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보면 돈욕심이 생길것이라는 말을 들었었다.
"돈욕심?"


일을 시작하고 일주일,
일주일 일 한것에 대한 페이를 받았다. 그 주는 운이 좋겠도(?) 주말까지 일했다.
텍스를 제외하고, 12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한국돈으로 120만원이 넘는 돈을 일주일만에 벌었다.

계산해보았다.
어느 정도 일하면, 여행을 하는데 필요한 돈이 모일까?
비행기 표값을 포함해서, 6-7000달러를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공장에서 받는 돈이란 엄청 큰 금액이었다.

돈욕심?
생길만도 했다. 일주일만 일하면, 내 통장으로 백만원이 들어오는데,,,,
그래도 나는 여행을 해야 했다.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여기서 일 좀 더 하고, 내년 6-7월까지 천천히, 쭉- 여행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었다.
해야할 게 너무나 많았고, 한국에 돌아가야하는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3월 학교 개강전까진 가야하니까,, 그 전에 이것저것 준비도 해야하고..

딱, 두달. 8주만 일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면 여행하는데 필요한 돈은 충분히 모을 것 같았다.
거기다가, 호주에서 내가 하고싶었던 서핑과 스카이다이빙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장에서의 일은 단순하고 지루한 일들이 많았다.
쉽지만 지루한 일들.
특히, 내가 가장 많이한 헝그리잭베이컨을 트롤리에 담아서 스모크하우스에서 굽는일은 단순하고, 쉽지만 엄청난 물량이어서 지루함의 극치였다. 나는 나중엔 정말 헝그리잭이 싫어졌다.
하루에, 약2000개의 베이컨의 비닐을 벗겨내어 스모크하우스에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은 정말 지루함과의 싸움이었다.

그 외의,
필라델피아,,,내가 공장을 그만두는날 마지막으로 한 일이 필라델피아였을 정도로 나를 괴롭혔던 녀석,,
C.O.B,,이녀석 덕분에 나의 이두근이 많이 자라났다..
버지니아 햄, eye bacon, R/ON bacon, R/Less bacon, Lenaldo bacon, Subway bacon, Subway cut, Roll mild, Roll hot, Roast beef, Deli ham, Polony, Triple smoke ham(T.S.H), Honey cure ham 등등,,,여러종류의 햄과 소세지, 베이컨을 다루었다.


-소세지, 햄의 이름은 왜 세계 각국의 유명도시 이름일까?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비엔나 소세지가 있다.
비엔나,,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의 다른 이름이 비엔나Vienna이다.
프랑크푸르트라는 소세지가 있다. 꽤 맛있는 녀석이었다.
버지나아햄이라는 녀석이 있었다. 줄무늬 스타킹같은 곳에 들어가는 녀석.
그리고 나를 괴롭혔던, 필라델피아.
델리 햄..
등등, 소세지나 햄의 이름이 세계각국의 도시이름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그 도시가 그 햄으로 유명하나??


-어떤 일을 하느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일하느냐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일들은 두명/세명이서 팀을짜서 일을 해야 했다. 고기를 기계에 넣고, 망에 넣고, 그걸 트롤리에 싣고,,뭐 그런식으로 진행되거나 아무튼 보통 두명/세명이었다. 물론 혼자 해도 되는 일이 있긴 했지만 혼자해도 되는일도 둘이하면 더 빨리 끝낼 수 있기 때문에 두명이서 같이 팀을 이뤘다.

나는 그 공장에서 가장 늦게 입사(?)를 했기에,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다른 애들과 팀을 이루어서 일을 많이했다. 그러다보면 가끔씩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한국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면, 힘든것도 돌아가면서 하고, 무거운것도 같이 들고 협동, 단합이 잘 된다. 물론, 마음이 잘 맞는 외국애들과도 잘 된다.

하지만, 가끔씩, 정말 게으른 애들하고 일을 하게 되면,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안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당연히 자기가 움직여야할 상황에서도 수수방관이다..........짜증백퍼센트다..
가끔씩 너무 화가날 땐, 니가 하라고 소리를 치곤했다.
뭐 그래도 어쩌겠는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동룐데, 그러려니 해야지,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일을 하거나 뭔가를 할 때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와 하느냐가 중요하다.


10월이 지나고, 11월이 지나가려고 하고 있을 때 쯤,
내가 이제 일을 해야할 날들이 얼마 안남았음이 실감났다.
"드디어 남미로 떠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지만,
그동안 같이 일하면서, 나름대로 정이 든 녀석들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살짝 아쉽기도 했다.
웬지, 내가 빠지면 공장이 잘 안돌아갈것같은 느낌이 들기도했다..-_-^


내가 일하는 오후반은, 오전반 보다 사람수가 대략 10배?정도 적었다. 내가 일하는 키친룸 Kitchen Room 에는 프로덕션Production 애들 4명과 키친 12명이 일하고 있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하루의 반 이상을 그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리고 같이 이야기하고, 얼굴을 마주 봤다.
사람수는 적었지만,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이 모여있었다.
한국,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콩고, 수단,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독일, 필리핀, 호주, 에티오피아, 뉴질랜드.

일을하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비슷하긴 했다. 나를 제외하고. 그래서 애들이 나를 특별하게 보았다.
여행중. 그리고 또 일을 끝내고 여행을 갈 것이라는 나를.



12월의 첫 째주,
첫 째주에 일을 끝내려고 했었다. 이미 내가 호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일을 하려던 기간보다 2주나 더 지연되었지만 돈이 어느정도 모였다. 비행기 표값이 비록 생각보다 많이 비쌋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었다.
슈퍼바이저에게 말했다. 다음주에 그만두겠다고.
역시 쿨한 슈퍼바이저. "한국가냐?"고 묻길래 그냥 구구절절 설명하기도 귀찮아서 "한국간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잘가라는 말한마디와 악수를 했다.

수 많은 한국인과 여러 국가의 사람들이 이 공장에서 일을하고 떠났을 것이다. 최대 6개월, 세컨비자까지 하면 1년. 슈퍼바이저들은 그런 것에 익숙한 것 같다. 일을 잘하든 못하든, 간다는 사람을 붙잡지는 않는다. 일을 하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겠거니와, 수십 년간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만나고 보내왔을지를 생각한다면.

그렇게 나의 공장일은 12월 둘 째주에 접어들고나서 끝이났다.
그동안 내가 공장에서 번 돈은, 텍스를 제외하고 1,1000달러가 조금 넘는 금액.  엄청난 돈을 나에게 주었다.
그리고, 공장 덕택에 내가 호주에서 하고 싶었던 두 가지를 할 수 있었다.








- 스모크하우스의 굴뚝,


- 일이 끝나고, 공장 전체를 청소할때 뿌리는 솝soap. 하얗게 뒤덮히는게 눈 같다. 이거 할 때가 젤 기분이 좋았다.


- 필라델피아와 그 왼쪽엔 아이베이컨


- 칸쿠와 자바, 형제


- 칸쿠,


- 필립,


- 아멧,


- 칸쿠와 오지


- 테라,


- 가브리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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