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이사철.

이삿짐을 싸며, 과거로 여행하는 즐거움.



  요즘 아파트 곳곳에서 이삿짐 센터 사다리차가 짐을 싣고 아래위로 오르내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려 나봅니다. 저도 다음주에 이사를 갈 예정이라 이삿짐을 정리하는 중이기도 하고요. 살면서는 몰랐지만, 혼자 사는 집에 뭔 짐들이 이렇게 많은지. 짐을 싸다보면 그동안 못보던 녀석들이 이곳 저곳에서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평소에 못보고 지내던 물건들이 이삿짐을 싸거나, 방정리를 하다가 발견하게 되면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물건과 관려된 추억이 떠오르며 미소짓게 되죠.

 계절이 바뀔 때, 옷장 속에서 지난해에 입었던 옷에서 돈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 "깜짝 놀람과 함께 찾아오는 기쁨(suprise + pleasedness)"이라면, 이삿짐을 싸거나 방정리를 하면서 방 한쪽 구석이나, 책장 뒤에서 발견되는 물건들은 소소한 감동과 함께 즐거움을 주면서 우리를 미소짓게 합니다. 



<옷장에서 돈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 출처:파이낸셜뉴스>



- 이삿짐을 싸는 일, 추억을 되새기는 작업.

 아침부터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지만 날이 어두워지도록 원래 계획했던 것의 반도 못하고 있습니다. 책장 뒤쪽, 방의 구석, 사이사이에서 그동안 못 보던 녀석들이 나타나서, 저를 과거로 보내버립니다. 과거로 갔다가 현재로 오니, 뭔가 씁쓸함이 남는 것은 또 무엇때문일까요? 그래도, 그 씁쓸함 때문에 슬픔에 젖어드는 것이 아니라 입가에 미소를 띠게 하면서 즐거웠던 과거를 생각나게 한 것 때문에 재미있었던 일들과 내가 만났던 좋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돌아왔을 때,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은 무얼하고 있을까? 연락을 안하고 지낸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연락을 할 수 없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금도 연락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조금이네요.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니, 내가 이런 일들을 겪었다는 것 조차 잊고 있었는데 이런 녀석들이 나타나 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내가 세계일주를 할 때, 가지고 다녔던 세계지도의 뒷면이다. 뒷면에는 여행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의 여행 응원 메시지가 담겨있다.

일본어,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힌디어, 영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등 다양한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나에게 전해준 메시지다.

메시지를 적어준 사람들이 무슨 말을 적어 주었는지 나는 완전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 지도는 여행을 하던 나에게 아주 큰 힘이 되었고, 소중한 보물이었다.

비록, 오늘 책장 뒤에서 먼지에 쌓여 있던 모습으로 발견되었지만, 이 녀석은 여전히 나에게 아주 소중하다.




보잘것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교육실습(교생) 마지막 날. 내가 맡은 반 아이들이 나에게 전해준 메시지들이다. 좋은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는 기특한(?)아이들이 많다.

나는 오늘, 좋은 선생님이 되지 못하고 있어서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들은 대부분 나를 잊었겠지만, 잘 살아가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대학교를 다닐 때, 엠티를 가고, 농활을 갔을 때. 

선배, 후배, 동기들이 나에게 적어준 롤링페이퍼다. 학교를 다니며 자취를 할 때, 가끔씩 보면 피식- 웃음이 나게했던 녀석이다.

이 녀석도 지금은, 하나의 추억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할 수도 없는 일들. 풋풋하고 어렸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즐거웠던 시절.




- 방 정리를 한 번 해볼까? 과거 속의 나와 너 찾기.


 방 정리를 하다보면, 책상 밑 구석에서 작은 상자를 발견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언제 넣어 두었는지도 모를 그런 상자들. 그 안에는 자신의 추억이 들어있죠.

오늘밤, 상자속의 추억을 한 번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속에, 과거의 내가 있습니다. 즐거웠던 추억, 아련했던 추억. 지금은 곁에 없지만, 과거에는 내 곁에 있었던 친구들과 함께 그와 그녀가 있습니다. 가끔, 그런 사람들이 뭘 하고 살고 있을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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