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 강 여객선 - 마나우스(Manaus) - 보아비스타(Boa Vista)



1. 그 도시에 대해서 안다는 것 - 그 곳의 역사(歷史)를 안다는 것-

  어떤 도시를 여행하기 전,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그 도시에서는 어디에 머무를까? 그 도시에서 유명한 건 뭘까? 그 도시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은? 그 도시의 특산물은? 그 도시의 유명한 식당은? 등 여러가지 정보를 수집하고, 그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모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것. 그 도시의 역사를 안다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하다보면,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어느 도시의 어떤 곳을 방문 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그 도시에 방문했다가는 정말 매력적일 수 있는 그 곳만의 매력을 놓쳐버리기 쉽다. 혹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이 그 곳의 역사와 그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말해 줄 때 우리는 그냥 스쳐지나갈 뻔한 그 곳의 매력을 느끼게 되고, 그 곳은 하나의 공간에서 하나의 장소로 바뀐다.

  여행을 하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그 도시의(혹은 그 곳의) 역사(歷史)이다. 그 곳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 곳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그 장소에 대해서 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장소를 방문 했을 때 그 곳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그 곳은 새로운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역사'라고 해서 반드시 그리 진부한 것은 아니다. 그 곳에서 유명 연예인이 밥을 먹었던 것도 그 곳의 역사이고, 그 곳에서 영화 촬영을 했다는 것도 그 곳의 역사이다. 과거에 어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도 그 곳의 역사가 될 수 있고, 어떤 곳에 어떤 건물이 어떻게 세워졌고, 어떤 내력을 가졌는 가를 알아가는 것도 그 곳의 역사를 아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사는 지금 '내'가 바로 그 '공간'에서 그 곳을 바라보며 나에게 특별한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한 '역사'이다.



2.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의 실천.

  이집트를 여행하기 전, 이집트에 관한 책을 읽었다. 물론 그 전부터 이집트에 대해서 알고 있었지만 그 보다 더 자세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어떤 피라미드가 누구에 의해 세워졌고, 어떤 의미가 있으며, 왜 만들어 졌는지. 왜 이집트는 이슬람 종교이고, 이슬람이라는 종교는 도대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근원은 어디인지. 몇 권의 책을 통해서 역사에 대해서 알아갔다. 그리고 그 곳을 방문했을 때 그 곳은 나에게 새로운 역사가 되었다. 단지 머리속에 있던 공간이 나에게 의미있는 장소가 되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따라 흐르는 여객선에 몸을 싣고, 몇 일 밤을 보낸 뒤, 마나우스(Manaus)에 도착했다. 아마존강 유역에 있는 도시 중 가장 큰 도시. 아마존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많은 배들이 여러 강줄기를 따라 그 곳에 도착했고, 또 출발했다. 그리고 그 도시는 MBC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촬영하기 위한 중심 도시가 되는 곳이기도 했다[물론 그 사실은 한참뒤에 알았지만]. 내가 아마존강의 습한 지역에 위치한 큰 도시에 도착했을 때는 아는 것이 없었고, 혼잡스럽기만 했다. 고요한 아마존강을 지나 도착한 문명의 세계. 그 곳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나에게 실천은 없었다.



3. 배는 선착장에 멈췄다.

  마나우스에는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비 속을 뚫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수십척의 배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비. 그 빗줄기 사이로 보이는 아마존강은 마치 바다와 같았다. '강'이 아니라 '바다'. 수평선이 보일 정도의 큰 강. 강이 어떻게 이렇게 클 수가 있지? 역시 아마존이다.

  여객선 천장을 두드리던 굵은 빗줄기는 어느덧 얇아 졌고, 선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배에 실려있던 짐들을 선착장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양파 수백 포대. 그리고 그 외의 각종 야채들. 아마존의 숲 속에서 재배된 다양한 채소들이 선착장으로 옮겨졌다. 나는 그것들이 다 사라질때 까지 해먹위에서 그저 일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비가 완전히 그치기를 바라고 있었다.



4. 비가 그치고 발걸음을 옮겼다.

  콜롬비아에서 온 친구와 나만이 배 위에 남았다. 그는 내일 다른 배를 타고 아마존강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서 콜롬비아 국경으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리고 거기서 비행기를 타고 자신의 집이 있는 메데진(Medecin)으로 갈 거라고. 나는 그에게 내 짐을 좀 봐달라고 하고, 버스 정류장을 찾아 갔다. 시내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근처에 있는 경찰서에 물으니, 시외버스 터미널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다. 택시를 타거나 버스를 타거나.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아직은 미숙한 포르투갈어를 더듬거리며, 여러 사람들에게 길을 물었다. 어디에서 내려야 하는지, 어디로 가면 시외버스 터미널이 있는지. 역시, 흔히 볼 수 없는 외국인에게 친절한 사람들. 하지만 경계는 금물.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경기장이 지어지고 있는 마나우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월드컵 경기장 공사현장을 바라 보았다. 나에게 길을 가르쳐 주던 한 브라질 사람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월드컵 경기가 마나우스에서 열릴 거라고.



5. 도시를 배회하다.
  
  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보아비스타(Boa Vista)로 가는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저녁 7시 야간 버스가 있다. 야간 버스로 약 12시간 거리. 가격은 150헤알. 역시 브라질은 한국과 물가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내버스 요금도 2헤알. 한국돈으로 약 1200원.

  다시 시내로 돌아와, 베네수엘라 영사관을 찾아 다녔다.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니, 아마존의 중심 도시 답게, 시장은 사람들로 붐볐고, 많은 사람들로 거리는 혼잡했다. 대도시 답게 높은 건물들이 보였고, 그런 건물들 사이로 지은지 100년이 넘는다는 마나우스 오페라 하우스도 보였다[그게 오페라 하우스 인건,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알았다.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서]

  추적추적 빗줄기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지만, 나는 발걸음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베네수엘라 영사관에 들렀고, 관광안내소에도 들렀다. 친절했던 관광안내소의 직원. 친절히 나에게 이것 저것을 일러 주었지만, 나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 밤 그 도시를 떠나야 했기에.

  그저 비오는 거리의 골목을 헤집고 다녔다. 뭔가, 새로운 느낌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동물 처럼.



6. 나에게 있어 마나우스의 의미.

  마나우스는 하나의 공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아마존의 여객선을 타고 종착지로 도착한 공간. 그리고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국경으로 가기 위해 들리는 중간 기착지. 그리고, 아마존에서 가장 큰 대도시. 대도시에 큰 흥미는 없었다. 그리고 그 때 까지 알지 못했다. 그 도시가 아마존이 수난을 겪기 시작할 때부터 커온 도시라는 것을.



7. 새롭게 다가온 마나우스에 대한 나의 회상.

  마나우스의 거리를 그냥 걸었을 땐 많은 의미를 알지 못했다. 도시 곳곳에 거대한 건물들이 그저 신기했을 뿐이고, 꽤나 오래 됐을 법한 건물들 사이를 지나면서도, 그저 오래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었다.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보면서 새롭게 의미가 다가왔다. 한 밤중 보트를 타고 아마존의 강을 가로지르다가 사고가 난 다큐멘터리 제작진. 그 곳은 내가 머물렀던 바다같던 마나우스의 선착장 주변이었다.  내가 신기하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던 거대한 돔을 가진 건물. 그 곳은 유럽인들이 아마존을 파헤치기 위해 아마존으로 몰려 들고, 마나우스에 도시를 세우면서 만든 오페라 하우스였다. 아마존을 파헤치고 쌓은 부를 그 곳에서 과시했겠지.
  침략자 유럽인들에 의해 시작된 아마존의 파괴. 그리고 파괴와 함께 발전하게 된 마나우스. 그런 역사를 가진 도시. 그리고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아마존에서 가장 큰 도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많은 물건들이 몰려드는 마나우스.

  내가 그 곳에 머물 때는 하나의 '공간'이었지만, 지금 그 곳을 생각하면 그 곳은 나에게 하나의 '장소'가 되어있다.




- 마나우스 선착장. 비가 내리고 있지만 빗줄기는 사진 속에서 보이지 않는다.


- 비가 그친 후.


- 부두에서 나왔을 때 보이던 공원


- 오페라 하우스




- 많은 배들이 정박해 있던 선착장.




- 여객선 터미널 근처의 풍경.


- 버스를 나고 가다가 찍은, 월드컵 경기장 주변


- 시외버스 터미널


-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


- 보아비스타로 가는 버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