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월요일. 날씨 : 비온뒤 갬. 연무. 


이동경로 : 지리산(산청) - 하동(섬진강, 남해대교) - 남해군(미조)  - 삼천포(사천)
이동거리 : 약 160km / 등산거리 약10km


  새벽 3시 40분에 기상을 하여 입산준비를 하는데 혹시나 비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가랑비가 슬슬 내리고 있어 우의를 입고 입산을 시작했지. 오전 5시경 무난히 입산을 하여 등산을 시작했어. 아직 해가 뜨려면 1시간 정도 남은시간이라 그런지 산길은 어두웠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 야간산행을 방불케 하여 손전등을 켜고 앞으로 나아갔다. 우리의 목표는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1915m)이었어.


  첫 번째 목표로 잡은 지점이 약 5km지점인 장터목산장이었는데 장터목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으며 올라 갈수록 다리에 무리가 오는 것이 느껴졌어. 하지만 한번 시작한 것을 이대로 포기하고 갈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행을 시작하고 밥한끼 제대로 먹지 못한 상황에서 산행을 하려니 더욱 힘든것 같았지. 거기다가 배낭까지 둘러매고 산행을 하니 여행을 시작하고 첫 번째 고행길의 시작이었어.


  올라가는 등산로가 개울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라서 깨끗하고 자리 좋은 개울가에서 쉬면서 발도 담그고, 개울물도 떠먹으면서 쉬엄쉬엄 올라갔어. 그리고 5시간 정도 후 장터목산장에 도착했지. 장목터산장에 이르니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온 사방이 안개에 휩쌓여 있었고,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 엄청난 추위가 몰려왔어. 그래서 나는 긴팔, 긴바지를 꺼내입고 산장에서 몸을 추스르고 천왕봉을 향해서 나아갔어. 앞으로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약1.7km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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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터목 산장에서의 안개>


  장터목산장에서 부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나무가 거의 없었어. 고산지대 여서 그런지, 구름이 내 발밑에 있었고, 날씨는 점점 개어왔어. 간간히 구름사이로 보이는 아래쪽의 마을이 조그마하게 마치 동화속의 마을 같았어. 지난겨울 스노우보드를 타다가 다리를 다친 이후 물리치료와 재활치료만을 해온 나의 다리로서는 이번 지리산행이 역시나 무리였는지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하여 중간중간에 쉬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가는 길에 근육이 뭉쳐 나는 그 자리에 누워서 다리를 풀고를 반복하며 정상으로 다가갈 수 밖에 없었어.


  내가 군대에 있을 때 파출소장이 “산을 오를 때는 그 고통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을 참고 이겨낸 사람만이 정상에서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라는 말을 나한테 해 준적이 있는데, 나는 그 말을 생각하며 나는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고통을 참아가며 그 쾌감을 맛보기 위해 정상으로 나아갔어. 그리고 마침내 정상에 올랐지. 오전 11시 경, 산행을 시작한지 6시간 만에 정상에 올랐지.
  정상은 정말 넓고 아름다웠어. 날씨도 점점 개어서 구름도 깨끗했고, 구름들이 나의 발 아래에 있었지. 여기가 남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로구나!
  정상에서의 여유를 즐기고, 하산을 시작했어. 등산때와는 다른 코스로 내려왔지. 그리고 우리가 무전여행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주위의 여러 등산객들이 우리에게 간식거리와 음식을 나누어 주어서 기분은 한결 더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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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바라본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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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정상 - 천왕봉 1915m>





  오후 4시경 하산하여 오늘의 목적지인 삼천포로 향했어. 삼천포로 들어가기 전에  남해도(남해군)의 해안선을 구경 하기 위해 서둘러야 했어. 하동을 지나며 섬진가에서 석양을 바라보았고, 거대한 남해대교에서 서쪽 구름사이에 낀 석양을 바라보았어. 남해 상주해안과 미조 바닷가까지 달렸지만 시간은 이미 너무 늦어버려 땅거미가 너무 많이 깔려서 아름다운 해안선을 바라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어.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삼천포대교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삼천포로 향했으나, 이건 왠 일인가! 고유가 시대,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 때문인지 작년엔 매일 밤 아름답게 불을 밝혔던 삼천포대교가 불을 끄고 조용한 삼천포 바닷가에 우뚝 서 있었어. 정말 아쉬운 장면이었지. 야경이 일품이던 삼천포 대교가 불을 끄고 있으니 왠지 삼천포가 정말 한적한 어촌마을같이 느껴졌어. 아쉬움을 뒤로한 채, 삼천포에서 잠자리에 들 수밖에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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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진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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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와 하동을 잊는 남해대교 >