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플스테이(Temple Stay), 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 템플스테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사찰', '사원', '신전' 등에서 머문다는 의미의 '템플스테이'는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우리 삶에서 문화 생활의 한 단면으로 자리잡고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호젓한 사찰에 머물며 몸과 마음의 다스리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며, 힐링을 한다는 의미로 템플스테이는 꽤나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템플스테이를 하는 데 있어서 개인이 가진 '종교'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Temple'은 모든 사람에게 개방적이며, 템플스테이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템플스테이는 특정 종교를 믿는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적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황금사원(Golden Temple, 골든템플)


 우리는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그 사원의 종교가 추구하는 이상향을 좇을 필요는 없다. 그곳의 상징물이나, 분위기가 자신이 추구하는 어떤 목적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이다. 단지 우리는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자신을 위한 수양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템플스테이를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할 수 있다.


2.플스테이_가능할까요?

  여행을 하다보면, 종교와 관련된 많은 건축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행지인 '경주'는 신라시대 불교 유적 일색이며, 우리나라 국보/보물급 유물들도

룹비니(Lumbini)의 한국 사찰

종교와 관련있는 것이 대다수이다. 또한, 유럽 대부분의 관광지들은 로마 제국과 중세 기독교의 산물이며, 중동의 대다수 유적지들도 종교만 조금 다를 뿐, 유럽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인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고, 각각의 종교들은 그들만의 성지(聖地)를 가지고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이든 현지인이든 많은 사람들이 성지를 찾는다. 

 성지에는 흔히 '사원'이라고 일컬어지는 각 종교들의 'Temple'이 있다. 

  인도와 네팔은 불교의 발상지 답게, 불교와 관련된 많은 성지가 존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곳이 네팔의 룸비니[Lumbini, 부처님(고타마 싯타르타)이 태어난 곳]와 인도의 보드가야[Bodh Gaya,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장소, 보리수 나무가 있다]이다. 우리는 그곳의 불교 사찰에서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다.

 인도의 북서부, 파키스탄과의 국경도시 -암리차르(Amritsar)-에는 많은 이들이 파키스탄과의 국경에서 벌어지는 국기 하강식 행사를 보기 위해 몰려가지만, 그곳은 '시크교'의 성지인 '황금사원(골든템플, Golden Temple)'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황금사원'에는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며, 많은 현지인 순례자들도 사원 바로 옆의 숙소에서 머물고 있다.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가졌든, 성지의 '사원'들은 우리에게 호의를 베푼다. 그들 종교는 그들만의 종교가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종교라는 생각이 들게끔, 우리들에게 많은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 종교에 반하는 극단적인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 종교가 제공하는 호의를 받으며, 그곳에서 우리 자신을 위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3.금사원(Golden Temple), 친구들.

 황금사원의 외국인 숙소는 협소한 공간이기에 언제나 많은 외국인들로 붐빈다. 물론, 그곳에도 숙소를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있고 침대의 개수를 넘어서는 외국인은 그곳에서 머물 수 없었다. 다행히

사원의 숙소. 현지인들이 묵는 숙소다.

내가 암리차르의 황금사원에 도착했을 때, 하나의 침대가 비어 있었다. 어두운 주황색 조명이 약하


게 빛나고 있는 길쭉한 방에 침대들이 길게 놓여 있었고, 여럿이 함께쓰는 작은 방들도 몇 개 있었다. 종교 시설에서 마련해 준 숙소라기 보다는,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 같은 느낌을 풍기는 그 숙소에는 나 처럼 혼자 여행을 다니는 여행객에서부터 둘 또는 셋이서 다니는 여행객까지 다양한 여행자들이 있었고, 책을 보거나 수다를 떠는 사람,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낮잠을 자는 사람까지 다양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나는 내 옆 침대에 누워있던 남자와 인사를 했다. 이름은 짐(Zim). 미국 보스턴에서 왔다고 했다. 마침, 점심을 먹고 난 뒤 책을 뒤적이고 있었고, 잠시 후에 암리차르의 한 사원에 놀러가려던 참이었다고 했다. 그곳은 Mandir Mata Lal Devi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 대해 전혀 몰랐고, 짐도 잘 몰랐지만 일단 갈 거라고 했다. 두 명의 동행자가 있었다. 내 침대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쪽이었고, 두 명의 동행자는 길쭉한 방의 안쪽에 위치한 침대에 머물고 있는 두 명의 영국 소녀였다[여성이라고 하기에는 젊었으므로]. 하나(Hannah)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는 마른 체형에 안경을 썼고, 백금색 금발 머리를 가진 소녀였다.

짐, 캐시니, 하나(왼쪽부터)

또 다른 소녀는 캐시니(Kayshani)라고 하는 소녀였는데, 하나와 달리 통통한 체격에 성격도 활발했고, 피부는 햇빛에 약간 그을린듯 했으며, 머리색은 갈색이었다. 하나와 캐시니는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졸업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보스턴에서 온 짐, 영국에서 온 하나와 캐시니, 그리고 나는 황금사원의 숙소에서 만나자 마자 함께 Mandir Mata Lal Devi라는 사원을 찾아 떠났다. 


 Mandir Mata Lal Devi를 찾아가는 길은 유쾌했다. 인도의 그저 그런 거리였지만, 대도시가 아니었고, 관광객들은 대부분 국경인 와가(Wagah border)로 향해서인지 거리에 관광객들은 거의 없었다. 거리의 인도 사람들도 우리를 낯선 눈으로 바라보았다. Mandir Mata Lal Devi는 여러

신들의 모습(Mandir Mata Lal Devi)

신들을 모셔놓은 사원이었다. 인도의 수 많은 신들. 수 만 가지의 신들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그런 신들을 모아 놓고, 모시고 있는 사원이었다. 우스꽝스러운 생김새의 신들에서부터 돌맹이 모양의 신들까지 다양한 생김새의 신들이 있었고, 우리는 동굴 탐험을 하듯이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놀이동산 귀신의 집에 온 기분이라고 할까?


 한참 동안 사원 안을 헤매고 돌아다니고 나서야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하나와 캐시니 그리고 짐은 활동적이었고,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그렇게 우리는 사원에서의 추억을 뒤로 한 채, 국경에서 벌어지는 국기 하강식을 보러 가기 위해 와가로 가는 릭샤에 올랐다.




4.행이란 그런 것.


 여행이란 우연의 연속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이 없이, 황금사원에서 황금 빛으로 빛나는 사원을 보기 위해 그곳에 갔다. 그곳엔 내가 들었던, 내가 생각하던 황

밤의 황금사원(Night of Golden Temple)

금사원이 있었다. 타지마할보다 더 뛰어난 예술, 건축물이라고 불리던 황금사원이었다. 그리고 듣던대로 아름다웠다. 어둠 속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황금사원은 나에게 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사원안은 언제나 경건했다. 혼잡스러움 속에서도 경건함이 깃들얼 있었다.


 우연히 친구들을 만났다. 그곳에서 처음 만났고, 그리고 황금사원을 떠나면서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친구들이었다. 모두 황금사원으로 모였다가 각자의 방향으로 흩어졌다. 그곳에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친구들이 머물고 있었다. 템플스테이를 하며, 황금사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먹었고, 제공하는 잠자리에서 잤고, 그곳의 공동 샤워실에서 함께 샤워를 했다. 함께 밥먹고, 함께 호흡하면서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는 우리들이었기에, 짧은 기간에 친해질 수 있었고, 나이와 국적을 떠나 서스럼없이 지낼 수 있었다.


 내가 한 달 뒤에는 터키에 갈 예정이라고 말하자, 터키에서 여행온 친구가 이스탄불의 저렴한 숙소

우리들. Friends.

가 있는 곳과 맛있는 먹거리가 있는 골목을 알려 주었다. 맥글로드간즈로 간다고 하자, 그곳에서 온 여행객이 그곳에 쉽고, 편하게 가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나도 내가 지나온 길에 대해서 알려 주었다. 하나와 캐시니 그리고 짐과는 서로 간단한 선물을 교환했다. 흔히 여행객들이 차고다니는 팔찌. 서로 팔찌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첫만남이 있고 난 다음 날, 짐이 떠났고, 그 다음날은 하나와 캐시니가 떠났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내가 황금사원을 떠났다. 


 모두가 우연히 만나지만, 그것이 필연적인 것이라는 착각이 드는 것. 그리고 각자의 길을 가기위해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그러지 않을 것처럼 지낸다. 여행이란, 그런 것이다.

 

 여행. 만남과 헤어짐을 통해 완성 되는 것.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더 특별해 질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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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원으로 들어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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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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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금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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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금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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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하강식에 모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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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 하강식(인도-파키스탄 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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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으로 지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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