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름(夏, Summer)
  
  여름.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오를까. 찌는듯한 무더위, 이글거리는 태양과 아스팔트 위에서 춤추는 아지랑이, 불면증, 방학, 휴가, 시원하게 보이는 바다와 백사장이 있는 해수욕장? 

  '여름'이라는 말을 가지고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여름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파란 바다와 백사장이 어우러진 '해수욕장'과 '피서객'이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 해수욕장을 찾는다[중고등학생, 대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친구들과 함께 해수욕장에 갈 계획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고, 직장인들도 여름 휴가에는 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좀 즐기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해수욕장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해수욕장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하나의 혜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해수욕장은 해수욕'만' 하라고 있는게 아니기에, 사람들은 해수욕장을 많이 찾게 되고, 여름을 상징하는 중요한 하나의 장소가 된다.

  바다로 가는 기차 안은 즐겁다. 들뜬 마음으로 기차에 오른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작은 가방을 들고 바다로 간다. 해수욕장엔 수 많은 인파가 들이닥치지만, 그것 때문에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화가나지도, 짜증나지도 않는다. 모두들 즐겁게 놀러 온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인파들조차 반갑다. 하지만, 너무 들뜬 나머지 몇몇 사람들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을 한가지 잊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해수욕장에는 지켜야할 규칙이 있고, 항상 '안전'을 위해서, '사고 예방'을 위해서 뒤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더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지켜야할 규칙이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에는 피서객, 동네 주민, 안전요원(Life guard), 경찰, 소방관, 상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질서를 만들어 간다. 모두가 즐겁게 피서를 즐기기 위해서는 질서가 지켜져야 하고, 피서객들은 안전 수칙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장에서 즐거운 기억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불쾌하거나,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기도 한다. 


  당신이 언젠가, 여름에 관한 기억을 더듬을 때. 해수욕장에서의 어떤 일에 대한 기억은 당신에게 조금은 특별하면서, 강렬한 이미지로 다가올 수 있다.



2. 동해(東海). East sea[Sea of between Korea and japan. not sea of japan] 

  학창 시절, 매년 여름이면 바다로 향했다. 보충 수업이 시작되기 전, 친구들과 기차를 타고 바다로 갔다. 동해 바다, 남해 바다, 해수욕장에서 여름을 만끽하기 위해 떠났다. 
  
  그 해 여름. 어김없이 친구들과 함께 바다로 향했다. 고등학교 1학년. 7월 중순을 막 지난 정동진 바다는 아직, 한적했다. 태양이 백사장을 향해 떨어졌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거센 파도를 싣고 왔다. 어릴 때 부터, 바다에서 자주 놀았던 나는, 물개처럼 바다를 휘젖고 다녔다. 파도에 몸을 싣고, 파도를 타기도 했다.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친구들과 함께 내기를 했다. 저기, 저 뒤에 보이는 안전선까지 제일 늦게 갖다오는 사람이 통닭 쏘기. 친구들과 나는 미친듯이 팔과 다리를 바다 속에서 휘저었다. 파도가 내 면상에 부딪치며 깨졌지만, 나는 굴하지 않았다. 꼴찌만 안하면 되는거야. 무사히 안전선을 터치 햇고, 이제 다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나는 파도에 몸을 실었다. 파도가 햐얀 물거품으로 변해 모래 속으로 스며드는 곳까지만 가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안심했던 탓일까? 나는 지쳐있었고,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이쯤 왔으면 내 발이 바닥에 닿을 거야.라는 생각을 했고, 나는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바닥을 짚기 위해 발 끝을 아래쪽으로 내려 꽂았다. 그 순간, 내 몸은 걷잡을 수 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당황스러웠다.

  호흡 조절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 내가 있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파도는 거칠게 몰아치고 있었다. 당황한 내 몸은 순간적으로 허우적 댓다. 바닷물이 내 입과 코를 통해서 마구 쏟아져 들어왔다. 긴장을 해서인지 설상가상으로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통증이 찾아왔지만, 그 통증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주변에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나는 소리치려 했지만, 입을 벌리는 순간마다 바닷물이 내 입속으로 파고 들어, 내 목소리를 집어 삼켰다. 필사적으로 팔을 저었다.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수 없었다. 움직일 수 없는, 통증만이 느껴지는 다리가 내 몸뚱어리에 달려 있었고, 그 순간 나를 살릴 유일한 도구는 양쪽 팔밖에 없었다.

  그렇게 허우적대기를 몇 십 번. 어느새, 내 몸은 파도가 부서져 하얀 거품으로 변하는 지점에 도착해 있었다. 파도의 조각이 내 몸을 어루만졌다. 파란 배경에 노랗게 물들었던 조각 구름들이 서서히 하얗게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휴, 죽다 살아났네.
 
  그 사건이 있고 난 후, 발이 닿지 않는 곳, 바다가 두려워 졌다.
   


3. 바다로 가는 시기.

  태양(日)은 7월을 지나 8월의 문턱에 다다랐다. 더위는 절정으로 치솟고 있다. 나는 아드리안해[adrian sea, 이탈리아와 발칸반도 사이에 있는 바다]로 잠기는 태양을 뒤로 한 채, 사라예보[Sarajebo,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시외버스터미널에 있었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오늘 밤,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의 국경 도시 바르디스테[Vardiste]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그 버스를 타고, 국경으로 간 다음, 기차를 타고 몬테네그로[Montenegro]의 해안 도시 바르[BAR]로 향할 예정이다.

  어둠이 깔리자, 버스는 출발한다. 어둠에 휩쌓인 사라예보에는 불빛들이 반짝인다. 아름다워 보인다. 나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를 '밤에 피는 국가'라고 생각한다. 밤에 피는 국가.

  모스타르[Mostar,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남부에 위치한 도시]의 거리에 내가 서 있었다. 거리에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오직 내가 만날 수 있었던 건, 내전(內戰)의 흔적들 뿐이었다. 텅빈, 건물들. 폐허가 된 건물들이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빈 건물들의 벽에는 총탄 자국이 선명했다. 건물의 2층에 위치한, 예전에는 창문이 달려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그 곳의 주위에는, 수 많은 총탄의 흔적이 있었다. 전봇대에도, 강위를 가로지르는 다리의 기둥에도. 온통 총탄의 흔적이었다.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상점가 주변을 제외하고는 사람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모습을 감추고, 도시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가로등에서는 희미한 빛이 새어 나와 힙겹게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길가, 작은 공원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사람들이 어딘가에서 모여 들었고 몇몇 무리의 사람들은 테이블에 앉아 음료를 마시기도 했다. 아이들은 공원 주위를 뛰어다녔다. 낮에는, 뜨거운 태양빛이 채우고 있던 자리에, 어둠이 미처 자리잡기 전에 사람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밤에 피는 도시'

  차장이 나를 깨운다. 나에게 뭐라고 말을 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내려야 할 곳이라고 말하는 거겠지. 나는 내 짐들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버스에서 내린다. 새벽이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약간 차갑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산-속 작은 도시의 밤 공기는 차다.

  낡고 허름한 기차역 안으로 들어간다. 매표소에 위에 불안하게 매달린 시간표를 확인하니, 내가 알던 그대로다. 조금 후면, 기차가 도착할 것이다. 나를 아드리안해의 휴양 도시로 실어다 줄 기차. 간혹, 열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화물 열차들이다. 그 열차들을 몇 차례 보내고 난 뒤, 기차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기차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4. BAR[바르]

  날이 밝았다. 기차는 종착역에 멈춰섰고,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렸다. 그도, 왁자지껄 떠들며 역사를 떠나는 무리에 휩쓸려 역사를 빠져나왔다.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빵을 사 들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는 부드바[Budva]로 갈 생각이었다. 바르[BAR]에서, 부드바로 가는 미니버스(봉고차)가 역 앞에 서 있다. 그는 운전사에게 부드바로 가는 것이 확실하냐고 다시 한 번 물었다. 운전사는 간다면서 그의 가방을 차에 실었다. 뒷 좌석에 그의 가방을 싣고, 그 옆에 앉으라고 권했다. 몇 사람이 더 차에 올랐다. 자동차는 부드바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니버스는 해안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해안 절벽 아래에는 아름다운 섬들이 있었다. 와- 그는 속으로 감탄을 하며, 언젠가는 저런 곳에서 시간을 보내보고 싶다고 생각을 한다. 봉고차 바퀴 아래로 많은 해수욕장들이 지나가고, 아름다운 해안선이 지나간다. 그는 바깥 경치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는 사이, 자동차는 산을 한바퀴 돌아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부드바.

  그는 번화한 거리에 내동댕이 쳐졌다. 자동차와 사람들과 상인들이 뒤엉켜 있었다. 여기도 지금은 휴가철이라서 그럴거야.라는 생각을 해 본다. 리조트 건물 안에 보니, 물품 보관소가 있다. 그는 그 곳에 일단 큰 배낭을 맡겨 두기로 했다. 작은 크로스백 하나, 비치타올, MP3플레이어와 돈을 챙겨서 리조트 물품 보관소를 빠져나왔다. 오늘은 어디서 잠을 잘까.라고 그는 잠시 고민을 해 보지만, 마땅히 답은 나오지 않는다. 일단, 바다로 가서 놀아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다.

  해변으로 가는 길, 많은 사람들이 있다. 많은 상점들이 있다. 노점상들도 많다. 여느-바다와 비슷한 풍경이다. 음악CD를 싸게 팔고 있는 노점상을 발견하고 음악을 들어보기도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구운 옥수수를 사먹기도 하고, 노점상에서 연인들이 하는 게임을 구경하기도 한다. 그는 책[론니플래닛]을 펼쳤다. 아, 이곳으로 가 봐야 겠군.



5. Old catsle, Mogren beach.

  아드리안해의 해안 도시들은 성(城)을 가지고 있다[성(城)을 가졌다고 하기 보다는, 오래된 성벽을 가지고 있고, 그 성벽 안쪽에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해안선을 따라서, 성벽이 세워져 있고, 그 안쪽으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고풍스러운 느낌이 든다. 옛날, 대항해시대의 흔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무역, 상업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성을 짓고, 그 안쪽에 살면서 해적들에 대항하는 그런 것을 상상했다. 지금은, 이 성벽이 바다와 조화를 이루어 멋진 풍경을 이루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금 이 성벽의 의미는, 바다와의 조화를 통한 아름다움이다.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의 남부 해안도시. 미항(美港)이라고 불릴만큼 아름다운 곳이다]에서 그랬듯이, 나는 성안 이곳저곳을 누빈다. 골목과 골목을 휘젓고 다니면서 옛 정취를 느껴본다. 성벽 위를 걸으면서, 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내가 하고 있는게, '성벽 걷기'일거야. 라고 생각한다. 성벽 안쪽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이 있고, 바깥쪽은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 있다. 바다가 태양빛을 반사시킨다. 눈이 부시다.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아침은 빵으로 간단하게 때웠다. 부드바에 도착해서, 너무 돌아다닌 탓인지 배가 고팠다. 성벽 안쪽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었다. 관광지 느낌이 물씬-풍기는 그런 곳이기에 관광객들을 상대로하는 식당과 카페테리아가 많이 있었다. 이런곳에서 바가지 쓰기 쉽상인데.라는 생각이 들지만 나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나는, 몇 군데 식당을 돌아다니다가,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앉아 있는 식당으로 들어가,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한다.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관광지 식당이라는 것을 고려 할 때]. 맛도 나쁘지 않았다. 

  이제 해변으로 가볼까. 모그렌비치[Mogren beach] 가 봐야 겠군. 책에 많은 해수욕장들이 소개되고 있었지만, 나는 모그렌비치로 가기로 했다. 모그렌비치를 설명하는 많은 문장들 중에, 나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하면서 나를 그곳으로 향하게금 만든 문구가 있었다. 

  "부드바에 있는 해수욕장들 중에서 멋진 경치를 가진 곳 중 하나이다. 또한 이곳은 많은 글래머들이 찾는 곳이다."



6. 해수욕.

  그는 모그렌비치(Mogren beach)를 찾아갔다. 태양이 머리위를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해수욕을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모그렌비치로 가는 입구는 절벽 아래의 작은 공간을 지나가야 했다. 그가 절벽의 모퉁이를 돌자, 해수욕장 입장료를 내는 곳이 나타났다. 모그렌비치는 입장료를 내야했다. 그는, 입장료 2Euro를 지불하고 해수욕장의 모래위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설마 내가 낚인 건가. 라는 말을 입속에 머금었다.

  그는, 주위를 둘러 보면서 깨달았다. 아, 실수 했구나.라고 생각을 했다. 해수욕장엔, 얼핏보기에도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은 것 같았다. 모든, 남자들이 그의 생각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해수욕장을 찾은게 틀림 없었다. 돈을 내고, 입장한 해수욕장이니 그는 해수욕이나 즐겨야 겠다고 생각하고, 절벽아래 그늘진 공간에 비치 타월을 깔고 누웠다.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보였다. 신기했다. 어떻게 저렇게 자연스럽게 물 위에 사람들이 떠 다닐수가 있지?

  바다 위로 사람들이 떠다녔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도, 유유히 흘러 다녔다. 그는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도 바다속에 들어가면 저렇게 뜰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아직 바다에 대한 공포증을 떨쳐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물 속으로 들어갔다. 물은 너무나도 깨끗했다. 경치도 좋은 편이었다. 그는 가까운 곳에서 몸을 풀면서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조금씩 조금씩, 발이 닿는 곳에서 헤엄을 치면서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안전선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안전선 바깥에도 사람들이 둥둥 떠다녔다. 저렇게 멀리까지 나가도 되는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그건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여유롭게 물 위에 떠 있는 사람들을 보니 그도, 안전선까지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위험한 발상이었지만, 그는 어느정도 자신감을 얻은 상태였기에 충분히 저 멀리까지 헤엄쳐서 갔다올 수 있을 것 같았다. 갈까 말까, 고민을 했다. 비치 타월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들 처럼.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바다라고 하기엔 물이 너무 맑았다. 생각보다 깊기도 했다[너무 맑아서, 상대적으로 얕아 보였다]. 그는 헤엄을 쳐서 안전선까지 왔다. 꽤 먼거리를 헤엄쳐서 왔다. 뒤를 보니, 백사장까지 거리가 꽤 되어보였다. 그는, 막막했다. 일단 안전선까진 왔지만,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태였다. 그는 그가 온 만큼 다시 되돌아 가야했다. 덜컥- 겁이 조금 나기도 했다.

  크게 숨을 몰아쉬고- 다시 헤엄을 쳤다. 어느 정도 왔을까, 정신없이 헤엄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너무나도 더디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디게, 더디게 앞으로 나아갔다. 힘이 부쳐왔다.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헉,헉,헉,헉-  그 순간이었다. 그는 왼쪽 다리에 큰 통증을 느꼈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 근육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그가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물을 먹었다. 필사적으로 물 위로 다시 솟아올라서 허우적 댔다. 소리쳐야 했다. Help me! help me! 라고 머릿속에서 소리치라고 명령어를 입력하고 있었지만, 입은 말을 듣지 않았다. help me 라는 말은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해변에 있던 사람 몇 명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가 왜 그렇게 허우적 대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외치기 시작했다. '헬프미'가 아닌 '살려줘!'라는 소리가 그의 입 밖으로 새어나왔다.

  물을 몇 모금이나 마셨을까. 그가 '살려줘'라고 몇 번 외쳤을 때, 해변에 있던 누군가가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는 그의 목을 껴안고, 뒤로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그는, 나무토막처럼 둥둥 떠 있었다. 최대한 몸에서 힘을 뺐다. 그들은 곧 해변으로 올라왔다. 왓해픈? 이라고 그를 구해준 남자가 물었다. 그는,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다리 근육이 마비가 됐어. 그러자, 그를 구해준 남자는 그의 다리를 부여잡고, 마사지를 해 주기 시작했다. 그의 입에서 작은 소리가 굴러 나왔다. 죽다 살아났네.


 
7. 라쇼[Raso]

  나를 구해준 그 남자의 이름은 '라쇼'라고 한다. 브라질 출신이인데, 일 때문에 몬테네그로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 나는 고맙다고 말한다. 리고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라고 소개했다. 해수욕을 즐기러 왔다가 물에 빠진 것이라고 덧붙인다. 나는 가방을 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하회탈 열쇠고리를 꺼낸다. 그에게, 전해준다. Korean tradtional mask. it's for you. thank you.

  라쇼와 나는 이야기를 좀 나누다가, 헤어진다. 나는 비치타올을 접어 가방에 넣고, 모그렌비치를 떠난다. 힘든 하루다.





 

- 출항을 기다리는 배들, 스플리트 항구



- 모스타르, 풍경들.


- 모스타르


- 모스타르, 세계문화유산



- BAR 역



- 골목과 골목 사이


- 바다와 부드바 성



- 성벽과 바다



- 부드바


- 모그렌비치(Mogren beach)



- 부드바(Bud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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