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브라질, 아마존 - 아마존의 과외 선생님들 - (Brazil, Amazon)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2. 16.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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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 전 걱정 하는 것 중 하나가 의사소통에 관련된 것이다. "나 영어 못하는데 어떡하지?" 혹은 "남미는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만 써야 한다며? 스페인어 공부해야해?" 혹은 "중동에서는 아랍어만 써야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혹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도 있다[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위해서 일본어 책을 두권, 세권씩 가지고 일본어 공부를 한 달 하고 떠나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떠난 후에 우리가 배우는 것은 언어 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여행을 하며 악기를 들고 다니기 위해 간단한 악기를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파티를 즐기기 위해 춤을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 음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여행 중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특히, 그 배우게 되는 것이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하던 것이었다면, 여행은 한층 더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다.  
 

2. 즐겁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의 용돈 벌이를 위해, 혹은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 과외를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부터 고등학교 2학년 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 학생들이 배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내가 아무리 가르쳐 줘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본다. 초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학원을 다닌 적 있으나, 그 마저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원은 다니지 않고 놀러 다니기 바빳다[그 시절은 PC방이 없던 시절이라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총싸움을 하거나 미니카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엇다. 중학교 때도 물론, 중3이 되기 전 까지 공부란 걸 몰랐고, 중3이 되어서야 내 스스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공부를 했다. 그렇게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뭔가를 해야만 난 그 무언가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서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 할 때도, 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도,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일본인들과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할 때도, 인도에서 잠베(djambe)를 배울 때도, 중동 여행을 위해 아랍어를 공부할 때도, 남미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공부할 때도, 모두가 내가 하고 싶어서 했고, 그 모든것은 고통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 즐거움이었다.


3. 포르투갈어 선생님 - 마르코(Marco)
 
  아마존 선착장에서의 4일. 그리고 아마존 강 위를 떠 가는 배 위에서의 4일. 선착장에서 만난 한 커플[파울리나(Paulina, 여, 칠레 출신)와 마르코(Marco, 남, 아르헨티나 출신)]. 배가 출항하기 전 나는 주로 그들과 함께 다녔다. 그 선착장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들 밖에 없었고, 영어가 잘 안 될때는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은 나의 말을 포르투갈어로 번역을 해 주었다. 물론, 브라질 사람들이 하는 말을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번역을 해주기도 했고[마르코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사실, 나도 가이드북 뒤에 붙어 있는 포르투갈어를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스페인어와 헷갈리기만 했다.[어차피 브라질을 빠져나가면 또 베네수엘라와 쿠바로 갈 건데 그 때도 스페인어만 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마르코와 파울리나 그리고 나는 선착장 앞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마르코가 말했다. Hey Jin, 너 포르투갈어 배워볼 생각 없어? 음, 혼자 공부중이긴 한데 어렵네. 여행하려면 배우는게 좋지.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응? 너가 그르쳐 준다고? 그럼 지금부터 나랑 파울리나가 스페인어랑 영어를 가지고 포르투갈어 가르쳐 줄게. 어때? 나야 좋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배워 보겠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나왔다.[의욕이 너무 앞선 탓]


4.                       
  포르투베유(Porto Velho) 여객선 선착장 근처의 한 식당에 세 명의 외국인이 있었다. 그들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로 영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파울리나는 대학에서 일본문학도 배운다고 하면서 약간의 일본어도 했다] 그리고 동양인 남자는 그들에게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표정을 봐서는 그리 탐탁치 않은 듯 보였다.
  기본적인 단어에서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 까지.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쉽지 않은 듯 보였다. 그의 표정에는 오히려 혼란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르코는 그에게 틈틈히 포르투갈어를 가르쳐 주려고 하였으나, 그는 어느덧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스페인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려 하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진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포르투갈어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르코에게 말했다. 포르투갈어는 포기해야 겠어.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오히려 더 부담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론니플래닛 스페니쉬 프라세북(Lonely planet Spanish prase book)만을 틈틈히 들여다 보며, 스페인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5. 배는 아마존의 물살을 갈랐고, 음악은 물살을 타고 강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숲으로 스며 들었다.

  배 위에서는 매일 밤마다 파티가 이어졌다. 다양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틴의 경쾌한 음악도 한 몫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술을 마시며 그들과 떠들고 놀았지만, 춤을 추지는 않았다.[라틴 댄스를 출 줄 몰랐으니까]

  마르코와 파울리나는 리듬에 맞추어 서로 파트너가 되어 라틴 댄스를 추었다. 그러던 차에 파울리나와 마르코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진, 춤 춰보지 않을래? 아, 난 라틴댄스를 출 줄 몰라. 그냥 구경만 할 게. 내가 가르쳐 줄 게. 같이 추자. 그렇게, 파울리나의 손을 잡고 무대로 나갔다.

  리듬에 맞춰, 오른 발을 앞으로 또 앞으로. 그리고 또 뒤로 또 뒤로. 내 발은 자꾸 꼬이기만 했고, 스텝을 맞추기가 어려웠다.[이래뵈도 리듬은 잘 타는 몸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스텝이 꼬였다가 풀렸다가, 파울리나의 리드로 어느 정도 리듬을 타고, 음악에 몸을 맡겨 스텝을 밟을 정도가 되었다.

  주변에 춤을 추던 사람들도 내 주위에서 조언을 해 주었다. 자세를 교정 해 주고, 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친절한 사람들] 그렇게 파울리나의 리드로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추어 라틴 댄스를 출 수 있게 되었다.

 
6.                       
  그는 춤추고 술마시고 노는걸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왠지 좀 소되되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클럽이나 콜롬비아의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음악과 다른, 그리고 그런 곳에서 추는 춤과는 좀 다른. 배 위에서는 라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라틴 댄스를 추고 있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파울리나의 도움으로 배 위에서 즐기는 파티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어설프기는 했지만, 라틴 댄스를 췄다. 파트너도 파울리나에서 다른 여인으로 바꾸어 가며, 음악에 몸을 맡기며, 라틴 스텝을 따라가려 했다. 그는 배 위에서, 라틴 댄스를 배웠다.

  그리고, 나중에 베네수엘라의 하우스 파티에 라틴댄스를 조금은 더 능숙하게 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7, 배 위의 사람들.

  많은 브라질 사람들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와서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커플은 신기한 악기를 가지고 다녔다.[탬버린 비슷한 것과 캐스터네츠 그리고 활 처럼 생겨서 하나의 현이 달린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둘러 앉아 나의 잠베도 쳐 보고, 그 악기들을 간단하게 연주해 보았다. 모두들 그렇게 악기와 음악 그리고 술을 통해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갔고, 우리의 목적지도 다가오고 있었다.



- 파울리나와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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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 댄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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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아마존의 중심, 마나우스(Manaus).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3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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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Amazon) 강 여객선 - 마나우스(Manaus) - 보아비스타(Boa Vista)



1. 그 도시에 대해서 안다는 것 - 그 곳의 역사(歷史)를 안다는 것-

  어떤 도시를 여행하기 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그 도시에서는 어디에 머무를까? 그 도시에서 유명한 건 뭘까? 그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그 도시의 특산물은? 그 도시의 유명한 식당은? 등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 그 도시의 역사를 안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어느 도시의 어떤 곳을 방문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 도시에 방문했다가는 정말 매력적일 수 있는 그 곳만의 매력을 놓쳐버리기 쉽다. 혹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이 그 곳의 역사와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말해 줄 때 우리는 그냥 스쳐지나갈 뻔한 그 곳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 곳은 하나의 공간에서 하나의 장소로 바뀐다.

  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그 도시의(혹은 그 곳의) 역사(歷史)이다. 그 곳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 곳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그 장소에 대해서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를 방문 했을 때 그 곳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그 곳은 새로운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역사'라고 해서 반드시 그리 진부한 것은 아니다. 그 곳에서 유명 연예인이 밥을 먹었던 것도 그 곳의 역사이고, 그 곳에서 영화 촬영을 했다는 것도 그 곳의 역사이다. 과거에 어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도 그 곳의 역사가 될 수 있고, 어떤 곳에 어떤 건물이 어떻게 세워졌고, 어떤 내력을 가졌는 가를 알아가는 것도 그 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사는 지금 '내'가 바로 그 '공간'에서 그 곳을 바라보며 나에게 특별한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역사'이다.



2.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의 실천.

  이집트를 여행하기 전,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전부터 이집트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자세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어떤 피라미드가 누구에 의해 세워졌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만들어 졌는지. 왜 이집트는 이슬람 종교이고,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도대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근원은 어디인지. 몇 권의 책을 통해서 역사에 대해서 알아갔다. 그리고 그 곳을 방문했을 때 그 곳은 나에게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단지 머리속에 있던 공간이 나에게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흐르는 여객선에 몸을 싣고, 몇 일 밤을 보낸 뒤, 마나우스(Manaus)에 도착했다. 아마존강 유역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큰 도시. 아마존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많은 배들이 여러 강줄기를 따라 그 곳에 도착했고, 또 출발했다. 그리고 그 도시는 M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촬영하기 위한 중심 도시가 되는 곳이기도 했다[물론 그 사실은 한참뒤에 알았지만]. 내가 아마존강의 습한 지역에 위치한 큰 도시에 도착했을 때는 아는 것이 없었고, 혼잡스럽기만 했다. 고요한 아마존강을 지나 도착한 문명의 세계. 그 곳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나에게 실천은 없었다.



3. 배는 선착장에 멈췄다.

  마나우스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 속을 뚫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수십척의 배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 그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아마존강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강'이 아니라 '바다'. 수평선이 보일 정도의 큰 강. 강이 어떻게 이렇게 클 수가 있지? 역시 아마존이다.

  여객선 천장을 두드리던 굵은 빗줄기는 어느덧 얇아 졌고,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배에 실려있던 짐들을 선착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양파 수백 포대.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야채들. 아마존의 숲 속에서 재배된 다양한 채소들이 선착장으로 옮겨졌다. 나는 그것들이 다 사라질때 까지 해먹위에서 그저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가 완전히 그치기를 바라고 있었다.



4. 비가 그치고 발걸음을 옮겼다.

  콜롬비아에서 온 친구와 나만이 배 위에 남았다. 그는 내일 다른 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콜롬비아 국경으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서 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메데진(Medecin)으로 갈 거라고. 나는 그에게 내 짐을 좀 봐달라고 하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 갔다. 시내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물으니, 시외버스 터미널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아직은 미숙한 포르투갈어를 더듬거리며, 여러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다.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어디로 가면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는지. 역시, 흔히 볼 수 없는 외국인에게 친절한 사람들. 하지만 경계는 금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지고 있는 마나우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월드컵 경기장 공사현장을 바라 보았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 주던 한 브라질 사람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마나우스에서 열릴 거라고.



5. 도시를 배회하다.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보아비스타(Boa Vista)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저녁 7시 야간 버스가 있다. 야간 버스로 약 12시간 거리. 가격은 150헤알. 역시 브라질은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버스 요금도 2헤알. 한국돈으로 약 1200원.

  다시 시내로 돌아와, 베네수엘라 영사관을 찾아 다녔다.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니, 아마존의 중심 도시 답게, 시장은 사람들로 붐볐고,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 혼잡했다. 대도시 답게 높은 건물들이 보였고, 그런 건물들 사이로 지은지 100년이 넘는다는 마나우스 오페라 하우스도 보였다[그게 오페라 하우스 인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알았다.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서]

  추적추적 빗줄기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베네수엘라 영사관에 들렀고, 관광안내소에도 들렀다. 친절했던 관광안내소의 직원. 친절히 나에게 이것 저것을 일러 주었지만, 나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 밤 그 도시를 떠나야 했기에.

  그저 비오는 거리의 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동물 처럼.



6. 나에게 있어 마나우스의 의미.

  마나우스는 하나의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아마존의 여객선을 타고 종착지로 도착한 공간. 그리고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국경으로 가기 위해 들리는 중간 기착지. 그리고, 아마존에서 가장 큰 대도시. 대도시에 큰 흥미는 없었다. 그리고 그 때 까지 알지 못했다. 그 도시가 아마존이 수난을 겪기 시작할 때부터 커온 도시라는 것을.



7. 새롭게 다가온 마나우스에 대한 나의 회상.

  마나우스의 거리를 그냥 걸었을 땐 많은 의미를 알지 못했다. 도시 곳곳에 거대한 건물들이 그저 신기했을 뿐이고, 꽤나 오래 됐을 법한 건물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그저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새롭게 의미가 다가왔다. 한 밤중 보트를 타고 아마존의 강을 가로지르다가 사고가 난 다큐멘터리 제작진. 그 곳은 내가 머물렀던 바다같던 마나우스의 선착장 주변이었다.  내가 신기하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던 거대한 돔을 가진 건물. 그 곳은 유럽인들이 아마존을 파헤치기 위해 아마존으로 몰려 들고, 마나우스에 도시를 세우면서 만든 오페라 하우스였다. 아마존을 파헤치고 쌓은 부를 그 곳에서 과시했겠지.
  침략자 유럽인들에 의해 시작된 아마존의 파괴. 그리고 파괴와 함께 발전하게 된 마나우스. 그런 역사를 가진 도시. 그리고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아마존에서 가장 큰 도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많은 물건들이 몰려드는 마나우스.

  내가 그 곳에 머물 때는 하나의 '공간'이었지만, 지금 그 곳을 생각하면 그 곳은 나에게 하나의 '장소'가 되어있다.




- 마나우스 선착장.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빗줄기는 사진 속에서 보이지 않는다.


- 비가 그친 후.


- 부두에서 나왔을 때 보이던 공원


- 오페라 하우스




-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던 선착장.




- 여객선 터미널 근처의 풍경.


- 버스를 나고 가다가 찍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


- 시외버스 터미널


-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


- 보아비스타로 가는 버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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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아마존의 흐름에 몸을 맡겨. - 브라질 아마존(Amazon)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28.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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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o Velho(포르토베유) - 아마존(Amazon) 여객선 - Manaus(마나우스)



1. 누군가와 쉽게 어울릴 수 있다는 것.

  어딘가 낯선 곳에 혼자 가게 되면, 누구나 고독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그것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그리고, 그 고독을 탈출하여 다른 사람과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누군가와 쉽게 어울리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누군가(흔히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의 주위를 배회하게 된다. 흔히들 말할 때, 전자를 사교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며 후자를 사교성이 떨어진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망설이게 되는 이유 중 하나.
누구와 여행을 같이 가지? 나 혼자서는 절대 떠날 수 없어. 혹은 나 혼자서는 절대 잘 해낼 수 없을 거야. 나 혼자 여행을 간다면 정말 외롭고 재미없게 여행을 하다가 돌아 올거야. 라는 생각을 하는 것.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행은 혼자 가야지! 그래야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으니까. 혼자 여행을 해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여행이 더 풍족해 질 수 있으니까. 여행은 혼자 가야 제맛이야. 라고.


  또 한가지 기억해야 할 것.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되면, 아무리 자신이 사람들과 잘 못어울리고, 낯을 많이 가리던 사람이었다 할 지라도, 그 사람은 여행을 떠나게 되는 순간, 지극히 사교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 다는 것. 그 말은, 그 사람은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그런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여행을 계기로 낯선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


2. 어디 사세요? 혹은, 어디까지 가세요?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될 때 말을 거는 사람은 의도 하지 않았지만, 질문을 받은 사람은 자연스럽게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 사람이 왜 나에게 말을 거는거지? 무슨 의도로? 이 인상이 험하게 생긴 남자가 말을 거는 의도가 뭐지?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 갈 수 있다.
  우연히 참석하게 된 모임. 불행히도 아는 사람이 없을 때, 혼자 외톨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말을 걸어온다. 안녕하세요. 참 어색하죠? 어디사세요? 그럴 때 당신의 반응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가?
  
  나는 기차를 타고 자주 다니는 편이다. 대구와 서울을 일주일에 한두번씩 왔다갔다 하다 보면, 내 옆자리에 다양한 사람들이 앉게 된다. 기차를 탈 때 주로 책을 보지만, 가끔씩 책이 머리에 안 들어오는 날도 있고, 눈이 아픈 날도 있다.[항상 책을 보는 건 너무 지루하니까] 그럴 때 가끔씩 옆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건다. "어디까지 가세요?" "아, 네. 저도 거기 까지 가는데 혹은, 저는 XX까지 가는데"라고 대답한다.

  그럴 때, 나타나는 반응 두 가지. 심하게 경계 혹은 조금만 경계.[결론은 항상 경계한다는 것이다] 물론 말을 걸 때 악의는 없다. 그냥 서로 같은 공간에서 몸을 서로 맡닿은 채 한두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마음으로 이동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상대방의 반응은 그리 탐탁치 않다.[대화가 조금 진행 되고 나면 상황은 달라지지만]   

 

3. 여객선은 아마존의 어둠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여객선의 3층, 외국인 여행객들과 약간의 브라질 사람들이 위치한 곳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다. 그곳의 분위기는 "파티"분위기 였다.
  배가 출항하기 전, 수퍼마켓에서 사온 맥주를 마시며 모두들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남자들은 대부분 웃통을 벗고 있었고[브라질 사람들은 웃통을 벗고 다니는 걸 좋아했다] 나 또한 웃통을 벗고 맥주를 마셔댔다. 음악 소리는 아마존강에 살며시 스며들었다. 별 빛 아래 아마존 강에는 음악 소리와 여객선의 엔진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강변의 불빛이 점점 작아졌고, 이윽고 완전히 사라졌을 때도, 누군가는 강바람을 쐬며 맥주를 마셨고, 누군가는 음악에 맞춰 춤을 쳤으며, 누군가는 해먹위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첫날부터 너무 흥분한게 아닌가 싶었다. 첫째날이라서 모두들 흥분한건가?[하지만 배 위에서의 5일 내내 모두들 흥분의 도가니였다]


4. 변덕스러운 아마존의 날씨.

  자정 즈음 음악 소리는 잦아들었고, 모두들 잠이 들었다. 배는 아마존의 물살에 몸을 맡겨 유유히 흘러갔고, 모든 것은 고요했다. 하지만 불청객도 있는 법. 가끔씩 바람이 휘몰아치고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두세시간씩 몰아친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속으로 잦아 들었다.

  하루에도 수 차례,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 오더니, 소나기를 퍼붓다가 갑자기 또 맑아지는 하늘. 밤 이면 밤마다 아마존의 하늘은 빗물을 퍼부어 댔다. 심한 바람과 함께, 3층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날려 버릴 듯이 세찬 바람이 불어오기도 했고, 강한 빗줄기가 사람들이 해먹을 치고 누워 있는 곳 까지 들어오기도 했다.

  몇 번 씩이나 새벽에 잠을 자다가, 세찬 바람에 놀라 잠을 깨기도 했다. 아마존의 밤은 때로는 무서울 지경이었다. 고요히 흐르는 아마존은 아무 말 없는 듯 했지만, 가끔씩 그 고요 속을 가로지르는 여객선을 향해 심술을 부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객선은 꿋꿋이 어둠에 쌓인 아마존의 물살을 가로질렀다.


5. 파티파티파티. Everyday, everytime party!

  저 멀리 아마존 강 너머로 해가 스믈스믈 넘어 갈 때면,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배 위의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라틴댄스를 추는 사람들. 그 음악에 맞춰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 술을 마시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
  그렇게 밤 늦게 까지, 배 위의 매점이 문을 닫을 때 까지, 사람들은 몸을 흔들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게임을 하기도 한다.
  잠시, 밤이 깊었을 때 멈추었던 파티는 해가 밝으면 또 다시 시작된다. 스피커에서는 항상 음악이 흘러 나온다. 그 음악 소리가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엔진소리 보다 듣기 좋다. 그리고 사람들은 난간에 허리를 기대고, 맥주를 손에 들고, 대화를 나눈다. 카드 게임을 하기도 하고. 해가 넘어 가기 전 까지는 그래도 좀 점잖게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모두가 잠드는 새벽 혹은 아마존강이 배를 향해 비를 뿌려댈 때를 제외하곤 배 위에는 항상 파티가 있다.


6. We are the One.

  배 위에 있는 수 백명의 사람 중, 동양은은 나 혼자였다. 그래서 일까? 나는 브라질 꼬마들의 눈길을 자주 받았다. 물론 나 또한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해서 자주 어울렸다[피곤할 때는 그냥 해먹에 몇 시간이고 누워 있기도 했지만]. 될 수 있는 한 이런 특별한 휴가를 만끽 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온 사람, 콜롬비아에서 온 사람, 아르헨티나에서 온사람, 칠레에서 온사람, 브라질 사람, 포르투갈 사람, 스페인 사람, 프랑스 사람, 이탈리아 사람, 페루 사람 등. 우리는 뱅 둘러 않아 지금은 기억도 안나는 이야기를 나누며 웃어댓다. 누군가는 나에게 라틴댄스를 가르쳐 줬고, 나의 파트너가 되어 주었다.[스텝이 계속 꼬였지만 나를 잘 이끌어 주었다]
  몇 몇 사람들은 내 해먹 주변에서 나의 노트북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화를 보기도 했다.[미국 영화였는데 화면만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마지막 날 밤을 배 위에서, 하나가 되어서 보냈다.
 
  그 곳엔 인종도, 국가도, 언어도 장벽이 되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그 배위에서 4일간을 있었고, 지금 이 순간 배위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그리고 모두가 즐겁게 그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매점의 모든 술이 다 떨어질 때 까지  너나 할 것 없이 술을 사서 돌렸고, 그 술을 기분 좋을 만큼 마셨다.

  그 곳엔 하나의 인종만이 존재 했다. 바로. 여.행.하.는.사람. Traveler. 라는 인종.







- 출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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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의 작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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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로운 오후





- 수염기른 스페인 아저시 ㅋㅋㅋ 터프하다





- 아마존 너머로 지는 태양




-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 ㅋ 내얼굴이 안나와서 ㅋㅋ



- 색감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사진 ㅋ


- 브라질!



- 침실 ㅋ 해먹


- 담소





- 좋아하는 사진 ㅋ 각양각색의 표정들


- 댄스타임 라틴댄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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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평화로운 아마존(Amazon)- 브라질 포르투베유(Porto Velho) (2)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2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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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야라메린(Guayaramerin) - 포르투베유Porto Velho - 마나우스Manaus

1.  여행과 시간, 여유로움과 촉박함.

  우리들을 일상을 살면서 휴가 때 어디론가 떠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곤 한다. 우리나라의 수 많은 직장인들은 일년 동안 연차와 휴가를 모아서 해외로 떠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다른 나라의 보통 직장인들과 비교 할 때 얼마나 불행한 현실인가. 그들은 휴가가 한 달 내지는 두 달 인데] 짧은 휴가는 빡빡한 일정으로 가득차고, 보고 싶은 것은 수 없이 많지만 그 모든 것을 구경하고 여유를 즐기기에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이들은 수 없이 고뇌에 빠지고, 어디를 가고 어디를 가지 말지를 결정하고 계획을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여유로운 여행 계획[자기 자신이 생각 할 때는] 마저도 실제로는 너무나 빠듯한 일정으로 바뀐다.[여행에는 항상 변수라는 것이 있으므로] 그리고 자칫 잘못하면 그 여행이 망쳐질 수도 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여행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 하는 것.[그런 자유로움은 여유에서 나온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다른 이유 하나. 일상 생활속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여행에서 느끼는 만족감으로 날려 버릴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갈 것이라는 기대감은 일상 생활의 고통을 어느정도 감소 시켜 준다.

  하지만, 너무나 빡빡한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은 여행을 제대로 마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 그리고 여기서 좀 더 머물고 싶지만 다른 곳으로 가야 한다는 아쉬움, 그리고 너무나도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그런 상황 속에서 생기는 피곤함. 그런 것들은 여행을 망치는 주요 요인이 된다.[물론 자기 자신은 비싼 돈 들여 여행을 왔기에, 그런 것들은 다 감내 하면서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고 믿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은 것은, 어느 특정 장소에 갔었다는 사진(혹은 단체사진, 개인사진)이다. [마지막에 남겨진 이 사진의 효과는 대단하다. 힘들고 지치고 기분 나빳던 여행일지라도 나중에 사진을 보면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만이 되살아 난다. 그리고는 만족감에 빠진다]

  여행에서 간과해야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여유로움을 잃지 않는 것이다.



2. 한국, 서울에서의 생활.

  한국에서의 생활은 너무나도 빠르게 돌아간다. 정확히 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쓰려고 한다. 가끔씩 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깜짝 놀라기도 한다.

  지하철을 갈아 탈 때, 가장 빠른 환승칸으로 지하철을 타고, 갈아타는 통로로 재빠르게 걸어가[빠른 걸음] 다른 노선 플랫폼에 들어섰을 때, 내가 타야하는 열차가 도착하고 스크린도어가 막 열릴 때 속으로 다행이다 라고 되뇌이게 된다. 물론, 빠른 걸음으로 걸어왔지만 스크린도어가 닫히고 열차가 이미 출발 하고 있다면, 속으로 탄성을 지르며 아쉬워 할 것이다. 그리고 시계를 확인하고, 다음 열차가 어디에 있는지, 천장에 달린 모니터를 향해 시선을 옮길 것이다.

  버스를 타면, 좀 더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기를 바랄 것이고, 빨간 신호등이 저 앞에 있다면 내가 지나 갈 때는 파란색으로 바뀌기를 희망한다. 지하철을 타러 갔을 때, 바로 지하철이 와 주길 바라고, 횡단보도를 향해 걸어갈 때는 내가 도착하면 파란불로 바뀌기를 바란다. 무엇이 우리를(나를) 멈추어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생각할 여유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가도록 하는 것일까?




3. 4박 5일, 선착장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여객선은 아마존강 위의 암흑 속으로 사라졌고 나는 해먹위에서 그날 밤 잠이 들었다. 해먹에서의 첫 날 밤은 편안했다.[버스에서 3일을 보냈으니 꿀 맛 같은 잠을 잘 수 밖에]
 
  잠에서 깨어난 다음 날 아침 돌고래를 보라는 말을 듣고, 선착장 바깥 쪽으로 시선을 옮겼지만 돌고래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잠시 후 검은 돌고래 두어마리가 머리를 내밀었다. 와, 정말 아마존강에는 돌고래가 있구나! 옆에 있던 여자애는 자기는 핑크 돌고래를 봐서 기분이 좋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 댓다. 영어로 대화를 할 수있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줄이야.

  커플이 있었다. 칠레 출신의 여자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남자. 둘 다 아르헨티나의 대학에 다닌다. 여자가 3살 연상. 그들은 영어를 꽤 잘했다. 여자는 학교를 다니며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남자는 포르투갈어와 영어를 모두 다 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가 주로 나의 통역 역할을 했다. 포르투갈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는.

  선착장의 내가 있던 쪽에 해먹을 치고 지내는 여섯 명의 사람 중 여행을 하기 위해 온 사람은 커플과 나 하나였고, 나머지 노인과 중년의 남자는 선착장에서 사는 것 같았다.[그냥 느낌이]



4. 시에스타.

  선착장에 있던 사람들과 돈을 모아 마트에서 재료를 사서, 음식을 해 먹기도 했다.[물론 음식을 사고 만드는 건 거기에 머물고 있던 노인이 했다] 나는 돈을 내고 그냥 먹기만 했다. 그리고 해먹에 누워 책을 보기도 하고, 그냥 멍 하니 아마존을 바라보기도 했다. 소나기가 내리다가 해가 떴고, 또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다. 그리고 난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양이 내리쬐었다.

  점심을 먹고, 거리로 나섰을 때 많은 상점은 문이 닫혀 있었고, 거리는 이글거리는 태양의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시에스타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도, 상점도 모두 문이 닫혀 있었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태양이 내리쬐는 황량한 거리를 혼자 돌아다니다가 나의 보금자리로 돌아와서 그냥 아마존강을 바라보았다.

  시에스타의 아마존은 고요했다. 바다 같이 넓은 강[상류에 속하는 곳이었지만]은 조용히 흘러갔다. 소리 없이 흘러갔다.



5. 포르토베유(Porto Velho)

  5일 간, 선착장에만 앉아 있을 수 없었다. 나는 도시 탐험을 생각하고, 시내 중심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나기가 내린 뒤의 거리는 조용했다. 어디선가 물에 젖은 풀 냄새가 났고, 흙 냄새가 물씬 풍겼다.[언제 부턴가 보슬비 내리는 날에 풍기는 흙 냄새가 좋았다] 사람들은 나를 처다보았다. 나도 그들을 처다보았다. 공원 같은 곳을 지나, 골목 골목을 돌아다녔다. 그저 별볼일 없는 도시였다. 이 도시를 누가 방문할까? 나같이 배를 타러 오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거쳐 가는 도시,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어느 날 밤이 깊어 가던 때, 시내 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한 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브라질에서 총기 사망으로 죽는 사람중에 절반 이상이 경찰이 촌 쏭에 맞아 죽는다고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 잠시 후, 경찰차 소리가 울리는가  싶더니, 어둠 저 편으로 사라졌다. 밤이 깊어 질 때는 선착장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어느 날은 커플들이 나랑 시장에 가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시장? 좋지. 라며 나는 따라 나섰고, 그 곳에는 과일 시장이 열리려고 하고 있었다. 내일 열리는 시장을 위해 과일 장사꾼들은 미리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호두같이 껍데기를 깨서 먹는 견과류를 한 봉지 사고, 바나나와 오렌지를 샀다. 오렌지 한 망에 30개 정도 들어있는데 10헤알도 하지 않았다. 와우, 나는 밥 대신 과일만 먹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6. 진정한 휴가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 걱정이 없었다.[걱정을 해도 해결 될 일도 아니었다]. 포르투베유에 도착 하기 전 여객선 시간에 맞추기 위해 조마조마 하던 마음. 여객선을 놓치고 나서는 그냥 여기서 다음 배가 올 때 까지 기다리자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4박 5일 간. 선착장 해먹에서 즐기는 여유. 물론, 배를 타지 않고 그 다음 목적지인 마나우스(Manaus)로 가려면 버스를 타고 하루면 가지만, 나는 배를 타러 왔고, 배 위에서의 4박 5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존 강 위에서 보내는 4박5일! 그것을 위해서 나는 여유를 즐겼다.

  그저, 해먹위에 누워서 흔들거리며 책을 읽고. 지루하면 아마존 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고. 비내리는 아마존을 보고, 태양이 내리쬐는 아마존을 보고, 노을지는 아마존을 보고, 거리로 나가서 빵이며, 콜라며, 맥주를 사 들고와서 해먹위에서 그것들을 먹으며 그냥 여유를 즐겼다.

  과연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이런 여유를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그저 지금 내 앞에 놓인 여유를 즐겼다.



7. 4박 5일간의 포르트베유는 기억속으로.

 3일을 지나 4일 째 되는 날, 마나우스에서 출발한 배가 선착장에 접안을 했다. 아, 내가 타고 갈 배가 저 배구나. 선착장에서 배 위로 모든 짐을 옮겼고, 배의 3층에 해먹을 쳤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 온 3명의 친구들이 합류했고, 프랑스에서 두명의 여행자,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온 여행자, 이탈리아에서 온 여행자, 콜롬비아에서 온 여행자가 3층 갑판에 자리를 잡았다.
 
  포르투베유에서의 마지막 날 밤. 모두들 환호성을 질렀고, 음악은 배 위를 떠나 아마존강의 어둠속으로 스며들었다. 하늘에는 초승달이 떠 있었고,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아마존의 품 속으로 들어갔다.




- 출항 하기 전 날 해가 저물 무렵


- 출항 기념 샷



- 입항하는 배. 완전 구린 배로 보였지만 뭐..나름 괜찮았다.


- 폐쇄된 기차역


- 조용한 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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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주변의 거리


- 아마존의 노을


- 출발 전 도착한 애들


- 커플


-


-



- 매일 매일 노을이 새롭다. 하루 하루가 다른 아마존.


- 라면 끓여 먹을 때 신라면 스프 넣어줬더니 너무 좋아한다.


- 쿵푸 대결


-


- 출항. 배웅나온 사람들



- 출항 할 때, 파티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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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브라질, 노을빛의 아마존 - 포르투베유(Porto Velho) (1)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1. 1. 1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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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날씨와 여행.
  날씨에 관한 관심은 여행을 하는 사람이나, 나들이를 가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관심거리가 된다. 그것과 관련해서 한국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한 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날씨에 관한 한국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 하면서도 한편으론 참 씁쓸한 한국의 기상예보 현실을 말해준다."기상청 사람들 소풍가는 날 비왔대"
 
  여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날씨는 아주 중요하다. 여행을 가기 전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 본 관광지의 풍경은 화창한 날씨 속에서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다.[그 사진들은 수 십장의 사진들 중에서 선택된 것이기에 환상적으로 잘 나왔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 갔는데,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온다면 당연히 그 곳에 오기전에 보았던 모습(인터넷이나 책 속)과 비교 될 것이고 실망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면 제대로 돌아다닐 수 조차 없기에 이번 여행은 망했어 라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온도도 적당하고, 태양이 내리쬐고 하늘에는 뭉개구름이 떠다니는 날씨가 계속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그런 기후를 우리는 만날 수 있지만, 그런 기후를 못 만날 가능성도 많다. 우리가 어디를 언제 여행하느냐에 따라서 날씨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그 여행지의 모습도 새롭게 다가온다.


2. 가끔 이런 날이 있다.
  우리나라의 봄/가을 날씨는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봄에는 화창하면서도 포근하고, 가을에는 약간 서늘한 듯 하면서도 산뜻하다. 하지만 여름은 어떤가? 특히 장마철의 경우, 찌는 듯한 더위(높은 습도로 인해)속에 거리를 거닐 다가 운이 나쁜 날은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어디선가 나타나 우산을 팔고 있는 사람들. 지하철 역 입구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우산. 어쩔 수 없이 우산을 산 사람들은 투덜 대면서 비 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10분 뒤 비는 그치고,  그들의 손에 들려 있던 우산은 집에 귀가 할 때 쯤에는 기억속에서 사라져 있다.[그 우산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예전에 이런 말을 들은 적 있다. 동남아에 있을 때, 그 곳엔 꼭 오후 1시만 되면 소나기가 내리더라.
매일 매일, 비슷한 시간에 내리는 소나기. 소나가기 참 친절하다는 생각을 해 봤다. 보통의 소나기들은 예고가 없다. 그러니 그 동네 말고 다른 지방을 여행 할 때는 시도 때도 없이 소나기를 주의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 한다. 열대 지방을 여행할 때는 소나기에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을.



3. 승합차는 아스팔트 위를 미끄러지듯 달렸다.
  보트를 타고 건너온, 브라질. 아마존 강 저 편은 볼리비아였고, 이 곳은 브라질이었다. 아마존 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여객선을 타기 위해 포르투베유로 갔다. 3일 밤낮 쉴새 없이 공중 부양을 해야 했던 볼리비아의 버스가 그리울 정도로 브라질의 아스팔트 도로는 부드러웠고, 천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어컨 바람은 어색하게 느껴졌다.

  도로위를 미끄러지듯 차는 달렸고, 나는 어쩌면 오늘 밤안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마나우스(Manaus)를 향해 떠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론니플래닛[Lonely Planet, 가이드북]에는 저녁 때 쯤 배가 출발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아마 저녁때라 함은 6시 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봤다. 중간에 로드하우스[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식사를 하고,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포르투베유에 도착했다. 아 역시 브라질, 볼리비아, 페루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한 곳이었다.


4. 여객선은 이제 막 경적을 울리고 있었다.
  택시를 잡아타고 선착장으로 갔다. 나도 모르게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택시 기사는 어느정도 알아 듣는 듯 했다.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며 도착한 선착장. 여객선 한대가 보였고 나는 직감적으로 저 배가 내가 타야 할 배라는 것을 알았다. 배를 타려고 표 끊는 사람에게  가서 아오라, 아오라, 오이[Ahora, Ahora, hoy]를 외쳤지만, 오늘은 안 된다고 했다. 배는 선착장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소리가 내 앞에서 떨어졌다.
 
  배는 저 어두운 아마존 강 위로 사라졌고, 주위는 다시 고요해 지고 있었다. 내 주위에는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로 보이는 몇 명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면서 배 표를 끊어 주었다. 180헤알.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 정도 되는 돈이다. 3박 4일 간 아마존강 위를 유유히 떠 가는 배 삯. 뭐, 숙식제공에 180헤알이면 비싸지도, 그렇다고 싸지도 않은 그냥 적당한 금액이었다. 

  표를 끊어 주면서 그들은 덧붙였다. 만약 너만 괜찮다면 선착장에서 자도 된다고. 그리고 누군가가 가서 해먹[hammock, 기둥 사이나 나무 그늘 같은 곳에 달아매어 침상으로 쓰는 그물]을 사 왔고, 나에게 건내 주었다. 그리고 해먹 값이라며 얼마의 돈을 요구했다. 정신도 없었고, 피곤했고, 뭔가 좀 찝찝했고,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덥석 돈을 주어 버렸다. 그리고는 서비스 차원에서 선착장에 해먹을 쳐 주겠다고 하면서, 선착장으로 날 데려갔다. 그 곳에는 이미 대여섯명이 해먹을 치고 누워있었는데, 그들 사이로 내 해먹을 설치해 주었다.[외국인(동양인)이라서 편의를 봐 주는 듯 했다]
 

5. 선착장에서의 5일.
  그 다음 배는 4박 5일 후에 있다. Manaus에서 포르투베유로 오는 배를 다시 타고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5일간 선착장에서 지내야 했다. 어두운 저녁, 작은 전구가 선착장을 밝히고 있었지만 그 작은 불빛은 누군가의 얼굴을 겨우 알아 볼 수 있을 정도의 빛이었다. 나는 선착장의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그 사이 누군가 내 배낭을 뒤져서 돈이나 귀중품을 훔쳐가지 않을까 조마조마 하면서] 해먹 위에 몸을 뉘였다.[해먹에 누워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주변위의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Jin. 코레아노. 포르투갈어를 못했기에, 스페인어로 말했지만, 다행히 그 곳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한 커플이 있었고, 그들은 영어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의 말을 번역해 주었고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아직 잠자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몇 일간 버스에서 공중부양을 하며 왔기에, 더이상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그들에게 먼저 자야겠다고 말한 후, 잠을 청했다.



6.  다음 날 아침, 누군가 외쳤다.
  진.찐!! 핑크돌핀!
응? 뭐라고..?..... 나는 눈을 떳고, 시계를 보니 12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아마존의 하늘은 맑았다.




- 내 앞 자리에서 나를 내려다 보는 꼬마.


- 낚시 하는 사람.


- 여기도 낚시.


- 선착장의 해먹들.


- 아마존의 저녁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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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볼리비아, 아마존의 눈물 (1)

-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0. 12. 3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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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paz(라파즈) - Guayaramerin(구아야라메린/ 볼리비아 국경도시) - Guayaramerin(브라질 국경도시) - Porto Velho(포르트베유)



1. 은근과 끈기.
  흔히들 문학 작품을 읽거나, 문학사에 대해서 배울 때 듣게 되는 말이 있다. 한국인의 전통적인 정서는 한(恨)과 더불어 은근과 끈기의 정신이 있다고들 말이다. 실제로 은근과 끈기가 잘 드러나는 작품은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필수 작품으로 다루어져 배우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생각해 보면, 요즘 시대는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고,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런 사회 속에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은 항상 무언가를 빨리 해야 할 것만 같고, 기차든 버스든 빨리 가길 원하고, 제 시간에 맞추어 다니길 바라고 산다. 혹시, 그것이 지켜지지 않거나 늦추어 지면 큰 일이라도 나듯이 말이다. 
 
  은근과 끈기와 조금은 다른 맥락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은근-히 무언가를 끈기 있게 하는, 그런 모습을 주변에서 많이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고 느껴진다. 그와 더불어, 여유를 가지고, 무언가를 하는 모습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2. 그 곳 까지 가는데 몇시간이 걸릴까? - 36시간에서 72시간 정도. 때에 따라서 다름!
  뭐 그런게 어딧어? 여기에 있습니다. 
론니플래닛 South America, Bolivia, Lapaz. 라파즈에서 구아야라메린까지 버스로 갈 경우 걸리는 시간. 아마존 습지대를 지나기 때문에 건기에는 땅이 말라 비교적 빨리 가지만, 우기에는 도로 사정상 72시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4일 정도는 예상하라!

 
3. 
  나는 우유니 사막을 가기 전, 비행기를 타고 Guayaramerin까지 가려고 했다. 비행기를 알아보니, 우리 나라 돈으로 약 12만원. 1시간 반. 일주일에 두편. 예매를 할까 하다가, 혹시 변수가 생길지도 모르니, 우유니에 갔다와서 구매를 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우유니에 다녀왔다. 그리고, 항공사 사무실에 들렀다. 

 ¿Tiene Boleto de Guayaramerin? (띠에네 볼레토 데 구아야라메린?) 그러자 그녀는 나에게 모니터를 보여주었다. 노씻. 다음주에나 좌석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럴 수가. 나는 어쩔 수 없이 버스터미널로 가서 Guayaramerin으로 간다고 하니, 버스 표를 살 수 있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 거기까지 콜렉티보를 타고 가니, 그 곳은 코로이코를 포함해 북쪽 아마존 지대로 가는 버스들이 출발하는 곳이었다.[데스로드를 또 다시 지나게 되다니!]

  내일 12시,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다.  얼마나 걸리죠? 3-4일 이면 도착할꺼야. 3일이면 3일이고 4일이면 4일이지, 3,4일은 뭐니.. 그래 지금은 우기니까. 더 빨리 도착할 거라고 믿자.


4. 버스는 만원이었다.
  버스 출발시간이 되었지만 버스는 출발 할 생각을 안했다. 버스 위에 짐을 가득 싣고 있었다. 버스가 쓰러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저 비가 그치기를 바랄 뿐이었다. 버스 위에 쓰러질 것만 같은 많은 짐을 싣고, 버스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버스 가격은 250 볼리비아노. 비행기에 비하면 4배 이상 싼 가격이었다. 그렇지만 시간은 50배나 많이 걸릴 것 같았다. 비행기는 1시간 반이면 가는데...

  코로이코로 가는 도로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멈추었다. 뭐지? 버스 기사가 버스를 한 쪽에 세우고, 바퀴 근처에서 연장을 들고 돌아다닌다. 아, 이래서 언제 가겠나? 한시간 쯤 뒤, 버스는 다시 출발했다. 낯익은 도로였다. 낯익은 풍경이었다. 낯익은 불안함 이었다. 데스로드. 그렇다, 버스는 데스로드 코스를 따라 가고 있었다. 물론, 새 도로가 생겨서 비포장 좁은 산길로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내 자리에서 바라본 창 밖은 절벽이었다. 

  어느새, 코로이코를 지났고, 날은 어두워 졌다. 버스는 비포장 산길로 접어 들었고, 풀벌레 소리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가끔씩 반대편에서 트럭이나 버스가 오면, 후진을 해서 길을 비켜주기도 했고, 그 때마다 난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은 버스의 위치 때문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그렇게 버스는 산길을 마구 달려갔다.



5. 비내리는 아마존.
  밤 12시경 한 번의 검문검색을 끝낸 뒤, 나는 잠이 들었다. 주위는 고요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버스의 엔진 소리만이 숲 속에 퍼지는 것 같았다. 눈을 감았다 떳다를 반복하다보니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었다. 새벽 4시 반 쯤, 나는 창 밖을 보았다. 빗줄기가 사방을 뒤덮고 있었다. 어느새 산길을 빠져 나왔고, 아마존 평원지대에 접어 들어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마존. 가끔씩 저 멀리 보이는 강줄기, 그 외엔 숲들. 그리고 시뻘겋게 뻗은 황톳빛 비포장 도로. 그것만이 내 눈에 들어왔다.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버스는 멈추었다. 뭐지? 나는 놀란 눈으로 주위의 반응을 살폈다. 버스의 헛바퀴 도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내 좌석 밑으로 느껴졌다. 설마 바퀴가 빠진거냐?

  비가 많이 내려서, 비포장 도로 곳곳이 웅덩이가 되어있었고, 진흙 범벅이었는데, 버스 바퀴가 빠져버린 것이었다. 버스 기사와 보조 기사. 그리고 몇 몇 사람들이 주위에서 바퀴를 빼내 보려고 안간힘을 썻지만 버스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길 몇 시간. 난 그냥 그러려니 했다. 제발, 4일 안에만 도착하자...36시간은 바라지도 않아. 72시간 안에만 도착하길 바랄 뿐이었다.

  몇 시간 뒤, 뒤에서 트럭이 한대 왔다. 우리의 구세주. 트럭이 뒤에서 버스를 밀었다. 그 덕분에 버스의 바퀴는 웅덩이어에서 빠져 나왔고, 다시 버스는 그 다음 목적지인 Rurrnabaque(루렌나바께)를 향해 갔다.[그 곳은 라파즈에서 비교적 가까운 아마존 지대로, 아마존 투어프로그램을 비롯해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이 있는 관광도시이다. 그래서 몇 몇 외국인 여행자들은 그 곳에서 내렸다]


6. 
  Rurrnabaque 에서 많은 승객들이 내렸다. 대부분의 외국인 여행자들이 내렸다.[나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그 곳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다시 버스에 올랐다. 현지인 몇 명이 다시 버스에 탔고, 버스는 다시 아마존의 붉은 흙길 위를 달렸다. 여전히 아마존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눈물은 더 굵어 졌고, 비 포장 도로는 물에 잠겨 있었다.






- 버스 위에 짐 싣는 중. 정말 별에 별 것 다 실었다



-  비내기리 시작한, 라 파즈



- 데스로드투어 할 때 봤던 노점상들. 다시 보니 반가웠다.


- 데스로드를 지나서, 저녁 먹을 마을에 도착!


- 빠져버린 바퀴











- 루렌나바께


- 비오는 루렌나바께 거리


- 비내리는 아마존


- 버스가 지나친 어느 작은 마을. 돼지들이 마을 곳곳에 돌아다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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