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전야처럼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 '한국GM 철수설'이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com)에 올라온 기고문 "GM이 한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려 한다(의역, General Motors may hack off yet another global arm as South Korean business suffers)"이 '한국 GM'의 철수설을 다시금 상기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한국GM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올해 10월, GM과 산업은행 간에 맺어진 '장기발전 기본 합의서'가 만료됨에 따라 이에 포함된 '특별 결의 거부(Veto)'권의 효력이 상실되면서 GM이 마음만 먹으면 한국 공장을 폐쇄(철수)하거나 규모를 대폭 조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지분이 17%밖에 되지 않았지만 '특별 결의 거부권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GM의 매각, 인수합병, 분할 등을 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권한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GM'철수설은 올해 초부터 자동차 업계의 큰 관심사였고, GM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글로벌 공장을 하나씩 철수 시키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그철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어 왔습니다.


△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GM(General Motors) 본사.

GM은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자동차 생산 기지 정리와 자회사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 시장에서도 '철수'를 결정할 정도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기에,

오랫동안 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한국GM'역시 '철수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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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불어오는 미국발 '한국GM 철수설', 어쨌든 규모 축소는 불가피?


  GM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부진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소위 '적자'가 나는 사업장을 하나씩 없애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해 왔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인건비 상승과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호주의 홀덴 공장을 폐쇄했고,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했으며(2013년), 올해 3월에는 독일 자회사 오펠(OPEL)을 프랑스 PSA그룹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영국에 공장을 둔 오펠의 계열사 복스홀도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남아공과 인도 시장에서도 잇따라 철수하면서 GM의 구조조정의 칼끝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었습니다. 더욱이 한국GM은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철수설'로 인해 한국내 판매량이 더욱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철수설'을 더욱 부추기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GM측이 '철수설'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규모 축소'를 염두에둔 행동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 GM 홀덴.

홀덴은 호주의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로서 1931년 GM인 인수하여 자동차를 생산해 왔지만,

높은 인건비와 수익성 악화로 인해 69년 만에 공장 폐쇄를 단행했다.(그 전에 포드, 도요타 등도 호주에서 자동차 생산 중단)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와 노사측의 임금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GM역시 '홀덴'과 같은 운명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전문가들은 GM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인도' 시장에서마저 철수한 것은 '적자 지속' 때문이었다는 강조하면서 GM의 중국에 대한 투자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중국 자동차 시장은 GM에게 있어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시장이었고 '인도 시장'을 포기한 대신 앞으로 '중국 시장'에 올인할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중국에서의 전략적 투자는 '전기차'의 비중이 높으며, 한국GM이 지리적으로 중국가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R&D기지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급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 GM이 '한국GM'의 운명을 마음 내키는 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대체로 '완전 철수'는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규모 축소의 구조조정은 충분히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난 9월 말 일본의 니케이신문은 익명의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하여 "한국GM의 철수설"의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합니다. 점점 낮아지는 시장 점유율, 지난 수 년 간 이어진 대규모 적자, 그리고 인건비 상승과 파업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GM이 굳이 한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 산업 기술 연구원의 말을 인용하여 GM본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한국GM은 손실과 비효율로 인해 '나쁜 이미지'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노조의 파업에 따른 높은 위험 노출도, 다른 국가의 사업장보다 높은 임금 상승률(10년간 140%)를 한국GM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 한국GM의 생산 라인.

일부 전문가들은 GM이 주장할 만 한 한국GM 철수의 당위성으로 '낮은 생산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즉,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공장과 비교했을 때 비용 대비 생산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가 비단 한국GM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는 아니지만 결국 '철수의 명분'으로 삼기에는 하나의 명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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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한국GM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은 GM본사로서는 떼어내고 싶은 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한국GM의 '완전 철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습니다. 생산 인프라와 수준 높은 R&D센터는 GM이 버리기 아까운 자산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또한 한국GM 철수설에 따른 지역 사회와 경제계, 정치권의 우려 또한 GM이 선뜻 한국철수를 단행하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철수'를 선택하기 보다는 GM이 '축소'를 선택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은 것입니다.



  한국GM의 대변인은 디젤 크루즈(Cruze diesel)의 출시를 통해 한국 내수 시장에서의 전화위복을 노린다고 이야기했지만 그 성공여부는 불투합니다. 정부의 '디젤' 자동차에 대한 규제 강화와 여전히 남아 있는 '철수설'에 대한 불씨는 쉽사리 꺼지지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대내외적으로 몸살을 앓고 GM이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여러가지 변화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GM 또한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에서 다시금 한국GM 철수설이 불거진다는 것은 가까운 시일 내에 작든 크든 어떤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과연 GM과 한국GM 그리고 자동차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지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