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해 봤을 만한 경험.
  버스를 잘못 타서 반대 방향으로 가거나, 버스를 타고 나서 막상 정신을 차려보니 자기가 알 지 못하는 곳에 버스가 도착 해 있던 경험. 혹은, 지하철을 반대로 타서, 황급히 내려서 반대쪽 지하철을 탔던 경험. 
  나만 그런건 아니라고 믿는다[그렇게 믿고 싶다].  습관적으로 지하철을 타다보니, 가끔은 목적지와는 반대방향으로 타기도하고, 충무로역에서 3호선을 타야하는데, 습관적으로 4호선 플랫폼으로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나 자신을 자책하기도 한다. 버스를 탈 때도, 내가 잘 알지 못한 곳에서 버스를 탈 때 반대로 타고 가다가 내려서 길을 건너서 다시 타고 간 적도 수도 없이 많다.
  혹시, 당신은 그런 경험이 없었는지요?

특히, 여행을 가서,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가야할 때 그런 경험을 더 없이 많이 하게 된다. 장거리 시외버스는 덜하지만, 시내버스에서는 버스 잘못타기를 거듭 반복 하면서 스스로를 멍청하다고 자책을 하기도 하지만 그러는 사이  현지인 만큼의 버스타는 스킬을 습득하게 된 자신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다.



2.                           
  그는 터키 아다나의 친구들을 배웅을 받으며, 알레포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가 아침에 도착한 곳은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Aleppo, Syria). 갑자기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에 가고싶다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왔기에 그는 일정에도 없던 다마스커스를 먼저 구경하러 가기로 결정했다. 묻고 물어, 미니버스와 대형버스를 번갈아 타며, 시내 외곽에 위치한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는 무작정 다마스커스(Damascus)로 가는 버스표를 끊고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도르를 한 여인과 한 동양인 여행자와 몇몇의 승객을 실은 버스는 사막을 달려, 하마(Hama)에 도착했고, 그는 빵으로 허기를 채웠다. 그의 옆에 앉은 시리아사람은 아무것도 모르는 그를 많이 도와주었다[사실, 버스 티켓을 파는 사무실에서 만난 그 사람 덕분에 그 버스회사 티켓을 가지고 있으면, 버스 정류장에 있는 한 식당에서 차이(짜이,차,Tea의 한 종류)가 한잔 무료라는 사실을 알고 차를 한 잔 얻어 먹을 수 있었다].

  버스는 사막을 달리고 달려, 시리아 남부에 위치한 다마스커스에 도착했다. 사실 그는 막막했다.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 보였다. 그의 손에는 지도도 없었고, 가이드북도 없었고, 배고픔이 찾아 왔고, 태양은 강렬했고, 그의 마음 한켠에 존재하고 있던 두려움이 스물스물 기어나왔다. 일단 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무작정 시내로 향한 그는 미니버스를 타고 시내쪽으로 가다가, 번화가인것처럼 보이는 곳에서 내렸다. 경찰에게 호텔을 물으니 그가 가야할 방향을 일러 주기에 그 쪽으로 가니, 과연 호텔들이 많이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싸구려 호텔들 처럼 보였지만, 가격은 생각보다 비쌋다. 뭐지 이건? 그가 생각하던건 이런것이 아니었다.


3. 결정을 해야했다.
  다마스커스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오늘 여기를 떠서, 원래 가려고 했던 시리아 동부의 팔미라 유적지로 갈 것인가를. 공원에서 누군가가 다가와 커피 비슷한 걸 주길래, 먹기 싫다고 했더니, 공짜라면서 먹어 보란다. 그래서 먹었더니 뭔 이런 맛이 다있어?라는 생각과 함께 버려버렸다. 그리고 잠시 뒤 이상한 커피같은걸 준 녀석이 와서 돈을 내놓으라길래 화를 좀 내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니 그냥 되돌아 가는것이었다. 기분이 사실 좀 나빠서, 나는 당장 팔미라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아니 뭐 다마스커스까진 그럼 왜왔음??


4. 버스정류장에 가서 팔미라행 버스티켓을 끊었다.
  출발 시각은 오후 다섯시. 하지만 오후 다섯시가 되어도 버스가 보이질 않았다. 버스 회사로 가니, 마냥 기다리라고만 한다. 이거 뭐 왠지 불안했다.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다섯시를 넘긴 시각 시간이 흘러 다섯시 반 쯤 되자, 같은 버스회사의 버스가 들어오길래 그리로 달려갔다. 그리고 내 표를 내밀면서 팔미라를 외치니, 타라고 했다. 이제 팔미라로 가는 구나.

  ByeBye! 다마스커스. 저 멀리 사막 뒤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그는 좌석에 몸을 뉘였고, 버스는 지는 태양을 옆에 두고 북쪽으로 달렸다. 어 이상하다? 팔미라는 동쪽인데, 왜 계속 북쪽으로만 가지? 북쪽으로 가다가 동쪽으로 가려나? 라고 그는 생각을 했지만, 너무나도 피곤했기에 아무 생각 않고 될대로 대라는 식으로 그는 잠을 청했다.


5. 버스기사가 소리쳤다.
  내려내려, 다왔어. 여기 팔미라야? 일단내려. 종점이야. 나는 내렸다. 이미 늦은 밤이었다. 시간은 10시를 가리키려 하고 있었고, 이제 버스정류장에서 다른 도시로 출발하는 버스도 없었다. 술취한 택시기사가 나에게 어디를 가냐고 물었다. 그래서 팔미라 유적지에 가낟고 말하니, 택시에 타란다.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가격이 얼마냐니까, 여기까지 타고온 버스비보다 더 비싸다고 한다. 뭐 장난하는 거임? 술취한 택시기사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에게 물었다. 팔미라 유적지를 가려면 어디로 가야하나? 그러자 경찰이 말했다. 여기는 라타키아라고. 아 그니까 팔미라 유적지는 어느방향에 있냐고. 그러자 또 말한다. 라타키아라고. 라타키아? 라타키아가 어딘지는 모르겠고 난 팔미라 유적지에 가려고 한다니까? 라고 말하면서..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6. 그는 카메라를 꺼냈다.
  다마스커스의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외국인 배낭여행객에게서 잠깐 지도를 빌려 본 일이 있었는데, 그 때 시리아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 놨었다. 그 사진파일을 확대해서 보았다. 라타키아, 라타키아 라고 속으로 되내이면서, 파일을 뒤졌다. 라타키아!
  그는 절망하려 했지만, 그럴 힘도 없었다. 어이가 없었다. 버스기사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버스기사는 이미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버스회사도 이미 문이 다 닫혀 있었다.
  라타키아와 팔미라는 서로 반대쪽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알레포가 서울. 다마스커스가 광주. 팔미라가 영덕, 동해 그쯤? 그리고, 라타키아는...........대천 정도 되는 위치였다. 어쩜 이렇게 될수가 있지?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버스기사는 팔미라로 간다고 말했는데, 왜 나를 싣고 여기로 온것이냐!라고 생각했다.



7. 나는 따질 생각이었다.
  아침이 되면 버스 회사에 돈을 환불해 달라고 할 작정이었다. 그리고 버스 경찰에게 물어보니, 팔미라로 가는 아침 버스가 있댄다. 팔미라, 거긴 인연이 아닌 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냥 원래 두번 째 목적지였던, 하마(Hama)로 가기로 했다. 어제 그냥 하마에 섰을 때 내렸으면 이 고생도 안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버스 정류장의 벤치에서 침낭을 펴고, 잠을 청했다.


8.                             
  아침에 버스회사를 찾아간 그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만한 소릴 들었다. 우리는 모르겠으니, 다마스커스 회사에 문의를 해 보아라.라고 하는 말을. 그랬다. 지금에 와서 어쩌겠는가? 그는 그냥 하마로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에서 잠베를 치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시리아, 왜 이토록 나에게 시련을 주는건데?





 


- 다마스커스 시내

 



- 넘어가는 태양


- 라타키아 버스터미널


- 사진을 찍어 달라던 버스기사들


나에게 먹을 것을 사 줬던 애들


- 내가 불쌍해 보였나??


- 구두닦이 꼬맹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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