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식탐(食貪)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미식(美食).

  '미식가(美食家)'라는 직업(職業)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좋은 직업을 가졌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먹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기를 바라는 요리들을 먹으면서, 평생을 살 수 있다[그렇게 하면서 많은 돈을 번다]. 얼마나 즐거운 삶인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은 『자유론』에서 말했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 보다는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낫고, 만족스러운 바보가 되기 보다는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이를 줄여서, 배고픈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라고 흔히 말한다]". 흔히, 이 말을 가지고 식탐이 많은 이들을 비꼬기도 한다[이 말의 본질은 먹는 것에 관해서 논하는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하지만, 먹는 것에 광(狂)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갈망(渴望)하기 마련이다. 매슬로우[A.H. Maslow, 1908∼1970, 미국 심리학자]는 인간의 욕구에 대해서 논하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생리의 욕구[의, 식, 주에 대한 욕구가 포함된다]'라고 했다. 바로 이 생리의 욕구에 '먹는 것'이 포함된다는 것은, 인간은 단지 생존을 위해 취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차원 높은 무언가를 지향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무 음식에나 광적으로 집착하는 경우를 식탐(食貪)이라고 말한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향을 미식(美食)이라고 말해도 될 법하다. 사람은 누구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를 원한다. 맛집을 찾아 다니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평가를 내리는 '맛집 동호회'가 활동하고, 맛집 블로그들이 인기가 있다는 것만 봐도 '미식'은 삶에 있어서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그들은 '아무'음식이나 잘 먹는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 음식[현지 음식]을 잘 먹는다. 심지어는 가이드북에 소개된 유명한 음식점 보다는 시장(市場)의 길을 헤메다가 발견하게 되는, 현지인들만의 음식점[흔히 로컬식당(Local restaurant)이라고 말한다] 같은 곳에서 현지인들만 먹는 음식[그런 곳에서는 독특한 향신료를 쓰게 마련이다]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들이 '미식'이고 여행자들은 모두 '미식가(美食家)'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행'은' 좋아하지만, 미식가가 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미식가가 될 수 없는 그들 대부분은 여행, 특히 해외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음식을 가리는 경향이 너무 심해서, 우리나라[한국] 음식을 제외하고는 전혀 입을 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다른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불행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이나 다름 없다.
  
  더 구체적으로, 불행한 부류의 여행자를 언급하자면, 유럽 여행을 하는데 빵을 못 먹거나 좋아하지 않는 부류다. 그들만큼 불행한 사람은 없다.


2. 빵순이와 빵돌이들을 위한.

  초등학교 시절 부터[더 정확히, IMF가 터지기 전] 나는 가끔, 아침마다 밥을 먹지 않겠다고 생떼를 쓰곤 했다. 그 대신, 빵과 우유를 먹고 가겠다고, 그것도 아니면 콘푸라이트를 먹고 가겠다고 떼를 썼다. 엄마는 그런 나의 똥고집에 차츰 익숙해져 갔고 일주일에 적어도 두 번 정도는 아침에 빵과 우유를 먹고 학교를 가게 되었다. 그러한 습관은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변함이 없었다. 
  비단 아침 뿐만 아니라 나는 빵을 자주 먹었다. 그렇게 나의 학창시절은 빵과 함께 할 적이 많았다. 제과점이 많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나는 빵을 먹으면서 빵의 맛을 나름 음미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절대로 먹지 않는 빵이 있었다. 슈크림빵. 슈크림빵은 먹지 않았다.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와서도 먹지 않았다. 최소한 어느 시점까지는 슈크림빵은 내 인생 최악의 빵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바로 앞 상가에 편의점이 있었다. 그 편의점에서 가끔 물건을 사거나, 택배를 보내거나, 택배를 받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인가 익숙하던 그 길에 어색함이 느껴졌다. 무심코 지나쳤던 그 길가. 편의점이 불이 꺼져 있었다. 어, 왜 장사를 안하지? 라고 생각하며, 내부 공사를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공사가 끝났다. 그 곳은 더 이상 편의점이 아닌, 빵집이 되어 있었다. 나는 길 건너에 있는 다른 편의점을 가야 했다.

  요즘, 빵순이 빵돌이들이 정말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집 주변에[내가 사는 집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이내] 빵집이 네군데나 있다. 새로생긴 빵 전문점 하나. 뚜OOO 하나. 파OOO트 둘.
  가끔, 이런 이야기가 들리기도 한다. OO에 무슨 빵이 맛있더라. 난 OO는 OO것만 먹어. 빵에 대한 이야기들. 격세지감을 느낀다. 내가 10대이던 시절, 빵을 좋아하는 사람은 주변에 나 말곤 없었는데. 그리고, 나에게도 한가지 변화가 생겼다. 예전에 '쓰레기빵'이라고 불렀던 '한국의' 슈크림빵을 돈 주고 사먹을 정도의 변화.

  어떤 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곧 밥먹으러 갈거지만 빵을 먹을 수 있어요. 밥 배, 빵 배 따로 있으니까요. 난 빵순이. 나는 빵돌인데. 너도 빵 엄청 좋아하나보다.


3.  유럽에서 빵을 먹는 이유.

  돈이 얼마 없어, 가난하게 유럽 여행을 하던 시절. 나는 말했다. 유럽은 빵의 본고장이니까 많은, 다양한 빵을 먹어 봐야지[정작 비싸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빵은 먹어보지 못했다] 나는 저렴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빵들을 선택했다[소박한 스타일을 좋아하고, 변형되고 복잡한 것 보다는 오리지널을 추구하는 나의 취향과도 연관은 있는 듯 하다]. 빵의 본고장은 둘째 치고, 가난한 여행자 였기 때문에 식비를 그런 식으로 절약해야 했다. 그렇게 식비를 아껴서, 가끔- 어느 나라의 유명한 음식을 먹곤 했다.

  한국에서 많은 빵을 먹으면서 자랐다고 자부했지만, 45일 내내- 빵만 먹는건 힘든 일이었다. 맛있는 빵들도 많았지만, 입에 맛지 않는 빵들도 많았다[특히 올리브가 들어간 빵들. 나는 올리브를 정말 경멸한다]. 처음, 유럽 여행을 할 때 거의 매일 설사를 했다. 몸이 아프거나, 속이 좋지 않아서 설사를 한 것은 아니다. 분명 빵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었다.

  또 다시, 유럽을 찾았을 때, 내 몸은 아무 말썽도 일으키지 않았다. 나는 빵의 맛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 빵, 저 빵. 아침엔 이 빵 먹었으니, 점심엔 저 빵을 먹어야 겠다. 라고 생각하며 빵을 사 먹었다. 설사 따위는 내 몸에서 사라졌다.
  아침에 갖 구워져 나온 빵의 따끈따끈함이 좋았다. 빵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입 속에 퍼질 때 빵의 맛은 더 깊고 고소하게 내 입속을 감돌았다.

  요즘도, 가끔- 아침에 집을 나서면 따끈따끈한[오븐에서 갖 구워져 나온] 빵이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유럽에서 먹던 갖 구워져 나온 빵의 느낌이 아직도 내 입 속을 맴돈다. 빵의 온기와 촉촉함.




4. 생애 최고의 크로와상과 소라빵.

  그는 다시 알레포[Aleppo,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의 주도. 터키로 넘어가는 버스가 출발 하는 곳]로 돌아왔다. 그는 시리아에서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발견한 뒤였다. 

  하마[Hama, 시리아 중부에 위치한 도시. 하마주의 주도. 수차(水車)로 유명하다]의 리아드호텔에서 한 블록 떨어져 있는 곳에 있던 빵집. 그리고 그곳의 크로와상. 그는 매일 아침을 그 가게의 빵과 함께 시작했다. 볼수록 푸짐한 거대한 크로와상 하나. 빵은 항상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오븐은 한번에 수 십 개의 빵들을 토해냈지만, 그 빵들은 진열대에 내려지기 전에 모두 다 사라졌다.
  그는 하마를 떠나면서, 아쉬움을 남겨두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평생을 살면서 그 크로와상을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그 크로와상을 맛 볼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슬퍼졌다[그가 시리아를 다시 찾지 않는 이상 그 빵을 다시 먹을 순 없으니까].

  알레포는 큰 도시였다. 사람들도 많았고, 시장(市場)도 하마의 그것보다 컸다. 그는, 늘- 하던대로 걸었다. 걷다보면 시장도 나왔고, 광장도 나왔다. 그는 길의 한 모퉁이에서 빵들을 발견했다. 빵집이었다. 그 빵집의 앞 가판에는 크로와상과 소라빵[단지 두 종류만 쌓여 있었다]수 백개의 빵들이 쌓여있었다. 그는 물만난 고기 처럼 빛의 속도로 빵집으로 달려갔다. 빵들을 바라보았다. 보기만해도 입가에 빵의 감촉이 느껴졌다. 먹음직 스러웠다. 그 빵집에서는 다른 종류의 빵은 없었다. 두 종류의 빵만 계속해서 굽고 있었다. 그는 돈을 지불하고 즐거웠다. 빵을 먹어보고 싶었다. 시리아의 빵집은[비단 빵 뿐만 아니라 모든 먹거리]그에게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기에, 이미 흥분한 상태였다. 얼마나 맛있는 빵일까.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곳은 유럽이 아니었다[물론, 유럽과 가까운 곳이긴 했다. 중세 시대부터 유럽과 많은 교류가 있었고, 하마(Hama)는 십자군 전쟁의 요충지였다]. 그곳은 엄연한 중동이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는 유럽의 빵이 최고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그 혼자 만의 생각. 이었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크로와상과 소라빵은 시리아가 최고였다.

  중동, 그에게 중동은 빵보다는 케밥(Kebab)이었다. 시리아의 야채 케밥, 양고기 케밥, 닭고기 케밥. 케밥도 일품이었지만, 빵은 최고 수준이었다. 그가 살면서 맛 본 그 어느 지방의 빵보다 맛있었다.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맛은 최고였다. 차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면 모래 바람이 불고 사막이 펼쳐지는 곳. 성의 망루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면 하늘엔 항상 흙먼지가 끼어있고, 황토빛 풍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그런 곳에서 만들어 지는 빵들이, 그를 감동시켰다. 그의 혀와 입술을, 미각을 감동시켰다. 이런게 바로 여행의 묘미 일까.

  시리아 음식들은[특히, 빵-크로와상과 소라빵-] 그를 감동 시켰다. 시리아에서 있었던 모든 고생들은 이미 기억 저 뒤편에 버려졌다.



5. 북쪽으로, 북쪽으로.

  아쉬운 마음에 나는 그 빵집으로 가서 빵을 몇 개 샀다. 어차피 시리아를 떠나면, 필요없을 돈이었다. 승합 버스는 알레포를 떠나 북쪽으로 향했다. 시리아 국경을 빠져나와 터키 국경을 지났다. 어느새 풍경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사이였지만 메마른 풍경이 어느덧 물기가 조금은 보이는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다나[ADANA, 터키 남부의 도시]에 들러서, 터키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그들의 집에 하루 묵고, 오후에 카파도키아로 떠났다. 아다나 케밥[Adana kebab, 매콤한 맛이 강한 케밥이다]은 여전히 맛있었다. 카파도키아에서 며칠을 보낸 후,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이스탄불에서 야간 열차를 타고 그리스로 떠났다.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헝가리를 거쳐 폴란드로 갔다. 

폴란드에 머물면서, 맥주를 마셨다. 여행하면서 만난 폴란드 친구가 폴란드에 가면 꼭 마셔보라던 ZYWIEC(지비에츠, 지윅).  크라코프[Krakow, 폴란드 남부의 도시]를 떠나 바르샤바[Warszawa. 폴란드의 수도]로 향했다. 크라코프와는 사뭇 다른 바르샤바의 도시적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새가 없었다. 바르샤바보다 발트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세 나라를 일컬어 발트3국 이라고 부른다]이 더 끌렸다. 그리고 빨리 러시아로 들어가고 싶었다.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는 조용했다. 바르샤바를 떠난 열차는 폴란드 국경을 향해 가고 있었다. 국경이 가까워질수록 기차에서 하나 둘 사람들이 사라져 갔다. 사람이 줄어드는 만큼 열차의 차량 갯수도 줄어갔다. 유럽의 북쪽은 봄이 오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두 달 전부터 폭염으로 사람이 죽어 나갔지만, 그 곳은 이제서야 민들레 풀씨가 하늘을 떠다녔다. 평화롭다. 따뜻하다.

  리투아니아 국경을 지나, 열차는 빌뉴스로 향했다. 빌뉴스[Vilnius. 리투아니아의 수도]에는 빗방울이 거리를 적시고 있었다. 폴란드로 가는 기차에서 누군가 말했었다. 지금 우기가 시작되고 있다.고. 비는 오늘 부터 내린다. 비가 빨리 그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비는- 우울하게 했다. 비가 내릴때, 생각한다. 코 끝을 스치는 흙내음이 좋지만, 여행에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면 나는 우울하다. 여행은 항상 혼자라는걸 일깨워 주기 때문일까.

  비오는 발틱의 거리[빌뉴스의 거리]를 걷다가 지치면, 노천카페에 앉아서 커피를 마신다. 마트에 들러 빵과 과일을 사서 숙소로 돌아갔다. 내가 있는 호스텔은- 조용하다. 비오는 빌뉴스에서 다들 뭘 하는 걸까? 반지하에 마련된 주방과 거실은 잿빛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함께 우울을 즐기기에 안성마춤이다. 그 곳은 비가 내리든, 안내리든 우울함이 항상 감싸고 있지만 말이다.

  비오는 빌뉴스를 떠난다. 라트비아의 리가[Riga, 라트비아의 수도]에는 비가 오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해 본다.



6. 구름이 그를 따라 가지만, 그는 즐겁다.

  빗방울이 그의 정수리 위로 떨어진다. 가방을 살짝 적신다.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본다. 어느새, 버스는 황량한 들판을 가로지르고 있다. 리투아니아의 국경을 알리는 표지판을 지난다. 국경 검문소. 그 곳은 지금 폐허가 되어 있었다[유럽연합 국가들은 국경에서 여권검사를 하지 않는다]. 예전엔, 사람들이 북적였겠지. 라고 그는 생각해 본다. 그의 옆을 지나가는 낡은 검문소, 그리고 리가(Riga)까지 몇 Km가 남았다는 표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창 밖을 내다 본다. 비는 내리지 않지만, 하늘은 어둡다. 금방이라도 물방울을 떨어뜨릴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도 비가 내리려는 건가. 뭘 하지. 라고 그는 중얼거려본다.
  버스는, 리가 터미널에 도착했다. 비가 내릴 듯 말듯 하더니, 그가 터미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비가 내린다. 제길. 다행히, 그가 가려고 하던 숙소는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다. 리가.도시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다. 전형적인 유럽의 도시같다. 벽돌로 된 길. 아담한 크기.

  숙소의 1층은 술집이었다. 2층.3층.4층은. 숙소로 쓰이고 있었다. 창 밖에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오늘, 폴란드로 떠난다는 한 여행자가 그에게 에스토니아 지폐를 주었다. 그 여행자는 이제 리투아니아로 떠난다고 했다. 그가 다음으로 갈 곳이 에스토니아라는 걸 알고 그에게 남은 지폐를 주었다. 그는 그 여행자에게, 폴란드 지폐를 주었다. 리투아니아 다음으로 갈 곳이 폴란드라고 했기에. 여행은 소소한 곳에서, 의미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해 본다. 침대에 몸을 뉘였다. 유리창을 두드리는 빗소리는 여러가지 추억을 떠올리는데 더 없이 좋은 도구다.

  책을 펼쳐 들었다. 터미널의 바로 뒤 쪽에, 마켓(Market)이 있다고 적혀있다. 그는 마켓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빗방울은 오락가락 한다. 마켓은 큰 건물 몇 채와 주변의 야채, 과일 노점상을 비롯해서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해 있다. 건물 마다 판매되는 물건들이 달랐다.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는 날씨지만 사람들로 붐빈다. 

  건물 안. 그 곳은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 것 같다. 다양한 소시지들과 육류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무게에 따라서 가격을 책정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맛있어 보이는 소시지를 몇 개 산다. 맥주도 산다. 이래 저래 돌아다니다 보니, 눈이 즐겁다. 다양한 먹거리들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옷가지들도 판매를 한다. 이것저것 다 먹어보고 싶지만, 이미 너무 많이 산 것 같다.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직 앞으로 며칠 더 머무를 거니까.

  그는 발걸음을 다른 건물로 옮겼다. 묵직한 공기가 출입문 근처에서 그를 맞이한다. 무언가의 고소함이 그의 주위를 감싼다. 뭐지?. 눈 속으로 주변 풍겸을 담아 본다. 그 곳에는 빵들이 놓여 있었다. 오우, 골져스(gorgeous)라는 말이 밉가 주변에 맴돈다. 세상에 빵들이 이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가격도 저렴하다.[한국돈으로 하나에 2-300원 부터 500원]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들이 그의 눈 앞에 펼쳐져 있다는 사실에 그는 행복했다. 그는 이곳이 바로 천국?. 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빵들을 구경하면서, 슈크림빵들을 유심히 보았다. 슈크림빵의 종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았다. 그는 생각했다. 아니, 슈크림으로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빵을 만들 수가 있지? 한국에서 보던 그런 슈크림빵의 경지를 넘어선 것이었다. 그는 슈크림빵을 종류별로 골랐다. 행복한 표정으로.

  빵을 먹어 보았다. 아-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슈크림빵이 이렇게 맛있을 수 있다니. 밀과 슈크림과 버터.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슈크림. 슈크림빵의 재발견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빵은 역시 유럽[크로와상과 소라빵을 제외하고].



- 빵, 빵, 빵.

- 빵, 빵, 빵. 시리아. 오른쪽엔 달콤한 파이.

- 왼쪽의 파이. 달달한게 맛있다.

- 알레포 야채 케밥. 독특한 곳이었다. 가격도 저렴.

- 알레포 케밥 맛집.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빵빵빵.


- 라트비아 소시지.

- 빵빵빵.

- 빵빵빵.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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