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인도, 스리나가르 - 최고급 투어, 갔더니 유배(流配)?! <2> -일주일간의 유배- (India, Srinagar)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1. 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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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최고급 투어. 갔더니 유배?! <1>. (http://dwis.tistory.com/593)에서 이어집니다.


1. 눈을 떴다.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눈을 떴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커튼을 흔들고 있었다. 햇살의 끝자락이 방 안에 살짝 들어와 있었다. 아, 피곤하다. 라고 느꼈다. 그리고, 어제 보았던 화장실에서의 장면이 머릿속에 떠 올랐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바퀴-들이 혹시나 아직도 내 주변을 점령하고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

  내가 바라본 그 곳엔 작은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작은 벌레들. 나는 일어나 앉아 침낭을 접고, 짐을 정리하였다. 그 때 집 주인이 나를 보더니 아침을 먹으러 오라고 했다. 오믈렛과 식빵과 우유가 준비되어 있었다. 식탁은 없었다. 주방[주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좁은 그 곳]의 바닥에 접시가 놓여 있었다. 할머니[어젯밤 나를 데리고 온 남자의 어머니였을 것이다]가 나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나는 그곳으로 다가가 앉았다. 포크와 나이프가 준비되어 있었고, 우유를 한모금 마셨다. 우유를 마시면서, 접시위에 놓인 오믈렛을 바라보았다. 오믈렛 위로 떨어지는 햇살들 사이로 약간의 김이 피어올랐다. 햇살을 한껏 받은 오믈렛은 그리 맛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청결하지 못한 음식처럼 보였다. 나는 생각했다. 일단 먹자.

  컵을 내려놓고, 오믈렛 위로 나이프를 가져갔다. 동시에 그 옆에서 더듬이를 쳐들고 나를 바라보고 있는 무언가를 보았다.
설마.
  설마. 아니겠지. 시력이 나쁜 나는 눈을 찡그렸다[조금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그 곳엔, 나를 바라보는 녀석 몇몇이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의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누가 앉아서 뭘 먹고 있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햇살을 받으며 주변을 거니는 녀석들도 보였다. 나는, 할머니를 바라보았다.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많이 먹어. 필요한거 있으면 또 말하고. 

  물아일체(物我一體)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 여기는 인도니까. 그래도, 바퀴들이 오믈렛 위를 기어다니지는 않았으니까. 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어젯밤에 바퀴들과 함께 잤으니까.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여기는 인도니까.라고, 합리화 시키면서. 식사를 끝냈다.

  빨리, 그 곳을 떠나서, 휴양지로 가고 싶었다. 좀 쉬고 싶었다.



2. 유배지로 이동.하다.

  그는 모든 것에 관대해져 있었다. 뉴델리 공항, 국내선 청사를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는 얼마 후, 스리나가르 공항에서 멈추었다. 그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마중나와 있었다. 그는 그들 중 한 명과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눈 후, 하우스보트(House boat)로 향했다.

  스리나가르의 하늘은 음산했다. 델리의 따뜻했던 바람과 달리, 약간은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기운이었다. 강철빛 하늘과 간혹 부는 바람은 도시의 적마감을 더했다. 그가 타고 있는 도요타 지프는 차가웠다. 그는 도요타 지프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피로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운전을 하던 남자가 농담을 던지며 웃었지만 그는 웃지 않았다. 어디로 가는 걸까? 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휴양지라니까, 홈스테이보단 좋겠지.라고 중얼거렸다.

  지프는 강철빛 하늘 아래로, 스산한 바람속을 헤치고 나갔다. 암울한 분위기의 도시를 지나쳐갔다. 그리고 호숫가에 도착을 했다. 그 곳엔 작은 배들이 정박되어 있었다. 뱃사공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주변을 바라보았다. 여기인가? 남자가 말했다. 저기, 물 위에 떠 있는 집들이 니가 머물 곳이야.

  뱃사공 하나가 그의 가방을 들고 배에 실었다. 그도 곧 배에 실렸다. 그와 운전을 하던 남자와 뱃사공. 세 명은 고요한 호수의 표면을 진동시키며 앞으로 나아갔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집들을 향해서 나아갔다. 그 집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네덜란드의 운하 위에 떠 있던 집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생각했다. 내가 머물 곳이 저 곳 인가?

  수 많은, 하우스 보트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한 곳으로 안내되었다. 그는 방을 안내 받았다. 바닥은 삐걱댔다. 시간을 거슬러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삐걱대는 바닥. 나무로 된 벽. 방 바닥에 깔려 있는 양탄자. 그리고 중간에 위치한 장작 난로. 실내는 음침했다. 약간 습한 것 같다고 느꼈다. 그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그는 말했다. 여기가 내가 일주일간 머물 방인가?.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대답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일주일 내내 여기서 머물거라는 것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확신이 없었다.


3. 잠을 잤다.

  달 호수(Dal lake)위에 수 백 척의 보트들이 떠 있었다. 그 보트들은 모두 연결이 되어 하나의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보트의 안쪽으로 가 보니, 텃밭 같은 것도 있었고, 나무도 자라고 있었다. 내가 머무는 방에서 바라보이는 호수의 뒤편은 그냥 육지로 연결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먹고, 잠을 청했다. 히말라야 산자락의 밤은 쌀쌀했다. 델리의 밤이 그리웠다. 그리 덥지도 춥지도 않던 델리의 밤이었는데[비록 충격적이었지만] 스리나가르의 밤은  좀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드티와 후드집업을 꺼내 입었다. 다음 날 그 하우스보트에서 일을 하는 아이가 올 때 까지 나는 잠을 잤다. 아침을 먹으러 오라는 말을 방 바닥에 흘리고 그 아이는 사라졌고, 나는 그 말들을 주워 담고, 주인집 거실로 향했다.

  전통 가정식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나름대로 외국인의 취향에 맞추어서 나온 것 같았다.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자라는 차(茶)도 마음껏 마실 수 있었다. 맛과 향이 좋았다.

  하늘도 맑았다. 햇살이 호수의 표면위로 떨어졌고, 호수는 빛이 났다. 호수의 앞에 낮은 히말라야의 산자락이 보였고, 저 멀리 만년설이 보였다. 오후의 햇살은 따뜻했고, 나의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머리 위에는 매 한마리가 뱅뱅 돌고 있엇다. 숙소의 거실에는 여러 여행자들이 남기고 간 책들이 많이 있었다[주로 영어와 일본어로 된 책들]. 그 책들을 몇 권 집어 들었다. 내 가방에서도 책을 꺼냈다. 책을 들고, 깔개를 들고, 하우스보트의 양철 지붕위로 올라갔다. 양철 지붕은 떨어지는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서 뜨겁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 위에 깔개를 깔고, 두워서 책을 봤다. 저-기 건너편 하우스보트의 지붕에도 외국인 몇 명이 책을 보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나는 혼자였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보고, 글을 썼다. 
  여기는, 휴양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이 지나고, 삼일이 지났다. 주인집 남자의 행동이 조금 싸늘해졌다. 알바생과는 더 친해졌다[내 또래의 남자 아이였다. 하지만 영어를 할 줄 몰랐다]. 식사 메뉴가 처음과는 사뭇 달라지기 시작했다[조금씩 메뉴가 부실해졌다. 주는대로 받아먹는 타입이라 불평하지 않았지만 변화가 느껴졌다]. 밥을 먹고 난 뒤, 차(茶)를 더 달라고 하면, 표정이 좋지 않았다[더 주기는 했지만]. 나는 생각했다. 이건 분명히, 내가 다른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할거라고 확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일거야.


4. 호수를 떠나 마을을 돌아다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지냈다. 밤에는- 주황빛을 발하는 약한 백열전구를 켜고, 또 양초를 켰다. 방 안의 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피우며, 책을 읽었다. 낮에는- 양철 지붕 위에서 떨어지는 햇살을 몸에 적시며, 시간을 보냈다. 저 멀리 히말라야 산자락을 바라보며, 책을 읽었다. 여행 일정도 생각해 보았다. 여행 루트도 생각해 보았고, 인도에 대해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날도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주인 남자가 그를 사무실[정확하게는 사무실처럼 꾸며 놓은 작은 방]로 불렀다. 그러면서 히말라야 트레킹사진들을 보여 주었다. 그는 흥미로워 하는 척 했다[사실 트레킹에 흥미는 없었다. 그리고 이미 그는 그 주인 남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참여하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좀 더 여기서 쉬고 싶어요. 
  그는 생각했다. 만약 내가 저 트레킹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면, 나한테 불이익이 있을 거야. 최대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지.
  그는 마을에 한 번 나가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마을에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 나가야 했다. 그는 배를 어떻게 타고 나가야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주인 남자에게 물었다. 마을을 구경하고 싶어요. 남자는 말했다. 그곳은 위험해. 가지 않는 것이 좋을거야. 거기 가는 대신, 트레킹을 가보는건 어때? 가격이 얼마에요? 코스마다 가격이 좀 다르긴 한데 600달러 정도면 돼. 알았어요. 일단 나는 마을에 가 보고 싶어요. 마을로 보내주세요. 트레킹은 어쩌고? 생각해 볼게요.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긴 하네요. 잘 생각해봐. 마을은 위험하니,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위험한건 상관없으니 일단 마을로 나갈 수 있게 해 주세요.[그 하우스보트의 주인가족은 이슬람교도였는데, 육지 사람들은 대부분 힌두신자였다. 그래서 남자는 마을 사람들을 나쁘다고 했고, 홀리 축제기간에도 위험한 놀이를 한다면서 나에게는 그냥 보트에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했다]

  그는, 단 하루. 반나절 동안 마을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다시 보트로 돌아왔다. 마을을 둘러 볼 때도, 주인 남자의 동생과 동행을 했다. 그의 표정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족쇄를 차고 있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도, 그 하우스보트에서는 마음대로 어디론가 돌아다닐 수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주인 남자는 그가 투어에 참여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간파한 것 같았다.


5. 히말라야 트레킹에 가지 않을 거에요.

  주인 남자는 나를 또 사무실로 불렀다. 투어에 갈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앞으로 하우스보트에 머물 날이 3일 정도 남았는데, 2박 3일간 트레킹을 갔다와서 떠나면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말했다. 아니 왜 2박3일을 하우스보트에 머무는 날에 포함을 시켜요? 그건 별게 아니에요? 나는 일주일치 숙식비를 이미 다 지불했다고요. 

  주인 남자는 화제를 돌렸다. 히말라야 트레킹 투어 말고도, 스리나가르 시티 투어(Srinagar city tour)가 있다면서 다른 상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 투어에 흥미 있는 척 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더 이상 나의 이런 태도 때문에 손해를 보려 하지 않았다[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게 되면 내가 손해를 본 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나에게 묻기 시작했다. 갈거야, 말거야? 난 안갈건데요? 난 그냥 쉬고 싶어요.

  식사는 눈에 띄게 부실해졌다[하지만 부실해진 식사를 가지고 불평을 할 순 없었다]. 식사후에 나오던 디저트[쿠키와 차]도 나오지 않았다. 쿠키가 나오지 않는 건 아무래도 괜찮았지만, 차마저 나오지 않는건 좀 섭섭했다. 그래서 나는 차를 달라고 말했지만, 주인 아줌마에게서 들을 수 있던 말은 차가 다 떨어졌다는 이야기 뿐이었다[그들은 식사 후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런 걸 가지고 나는 치졸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비롯한 [그들의 사무실에서 제공하는]각종 투어에 참여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고 부터는 태도가 달라졌다. 모든 것은 내가 예상하던 대로였다.


6. 양철 지붕 위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협상은 결렬되었다. 하우스보트의 주인은 그가 트레킹을 할 마음도, 시티투어를 할 마음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은 그 남자에게 있어서 그는 더이상 상품가치가 없다는 것[돈벌이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우스보트의 주인은 그를 어떻게 해야 할 까 고민했다. 그는 앞으로 3일간 더 머물러야 했지만, 어떻게 해서든지 그를 보내고 다른 손님을 받고 싶었다[방이 두 개가 있었는데, 다른 방의 관광객은 이미 트레킹을 떠난 상태였다].  그래서 주인 남자는 그를 불러 말했다.

  이번 주말에 델리(Delhi)에서 아버지가 오시기로 했는데, 방이 모자라. 하루만 일찍 방을 비워줘야겠어. 내가 왜? 나는 이미 방값을 다 지불했는데, 그럴 이유가 없어[라고 말했지만 그도 슬슬 하우스보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서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다] . 나는 토요일 오후에 떠날 거야[토요일이 예정된 마지막 날이었다]. 
  주인 남자는 잠시 후, 사무실을 떠난 그를 다시 불렀다. 니가 만약 하루 일찍 떠나게 된다면, 스리나가르에서 점무(Jummu)로 가는 차표로 끊어 주겠어. 그것도 지프 티켓으로 말이야[점무는 카시미르주의 주도이면서 그 곳에 가야 인도의 여러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을 이용 할 수 있었다. 점무로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는데, 버스(Local bus)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불편한 교통수단이기에 사람들은 좀 더 비싼 가격에 3~4명이 합승해서 지프차를 타고 Jummu로 가기도 했다].  

  주인 남자는 그를 하루라도 일찍 보내기위해 여러가지 좋은 말들을 써가며, 설득을 했다. 그는 일단 생각을 해 보겠다는 말을 남겨놓고 다시 양철지붕 위로 올라갔다. 햇살은 여전히 양철 지붕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 그는, 하루 일찍.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히말라야의 산자락을 바라보면서 양철지붕 위에서 보내는 여유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충분히 쉬었고, 인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부를 했기에, 그는 슬슬 떠날 때도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주인 남자에게 말했다. 하루 일찍 떠날게요.

  그렇게, 스리나가르의 달 호수(Dal lake)위에서의 시간이 끝났다. 그 곳을 떠난다는 아쉬움 보다는, 이제 드디어 그 곳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다는 해방감이 그에게 먼저 찾아왔다. 양철지붕이 좋긴 했지만, 그 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그에게는 고통아닌 고통이었다. 

  그는, 인도 여행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점무(Jummu)로 향하는 지프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약 8시간. 히말라야의 깎아 지르는 듯한 협곡을 지난다.


-숙소 방 안의 테이블

 

- 아침의 호수

- 하우스보트와 보트 사이

- 여유로운 비행

- 마을

- 양철지붕

- 일상(보트에 식료품을 싣고 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 옆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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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양의 호수


- 저 멀리 히말라야 만년설

- 혼잡한 거리

- 혼잡한 거리

- 수상 택시 승강장

- 고요한 호수


- 점무(Jummu) 가는 길의 히말라야 산자락

- 절벽의 집들

- 갠지즈강의 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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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인도, 스리나가르 -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최고급 투어. 갔더니 유배(流配)?! <1> (India, Srinagar)

-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1. 11. 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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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결정이 항상 최선의 선택은 아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일반적으로 그 결정을 할 때는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상황과 관계되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된다[나 자신의 이익과 향후의 경과를 예상하면서]. 결정을 할 당시에 우리는 그 결정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한 결정이 항상 최선의 결과를 불러오지 않는다. 가끔씩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 한 가지를 선택한 후, 과연 내가 이 결정을 내리지 않고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이럴 경우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경우는 당신의 상상속에서 지금보다 내가 선택하고 나온 결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과 관련되어서 많이 언급되는 용어가 하나 있다. "기회비용"[機會費用, 하나의 재화를 선택했을 때, 그로 인해 포기한 다른 재화의 가치]. 우리의 선택에는 항상 기회비용이 수반된다. 그리고 어떤 판단을 내릴 때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판단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만은 아니다.

  가령, 당신이 지금까지 해 온 판단, 선택의 결과물들을 쭉 돌이켜 본다면 항상 최선의 가치를 위한 선택을 해온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리는 어떤 판단을 할 때, 자신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서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 아니다. 선택이라는 것은 그 순간의 결정이다. 따라서, 결정을 하는 그 순간의 컨디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서로간의 이해관계, 선택에 참여하는 개인과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변 사람의 영향 등 다양한 요소가 개입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항상 만족할 수도 없고, 만족하지 못한 선택을 했다는 깨달음을 나중에 알게 되거나, 결정을 한 직후에 '아차!'하는 깨달음으로 우리의 뒷통수를 때릴 때가 있다.[그리고 그 후회스러운 판단에 친한 친구의 영향이 개입되었다면 그 친구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선택을 하지만, 항상 그 선택의 결과가 만족스러울 수는 없다. 심지어,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자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만날 수 있다.


2. 신발을 샀다. 동해 바다에 놀러가지 않았다.

  친구와 함께 신발을 사기위해 돌아다닌 적이 있다[보통 옷이나 신발을 살 때 친구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 수 많은 매장을 돌아다니면서[20군데 이상은 들어가 본 것 같다] 여러 신발을 눈여겨 보았다. 여러 매장을 돌아다니며 신발을 보면서도 마음에 드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정리가 되었고, 그 손에 꼽히는 종류의 신발은 나의 친구가 봐도 꽤나 괜찮은 신발이라고 했다. 그리고 결국,  두 종류의 신발을 가지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두 종류의 신발의 차이는 색상의 차이. 그리고 하나는 리미티드(Limited)제품이었다. 우연히 발견하게 들어간 로드샵. 그리고 그 곳의 진열대에 위치한 신발은 정말 마음에 드는 것이었다[그 매장은 리미티드 제품만 판매하고 있었다]. 신발 두 켤레를 살 수 없는 노릇이었다[비록 색상이 달랐지만, 가격이 만만찮았다]. 마지막엔 마지막으로 발견한 그 신발이 마음에 들긴 했지만, 친구의 권유[어쩌면 압박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우리는 다른 매장에 있었고, 리미티드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다시 그 매장까지 되돌아가야 했기에]에 따라, 나는 고민하던 두 제품 중, 첫 번째로 마음에 들어하던 신발을 샀다. 물론 그 신발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쉬울 뿐이었다. 나는 이것 저것 비교해 보았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가격은 내가 산 것이 더 비쌌다]. 그 다음 날, 나는 그 신발을 사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지금도.

  어떤 여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절대 일을 빼먹으면 안되는 그런 일은 아니었다. [왠만하면 일을 하도록 권유 받았지만]내가 일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하는 그런 일이었다. 무더위가 한창 땅 위를 굴러더니던 그 여름. 어느 날 연락이 왔다. 8월 xx일에 동해 xx로 엠티 가는데 갈거지?. 나는 나중에 다시 연락을 주던가, 그 엠티 장소로 바로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땅위에는 그 전보다 더 많은 더위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핑계로[사실 그것은 핑계거리 조차 되지 않았다], 동해까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핑계로[서울에 있는 친구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동해 xx해수욕장으로 갔지만, 나는 대구에서 혼자 가야 했다], 동해 바다에 가지 않고, 땅 위를 굴러다니는 더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훗날, 이 때의 일을 생각하며. 많은 후회를 했다. 그 당시에는 그게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괜찮은 판단일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했지만, 그 일은 내 평생의 손에 꼽히는 후회 중 하나가 되었다.



3. 잠이 필요했다.

  인도(India)에 도착하기 전, 이틀간 밤새도록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놀았다. 나는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잠을 자면 된다는 생각에[약 8시간 동안의 비행이었기에] 잠 자는 시간을 아까워 하며, 그렇게 음주가무를 즐겼다. 비행기를 타는 날 아침, 강철빛 하늘은 시퍼렇게 나를 질리게 했다. 공항 내부의 안락한 분위기의 조명과 창 밖을 통해 내 눈으로 들어온 약간은 파랗게 변질된 강철빛 하늘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그 곳에서 나는 정신을 잃어버린 채, 좀비처럼 걷고 있었다. 내 머릿속은 .잠을 자야 한다.라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비행기가 뉴델리(New Delhi)로 가기 위해 땅위를 박차고 올랐을 때, 나는 이제 잠을 자야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비행기는 나에게 잠을 허락하지 않았다. 에어인디아(Air india)의 기내는 너무나도 좁았다[더 정확히 말하자만 이코노미 좌석과 좌석 사이의 간격]. 나는 다리를 오므렸지만, 나에게 느껴지는 불편함은 나에게 다가오던 잠을 가로막았다. 좌석 조차도 뒤로 눕혀지지 않았다. 나는 최악.그 이하를 생각할 수 없었다. 그렇게, 8시간을 잠이라는 녀석 대신, 불편함이라는 녀석과 함께 했다. 

  나는 극도로 예민해졌고, 만사가 귀찮았다. 나는 그저, '잠'만 잘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했다.



4. 어둠은 그를 무기력 속으로 밀어 넣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택시를 타기 위해 택시 승강장으로 갔다. 그의 정신은 어디갔는지 그 때까지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정신을 찾느라고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DSLR카메라가 땅을 향해 돌진했다. 철퍽. 소리를 내며, 카메라는 자신의 주둥이를 뉴델리 공항 택시 승강장 바닥에 들이 밀었다.

  그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환전소에서 만나 동행하기로 한 일본인 히로키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어, 렌즈 앞을 보았다. 앞의 유리가 세조각으로 갈라져있었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이건 뭐지? 이게 바로 인도에서의 첫 출발인가?

  히로키는 인도에 대해서 꽤나 준비를 많이 해온 편이었다. 그는 히로키의 안내에 따라 프리패이드택시를 타고, 파하르간지(Paharganj)를 향해 갔다. 히로키는 호텔을 예약 해 두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그와 동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들을 실은 택시는 밤의 델리를 신나게 달렸다. 거리는 어두웠다. 그는 인도의 공기를 폐 속으로 밀어 넣었다. 약간은 습한[한국의 날씨에 비유 하자면, 약간은 덥게 느껴지는 초여름 밤에 느낄 수 있는 느낌] 느낌이었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은 아니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곧 갈라진 카메라 렌즈의 앞 주둥이를 생각해냈다. 씁쓸함이 몰려왔다. 인도.라는 두 글자가 그의 입술 사이로 새어 나왔다.

  거리의 일부를 밝히고 있는 주황색 가로등은 너무 초라해 보였다. 어둠이 가로등을 감싸고 있었다. 가로등은 델리를 둘러싸고 있는 어둠에게 결코 이길 수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어둠은 너무나도 짙게 도시를 누르고 있었다. 택시 기사는 그들에게 내리라고 했다. 그 곳은 조그마한 여행사 앞이었다. 그는 왜 그가 거기에 내려야 하는지 몰랐다. 히로키도 몰랐다. 히로키는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지만, 택시기사는 지금 통행 금지 기간이라서 그 곳엔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지금은 홀리(Holi) 축제기간이라서 그 곳에 들어갈 수 없어!

  그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일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의 정신은 아직도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어서 빨리 가서 잠을 자고 싶다.는 생각만을 했다. 뭐가 어찌 됐든, 그저 잠을 자고 싶었다.



5. 여행사로 들어갔다.

  나는 택시기사의 안내에 따라 히로키와 함께 여행사로 들어갔다. 그 곳에 말했다. 숙소를 구하고 있다고. 히로키가 예약한 숙소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주소도 없었다. 우리는 일단 하룻밤을 어딘가에서 묵어야 했다. 나는 사실, 노숙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사실은 나중에 생각했을 때 그 때 노숙을 해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 인도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기에,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다.

  여행사의 직원은 지금은 홀리 축제기간이라서 델리 시내에 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리고 그 곳의 전화를 이용해 인도 시내의 호텔에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모든 호텔의 리셉션에서, 노 룸(No room)이라는 말 밖에 들을 수 없었다. 정말인가? 정말 방이 없을 걸까? 하룻밤에 100달러 짜리 방도 찾을 수 없었다. 여행사의 직원이 말한 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혼란스러웠다. 히로키는 오늘 밤만 지나고 자신이 예약한 호텔로 가면 되긴 했지만, 내가 문제였다. 오늘 밤 야간 열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에, 열차와 버스편을 알아봤다. 모두 다 매진이었다. 뭐지? 도대체 인도라는 나라는. 뭘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혼란스러웠다. 

 그 때, 여행사 직원이 말했다. 일주일 짜리 패키지 여행이 있는데, 일주일동안 숙식 제공도 받고, 경치 좋은데서 쉬다오는게 어때? 패키지여행? 나는 그 동안, 패키지 여행을 거의 가 본적이 없었기에, 의심부터 했다. 일단 이 녀석이 나한테 사기를 치려는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부터 하며, 싫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그 동안 그 패키지 여행을 갔던 외국인 명단을 보여주었다. 나를 안심시키기 위한 수작이었다. 그 때 나는 이미, 제대로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수면 부족과 인도의 습한 날씨, 그리고 델리 시내에서는 방을 구할 수 없다는 상황 때문에 점점 더 패닉이 되어가고 있었다.



6. 이런게 바로 Culture Shock.

  그는 여행사 직원의 말에 혹-했다. 여행사 직원은 그에게 말했다. 만약 이 투어에 참여하게 된다면, 오늘 밤은 홈스테이를 하고 내일 오후에 스리나가르[Srinagar, 인도 북부 카시미르주 히말라야 산자락의 도시]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 가서, 그 곳 하우스 보트(House boat)[스리나가르에는 Dal Lake(달 호수)가 있는데, 그 호수 위의 보트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보트들을 가리켜 '하우스 보트'라고 한다]에서 일주일을 보내다가 오면 되는 거야!

  잠, 잠을 잘 수 있어? 일주일 동안 푹 쉴수 있고? 라고 반문하며, 그는 얼마냐고 물었다. 550달러.라는 직원의 대답. 너무 비싼거 아니야? 아니야, 일주일 동안 숙식 제공에 휴양지에서 쉬다오는 건데 이정돈 해야지! 그는 계산을 해 보았다. 환율 감안할 때 하루에 거의 10만원 돈이었다. 인도에서 이 정도면 초호화 여행인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옆에서 직원이 잠을 잘 수 있고, 푹 쉬다 올 수 있다는 말을 강조하자, 바로 오케이를 외쳤다. 그리고 곧, 신속하게 비행기 티켓예약이 들어갔고, 결제도 끝났다.

  결제가 이루어 지는 것을 보는 순간, 그는 아차! 싶었다. 이건 아니다. 내 인도 여행 두달 예산을 일주일짜리 투어에 퍼부을순 없어.라고 그는 생각을 하고, 캔슬을 하겠다고 했지만, 직원은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며 엄포를 놓았다. 그 때부터 실랑이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는 곧 지쳤다. 싸우는 것 조차도 할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결국 오케이, 아일고.(Ok, I'll go)라고 말하고, 빨리 홈스테이로 보내달라고 했다. 곧, 여행사 사무실 앞에 홈스테이로 가기 위한 승용차 한대가 왔고, 그는 그 차에 몸을 실었다. 히로키는, 호텔 싱글룸이 예약되어,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그 둘은 헤어졌고, 둘은 서로 다른 여행길에 올랐다.

  그가 몸을 실은 승용차는, 어둠속을 달렸다. 어둠이 그의 곁을 스치고 지나갔다. 인도의 묵직한 어둠과 피로감이 그를 짓눌렀다. 홈스테이의 집 주인인 것 같은 인도인이 담배를 권했지만, 그마저도 싫었다. 인도인은 무언가 즐거운 듯이 흥얼 거렸지만, 그는 모든 것이 짜증났다.

  자동차는 주택가로 접어 들었다. 고요했다. 어둠은 여전히 도시를 감싸고 있었다. 3층짜리 빌라 였다. 건물 외벽에 붙어있는 철로된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그 곳에는 몇 명이 잠들어 있었다. 이곳이 인도의 일반 가정집인가? 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남자가 방을 안내했다. 그 곳은 방이라기보다는 그냥 거실에 가까웠다. 출입구와 바로 연결된 방 한칸. 그 곳엔 TV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바로 커튼 같은 가리개를 열어 젖히고 들어간 두번 째 방[삼(三)자 구조의 주택 중간이었다]. 그 곳엔 장롱이 하나 있었고, 그 뒤는 주방과 화장실이 있었다. 코고는 소리가 온 건물을 떨림속으로 밀어넣는 듯 했다. 하지만 그런 것 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일단, 가방을 내려놓고, 침낭을 길게 깔아 잠자리를 마련했다. 그의 몸은 땀에 절어 있었다. 그는 치약과 칫솔을 손에 들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엔, 누군가가 있었다. 그는 스산함을 느꼈다. 뭐지 이 느낌은. 화장실 불을 켜기 위해 그는 벽을 더듬었다.[화장실 스위치가 안쪽에 있었다] 주변에 무언가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어두웠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무언가들은 그를 쳐다보고 있다는 것도.

  불이 켜지는 순간. 그는, 소리는 지르지 않았다. 아무런 미동이 없었고, 단지, 바깥에서 간간히 들리는 개가 짖는  소리만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바퀴벌레 수-백 마리가. 벽에 붙어 있었다. 세면대와 세면대 거울을 제외한 모든 곳을 둘러싸고 있었다. 꼭, 검은 점박이 벽지를 붙여 놓은 것 같이.

  수-백 마리의 바퀴벌레들은 미동이 없었다. 그를 공격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도 그 바퀴들을 공격할 마음이 없었다. 단지,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하고 잠을 자기를 원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조용히 일이 끝났다.
  그는 충격적인 화장실의 잔상을 뒤에 둔 채, 잠을 자기 위해 방으로 돌아왔다. 그, 화장실에서의 잔상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여기가 인도인가. 라고 그는 생각했다. 무언가가, 그의 팔을 더듬었다. 간지러웠다. 그는 뭐지, 벌레인가?라고 생각했지만 무시했다. 그렇지만, 그는, 그 무언가를 무시하기엔 뭔가 찝찝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가방에서 손전등을 찾았다.

  손전등으로 바닥을 비출까, 말까. 그는 잠시 고민했다. 그래도 찝찝함의 원인을 알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손전등의 버튼을 두-번 눌렀다. 손전등의 주둥이에서 빛을 토해냈다. 바닥에는 바퀴벌레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우-지쟈스. 그는 생각했다. 제발, 우리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평화롭게 지낼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나는 그저 잠이 자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는 잠이 들었다. 물론, 깊이 잠들 수 없었다. 그는 왠지 모를 불안감에 떨며, 피곤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주고 있었다.



-하우스보트

- 하우스 보트의 아침


- 한적한 오후




- 해지는 호수

- 저 멀리 만년설


- 햇살이 스며드는 달(Dal) 호수의 고요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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