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걷다, 세계여행/여행, 그리고 에피소드 · 2014. 4. 26. 19:15
1. 유목 사회에서 농경 사회로.
사람들은 큰 강 유역에 모여 살면서 문명 사회를 이루었다. 그 이전의 시대의 사람들도 모여 살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지도 않았고 때로는 이동을 하는 수렵, 채집 중심의 사회였다. 생존에 유리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문명사회'라고 불리는 것이 만들어 졌다.
산업 혁명 이후,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었다. 대도시는 점점 더 거대도시가 되어갔고 대도시 주변에는 신도시라는 이름의 작은 도시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산업 혁명은 영국에서 시작하여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경제를 발전시키려는 나라들의 도시들은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도시에는 노동자들이 사는 곳과 부자들이 사는 곳의 구분이 생겼고, 부자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자신들만의 쉼터를 만들며, 삶을 윤택하게 가꾸어 나갔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힘든 삶을 살아야 했다.
△ '뉴욕(New York)' 롱아일랜드에서 바라본 뉴욕의 중심 맨해튼.
2. 어디 사세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가장 흔히 하는 질문은 어디에 사느냐고 묻는 것이다. 한국에서, 특히 서울에서. '사는 곳'은 자신의 경제력, 경제적 지위가 대략 어느정도 된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예컨대, 자신이 처음 만난 두 사람에게 "어디에 사느냐"고 물었을 때 어떤 사람 A는 '강남구 XX동 타X팰X스'산다고 말했고, B는 '노원구 상X동'에 산다고 했다면[노원은 필자가 사는 곳으로서, 극단적 비유를 위해 예로 든 곳이다], A와 B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우리 사회는 이미 어떤 사람이 어떤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사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그 사람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어떻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동네 이름'만 가지고 그 동네 사람들이 어떻다고 생각한다. 비단 이런 현상이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비슷한 현상은 목격 할 수 있다.
3. 125번가 역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죠?
맨해튼에 있는 가장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를 예약했다. 125번가에 위치한 호스텔이었다. 나는 맨해튼에 생각보다 저렴한 숙소가 있다는 사실에 약간 놀라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행 경비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숙박비'이기 때문에 나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저렴한 숙소를 선택한 것이다..
△ 125번가 역(왼쪽), 125번가에 내리는 눈(오른쪽)
전철역을 빠져나와 바라본 풍경은 내가 늘상 외국에서 보던 풍경과 비슷했다. 여느 도시와 비슷하다는 생각. 뉴욕, 주변에 흑인들이 좀 많다는 것을 제외하곤 별다른 특별함이 없었다. 나는 게스트하우스의 주소를 확인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길은 어두웠고, 길 양쪽으로 눈이 쌓여 있었다.
'아, 1년 만에 겨울로 돌아왔구나. 뉴욕, I LOVE YOU'
4. 할렘가(Harlem District)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인을 하고, 도미토리에 들어간 나는 도미토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냈다. 그러나 다른 여행지와는 좀 다른 분위기의 숙소라고 생각했다. 남미나 중동 같은 곳에서 느낄 수 없었던 서먹함이 나의 피부를 파고 들었다. 대도시를 여행할 때 느낄 수 있는 서먹함.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어색했다. 오랜만에 이런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이. 그렇지만, 나는 늘 하던 습관대로 눈앞에 보이는 이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여행 하는 사람들의 예의인 양.
론니플래닛(Lonely planet)을 펼쳐 들었을 때, 125번가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125번가, 숙소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찬찬히 읽어 보았다. 할렘가(Halem District)의 중심인 125th st. 내가 위치한 곳이 할렘가의 중심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전철을 타고 오면서 보았던 풍경들이 좀 더 명확히 이해되었다. 지하철이 맨해튼 남쪽에서 북쪽으로 오면서, 흑인들만 열차에 올랐던 이유를. 지하철 역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대다수가 흑인들이었다는 사실이 다시금 생각났다. 그리고 지금 머물고 있는 숙소가 저렴한 이유도 어느정도 이해되었다.
이곳이 할렘이라고 불리는 곳이었지만, 그 동안 영화나 드라마로 보던 할렘의 이미지, 말로 듣던 할렘의 이미지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저, 그냥 사람사는 동네였다.
5. 저지 시티(Jersey city)에서 들은 이야기.
하루는 미국에 유학 온 대학 동기를 만나기 위해 허드슨 강 건너편의 맨해튼 서쪽의 저지 시티로 갔다. 저지시티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몰을 구경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친구는 나에게 숙소가 어디냐고 물었다. 나는 대답했다. "125번가에 숙소가 있어". 친구는 놀라며 되물었다. "거기 할렘이잖아? 안 위험해?".
"몰라, 위험한 건 전혀 모르겠는데? 그냥 똑같아."라고 대답했다.
나는 생각했다. 할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할렘의 공포를 만든다.
"할렘에서는, 저녁 때 운전자도 없는 자동차들이 도로를 돌아다닌다"는 말도 이런 맥락에서 생긴 오해가 아닐까.
6. JFK공항에서,
예상치 못한 폭설이 내렸고, 비행 일정이 취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데스크에서 다음 비행기를 알아보았지만, 항공사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비행편은 '5일 뒤'에 있는 비행기 뿐이었다. LA에 가서 내가 타고 가기로 되어있던 LA발 대한항공 비행기는 정상 운행이었지만, 뉴욕에서 LA로 갈 방도가 없었다.
△ 전철을 타고 공항으로 가는 길에 바라본 눈내리는 마을(왼쪽), 모든 비행편 결항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공항(오른쪽)
"한국 분이시죠?"
나는 그 직원의 도움으로 비행 스케줄을 새로 잡을 수 있었지만, 당장 비행기를 탈 수 있는 방도는 없었다. 숙소로 돌아가서 며칠을 보내야 할 것 같았기에, 직원은 나에게 숙소가 어디냐고 물었고, 나는 대답했다.
"125번가에 있던 숙소였어요. 지금 돌아가도 방이 있을 지 모르겠네요"
그러자 그 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할렘, 위험하지 않아요? 왠만하면 그곳으로 돌아가지 말고 다른 숙소로 알아보세요"
"퀸즈에 친구가 살고 있어요. 그곳으로 가보죠."라고 내가 말하자 직원은 휴대폰을 빌려주며 그 친구에게 전화하고, 그리로 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당부했다. "125번가는 위험하니까, 조심하세요."
나는 새로 발급받은 보팅패스를 들고 데스크를 빠져나왔다. JFK공항 통유리 너머로 매서운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뉴욕은 나를 그런식으로 붙잡고 있었다.
△ 브로드웨어 42번가의 화려함. 이곳의 화려함은 '125번가 할렘'과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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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걷다, 세계여행/세계일주, 나의 발자취 · 2014. 4. 26. 13:20
1. 신발(Shoes).
여행자에게 있어 신발은 아주 중요한 도구이다. 평소에 걷던 양 보다 더 많은 양을 걸어다니는 여행자에게 있어서 신발의 선택은 아주 중요하다. 발이 아프면 여행을 즐겁게 할 수도 없고, 들르고 싶은 곳에 들를 수도 없다. 그래서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잘 선택해야 한다.
여행자들은 보통 두 개의 신발을 가지고 다닌다. 하나는 편한 운동화[보통 선택하는 것이 조깅화류이다. 가볍고 발이 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간편하게 신고다닐 수 있는 슬리퍼[보통 '조리'라고 불리는 신발을 가지고 다닌다]를 가지고 다닌다. 또 다른 하나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은 드물지만, 깔끔한 복장에 어울리는 신발을 하나 더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여행을 하면서 어떤 신발을 신고 여행을 할 지, 신발을 고르는 일. 신발은 용도와 목적에 따라서 다양한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의 여행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의 목적에 따라서 어떤 신발을 고르느냐는 모처럼 떠난 여행이 얼마나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느냐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다.
2. 뭐 타고 다니세요?
"신발 타고 다닙니다"
탈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탈 것이라고 하는 것은 승용자, 버스, 전철 등을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탈 것의 본질이 '우리를 목적지까지 가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라고 할 때, '신발'도 중요한 탈 것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항상 신발을 신고 외출을 하고, 집에서 나와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은 물론,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신발과 함께 한다. 그래서 우리는 신발을 잘 골라야 한다. 나에게 어울리는 신발, 잘 맞는 신발. 여행자에게는 편안한 신발.
여행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고 싶다. "어떤 신발 타고 여행 하실 생각이세요?"
△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펼쳐지는 곳. 42번가 주변.
3. Walking on street.
뉴욕, 맨해튼의 거리를 걷다보면 많은 풍경들과 마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 혼잡한 거리, 공원, 지하철 역, 노란 택시, 저 멀리 보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그리고 한 손에 커피를 들고 거리를 걷는 사람들과 청소부들까지. 그리고 또 한가지 놓칠 수 없는 것은 거리 곳곳에 숨어있는 설치 미술 작품들과 10달러에 3장씩 판매되고 있는 I LOVE NY 티셔츠. 이 모든 것들을은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뉴욕의 풍경들이다.
△ 맨해튼의 중심이라고 할 수있는 42번가 역(42St stn). 많은 지하철들이 42번가 역을 지난다.
저렴한 숙소가 있는 125번가에서 지하철을 타고 주로 42번가에 내렸다. 42번가에서부터 뉴욕의 거리를 걸었다. 아침에는 커피 한 잔과 머핀 혹은 베이글을 집어 먹고 늦은 밤이 될 때까지 뉴욕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녔다. 많은 지하철 노선들은 42번가를 지나갔다. 42번가의 아래쪽으로는 소호(Soho)와 월 스트리트(Wall St), 세계 무역센터(WTC)현장이 있고, 월 스트리트의 상징 '황소상'을 볼 수도 있다. 여러가지 볼거리를 보면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저 멀리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관광객들 무리에 휩쓸려, 배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에 갈 수도 있다. 맨해튼 관광의 끝자락, '자유의 여신상'에서 맨해튼을 바라볼 수 있다.
4.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의 또 다른 느낌.
겨울에 만나는 센트럴 파크는 추워보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런 센트럴 파크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달라 보였다. 구겐하임 미술관 너머로 보이는 센트럴 파크는 너무나도 조용했고, 앙상한 가지 위에 새 몇 마리가 센트럴 파크를 방문한 유일한 방문객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수 없이 들었던 '이곳은 센트럴 파크 북쪽 입구 역입니다'라는 지하철 안내 방송은 나를 '센트럴 파크 북쪽 입구'에 내리게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왠지 '센트럴 파크의 북쪽 입구'는 더 스산한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센트럴파크 북쪽 입구 역을 지나쳐, 66번가(66st) 링컨 센터로 향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그 아래 우쪽 서 있는 큰 건물들. 링컨 센터 오페라 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겨울의 링컨 센터는 다양한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겨울 여행의 묘미라고 할까? 여름 여행에서는 맛볼 수 없는 겨울 여행만의 묘미가 '링컨 센터'에도 준비되어 있었다.
△ 링컨 센터. 공연 당일 오전에 방문하면 가격이 저렴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링컨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서서 공연 일정 팜플랫을 집어 들었다. 오늘 밤과 내일 밤, 어떤 공연을 하는 지 찾아보았다. 'Ariadne auf Naxos'라는 제목의 오페라가 오늘 밤 공연 될 예정이었다. 나는 창구로 가서 스탠딩(Standing)티켓을 달라고 했다. 20달러 짜리, 두 장을 구입하고 오페라하우스를 빠져나왔다. 유럽 여행을 할 때도 스탠딩 좌석을 구입해 저렴한 가격에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한 적이 많았다. 스탠딩 티켓이었지만, 공연장의 스탠딩 석 주변에는 항상 좌석이 남았기 때문에 나는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다시 링컨 센터 지하철 역으로 향했고, 센트럴 파크 북쪽을 지나온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는 맨해튼 남쪽을 향해 달렸다.
△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
5. 맨해튼의 남쪽.
열차는 소호를 지나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갔다. 나는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기 전열차에 내렸다. '월 스트리트'에서 내려 거리를 걸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고 불리는 'Wall Stree'의 거리는 혼잡하지 않았다.
△ 월스트리트(Wall Street)와 Wall Street 역.
뉴욕 증권거래소가 어떤 곳인지 보고 싶었고, 월가의 상징이라는 '황소'도 보고 싶었다. 무작정 길을 걷다 보니 길은 사라지고 길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큰 강이 내 앞에 드리워져 있었고, 브루클린 브리지가 강 건너편으로 이어져 있었다.
계속 길을 걷다보니 눈 앞에 '뉴욕 증권 거래소'가 있었다. 생각했던 것 만큼 웅장하거나 위대해 보이지는 않았다. '여기가 TV에서 자주 보던, 세계 금융의 중심이구나'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을 뿐 더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지금의 시대가 금융, 자본의 시대이기에 뭔가 세련되고 아주 현대적인 건물이 뉴욕 증권거래소 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그것과는 약간 다른 모습을 한 뉴욕 증권 거래소의 모습에 약간 실망햇을 지도 모른다. 증권거래소를 옆 골목으로 나가서 월스트리트와 브로드웨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남쪽을 향해 걸었다. 건너편에 큰 성당이 보였지만 나의 발걸음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뉴욕 증권 거래소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기 위해 배터리파크를 향해 걸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는 길에 월 스트리트의 상징이 된 '황소상'이 있었다. 황소 주변에서 관광객 몇 명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는 그 관광객들 무리에 끼어 사진을 찍었다. 서로 카메라를 주고 받으며 사진을 찍었다. 황소에 매달려 보기도하고, 황소를 껴안아 보기도 했다. 황소상이 내가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을 줄이야.
△ 월 스트리트의 상징, 황소상. (월 스트리트 볼링그린)
6. 허드슨 강의 바람은 매서웠다.
뉴욕의 겨울은 차가웠다. 허드슨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살을 파고들어 뼛속가지 시리게 만드는 것 같았다. 불과 몇 주전만 해도 남미에서 한여름을 즐기던 나에게 뉴욕의 추위는 매서웠다. 남미에서 쿠바, 자메이카를 거칠 때까지도 더웠지만, 자메이카에서 멀지 않은 뉴욕의 날씨는 나에게도 너무나도 가혹한 추위였다.
△ 자유의 여신상도 추워하는 뉴욕의 겨울(왼쪽) / 자유의 여신상으로 가는 배를 타는 '배터리파크'(오른쪽)
자유의 여신상이 저 멀리 강 위에 떠 있었다. 저곳까지 배를 타고 가기 위해 표를 구입하고 검문소를 햐했다. 내 가방이 엑스레이(x-ray)기계 안으로 들어갔을 때,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도'를 가방에 넣고 있다는 것이 그제서야 생각났다. 검문소의 직원이 과도를 꺼낼 것을 요구했지만, 나는 모르는 척 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눈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과도를 검문소 직원에게 건네주며 나중에 자유의 여신상에서 돌아왔을 때 돌려줄 것이냐고 물었을 때, 그 직원은 단호하게 말했다. "No"
왜 돌려주지 않느냐는 나의 말에, 직원은 그것이 규정이라는 대답뿐이었다. 나는 여행의 막바지에 중요한 물건 하나를 잃었다는 상실감에 젖어 들었다. 배를 기다리는 선착장의 대합실에서, 우울한 마음으로 자유의 여신상으로 나를 데려다 줄 배를 기다렸다. 회색과 짙은 녹색이 섞인 허드슨 강의 강물은 나를 더욱 침울하게 했다.
△ 허드슨 강 위에서 바라본 맨해튼과 자유의 여신상.
7. 자유의 여신상.
배는 선착장을 떠나 허드슨 강의 물살을 가로지르며 자유의 여신상을 향해 갔다. 뉴욕의 하늘은 잿빛으로 변해 있었고, 왠지 도시 전체가 우울함에 젖어든 것 같았다. 그런 가운데 자유의 여신상은 하늘을 향해 불곷을 치켜 세우고 있었다. '오, 자유여. 미국은 내 칼의 자유를 박탈해 갔다'
△ 자유의 여신상 앞(왼쪽 위), 자유의 여신상 내부(오른쪽 위)
자유의 여신상 내부 전시실의 '미니어처(왼쪽)과 자유의여신상 발가락(오른쪽)
자유의 여신상에서 바라본 뉴욕은 사진에서 보았던 뉴욕과 비슷했다. 맨해튼에서 내 몸 속으로 파고들었던 바람보다 더 강력한 바람이 내 뺨을 후려쳤기에 나는 외부 전망대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맨해튼 도심에 있을 때 보다 몇 배는 더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른 섬에 위치한 감옥을 둘러보기 위해 배에서 내렸지만, 나는 배에서 내리지 않고 맨해튼으로 돌아왔다. 세계 무역센터 현장을 거닐었고, 날이 어두워지자 친구를 만나러 갔다.
밤에는 링컨 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페라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 밤의 링컨 센터. 오페라 공연이 시작하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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