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 edit(1st 10.30.10)

1. 대중교통, 현대인의 쉼터.

  대중교통[지하철, 버스, 기차 등]을 이용하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있다. 가끔은 자기 자신이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모습 때문에 자기 자신이 불편을 겪고 얼굴을 찌푸린 일이 있을 것이다. 지하철이 출발하고, 도착 할 때 옆 사람의 머리가 나의 어깨를 슬며시 누를 때가 있다.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이나 오후 나른한 시간의 버스.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이라고 일컫는 탈것 안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한 잠이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찾아온 잠이든, 대중교통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친숙하게 다가와 있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속에서 잠을 청하고 있는 것이다.

  대중교통과 그 안에서의 졸음. 어떻게 본다면, 대중교통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잠깐이나마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현대인의 쉼터가 되고 있다.


2. 집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가 깜빡 졸았던 적이 있다. 

  너무 졸려서 잠깐 눈을 감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집까지 여섯 정거장 정도 남아 있었다. 아니 눈이 감기기 전에도 여섯 정거장 정도 남았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라는 생각에 시계를 보니 두시간이 지나 있었다. 지하철 2호선...한바퀴를 돈 것이었다.

  도시가 어둠에 휩쌓여 있을 때 부터 술을 마시다가, 태양이 도시를 깨울 때 쯤 집에가던 시절이 있었다. 대학 새내기 시절, 상쾌한 아침 공기와 태양의 따스함을 느낄 무렵 집에 가던 때였다.  신입생 시절은 그렇게 지하철 2호선을 타고 한두바퀴 도는건 기본이었다.

 친구의 이야기, 밤 늦도록 술을 마시다가, 막차를 타고 집에 간다는 친구가 있었다. 친구는 집에 가기 위해, 당고개행 열차를 타고 당당히 집을 향해 갔다. 친구는 정신을 잃었고, 나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열차 차량기지에서 잠을 자고 있더랬다. 그리고 그의 한쪽 신발은 어디론가 사라졌고, 그는 자신이 간디가 되지 못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신발이 벗겨진 그 한쪽 발은, 진흙 범벅이 되어 있었다고 했다. 무슨일이 일어났던 걸까? 술과 잠이 문제다.

  우리나라 기차는 참 관대하다.  기차를 타고 고향 집에 내려가다 보면 가끔 잠이 들 때가 있다. 그러다가 내가 내려야 할 기차역을 지나친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그 다음 역에 내려서 역무원에게 말을 하면, 다시 반대편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돌아갈 수 있게 해 준다. 내 친구 중 한명은 너무나도 깊이 잠이 든 나머지, 대구에서 내려야 하는데, 부산까지 갔다 온 적이 있다고도 했다. 그렇게 역을 지나쳐도, 추가요금을 내지 않고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3. 
  사실, 그리스에 갈 마음은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산토리니(Santorini)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계획에도 없던 산토리니에 가기로 했다.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한 첫 날, 아침. - 야간 열차를 타고 그리스 북부의 테살로니키에서 왔는데, 같은 칸에 탄 사람이 밤새도록 떠들어대서 너무나 피곤했다 -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역 안의 대합실 의자에서 한 시간만 졸다가 일어나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졸고나니, 내 눈앞이 뭔가 허전했다.
  왜일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한 후에,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내 눈앞에 놓아 두었던 배낭이 없어진 것이었다. 내 배낭.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배낭을 도둑 맞은 것이었다!!!  

 
헐.... 좌절에 좌절에 절망에.....다행히 카메라, 노트북, 여권은 작은 가방에 넣어두고 의자 바로 밑에 넣어두어서 괜찮았지만, 큰 배낭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정말 어이가 없었다.
  일단,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찾을 도리는 없었다. 잃어 버린건 잃어버린 거고, 좌절모드였지만, 그래도 산토리니에 가려고 왔으니 산토리니에는 가봐야 겠다 싶어서 배를 타러 갔다. 온종일 아무것도 못 먹고, 배낭을 찾아보겠다가 역 주변 반경 1km(?)내에 있는 휴지통을 다 뒤지고 하느라고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산토리니로 가는 배표를 끊고, 겨우겨우 배에 올랐다. 정말 내 꼴은 거지꼴이었다. 땀 냄새가 내 몸에서 진동을 하고 있었다. 배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니, 정말 개운했다. 살 것 같은 기분에 도취될 무렵, 졸음이 슬슬 몰려 왔다.

  승무원에게 몇 시 쯤에 산토리니에 도착하냐고 물어보니, 새벽에 도착한댄다. 아니 새벽 몇시에 도착하냐고!? 몇 번이나 물었지만 그냥 새벽이랜다. 새벽이면,,,다섯시? 뭐 그쯤? 그러니까 뭐 그럴지도 모르겠단다. 아니, 뭔 한두번 가는 것도 아니면서 도착 예정 시간을 몰라? 일단 피곤한 마음에 나는 그냥 구석에 가서 잠을 청하기로 했다. 어차피, 산토리니에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까, 그때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 나가면 깰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4. 
  그는 뭔가 이상하 느낌에 눈을 떴다. 눈을 뜨니, 주변에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엔진소리가 우렁차게 났다. 설마.... 그는 승무원에게 가서, 산토리니, 산토리니를 외쳤다. 그러자, 그 승무원은 창밖을 가리키면서 산토리니라는 것이었다. 산토리는 점점 그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배는 산토리니 항구를 떠나 다른  섬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정말 뛰어 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승무원에게 산토리니 가야된다고 내 표를 보여주면서 내려야 된다고 하니, 그 때 승무원이 그에게 한 말이 더 가관이었다. 너는 지금 코스(Kos)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있으니, 돈을 더 내야해. 20유로를 더 내. 뭐라고? 미쳤냐? 돈없어. 산토리니 못내린 것도 억울한데 돈을 더 내라고? 미쳤냐? 그는 배째라는 식으로 나갔다. 하지만 그런 수작이 먹힐리가 없었다. 돈을 내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겠다면서 그들은 오히려 더 난리를 피웠다.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그는 결국 20유로를 더 뜯겼다. 그리고 그 다음 정박지인 코스섬에 내렸다. 어차피 그 배는 산토리니로 돌아가니까, 그 배에 계속 타고 있다가 산토리니에 내리겠다고 했더니, 그 배는 더 멀리(로도스)섬 까지 갔다가 돌오니까 그러면 60유로를 내야한다는 것이었다. 에이 미친것들. 그는 20유로만 낸 채 침을 뱉으면서, 코스섬에 내렸다.



5.  
  코스섬에는 가족단위 휴양객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돈도 없는 본인. 배낭 도둑맞고, 자다가 산토리니에 내리지도 못하고 돈만 더 뜯기고, 돈도 없고, 옷도 없고, 씻지도 못하고 정말 거지가 따로 없었다. 다시 배가 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날씨는 덥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비참했다.


6. 
  오후 6시 무렵, 선착장에 산토리니로 가는 배가 왔다. 산토리니를 거쳐서 아테네로 가는, 그가 타고 왔던 그 배였다. 그는 정말, 그냥 그 배를 타고 아테네로 가고 싶었다. 그냥 산토리니고 뭐고 다 때려 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차마 그럴 순 없었다. 그렇게 되면 그가 그렇게 고생을 한 이유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산토리니로 가서 침을 뱉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산토리니로 갔다.
  코스에서 산토리니로 가는 동안 그는, 홍콩계 미국인인 애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그녀는 그에게 말을 주면서 즐겁게 해 주려고 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산토리니에 대한 증오로 넘쳐나고 있었기에, 대화가 깊이있게 진행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음 한켠엔 썩어빠진 그리스 놈들에 대한 증오도 일어나고 있었다. 

  산토리니, 좋았긴 했지만, 정말 그리스는 나랑 안맞는 나라다.


- 아테네 항구

- 코스 섬, 해안 도로


- 코스섬에 정박중인 요트들


- 산토리니로 가는 배, 사람이 정말 몇 없었다


- 바이바이, 코스섬


- 산토리니..............폭파시켜버리고싶었다


- 산토리니의 밤,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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