고 열차가 이미 출발 하고 있다면,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아쉬워 할 것이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고, 다음 열차가 어디에 있는지, 천장에 달린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옮길 것이다.

  버스를 타면,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바랄 것이고, 빨간 신호등이 저 앞에 있다면 내가 지나 갈 때는 파란색으로 바뀌기를 희망한다. 지하철을 타러 갔을 때, 바로 지하철이 와 주길 바라고, 횡단보도를 향해 걸어갈 때는 내가 도착하면 파란불로 바뀌기를 바란다. 무엇이 우리를(나를) 멈추어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생각할 여유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가도록 하는 것일까?




3. 4박 5일, 선착장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여객선은 아마존강 위의 암흑 속으로 사라졌고 나는 해먹위에서 그날 밤 잠이 들었다. 해먹에서의 첫 날 밤은 편안했다.[버스에서 3일을 보냈으니 꿀 맛 같은 잠을 잘 수 밖에]
 
  잠에서 깨어난 다음 날 아침 돌고래를 보라는 말을 듣고, 선착장 바깥 쪽으로 시선을 옮겼지만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검은 돌고래 두어마리가 머리를 내밀었다. 와, 정말 아마존강에는 돌고래가 있구나! 옆에 있던 여자애는 자기는 핑크 돌고래를 봐서 기분이 좋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댓다. 영어로 대화를 할 수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줄이야.

  커플이 있었다. 칠레 출신의 여자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남자. 둘 다 아르헨티나의 대학에 다닌다. 여자가 3살 연상. 그들은 영어를 꽤 잘했다. 여자는 학교를 다니며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는 포르투갈어와 영어를 모두 다 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가 주로 나의 통역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는.

  선착장의 내가 있던 쪽에 해먹을 치고 지내는 여섯 명의 사람 중 여행을 하기 위해 온 사람은 커플과 나 하나였고, 나머지 노인과 중년의 남자는 선착장에서 사는 것 같았다.[그냥 느낌이]



4. 시에스타.

  선착장에 있던 사람들과 돈을 모아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음식을 해 먹기도 했다.[물론 음식을 사고 만드는 건 거기에 머물고 있던 노인이 했다] 나는 돈을 내고 그냥 먹기만 했다. 그리고 해먹에 누워 책을 보기도 하고, 그냥 멍 하니 아마존을 바라보기도 했다. 소나기가 내리다가 해가 떴고, 또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난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양이 내리쬐었다.

  점심을 먹고, 거리로 나섰을 때 많은 상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거리는 이글거리는 태양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시에스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도, 상점도 모두 문이 닫혀 있었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태양이 내리쬐는 황량한 거리를 혼자 돌아다니다가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와서 그냥 아마존강을 바라보았다.

  시에스타의 아마존은 고요했다. 바다 같이 넓은 강[상류에 속하는 곳이었지만]은 조용히 흘러갔다. 소리 없이 흘러갔다.



5. 포르토베유(Porto Velho)

  5일 간, 선착장에만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도시 탐험을 생각하고, 시내 중심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나기가 내린 뒤의 거리는 조용했다. 어디선가 물에 젖은 풀 냄새가 났고, 흙 냄새가 물씬 풍겼다.[언제 부턴가 보슬비 내리는 날에 풍기는 흙 냄새가 좋았다] 사람들은 나를 처다보았다. 나도 그들을 처다보았다. 공원 같은 곳을 지나, 골목 골목을 돌아다녔다. 그저 별볼일 없는 도시였다. 이 도시를 누가 방문할까? 나같이 배를 타러 오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거쳐 가는 도시,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어느 날 밤이 깊어 가던 때, 시내 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브라질에서 총기 사망으로 죽는 사람중에 절반 이상이 경찰이 촌 쏭에 맞아 죽는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 잠시 후, 경찰차 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어둠 저 편으로 사라졌다. 밤이 깊어 질 때는 선착장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느 날은 커플들이 나랑 시장에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시장? 좋지. 라며 나는 따라 나섰고, 그 곳에는 과일 시장이 열리려고 하고 있었다. 내일 열리는 시장을 위해 과일 장사꾼들은 미리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두같이 껍데기를 깨서 먹는 견과류를 한 봉지 사고, 바나나와 오렌지를 샀다. 오렌지 한 망에 30개 정도 들어있는데 10헤알도 하지 않았다. 와우, 나는 밥 대신 과일만 먹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6. 진정한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었다.[걱정을 해도 해결 될 일도 아니었다]. 포르투베유에 도착 하기 전 여객선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조마조마 하던 마음. 여객선을 놓치고 나서는 그냥 여기서 다음 배가 올 때 까지 기다리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4박 5일 간. 선착장 해먹에서 즐기는 여유. 물론, 배를 타지 않고 그 다음 목적지인 마나우스(Manaus)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하루면 가지만, 나는 배를 타러 왔고, 배 위에서의 4박 5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존 강 위에서 보내는 4박5일! 그것을 위해서 나는 여유를 즐겼다.

  그저, 해먹위에 누워서 흔들거리며 책을 읽고. 지루하면 아마존 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고. 비내리는 아마존을 보고, 태양이 내리쬐는 아마존을 보고, 노을지는 아마존을 보고, 거리로 나가서 빵이며, 콜라며, 맥주를 사 들고와서 해먹위에서 그것들을 먹으며 그냥 여유를 즐겼다.

  과연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저 지금 내 앞에 놓인 여유를 즐겼다.



7. 4박 5일간의 포르트베유는 기억속으로.

 3일을 지나 4일 째 되는 날, 마나우스에서 출발한 배가 선착장에 접안을 했다. 아, 내가 타고 갈 배가 저 배구나. 선착장에서 배 위로 모든 짐을 옮겼고, 배의 3층에 해먹을 쳤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 온 3명의 친구들이 합류했고, 프랑스에서 두명의 여행자,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온 여행자, 이탈리아에서 온 여행자, 콜롬비아에서 온 여행자가 3층 갑판에 자리를 잡았다.
 
  포르투베유에서의 마지막 날 밤.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고, 음악은 배 위를 떠나 아마존강의 어둠속으로 스며들었다. 하늘에는 초승달이 떠 있었고,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아마존의 품 속으로 들어갔다.




- 출항 하기 전 날 해가 저물 무렵


- 출항 기념 샷



- 입항하는 배. 완전 구린 배로 보였지만 뭐..나름 괜찮았다.


- 폐쇄된 기차역


- 조용한 거리


-


-


-선착장 주변의 거리


- 아마존의 노을


- 출발 전 도착한 애들


- 커플


-


-



- 매일 매일 노을이 새롭다. 하루 하루가 다른 아마존.


- 라면 끓여 먹을 때 신라면 스프 넣어줬더니 너무 좋아한다.


- 쿵푸 대결


-


- 출항. 배웅나온 사람들



- 출항 할 때, 파티 분위기

 
반응형

세계일주] 브라질, 노을빛의 아마존 - 포르투베유(Porto Velho) (1)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19. 19:46

반응형


1. 날씨와 여행.
  날씨에 관한 관심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나,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거리가 된다. 그것과 관련해서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한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날씨에 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 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씁쓸한 한국의 기상예보 현실을 말해준다."기상청 사람들 소풍가는 날 비왔대"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날씨는 아주 중요하다. 여행을 가기 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본 관광지의 풍경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다.[그 사진들은 수 십장의 사진들 중에서 선택된 것이기에 환상적으로 잘 나왔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갔는데,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당연히 그 곳에 오기전에 보았던 모습(인터넷이나 책 속)과 비교 될 것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면 제대로 돌아다닐 수 조차 없기에 이번 여행은 망했어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온도도 적당하고, 태양이 내리쬐고 하늘에는 뭉개구름이 떠다니는 날씨가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런 기후를 우리는 만날 수 있지만, 그런 기후를 못 만날 가능성도 많다. 우리가 어디를 언제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날씨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그 여행지의 모습도 새롭게 다가온다.


2. 가끔 이런 날이 있다.
  우리나라의 봄/가을 날씨는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봄에는 화창하면서도 포근하고, 가을에는 약간 서늘한 듯 하면서도 산뜻하다. 하지만 여름은 어떤가? 특히 장마철의 경우, 찌는 듯한 더위(높은 습도로 인해)속에 거리를 거닐 다가 운이 나쁜 날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어디선가 나타나 우산을 팔고 있는 사람들. 지하철 역 입구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우산. 어쩔 수 없이 우산을 산 사람들은 투덜 대면서 비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10분 뒤 비는 그치고,  그들의 손에 들려 있던 우산은 집에 귀가 할 때 쯤에는 기억속에서 사라져 있다.[그 우산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동남아에 있을 때, 그 곳엔 꼭 오후 1시만 되면 소나기가 내리더라.
매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내리는 소나기. 소나가기 참 친절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보통의 소나기들은 예고가 없다. 그러니 그 동네 말고 다른 지방을 여행 할 때는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를 주의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한다. 열대 지방을 여행할 때는 소나기에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을.



3. 승합차는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보트를 타고 건너온, 브라질. 아마존 강 저 편은 볼리비아였고, 이 곳은 브라질이었다. 아마존 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르투베유로 갔다. 3일 밤낮 쉴새 없이 공중 부양을 해야 했던 볼리비아의 버스가 그리울 정도로 브라질의 아스팔트 도로는 부드러웠고,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바람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로위를 미끄러지듯 차는 달렸고, 나는 어쩌면 오늘 밤안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마나우스(Manaus)를 향해 떠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론니플래닛[Lonely Planet, 가이드북]에는 저녁 때 쯤 배가 출발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아마 저녁때라 함은 6시 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봤다. 중간에 로드하우스[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하고,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포르투베유에 도착했다. 아 역시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곳이었다.


4. 여객선은 이제 막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선착장으로 갔다. 나도 모르게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어느정도 알아 듣는 듯 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며 도착한 선착장. 여객선 한대가 보였고 나는 직감적으로 저 배가 내가 타야 할 배라는 것을 알았다. 배를 타려고 표 끊는 사람에게  가서 아오라, 아오라, 오이[Ahora, Ahora, hoy]를 외쳤지만,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배는 선착장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가 내 앞에서 떨어졌다.
 
  배는 저 어두운 아마존 강 위로 사라졌고, 주위는 다시 고요해 지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몇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면서 배 표를 끊어 주었다. 180헤알.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3박 4일 간 아마존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배 삯. 뭐, 숙식제공에 180헤알이면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그냥 적당한 금액이었다. 

  표를 끊어 주면서 그들은 덧붙였다. 만약 너만 괜찮다면 선착장에서 자도 된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가서 해먹[hammock, 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 같은 곳에 달아매어 침상으로 쓰는 그물]을 사 왔고, 나에게 건내 주었다. 그리고 해먹 값이라며 얼마의 돈을 요구했다. 정신도 없었고, 피곤했고, 뭔가 좀 찝찝했고,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덥석 돈을 주어 버렸다. 그리고는 서비스 차원에서 선착장에 해먹을 쳐 주겠다고 하면서, 선착장으로 날 데려갔다. 그 곳에는 이미 대여섯명이 해먹을 치고 누워있었는데, 그들 사이로 내 해먹을 설치해 주었다.[외국인(동양인)이라서 편의를 봐 주는 듯 했다]
 

5. 선착장에서의 5일.
  그 다음 배는 4박 5일 후에 있다. Manaus에서 포르투베유로 오는 배를 다시 타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5일간 선착장에서 지내야 했다. 어두운 저녁, 작은 전구가 선착장을 밝히고 있었지만 그 작은 불빛은 누군가의 얼굴을 겨우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빛이었다. 나는 선착장의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그 사이 누군가 내 배낭을 뒤져서 돈이나 귀중품을 훔쳐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해먹 위에 몸을 뉘였다.[해먹에 누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주변위의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Jin. 코레아노. 포르투갈어를 못했기에,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다행히 그 곳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한 커플이 있었고, 그들은 영어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말을 번역해 주었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아직 잠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몇 일간 버스에서 공중부양을 하며 왔기에, 더이상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먼저 자야겠다고 말한 후, 잠을 청했다.



6.  다음 날 아침, 누군가 외쳤다.
  진.찐!! 핑크돌핀!
응? 뭐라고..?..... 나는 눈을 떳고,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마존의 하늘은 맑았다.




- 내 앞 자리에서 나를 내려다 보는 꼬마.


- 낚시 하는 사람.


- 여기도 낚시.


- 선착장의 해먹들.


- 아마존의 저녁 노을



반응형

세계일주] 볼리비아-브라질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Guayaramerin)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9. 16:05

반응형



1. 환전. Money Exchange.
  여행을 하다보면, 국경을 넘어야 할 때가 많다. 유럽과 같이 대부분의 국가가 유로화를 쓰는 곳에서는 유로화만 가지고 있으면 모든 곳에서 쓸 수 있지만, 아시아, 아메리카, 그리고 아직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는 동유럽의 나라들에서는 국경을 지날 때 마다 환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국경 근처에는 항상 수많은 환전소들이 즐비하고 있고, 개인 환전상들이 계산기를 들고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접근하여 머니머니를 속삭이기도 한다. 그런 풍경들은 세계 어느나라 국경을 가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환전에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손해를 본다. 왜 손해를 본다는 거지? 라고 의문을 제기 할 수도 있겠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갈 때 기본적으로 달러로 환전을 해 간다[물론 유로가 유용하게 쓰일 때도 많기에 필자는 유로도 어느 정도 지참한다] 그리고는 여행하는 나라에 가서 달러를 가지고 그 나라 돈으로 환전을 한다. 자, 그렇게 되면 환전 수수료를 두번 지출해야 한다. 처음 한국 돈에서 달러(혹은 유로)로 환전 할 때, 그리고 달러(혹은 유로)에서 제3국의 돈으로 환전 할 때 수수료를 떼인다.
  하지만, 달러를 쓰는 국가들은 어떤가? 자기나라에서 쓰던 돈을 그대로 들고 그 나라로 가서 환전하면 끝이다.[수수료를 한 번만 내면 된다는 말이다] 엔화를 쓰는 일본도 그렇고, 유로를 쓰는 유럽출신의 여행자들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2. 가끔씩 이런 경우가 있다.
  돈이 어중간 하게 남았을 때. 환전상들이 환전을 해 줄 때 기본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을 환전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애매한 금액일 때[보통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에서 삼천원 정도 사이] 환전을 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동전은 환전이 되지 않는다.
  본인은 그러한 이유로, 국경을 지날 때 미처 환전하지 못한 돈들을 가지고 다닐 수 밖에 없었고,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수 많은 나라의 지폐와 동전이 서랍속에 쌓이게 되었다.[그 돈들은 기념품 처럼 그 나라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기에 의도적으로 정말 최소단위의 지폐를 남긴 적도 있다.]

  그리고, 그 지폐들을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하여 유용하게 쓴 적도 있기도 하다. 세계 각국의 지폐라는 영어 교과서 단원수업에 활용 하였던 것. 그렇게 보면, 꼭 환전을 하지 못해서 어중간하게 남았던 다른 나라의 돈들이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닌 듯 하다.



3. 볼리비아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에서 브라질 국경도시 구아야라메린으로 넘어가다.
  50시간 이상을 버스에서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래도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서 다행이었다. 어쩌면 국경을 빨리 넘어가서 아마존 여객선이 출발하는 포르트베유(Porto Velho)에 도착해서 저녁 무렵에 출발하는 배를 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도 그 흔들거리는 버스를 2박 3일 만에 벗어났다는 기쁨이 앞섰다.

  볼리비아 구아야라메린 국경 사무실에서, 출국 스탬프를 찍고 보트 선착장으로 갔다. 선착장에 가니 환전상들 몇 명이 의자와 책상을 가져다 놓고 나에게 손짓했다. 그 중에 한명을 골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가 돈이 이만큼 있는데, 얼마 쳐줄래? 그러자 계산기를 막 두드리더니, 나에게 보여준다. 아 그럼 옆사람한테 물어볼게. 라고 하며 자리를 일어서려 하자, 잠깐만 앉아 보라더니 숫자를 수정한다. 오케이. 하면서 환전을 했다. 브라질 헤알. 브라질 헤알로 환전을 하고 나니 600볼리비아노가 얼마 되지 않았다.

아, 남미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브라질로 가는 구나!


4. 아마존 상류였지만 그 곳은 바다처럼 넓었다. 
  보트는 몇 명의 사람을 싣고 황토빛 아마존을 가로질러 갔다. 내 뒤로 볼리비아가 점점 멀어졌고잠시 후, 브라질 선착장이 나타났다. 국경사무소처럼 보였는데, 그 곳은 국경사무소는 아니었다. 그냥 현지인들만 상대하는 곳이었고, 나에게 스탬프를 찍으려면 국경사무소르 가라고 방향을 가르쳐 주었다.[론니플래닛에는 나와있지 않았다. 국경 사무소가 어디에 있는지, 버스 타는 곳은 어디인지, 그 작은 도시의 지도조차 없었으니!]



5. 노 하블라 포르투게스.
  나름 남미에서 전투적으로 Spanish를 배워서, 어느정도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는데,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쓴다는 것 때문에 처음부터 난관에 부딫혔다. 어느정도 유사성은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건 다른것이었고, 내가 가진 것은 고작 론니플래닛 뒤에 부록으로 붙어있던 최소한의 포르투갈어 몇 마디였다. 나도 모르게 대화를 하면서 스페인어가 튀어나왔고,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선착장 건물을 빠져나와, 택시 기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국경사무소를 물으니, 택시를 타란다. 뭐? 10헤알[약6000원]을 달라고? 미쳤냐? 싫다고 하자, 뭐 그러던지라는 표정으로 지들끼리 또 떠들어 댄다. 브라질 첫인상 나빠졌다.
  나는 무작정 걸었다. 대충 이쪽이랬나? 그러자 같이 보트를 타고 온 어떤 사람이 나를 부른다. 그러더니 자기 차에 짐을 싣고 타랜다. 뭐지? 날 데리고 이상한데로 가려고하나? 라는 의심이 살짝 들었지만, 일단 젊은 여자와 남자, 그리고 나이가 좀 있는 여자 하나. 나를 납치할 것 같진 않았다. 나는 얼른 차에 올랐다

  자동차는 서너번의 좌회전과 우회전을 하더니 멈춰섰다. 그리고 운전석에 있던 애가 나에게 말했다. 헤이, 저길 봐. 아 그곳은 국경사무실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라시아스를 외치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다시 포르투갈어로 인사를 하고 그들을 보냈다.



6. 국경 사무실에서 검문을 당하다.
  가방을 다 풀어헤쳐 보랜다. 헐. 내가 뭐 마약 밀수범이라도 되냐? 얼마나 머물거냐? 2주 정도. 가방에 뭐가 있냐? 그냥 옷이랑 카메라 컴퓨터 등등이 있다. 열어 봐라. 니가 짐 다시 싸줄거냐? 열어 풀어헤치고 이것저것을 본다. 이 칼은 뭐냐? 너 찌를 건 아니다. 여행 목적은? 돈은 얼마나 있냐? 돈 가진거 다 보여줘. 내가 거지 처럼 보이냐? 브라질에 불법체류 할까봐? 어이없다.

아무튼, 그렇게 검문소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짐검사를 하고, 스탬프를 찍었다. 쪼잔한 놈들. 정말 체류기간 2주라고 적어놓다니. 기본이 원래 한달이잖아!



7. 브라질의 날씨는 정말 찌는 듯 했다.
  지구 남반구. 1월의 아마존은 높은 습도와 내리쬐는 태양. 정말, 우리나라의 여름을 연상케 했다. 30kg이 넘는 가방을 메고 북을 들고 태양이 내리쬐는 조용한 거리를 걸었다. 등에는 땀이 흘러 내렸고, 이마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어디에 가서 버스를 타면 되나요? 가끔씩 거리에서 어슬렁 대는 사람들에게 Porto Velho 에 가려고 한다고 하니, 버스정류장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 곳에 가니, 버스가 몇 대 있긴 했는데, 전부 포르트베유로 가는 버스는 아니다. 오늘 내로 가긴 글렀군 이라고 생각하고 이리저리 헤메고 있었다. 사람들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놀고 있는 것이 보이길래 그 곳으로 가 물어보니, 일단 표를 끊고 기다리란다. 기다리다 보니, 승합차가 왔다. 아 저걸 타고 가는 구나. 역시, 브라질. 볼리비아보다 잘 사니까, 자동차도 좋네. 후훗,

  40헤알을 지불하고, 1시가 좀 넘어서 출발한다는 벤 주위를 서성이며, 허기를 달랬다. 아 여기도 핫바를 파는구나?! 핫바 하나를 집어 얼마인지 물으니 3헤알. 아, 정말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슷하구나. 그립다, 페루. 볼리비아. 가난한 여행자는 서러워.



덧.
아 난 정말, 카메라 셔터누르는 걸 귀찮아 하나보다. ㅋㅋㅋ 구아야라메린에 내려서 국경을 건너고, 승합차에 탈 때 까지 사진 한 컷도 찍지 않았다니! 반성중 ㅠ_ㅠ




- 내 앞자리에서 나를 신기한 듯 바라보던 꼬마. 승합차에는 나를 포함 총 다섯명이 탔다. 가족같은 분위기? ㅋㅋ
이 꼬마의 엄마가 나에게 간식거리도 나눠주었다(바나나랑 비스킷)



- 나를 내려다 보는 꼬마



- 브라질 아마존.



- 웰컴투 브라질!




- 재탕. 볼리비아 구아야라메린 도착!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