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의 시대가 지나고 휴대폰이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 15년 정도 지났습니다. 그동안 눈부신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휴대폰은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우리는 휴대폰을 통해서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휴대폰은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유를 한가지를 말하라고 한다면 "언제든지 연락하고 싶은 사람에게 연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사람이 대다수 일 것입니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지면서 다양한 기능들이 부여되었지만, 여전히 휴대폰 본연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방과 연락할 수 있는 기능'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20일 SK Telecom(SKT, sk텔레콤)의 사용자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SKT를 쓰고 있는 필자의 그날 경험으로는 약 오후 6시경부터 밤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휴대폰 신호가 잘 안잡히고, 통화와 인터넷이 안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당시 개인적인 용무를 보며 외부에 있었던 터라, 통신장애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휴대폰이 고장난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습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날 저녁, 그리고 그 다음날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피해를 봤던 글들을 올리면서 SK텔레콤의 잘못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곧 SK텔레콤에서는 '보상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SK텔레콤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왜 SK텔레콤이 사람들을 화나게 한 걸까요?


<SK텔레콤은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함과 동시에 보상 대상자 조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보상자 조회 서비스 바로가기 ☞ SKT보상자 조회 페이지



- SKT 서비스 장애(통신 장애)로 인한 보상금? 


 SKT에서는 3월 20일 통신 장애로 인한 보상대책으로 '요금 감액'을 하기로 결정하고, SKT사용자가 통신 장애로 인한 요금 감액 및 보상 금액을 자사 홈페이지 '요금 감액 및 보상 대상자 조회'서비스에서 보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천원 초반대의 보상을 받고, 일부 사람들은 평균 2천 8백원 정도의 보상을 받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통신 장애로 인한 보상금이 1천원 대라는 것에,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이 씁쓸한 웃음은 SKT의 통신장애 대책에 대한 비난의 시작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각종 온라인 매체, SNS에서는 '보상 대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유튜브에서는 SKT 통신장애에 대한 패러디물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물론, SKT에서는 자사의 피해보상 규정에 의거해서 금액을 산출하고, 일부 피해 고객에게는 피해보상 규정에서 제시한 것 보다 높은 비율로 보상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T가 비난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낮은 보상 금액'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인에게는 '적은 금액'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손실로 직결됩니다. SKT에서는 많은 손실이 나는 것을 무릅쓰고 일부 고객들에게는 규정보다 높은 보상금액을 책정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별다른 사과나 후속 대책이 없이 '단순히 규정에 의거하여'금액을 책정한 SKT에 대해서 사람들은 화가 났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감정, 정서적인 부분을 무시한 채 단지 기계적, 계산적으로 행동하며 '법 적인 문제가 없다'식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하려는 SKT의 행동에 화가 난 것입니다.


<개그맨 김경진의 SKT 통신장애 패러디. 출처, 유튜브>



- SKT 사용자, 같은 피해봤는데 왜 '간접 피해', '직접 피해' 나누나? : SKT의 실수


 누구는 약 1,200원을 보상받는데, 누구는 약 2,800원을 보상받습니다. 같은 SKT사용자이고 같은 요금제를 쓰는데 피해보상 금액이 다릅니다. 똑같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한 건 같은데 SKT에서는 차등을 두었습니다. SKT가 차등을 둔 이유는 3월 20일 통신장애 피해자들을 '간접 피해자'와 '직접 피해자'로 분류 했기 때문입니다.

 

 SKT가 직접 피해자로 분류하는 사람들은 20일 통신 장애 당시에 장애를 일으킨 가입자 확인 모듈(HLR)에 연동된 이용자들입니다. 장애를 일으킨 HLR에 연동된 이용자들은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던 것은 물론이고 통화권 이탈, 번호 사라짐, 발신 불가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SKT는 이런 피해자를 560만명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고, 그 외의 장애 HLR에 연결되지 않은 간저 피해자는 약 2천 7백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SKT의 입장에서는 직접 피해자가 '좀 더 큰' 피해를 봤다고 생각해서, 약관보다 많은 피해보상 금액을 책정한 것이고, 그 외의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덜 봤다고 해서 보상 금액에 차등을 둔 것입니다. 사실, 여기에서 사람들은 또 한번 화가 났습니다.

 필자와 같이 간접 피해자로 분류된 사람들도 '통신 장애'로 인해서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했습니다. 그런데, 피해 보상 규모에 있어서 그 금액이 많든 적든간에 'SKT'가입자들 끼리도 차등을 둔 것은 부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됩니다. 간접 피해자와 직접 피해자로 나누어 '간접 피해자'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을 한다는 것은 '간접 피해자'는 통신 장애로 인한 불편을 덜 겪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국 3월 20일 통신장애로 인해서 불편을 겪은 것은 '모든 SKT 사용자'였습니다. 결국, SKT에서는 혹 떼려다가 혹 붙인 꼴이 되었습니다. 


<필자는 간접 피해자로 분류된 듯 하다. LTE65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온가족 할인 50%를 적용받고 있어 보상 금액이 1,243원이다>




 이번 보상 대책으로 인해서 개인이 받는 금액은 적은 금액이지만,  SKT 통신 장애로 인한 손실은 약 500억원 가량에 이를 정도로 기업의 입장에서는 큰 손실임이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SKT의 통신 장애로 인한 개인 보상 금액의 적고 많음에 대한 이해, 기업의 손실 여부를 이해해 주는 것을 떠나 사람들은 SKT의 행동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양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사건이나 행동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성향이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피해를 입었고, 주변의 영향관계를 따지며 불편을 호소하였는데 SKT에서는 그런 것은 무시한 채 '사건의 요점'만 가지고 '법적인 해결'만을 추구했기 때문에, 돈 주고도 욕먹는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사람의 행동은 '법'으로 강제할 수 있지만, 마음은 '법'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SKT에서 잘 알고 있었다면,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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