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 전 걱정 하는 것 중 하나가 의사소통에 관련된 것이다. "나 영어 못하는데 어떡하지?" 혹은 "남미는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만 써야 한다며? 스페인어 공부해야해?" 혹은 "중동에서는 아랍어만 써야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혹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 볼 수도 있다[일주일간의 일본 여행을 위해서 일본어 책을 두권, 세권씩 가지고 일본어 공부를 한 달 하고 떠나는 사람을 본 적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이나 떠난 후에 우리가 배우는 것은 언어 뿐만이 아니다.

  누군가는 여행을 하며 악기를 들고 다니기 위해 간단한 악기를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파티를 즐기기 위해 춤을 배우기도 한다. 누군가는 여행에서 좀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고, 음식에 대해서 배우기도 한다. 여행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여행 중에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특히, 그 배우게 되는 것이 자신이 상상하지도 못하던 것이었다면, 여행은 한층 더 즐거운 것이 될 수 있다.  
 

2. 즐겁게 배우고자 하는 마음.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의 용돈 벌이를 위해, 혹은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학원에서 강의를 하거나 개인 과외를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부터 고등학교 2학년 까지 다양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 학생들이 배우려는 마음이 없으면 내가 아무리 가르쳐 줘 봐야 소용이 없다는 것.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해 본다. 초등 학교 시절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 학원을 다닌 적 있으나, 그 마저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원은 다니지 않고 놀러 다니기 바빳다[그 시절은 PC방이 없던 시절이라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총싸움을 하거나 미니카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물론, 공부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엇다. 중학교 때도 물론, 중3이 되기 전 까지 공부란 걸 몰랐고, 중3이 되어서야 내 스스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공부를 했다. 그렇게 뭔가를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뭔가를 해야만 난 그 무언가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서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 공부 할 때도, 내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세계사를 공부할 때도, 그리고 여행에서 만나는 많은 일본인들과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일본어를 공부할 때도, 인도에서 잠베(djambe)를 배울 때도, 중동 여행을 위해 아랍어를 공부할 때도, 남미에서 생존하기 위해 스페인어를 공부할 때도, 모두가 내가 하고 싶어서 했고, 그 모든것은 고통이 아니라 나에게 있어서 즐거움이었다.


3. 포르투갈어 선생님 - 마르코(Marco)
 
  아마존 선착장에서의 4일. 그리고 아마존 강 위를 떠 가는 배 위에서의 4일. 선착장에서 만난 한 커플[파울리나(Paulina, 여, 칠레 출신)와 마르코(Marco, 남, 아르헨티나 출신)]. 배가 출항하기 전 나는 주로 그들과 함께 다녔다. 그 선착장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들 밖에 없었고, 영어가 잘 안 될때는 나의 짧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은 나의 말을 포르투갈어로 번역을 해 주었다. 물론, 브라질 사람들이 하는 말을 영어 또는 스페인어로 번역을 해주기도 했고[마르코는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사실, 나도 가이드북 뒤에 붙어 있는 포르투갈어를 가지고 공부를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스페인어와 헷갈리기만 했다.[어차피 브라질을 빠져나가면 또 베네수엘라와 쿠바로 갈 건데 그 때도 스페인어만 쓸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마르코와 파울리나 그리고 나는 선착장 앞에 있는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마르코가 말했다. Hey Jin, 너 포르투갈어 배워볼 생각 없어? 음, 혼자 공부중이긴 한데 어렵네. 여행하려면 배우는게 좋지. 그럼 내가 가르쳐 줄까? 응? 너가 그르쳐 준다고? 그럼 지금부터 나랑 파울리나가 스페인어랑 영어를 가지고 포르투갈어 가르쳐 줄게. 어때? 나야 좋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배워 보겠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나왔다.[의욕이 너무 앞선 탓]


4.                       
  포르투베유(Porto Velho) 여객선 선착장 근처의 한 식당에 세 명의 외국인이 있었다. 그들은 외국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로 영어와 스페인어. 그리고 한국어와 일본어[파울리나는 대학에서 일본문학도 배운다고 하면서 약간의 일본어도 했다] 그리고 동양인 남자는 그들에게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듯한 모양새였으나, 표정을 봐서는 그리 탐탁치 않은 듯 보였다.
  기본적인 단어에서부터,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것 까지.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쉽지 않은 듯 보였다. 그의 표정에는 오히려 혼란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르코는 그에게 틈틈히 포르투갈어를 가르쳐 주려고 하였으나, 그는 어느덧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스페인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려 하니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 진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제는 포르투갈어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르코에게 말했다. 포르투갈어는 포기해야 겠어. 

  그에게 있어 포르투갈어는 오히려 더 부담이 되었는 지도 모른다. 그는 그냥 론니플래닛 스페니쉬 프라세북(Lonely planet Spanish prase book)만을 틈틈히 들여다 보며, 스페인어에 집중하기로 했다.



5. 배는 아마존의 물살을 갈랐고, 음악은 물살을 타고 강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숲으로 스며 들었다.

  배 위에서는 매일 밤마다 파티가 이어졌다. 다양한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라틴의 경쾌한 음악도 한 몫차지하고 있었다. 나는 술을 마시며 그들과 떠들고 놀았지만, 춤을 추지는 않았다.[라틴 댄스를 출 줄 몰랐으니까]

  마르코와 파울리나는 리듬에 맞추어 서로 파트너가 되어 라틴 댄스를 추었다. 그러던 차에 파울리나와 마르코가 나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진, 춤 춰보지 않을래? 아, 난 라틴댄스를 출 줄 몰라. 그냥 구경만 할 게. 내가 가르쳐 줄 게. 같이 추자. 그렇게, 파울리나의 손을 잡고 무대로 나갔다.

  리듬에 맞춰, 오른 발을 앞으로 또 앞으로. 그리고 또 뒤로 또 뒤로. 내 발은 자꾸 꼬이기만 했고, 스텝을 맞추기가 어려웠다.[이래뵈도 리듬은 잘 타는 몸인데도 말이다] 그렇게 스텝이 꼬였다가 풀렸다가, 파울리나의 리드로 어느 정도 리듬을 타고, 음악에 몸을 맡겨 스텝을 밟을 정도가 되었다.

  주변에 춤을 추던 사람들도 내 주위에서 조언을 해 주었다. 자세를 교정 해 주고, 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친절한 사람들] 그렇게 파울리나의 리드로 배 위에서 울려퍼지는 음악에 맞추어 라틴 댄스를 출 수 있게 되었다.

 
6.                       
  그는 춤추고 술마시고 노는걸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왠지 좀 소되되는 것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한국의 클럽이나 콜롬비아의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그런 음악과 다른, 그리고 그런 곳에서 추는 춤과는 좀 다른. 배 위에서는 라틴 음악의 리듬에 맞춰 라틴 댄스를 추고 있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파울리나의 도움으로 배 위에서 즐기는 파티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는 어설프기는 했지만, 라틴 댄스를 췄다. 파트너도 파울리나에서 다른 여인으로 바꾸어 가며, 음악에 몸을 맡기며, 라틴 스텝을 따라가려 했다. 그는 배 위에서, 라틴 댄스를 배웠다.

  그리고, 나중에 베네수엘라의 하우스 파티에 라틴댄스를 조금은 더 능숙하게 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7, 배 위의 사람들.

  많은 브라질 사람들과 다양한 나라에서 온 여행자들은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와서 남미를 여행하고 있는 커플은 신기한 악기를 가지고 다녔다.[탬버린 비슷한 것과 캐스터네츠 그리고 활 처럼 생겨서 하나의 현이 달린 악기를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둘러 앉아 나의 잠베도 쳐 보고, 그 악기들을 간단하게 연주해 보았다. 모두들 그렇게 악기와 음악 그리고 술을 통해서 하나가 되고 있었다.

밤은 깊어 갔고, 우리의 목적지도 다가오고 있었다.



- 파울리나와 마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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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 댄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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